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2949)
각오의 차이 (1)
-현 시간부로 대한민국은 계엄 상황에 들어갑니다. 헌법은 지금 이 순간부터 정지되며 치안은 군이 담당합니다. 국가 반란 세력에 대한 체포와 구금은 군사법원에서 담당하며…….
일본의 대사관. 그곳에 모여 있던 국회의원들은 얼굴을 부여잡았다.
“역시나.”
“미친놈.”
눈을 질끈 감는 사람들.
군을 동원한 계엄령, 그리고 헌법 정지.
“사실상 독재국가로 넘어가겠다는 거군요.”
“자네 예상이 맞았군. 경비계엄 정도에서 끝내기를 원했는데.”
송정한은 긴 한숨을 내쉬었다.
“저도 그러기를 원했는데요.”
사실 계엄령은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경비계엄, 다른 하나는 비상계엄.
경비계엄은 말 그대로 치안의 확보가 목적이다.
쉽게 표현하면 경찰이 기존의 무력으로 도무지 치안 확보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할 때 경찰에게 그 이상의 무력, 즉 총기를 지급하는 것이다.
당연하게도 기존 질서의 혼란을 막기 위한 것이니 웬만한 상황은 경비계엄으로 다 해결된다.
애초에 한국에 경찰이 몇 명인데, 그들 전부에게 소총을 줬는데도 치안이 유지되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한국이 전쟁 상태라는 걸 의미한다.
그런데 만약 그리해도 치안이 유지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이럴 때 선포되는 게 비상계엄이다.
군에서 자체적으로 무장하고 국민을 통제하는 것이다.
이때는 경비계엄과 달리 국민들에 대한 재판을 군사법원에서 다룰 수 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일반적인 계엄령이 바로 이거다.
“바로 비상계엄으로 넘어간다라…….”
“경찰에게 무장을 시키고 싶지는 않을 테니까요.”
경찰은 민간인에 가깝다.
즉, 최악의 경우 경찰은 대부분 국민들의 편을 들지 반국가 단체의 편을 들지는 않는다.
더군다나 경찰은 군처럼 철저한 상명하복이 아니다.
쿠데타라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군 내부에서 장군의 쿠데타 세력과 손잡는다고 해도 아래 영관급이나 위관급이 말을 안 들으면 말짱 황이 되는 거다.
군조차도 그런데 경찰에게 과연 무기를 줄까?
“아마도 경비계엄을 통해 비상계엄으로 넘어가면 경비계엄용으로 제공된 총기가 반드시 군에 대항하는 쪽으로 넘어가게 될 겁니다.”
그러니 홍안수의 입장에서는 경비계엄령은 걸 수가 없다.
노형진의 설명을 듣던 송정한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에게 물었다.
“그나저나 한국은 어떤가?”
한국에서야 권력의 정점인 국회의원이라고 하지만 지금은 그게 아니다.
그 때문에 정보에 관해서는 어마어마한 통제를 받을 수밖에 없다.
“주식은 사정없이 떨어지는 중입니다. 못해도 50% 이상 빠질 겁니다.”
“설마?”
“네, 저도 저때 돈 좀 벌 겁니다. 주요 주식시장에서 이미 수거 중입니다.”
그 말에 송정한은 씁쓸하게 웃었다.
“자네는 때로는 독하군.”
“돈이 있어야 싸울 수 있지요.”
노형진은 거기까지만 말했다.
사실 노형진은 단순히 주식만 매집하는 게 아니었다.
이미 시세 차익을 노리고 선물 옵션에 투자해서 어마어마한 돈을 벌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설마 한국에서 계엄령이 선포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으니까.
“제보에 따르면 현재 동원된 부대는 총 5개 부대라고 합니다.”
47사단과 59사단, 82사단, 제34기갑사단 그리고 42기계화보병사단이었다.
모두 홍안수가 선발한 사람들이다.
“아마도 그들의 선발은 일본의 입김이 들어간 것이었겠군.”
“그럴 겁니다.”
계엄령이 선포된 후로 다행히 아직 실탄사격은 벌어지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아마도 실탄사격이 벌어지기는 힘들 겁니다. 당분간은요.”
“그렇겠지.”
장군 자리야 친일파 출신인 스파이들이 잡았다고 하지만 그 아래의 병사들은 아니다.
“한국은 병사들의 지적 수준이 최고로 높은 나라입니다. 과거의 군과는 다르지요.”
국민들에게 사격하라고 했다가는, 재수 없으면 그 총알이 장교들에게 날아올 수도 있는 게 현대의 군이다.
“섣불리 실탄사격 명령은 내리지 못할 겁니다.”
치안 유지와 민간인 사살은 사실 전혀 다른 문제니까.
사실 한국의 마지막 계엄령은 5.17내란 때다.
그때는 진짜 대부분의 사람들이 못 먹고 못살고 고등학교 졸업만 해도 상당한 지식수준이었던 시기지만 지금은 군인의 80% 이상이 대학생이거나 대학 졸업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