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3038)
똥물 처리 (4)
결국 2심까지 가야 하는데, 문제는 거기서부터 시작된다.
이들이 그러한 권리를 믿고 갑질을 하고 법을 무시했는데 자기들이 그에 대해 항의하자니, 동일한 권리가 있는 판사라는 것이 걸리는 것이다.
“2심까지는 아무리 못해도 4개월은 걸릴 텐데.”
김기찰은 그렇게 말하면서 주변을 스윽 둘러봤다.
“지금 고소에 안 걸린 2심 판사가 있나?”
“그건…….”
고소에 안 걸린 2심 판사가 없다.
그 말은, 현재 진행 중인 재판에서 최소한 벌금, 최악의 경우 징역까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거다.
그런 경우 2심을 할 수 있는 재판 인원이 없고, 설사 있다고 해도 그 양이 어마어마하게 몰리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당장 법무부에서 징계가 들어오는 것도 문제야.”
아무리 법적으로 자리가 보전되는 판사라고 해도 무조건적인 것은 아니다.
그 조건은 당연히 그가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다는 걸 전제로 한다.
실형이 확정되는 경우, 아무리 조진아를 봐주고 싶다고 해도 방법이 없다.
“조진아는 형이 확정된 이상 법원에서 징계가 결정될 걸세.”
“하지만 2심에서 무죄가 나오면…….”
“그게 문제야. 그때까지 2심 자리를 지킬 수 있는 사람이 없단 말일세.”
검찰에서 이 잡듯이 그들을 뒤졌다.
영장을 안 내줬다지만 의심스러운 정황 같은 건 덮을 수도 없고, 외부에서 판사에게 당한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자료를 넘겨주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현 상황에서 2심급 이상의 판사들 중에서 조사를 받지 않는 사람은 없었다.
“그걸 모두 알면서 왜 그러나?”
더군다나 아무리 주요 재판부의 한 명이라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미 증거와 증언에 바탕한 실형이 선고되었는데 재판부에 계속 유지시킬 수는 없다.
아무리 자기들끼리 손잡고 있다고 해도 없는 사람이 재판을 할 수는 없으니까.
결과적으로 없는 사람을 최소한 보직 해임은 시켜야 한다.
아무리 2심에서 뒤집고 싶다고 해도 말이다.
“이건…… 이길 수가 없겠군.”
1심 판사들을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는 노예쯤으로 생각하던 상위 판사들에게 있어서 지금 이 상황은 말 그대로 민란이었다.
“우리가 졌네.”
그들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들은 이기지 못한다는 것을.
***
얼마 후 주요 부패 판사들이 일괄적으로 사표를 내던졌다.
이 이상 버틸수록 형량만 늘어난다는 것을 안 것이다.
그들의 사건을 무조건 기각하던 판사들도, 그들에 관련된 사건에 대해 영장을 인정해 주지 않던 판사들도 모두 하나같이 그만뒀다.
그리고 그로 인해 대대적인 물갈이가 시작되었다.
주요 판사들이 그만두자 모두 한 자리씩 승진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가장 먼저 승진한 것은 당연하게도 최후의 순간에 노형진과 새론에 붙었던 판사들이었다.
그리고 노형진은 인터넷에 있던 모든 자료를 싹 다 지웠다.
판사들은 각자 이사를 준비하면서 막대한 손해를 봐야 했다. 급하게 아파트 등을 처리해야 했으니까.
물론 검찰은 최후까지 그들을 물어뜯었다.
“엄청 심하게 물어뜯더라? 정작 스타 검사들은 그냥 가만히 있는데.”
오광훈은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
결국 판사들이 항복했지만 검사들은 그런 판사들을 가만두지 않았다.
도리어 거의 죽일 듯이 뒤를 캐었고, 그동안 부정을 일으킨 판사들뿐만 아니라 그 판사를 믿고 범죄를 저지르던 다른 가족들까지 파멸로 몰아갔다.
노형진이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판사들이 해 처먹은 게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너무하다 싶은 것도 있다니까. 슬슬 그 버릇이 나오고 있더라고.”
“그 버릇? 아아.”
노형진에게 했던 가짜 범죄 만들기를 한다는 거다.
“그건 좀 아니지 않냐?”
“그건 아니긴 하지만 뭐,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 일단 판사들은 지금까지 검사들에게 단 한 번도 통제되지 않은 집단이야. 쉽게 말해서 검사들에게는 원수 같은 거지.”
“원수라니 어이가 없네.”
“틀린 말은 아니야. 결국 권력은 공존을 부정하거든.”
권력을 가진 양쪽이 있었는데, 구조적 특성상 지금까지 검사가 판사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으니까. 그동안 국민들에게 신뢰를 잃어버린 검찰이 신뢰와 권력을 다시 찾으려면 절대 건드리지 못했던 곳을 건드리며 국민들에게 어필해야지. 음…… 국방부와 국정원 사이를 생각하면 되는 거야.”
“뭔 소리인지 알겠네.”
오광훈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두 번째는 검찰의 특성이지. 검찰은 1948년에 생겼어. 수십 년간 단 한 번도 터치받지 않고 꾸준히 권력을 추구해 왔지. 그러니 그들에게는 권력자에게 잘 보이려는 습성이 남아 있어. 거의 유전자 레벨 수준으로 각인되어 있지.”
“하긴, 알아서 긴다고 표현해야 하나?”
“그래, 심지어 기존의 주인을 위해 새로운 주인을 물어뜯어 왔지. 하지만 이제는 아니잖아?”
노형진은 빙긋 웃으며 자신을 가리켰다.
“새로운 주인은 선거로도 바뀔 수가 없는 주인이거든.”
그나마 정권은 선거로 바꿀 수라도 있지, 마이스터와 새론은 그게 불가능하다.
도리어 그들의 힘은 대한민국의 선거판을 자기 마음대로 좌지우지할 수 있게 되었다.
기존의 재벌이 막대한 뇌물을 바탕으로 그걸 조종했다면 노형진은 제3의눈을 바탕으로 어느 곳이든 파멸로 몰아갈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니 알아서 기는 거지. ‘내가 주인님 말 잘 듣겠습니다, 딸랑딸랑.’ 하고.”
“허, 딸랑딸랑이라……. 야, 나 이참에 버티면 검찰청장 한번 시켜 주나?”
“내가 대한민국을 청소한다고 했지, 나락으로 빠트린다고는 안 했다.”
“칫.”
툴툴거리는 오광훈.
“그러면 이제 대충 내부 청소는 끝난 것 같네.”
“거의 끝났지.”
물론 자잘한 것이 남았지만 제3의눈이 있는 이상 부정부패는 더 이상 숨을 곳이 없다.
“남은 건 외적인 문제들인데…….”
노형진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마 조만간 큰 문제가 생길 거야.”
노형진은 직감적으로 느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