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2958)
일본의 반격 (1)
“뭐? 신동하가 잡혀갔어?”
유민택은 갑작스러운 보고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신동하는 대동의 싸움에서 핵심적인 위치에 있는 사람이다.
그동안의 노력으로 대동은 분열을 겪고 있으니 무난하게 세 개로 나뉠 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게 다 신동하가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가능해진 일이었다.
만일 세 개로 나뉜다면 대룡도 그들과 싸울 만해지고 또 그들의 세력도 약해지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신동하의 체포는 생각하지 못한 변수였다.
“아니, 왜?”
“저도 모르겠습니다. 일본의 검찰이 신동하의 집에서 그를 강제로 끌어냈다고 합니다.”
“변호사는?”
“그게…… 변호사가 만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뭐?”
“변호사뿐만 아니라 누구도 만나지 못하게 막고 있습니다. 현재로써는 신동하와 접촉할 방법이 없습니다.”
쾅!
유민택은 너무 어이가 없어서 책상을 쾅쾅 두들겼다.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야! 신동하가 잡혀갔는데 이유도 모르고 접촉도 못 하고 심지어 변호사도 못 만난다는 게 말이나 돼?”
“일본 검찰 말로는 경제사범이라는데…… 정확한 죄목은 이야기를 해 주지 않고 있습니다.”
“그게 말이나 된다고 생각해? 일본에 있는 정보 팀은 뭐 하는 거야!”
유민택은 화가 나서 소리 질렀다.
만일 신동하가 여기서 나가떨어지면 그동안 일본과 대동에 한 모든 공작이 쓸데없는 짓이 되어 버린다.
그렇잖아도 요즘 일본이 위험한 짓을 하려고 하는 중인데 그 와중에 신동하의 부재는 치명적이다.
“정보 팀의 잘못이 아닙니다.”
때마침 문이 열리면서 들어온 노형진이 흥분한 유민택을 진정시키며 말했다.
“오, 노 변호사! 그게 뭔 소리야? 정보 팀 잘못이 아니라니? 물론 체포한 게 일본 검찰인 건 알고 있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죄목도 없이 잡아간다는 게 말이나 되나?”
노형진은 보고하던 비서관에게 눈짓했다.
그러자 비서관은 조심스럽게 유민택을 바라보았다.
노형진이 나가 달라는 의사를 표현했지만 자신의 상관은 유민택이니까.
유민택 역시 손을 휘휘 젓자 비서관은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는 바깥으로 나갔다.
“어차피 저 사람이 여기에 있어 봐야 욕만 먹으니까 우리끼리 이야기하지요.”
“욕먹을 만하지! 멍청하게 행동하고 있지 않나? 아니, 왜 잡혀갔는지도 모른다는 게 말이나 되나?”
노형진은 고개를 흔들었다.
“말이 됩니다. 현실적으로 말씀드리면 이건 아무리 정보 팀이라고 해도 몰랐을 겁니다.”
“뭐라고? 자네는 뭐를 들었나?”
“아니요. 저도 듣지 못했습니다. 제가 예상했어야 하는데 말이지요. 실수한 건 접니다.”
“실수? 무슨 실수? 자네가 실수한 게 뭐가 있어?”
노형진은 한숨을 쉬면서 소파를 권했다.
흥분해서 서성거리던 유민택은 소파의 상석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 옆에 자리를 잡은 노형진은 진지하게 말했다.
“셋업 범죄라고 아십니까?”
“셋업 범죄?”
“그렇습니다.”
“그거야 알지. 동남아에서 종종 일어나는 사건 아닌가?”
셋업 범죄란 없는 죄를 만들어서 뒤집어씌우는 것을 말한다.
특히 동남아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그러한 범죄를 많이 저지르는데, 불법적인 물건을 검색하는 척 한국인의 가방에 넣어 두고는 그걸 핑계로 돈을 뜯어내는 것이다.
노형진은 그 사건을 몇 번 봤고 실제로 그걸 해결하기 위해 극단적인 방법을 쓰기도 했었다.
그 덕분에 지금은 많이 사라졌지만 말이다.
“지금 이 상황에서 그 이야기가 왜 나와?”
“일반적으로 셋업 범죄는 하위 계급의 경찰들이 돈을 뜯어내기 위해 하는 행동입니다.”
“그거야 알지.”
“하지만 때로는 국가 단위에서 이루어지기도 하지요.”
“뭐?”
“단순하게 생각해 보십시오. 한국에도 그런 셋업 범죄는 많았습니다. 당장 간첩 조작 사건도 엄밀하게 말하면 셋업 범죄입니다.”
유민택의 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지금 신동하가 잡혀간 게 그런 거란 말인가?”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검찰도 제대로 말도 못 하고 두루뭉술하게 이야기하는 겁니다. 정확한 죄목으로 특정되지 않으니까요.”
“말도 안 돼. 그래도 일본은 민주주의국가 아니었나?”
“일본은 민주주의국가가 아닙니다. 사실상 독재국가죠. 제가 실수한 게 그겁니다. 일본은 국가 단위에서의 셋업 범죄가 생각보다 많거든요.”
정상적인 국가라면 그런 일은 벌어질 수가 없다.
하지만 일본은 그렇지 않다.
일본은 국가 단위에서 사건을 조작해서 뒤집어씌우는 것이 생각보다 흔한 나라다.
“국가 단위의 셋업 범죄라고?”
“한국에서도 있는 일인데 다른 나라라고 없겠습니까?”
심지어 미국도 뒤져 보면 분명 나올 것이다.
셋업 범죄, 즉 없는 죄를 뒤집어씌우는 행동은 무척이나 정치적인 행동 중 하나다.
만일 어떻게든 엮어서 퇴출시키면 자신의 정치적 정적을 해치워 버릴 수 있고, 설사 실패한다고 해도 정치적으로 이미지에 타격을 가할 수 있다.
“당장 검찰에서 우리한테 한 것도 셋업 범죄죠.”
“큭.”
검찰이 노형진과 유민택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려고 한 것도 결국 그러한 맥락의 일이었다.
셋업 범죄라고 하면 보통 하위직의 범죄를 생각하기 쉽지만, 웃기게도 안정화된 나라일수록 상위직에서 하는 성향이 강하다.
“거기에다가 일본은 사법이 특수합니다.”
일본의 경우는 한국과 다르게 사법이 철저하게 정치에 예속적인 특징을 가진다.
“그리고 일본은 수사할 때 인질 사법을 쓰거든요.”
“인질 사법?”
“지금처럼 철저하게 고립시키고 말려 죽이는 방식입니다.”
“그게 가능한가? 아니, 변호사도 못 만나게 한다고?”
“일본 사법 시스템의 맹점입니다. 한국이나 미국과는 다르지요.”
한국이나 미국은 범죄자에게 최소한의 방어 기회를 준다.
범죄자를 처벌하는 것과 최소한의 방어 기회를 주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아무리 강력 범죄자라고 해도 방어의 기회는 가져야 하며, 그게 논파되고 그의 범죄가 확실해진다면 그 처벌을 제대로 하는 게 사법이 제대로 서는 일이다.
한국은 범죄자를 체포할 때 미란다원칙, 즉 범죄자의 방어권에 관한 법칙에 대해 고지하는 게 중요 사항이며 미국 같은 경우는 제대로 고지되지 않은 경우 죄의 여부와 상관없이 석방 대상이 된다.
“하지만 일본은 아닙니다. 일본 같은 경우는 그게 제대로 정착되지 않았습니다.”
미란다원칙을 고지하지 않았어도 일본의 재판에서는 거의 상관없는 일이다.
“심지어 사건의 수사 방식에도 허점이 많지요.”
가령 한국과 미국 등에서 피의자가 변호사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며 이는 피의자의 최소한의 권리다.
하지만 일본에서 피의자가 변호사를 만나기 위해서는 법원의 허가가 필요하다.
심지어 다른 나라와 다르게 구속영장을 무한대로 연장할 수 있다.
그러니까 필요하다면 재판도 없이 구속이라는 이름으로 종신형까지 때릴 수 있는 게 일본의 사법 구조다.
“뭐 그래? 그게 무슨 민주주의국가란 말인가!”
“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일본은 민주주의국가가 아닙니다.”
“으음…….”
노형진의 말을 듣고서야 유민택은 상황이 이해가 갔다.
대동은 일본에서 아주 중요한 기업 중 하나다.
몰락해 가는 일본에서 해외에서도 성장하는 몇 안 되는 기업 중 하나고, 특히나 일본이 철천지원수라 생각하는 한국에서도 빠르게 성장했던 기업이다.
노형진이 시즈미유통을 이용해서 일본의 시장을 공략하듯이 일본이 일본의 상품을 한국으로 보내 공략할 때 주로 쓰이는 라인이 바로 대동이었다.
“그런 대동의 분열은 일본 입장에서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질 겁니다.”
더군다나 지금 한국은 반일 감정이 어느 때보다 심각한 상황.
그런 상황에서 일본은 대동의 분열을 그냥 두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대룡과 저에게 하나씩 각개격파당할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그러니까 그걸 막기 위해서 신동하를 체포한다?”
“맞습니다. 하지만 이유가 그것만은 아닐 겁니다.”
신동우와 신동성은 기본적으로 친일이다.
따라서 둘 중 누가 회장이 되든 일본 입장에서는 아무 상관 없다. 둘 다, 회장이 된다면 한국 공격의 첨병이 될 테니까.
“하지만 신동하는 아니죠.”
그는 반일이며 한국의 일본 공격의 첨병이다.
그렇잖아도 전 세계 시장에서 밀리고 있는 일본 입장에서는 심각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미 일본의 영화 산업은 작살이 난 상황이니까요.”
노형진의 문화 공략 이후에 일본의 문화 산업은 사정없이 흔들리고 있다.
애니메이션 쪽은 그나마 원래 강국이라 큰 타격이 없지만, 영화 같은 경우는 거의 죽어 있던 상황에서 한국의 자본과 시나리오가 들어오면서 기존 영화 시장은 거의 박살 나다시피 했다.
문화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문화는 중요하다. 점점 고사하는 일본의 문화는 일본 정부를 다급하게 만들었고, 그 때문에 그들은 어떻게 해서든 외부에서의 공격을 막아야 했다.
“그리고 그 최선봉이 바로 신동하죠.”
“으음…….”
대동을 지킴과 동시에, 해외의 문화적 공격을 막아야 한다.
문제는 그게 쉽지 않다는 거다.
대동을 지키는 것은 자산이 바닥난 일본으로서는 힘들다.
문화 공격 같은 경우는, 아예 들어오지 못하게 막거나 일본의 문화의 발전으로 막아야 한다.
“전자를 선택하면 민주주의국가라는 일본의 허상을 박살 낼 겁니다. 문화라는 건 기본적으로 인터넷으로 퍼지는 상황이니까요.”
그걸 막는 방법은 중국처럼 인터넷을 통제하는 것뿐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건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랬다가는 일본이 독재국가임을 인정하는 꼴이 될 테니까.
그렇다면 남은 것은 후자뿐인데…….
“문화적인 발전요? 글쎄요.”
한국이 후자의 방법으로 일본의 문화를 막아 낸 나라다.
한때 일본의 문화라면 우러러보던 한국이지만 이제는 일본 문화를 따라 하는 걸 넘어서 그 이상으로 자국의 문화를 발전시켰다.
“그런데 문화의 풍부함에 필수적인 것이 바로 다양성이거든요.”
문제는 이 다양성이라는 것은 인간의 다양성에서도 나온다는 거다.
우민화 정책으로 국민을 통제하는 일본 입장에서는 사람들이 많은 생각을 하고 많은 의견을 가진다는 것은 악몽 그 자체나 다름없다.
“애초에 그 방법을 쓰지도 않겠지만, 쓴다고 해도 이건 단시간 내에 훅 하고 눈에 보이는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니니까요.”
그러니 일본이 현재 쓸 수 있는 방법은 아니다.
그렇다면 다른 방법을 써야 하는데, 그게 바로 신동하의 체포다.
“신동하는 문화적인 부분에서도 첨병이니까요.”
애초에 사업적인 부분보다 문화적인 부분에서 더 먼저 시작했고, 또 더 많은 권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체포한 거다?”
“맞습니다.”
합법이라는 가면을 쓰고 신동하를 체포함으로써 대동을 구하고 한국의 문화 공격에서 탈출하려는 속셈이다.
“당연하게도 신동하가 잘못한 건 없으니까 죄도 밝히지 못하지요.”
물론 신동하가 일왕가에 도움을 많이 주고 그들의 오른팔 취급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일왕가는 법적인 한계로 인해 이 일에 끼어들 수 없다.
일본의 사법에 끼어드는 것은 명백한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당연히 극우 세력이 신동하를 도와주지는 않을 테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