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2988)
대통령 자리에 꿀 발라 놨냐? (2)
그렇다 보니 강한 압력을 행사하는 건 국민들에게 자칫 홍안수의 모습과 겹쳐 비칠 수 있다.
“그러니까 초반에 뭐라도 좀 뜯어먹겠다, 이런 겁니다.”
“말도 안 됩니다. 뭘 뜯어먹어요? 지금 똥 치울 게 한가득인데.”
“현실이란 그런 겁니다. 저들에게는 그동안 쌓인 적폐를 고치고 바른 나라로 바꾸는 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도리어 그 쌓인 적폐를 자기들이 먹고 싶은 거죠.”
세상을 바른 나라로 바꾸고 싶은 게 아니라, 그저 정권이 바뀌었으니 자기들이 권력자가 되고 싶은 것뿐이다.
“기존 권력층에야 덤비면 의문사하는 게 일상이었으니 못 덤볐지만, 이번 정권은 그렇게 하지 못할 게 뻔하니 덤벼 볼 만하다 이거거든요.”
“후우.”
“더군다나 가짜 뉴스에 통달한 게 바로 자유신민당 아닙니까?”
어차피 정권을 빼앗길 수밖에 없는 자유신민당이지만, 장기적으로 권력을 되찾아 올 생각을 하지 않을 리가 없다.
“당연히 새로 시작되는 정권에 최대한 피해를 입혀 놔야 나중에 정권을 찾기 쉽지요. 그것뿐만이 아닙니다. 현실적으로 한국에서 가장 개혁해야 할 대상이 뭐라고 생각합니까?”
“당연히 검찰과 경찰, 법원, 국회 그리고 언론이지요.”
“맞습니다. 그놈들이 가만히 당하고만 있을 거라고 생각하시는 건 아니죠?”
“…….”
“이건 선과 악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 세상에 기득권을 웃으며 내놓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들의 기득권을 빼앗기 위해서는 그들의 피를 흘리게 하는 것은 물론, 우리도 피를 흘릴 각오를 해야 합니다.”
“하아, 각오는 하고 있습니다만.”
“각오하는 것과 대책을 세우는 것은 전혀 다르지요. 그리고 저도 뉴스를 많이 보고 있습니다만, 가짜 뉴스가 주로 박기훈 씨에게 향하고 있지요. 이유는 아십니까?”
“대충은요.”
박기훈은 극단적 개혁주의자다.
당연히 기존 세력의 공격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공신아 같은 경우는 사실 대선 레이스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유약한 모습에 사람들이 그다지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
사람들이 시기마다 원하는 대통령의 상은 다르다.
지금 원하는 건 수년간 자신들을 지배한 친일파를 지워 버릴, 리더십이 강한 스타일이다.
“하지만 공신아 의원은 성군은 될 수 있을지언정 폭군은 못 됩니다.”
그렇다 보니 지지율에서 3위를 달리고 있다.
비등한 것은 조공수와 박기훈이다.
“박기훈 씨는 지난번 사건 이후에 인기와 지지도가 확 올랐지요.”
노형진에게 부탁받아서 했던, 의전 받으려고 정치하는 거라면 돌아다니지도 말라는 말은 사람들에게 호감을 불러일으켰고 그 덕에 그의 지지율은 확 올라갔다.
그리고 그런 그의 말 이후에 제대로 수사한 검찰이 일본으로 도피한 놈들을 잡아 오는 데 성공하면서 지지율은 더더욱 올라갔다.
“그 전에는 조공수가 1위였지요.”
전형적인 정치인인 조공수는 위협을 느꼈고, 당연히 대응책을 찾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그가 공존을 입에 담기 시작했고요.”
말이 공존이지, 정치인들이 그게 뭔 소리인지 모르지는 않는다.
쉽게 말해서, 조공수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극우 세력을 건드리지 않을 테니까 자신에게 힘을 실어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실제로 그러한 정책을 내놓자 조공수에 대한 자칭 보수층에서의 지지도가 높아졌고, 일부는 누구도 생각하지 않는 홍안수의 사면을 주장하기도 했다.
“미친 새끼죠. 그 안에 얼마나 많은 친일파가 숨어 있는데.”
“그러니까요. 진보 쪽에도 숨어 있는 친일파가 거기라고 없겠습니까?”
즉, 조공수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고 권력을 잡기 위해서라면 친일파 세력과도 손잡을 의사가 있다는 걸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리고 그 이후에 박기훈의 가짜 뉴스가 어마어마하게 늘었고요.”
웃긴 일이지만 그게 현실이다.
여전히 친일파가 사회 곳곳에 숨어서 발악하고 있었고, 그 때문에라도 선거는 혼전 양상이었다.
“그래서 제가 노 변호사님을 찾아온 겁니다. 그 가짜 뉴스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요.”
당장 선거는 코앞이다.
한국의 법률상 대통령이 탄핵되면 60일 이내에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 선거를 해야 한다.
그게 코앞으로 다가왔는데 이 가짜 뉴스들을 가지고 고소한다?
아마 그 결과는 당연히 선거가 끝난 다음에나 나올 것이다.
무조건 그렇게 된다.
“아마 검찰에서는 간을 보겠지요.”
선거에서 조공수가 이기면 당연히 그러한 가짜 뉴스들을 유포한 자들은 무죄가 되고, 박기훈이 이기면 반대로 그들은 유죄가 될 것이다.
“하지만 가짜 뉴스 때문에 지지율이 심각하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가짜 뉴스도 적당히 해야지요.”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만 그게 쉽지는 않습니다. 이런 가짜 뉴스들은 개인적 통신 라인을 통해 퍼지는 경향이 심하거든요.”
대표적인 예가 박기훈의 룸살롱 출입설이다.
박기훈이 룸살롱을 하루가 멀다 하고 다니며 룸살롱에서 하루에 수백만 원씩 쓴다는 것이다.
물론 증거는 없다.
하지만 박기훈을 싫어하는 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거의 정설로 돌아다니고 있다.
“이게 뉴스로는 안 나가지요. 하지만 SNS를 통해 미친 듯이 퍼진단 말입니다. 이놈들이 뭐라고 해도 말을 안 들어 처먹으니까.”
현실적으로 SNS를 검열할 방법은 없으니 퍼지는 것도 막을 수가 없다.
“후우, 쉬운 일은 아닙니다.”
과거에는 뉴스라는 것은 공개된 매체, 즉 신문이나 방송 등을 통해 퍼졌다.
그 이후에 인터넷이 생겼어도, 블로그 또는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퍼졌다.
그때까지는 지금처럼 문제가 되지 않았다.
왜냐? 어찌 되었건 그 모두가 다 공개된 곳들이었기 때문이다.
카페 같은 경우는 종종 폐쇄적인 곳도 있긴 했지만 가입이 어려운 것도 아니었고, 수사에 들어가면 그 관리 주체인 기업에 자료를 요청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SNS는 문제가 많지요.”
현실적으로 그런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는 폐쇄성을 기본으로 가지고 있다.
그렇다 보니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걸 수사하거나 잡는 것은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마냥 방치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저희에게도 불가능한 일 같은데요.”
노형진은 씁쓸하게 웃었다.
수사 권한을 가진 경찰이나 검찰도 해결 못하는 가짜 뉴스를 변호사가 어떻게 해결한단 말인가?
“돈은 얼마나 들어도 좋습니다. 어찌 되었건 유력 대선 주자니까요.”
적지 않은 후원금이 들어왔을 테니까 그걸 쓰겠다는 거다.
그리고 후원금은 불법이 아니니 법률적 변호사 선임 비용으로 사용하는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일단 논의해 보겠습니다만…….”
노형진은 의뢰가 들어온 이상 피할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절대로 쉬운 사건은 아니라는 것.
***
“인터넷상의 가짜 뉴스? 그거 힘들 텐데요?”
민시아 변호사는 노형진의 말에 걱정스럽게 말했다.
그녀는 오래 쉬었지만 그래도 그 덕에 집에서 인터넷 여론 같은 걸 접할 기회가 많아 이번 회의에 참석한 것이다.
그녀의 경험이 절대적으로 필요했으니까.
“집에 있을 때는 아무래도 할 수 있는 게 한정되지요. 그래서 인터넷을 자주 뒤져 보게 돼요.”
아이를 보는 주부들이 할 수 있는 일은 한정되어 있다.
특히 아이가 어리면 어딜 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경력 단절이 괜히 생긴 말이 아니지.”
아이가 생기면 못해도 3년에서 4년 이상 경력이 끊어지고, 둘째라도 생기면 6년은 각오해야 하는 게 현실이니까.
“그렇다 보니 인터넷을 많이 보는데, 쓸 만한 정보도 많지만 별 거지 같은 정보도 다 있어요.”
“별 거지 같은 정보요?”
“네. 제가 없는 사이에 맘카페 사건도 몇 번 해결하셨더라고요.”
“아! 그렇죠. 그것도 일종의 가짜 뉴스이기는 하지요.”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또는 자신의 부당한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고 허위 사실을 유포해서 망하게 하는 경우는 많다.
실제로 수원에서는 모 기자가 자신의 부당한 요구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수십 년간 영업하던 결혼 전문 업체를 음해하여 결국 망하게 한 사건도 있었다.
“가짜 뉴스라……. 하긴 그런 문제가 심각하지.”
“결론적으로 말하면 사회 상당수의 문제의 근본은 가짜 뉴스일 수도 있겠군요.”
무태식은 진지하게 말했다.
그의 머릿속에도 가짜 뉴스로 구분될 수 있는 여러 가지 정보가 떠올랐다.
당장 가짜 뉴스라는 명제만으로도 분류되는 사건은 어마어마했다.
“확실히 그럴 겁니다. 기본적으로 가짜 뉴스의 목적은 혐오이니까요.”
가짜 뉴스를 만들어서 퍼트리는 자들의 목적은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다. 당연히 그건 혐오다.
“성차별 같은 것도 결국은 가짜 뉴스니까.”
성차별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이야기가 동일노동동일임금의 원칙이다.
많은 여성 단체에서, 한국에서는 같은 일을 해도 남자들이 여자들보다 돈을 더 많이 받아 간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그건 가짜 뉴스다.
왜냐? 그들은 그 과정에서 직급만을 따지기 때문이다.
동일한 대리급이라고 하면 그것으로 끝, 실제로 야근을 얼마나 했는지, 출장 수당이 있거나 하진 않은지 살펴보고 인정하는 행위 등은 전혀 없다.
현실적으로 야근하는 남성의 비율이 더 높은 게 사실이고, 출장의 경우도 남자가 더 많이 가는 게 사실이다.
당연히 각종 수당이 붙는데, 그걸 여성 단체는 인정하지 않고 호도를 한다.
그나마 직급이라도 동일하게 따지면 공평한 거다.
아예 총수입을 남녀 성별로 나눠서 따지는 곳도 있다.
어떤 기업에 백 명의 직원과 한 명의 사장이 있다고 치자.
직원의 절반은 남자, 절반은 여자이며 월급은 1인당 200만 원이다.
사장은 남자이며, 그가 가지고 가는 돈은 월 2천만 원.
일견하면 이 기업은 실질적으로 남녀평등을 제대로 시행하고 있다.
그런데 그걸 제대로 구분하지 않고 그냥 묶어서 계산해 버리면 여자는 월 200만 원의 월급이 나오지만 남자의 경우는 평균 월급이 240만 원 정도 된다.
사장이 남자고, 그를 포함한 남자의 월급을 가지고 평균을 내 버렸으니까.
결과적으로 이 기업은 성 평등을 가장 확실하게 이룩해 내고도 졸지에 성차별 기업이 되어 버리는 거다.
“이런 혐오가 심각해지기는 했지. 요즘은 뼈로 와닿더군.”
김성식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맞아요. 유독 요즘은 가짜 뉴스를 퍼트리는 데에 주저함이 없어요.”
“처벌이 힘들다는 걸 아니까요.”
그러니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남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는 것이다.
“문제는 이걸 해결할 수 있는 게 명예훼손과 허위 사실 유포뿐이라는 거거든.”
“자유신민당은 그마저도 없애려고 발악하고 있죠.”
정치적으로 상대방에게 프레임을 뒤집어씌워야 하는데 그러한 죄목은 아무래도 부담이 된다.
그로 인해 처벌을 받으면 선거권이 박탈되기 때문이다.
“말로는 다른 나라에는 그런 게 없다고 하지만…….”
“그건 개소리지.”
나라마다 법이 다를 수밖에 없다. 상황이 다르니까.
다른 나라에서는 분명 이런 명예훼손이나 허위 사실 유포를 형사로 처벌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나라들은 민사의 영역에 들어가며, 민사에 들어가면 그 처벌 금액이 억 단위는 가뿐하게 넘어갈 정도로 강력한 배상을 하게 한다.
“한국에서도 똑같은 소리를 했지요.”
한국에서 불륜을 처벌하는 죄목이었던 간통죄가 사라질 때 법원이 했던 말은, 민사의 영역으로 가서 손해배상을 제대로 후려치면 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간통을 해서 민사를 넣어도 배상금은 바닥을 기어 다닌다.
그렇다 보니 요즘은 간통을 아주 당연하게 하는 사람들이 널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