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3357)
+종교의 가면을 쓴 자들 (1)
“분쇄 차량을 기다리라고?”
“그래. 분명 부를 거야. 빠르게 그리고 확실하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그거거든.”
“언제 올 줄 알고?”
“슬슬 나오겠지. 이제 슬슬 정식 영장을 청구해도 되잖아?”
지금까지는 내사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제대로 수사에 들어갈 시점이다.
그런데 노형진은 영장을 청구만 하고 일단 집행은 하지 말라고 한 것이다.
“아니, 왜? 그냥 가서 털어 버리면 그만 아냐?”
“어디에 있는지 알고?”
“응?”
“편하게 일하자고. 가서 털어 버리면? 그곳에서 나오는 서류가 한두 장일 것 같아?”
아마도 트럭, 그것도 대형 트럭 분량으로 나올 테니 그 안에서 중요한 서류를 분류해 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걸 그놈들한테 맡기자 이거지.”
“그놈들한테 맡기자고?”
“분쇄차를 불렀을 때 뭐부터 가장 먼저 갈아 버릴 것 같아?”
“아하!”
증거능력이 없는 서류들은 당연히 뒤로 밀릴 테니 우선시되는 것은 증거능력이 있는 서류들.
그리고 자기들에게 위험한 서류 위주로 갈기 시작할 것이다.
“아마 그중에는 감춰 둔 서류도 있을 테고.”
그러니 그 서류들이 나오는 순간을 노려서 영장을 집행해야 한다는 거다.
“만일 너희가 몰려가면 어떻게 하겠어? 당연히 종교 시설이라는 것을 이용해 어떻게 해서든 방어하려고 하겠지.”
대한민국은 종교와 정치가 분리된 곳이다.
그건 군사독재 시절에도 마찬가지였다.
어느 정도의 철칙이었냐면, 사람을 납치해서 죽이는 것조차 그다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군사정권조차도 명동성당으로 대피한 그 당시 시국 관련자들은 결국 끌어내지 못할 정도였다.
“분명 영장을 들고 가는 순간 몰려나와서 입구를 틀어막고 시간을 끌려고 할 거야. 그런 경우 불리한 건 검찰이거든.”
“무슨 뜻인지 알겠네.”
종교를 건드린다는 것은 아주 심각한 일이다.
이게 인간의 문제이기는 하지만, 어느 순간 종교의 중심이 그 성직자가 되는 것은 흔하게 벌어지는 일이다.
신이 아니라 인간이 신 노릇을 하면서 대표성을 띠는 것이다.
“그래서 과거에 방송국 공격 사건도 있었고.”
사이비 종교를 파고들었다는 이유로 신도들이 방송국을 습격한 사건도 있었고, 자칭 신이라고 주장하는 범죄자들을 체포하려고 하는 경찰에게 신도들이 무기를 들고 덤빈 경우도 있었다.
“이번도 마찬가지야. 어찌 되었건 종교 시설이니까.”
성당이나 교회 같은 순수 종교 시설은 아니지만 그래도 종교 단체 소속인 새영광복지원이다.
설마 그런 일이 없기를 바라지만 코너에 몰린 자들이 무슨 짓을 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확실하게 털어 버릴 물건을 가지고 온다면 이야기는 달라지는 거지.”
분쇄하기 위해서 그들은 그 물건을 가지고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러니 바로 그 순간 잡아 버리면, 아무리 그들이라고 해도 달리 해결책이 있을 수가 없다.
일단 영장에 불법적인 부분이 없다면 집행하는 걸 막는 데에는 한계가 있으니까.
더군다나 현장에 돌입한 것도 아니고 그저 눈앞에 빤히 보이는 서류들이 있다면?
집행을 막기가 더더욱 애매해진다.
“그런 최악의 상황이 과연 이루어질까?”
“내가 걱정하는 거? 솔직히 말해서 그 신자들이나 직원들이 집행을 막을까 봐 걱정하는 게 아니야.”
“뭐? 그러면?”
“내가 걱정하는 건 거기에 있는 원생들을 동원하는 거야.”
새영광복지원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장애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