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3270)
+열리는 트로이의 목마 (1)
트로이 목마는 고대 그리스의 전쟁에서 언급된 것이다.
그리스군이 병력을 내부에 숨긴 목마를 전쟁에 패한 척 트로이 진영 앞에 두어 트로이군이 가져가게 한 뒤, 승전 파티 이후에 전부 잠든 틈을 타 목마 내의 병력이 문을 열고 성을 함락시켰다는 이야기에서 비롯된 거다.
그래서 요즘은 내부에 숨긴 스파이 같은 걸 트로이 목마라고 한다.
그런데 거기에는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
트로이의 목마에서 중요한 건 안으로 들어가는 게 아니라 그 목마 안에서 나온 병력, 즉 내부의 적이니까.
“저 인간이 왜 여기 있어요?”
드라마 여름 태양>의 리딩 현장.
처음으로 사람들과 만나고 인사하고 드디어 리딩에 들어가려는 순간, 조세빈은 제대로 폭발했다.
“뭘?”
“저 남자가 왜 여기에 있느냐고요!”
고작 조연이 감독에게 당당하게 따질 수 있는 이유.
그건 그녀 뒤에 있는 두한의 존재 때문이었다.
“아니, 무슨 소리야? 출연진이니까 있지.”
감독은 진땀을 흘리며 말했다.
그러나 조세빈은 이미 상황을 알고 있었다.
심지어 상대방 배우와도 이야기가 되어 있었다.
모르는 것은 오로지 감독뿐이었다.
“저 사람, 조합 쪽 사람 아니에요?”
공식적으로 포직스 쪽으로 이직한 걸로 되어 있는 조세빈은 아주 차갑게 말했다.
“응, 그게…….”
“조합 쪽, 출연 금지 아니었어요?”
조세빈의 말에 멀찌감치 떨어져 있던 남자 배우도 눈을 부라렸다.
“어디 배신하고 나간 년이 입을 씨부려?”
“배신? 돈 더 준다는 데 가는 게 나쁜 건가?”
“띄워 준 은혜도 모르는 년이 뭐?”
“은혜가 아니라 비즈니스지. 안 그래?”
두 사람이 싸우기 시작하자 분위기는 살벌해졌다.
그리고 남자 배우 측의 매니저도 감독에게 따지고 들기 시작했다.
“지금 저희 무시하는 겁니까? 포직스 배우 쓰지 말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배역을 할 만한 배우가…….”
“그렇다고 소송 중인 배우를 데리고 와요?”
“자, 자! 진정하시고.”
감독은 땀을 뻘뻘 흘렸다.
현실적으로 여기서 이러기 시작하면 드라마가 멀쩡하게 굴러가지 않을 거라는 걸 알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화해를 시켜야 했다.
하지만 이러한 두 집단의 대립은 결코 화해로 끝날 수가 없었다.
“김 감독님, 저희 포직스, 아니 두한을 무시하는 겁니까?”
조세빈을 데리고 온 매니저 역시 눈을 부라렸다.
상대방이 적대적으로 나오는 데다가, 안 그래도 은근슬쩍 협회 쪽 사람을 쓰려고 한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이거 서 국장님이 허락하신 겁니까?”
“일단 서 국장님은 최대한 좋게 해결하라고…….”
감독은 변명 아닌 변명을 했다.
물론 서 국장은 그쪽 인간을 쓰지 말라고 했다.
‘그러면 제대로 된 배우라도 데려다 주든가!’
이미 포직스 쪽은 조연이 모조리 작품 진행 중인 상황이라 출연 가능한 사람이 없었고, 아예 관련이 없는 곳들은 비중에 맞는 배우가 없었다.
“저희, 여기 출연 못 합니다.”
남자 배우 쪽 매니저가 먼저 일어나면서 말했다.
“저 인간들이랑 출연을 하느니 차라리 방송 접겠습니다.”
“뭐, 뭐라고요? 잠깐만요! 그건 아니죠!”
얼이 나가서 상황을 보던 작가가 비명을 질렀다.
“출연진에 대해서는 대충 들으셨잖아요!”
“그 이후에 회사에서 말하지 않았나요? 포직스 쪽 애들은 배제해 달라고?”
“그건 그런데…….”
“이런 식이면 같이 일 못 합니다.”
“아니, 그러면 어쩌라고…….”
“우리가 알 바 아니죠. 가자.”
“네, 형.”
남자 배우가 나가려고 하자 조세빈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리도 가죠.”
“자, 잠깐만! 조세빈 씨!”
두 조연 배우가 으르렁거리면서 바깥으로 나가 버리자 남은 사람들은 멍한 표정이 되었다.
그리고 한쪽 구석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