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3460)
+완장질을 시켜 주마 (1)
공산당원 자격을 준다는 말에, 한만우의 의구심이 무색할 정도로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무려 백여 명. 보아하니 딱히 싸울 일도 아니라고 하니 너도나도 자기 친구들을 데리고 온 모양이었다.
“여기서 일하면 당원의 자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사실입니까?”
“그게 가능합니까?”
“가능합니다. 과거라면 몰라도 지금은 가능하지요.”
공산당원이 되기 위해서는 충성을 증명하고 여러 가지 절차를 밟아야 한다.
당연히 과거라면 그건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자본주의가 들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단 말이지.’
적당한 뇌물을 바치고 실적을 보여 준다면 당원 자격을 얻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여러분이 지금부터 당원 자격을 얻기 위해 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뭘 하면 됩니까?”
“바로 감시입니다.”
“감시?”
“신분을 드러내지 마시고 여러 곳을 돌아다니십시오. 식당도 괜찮고, 사람들이 많이 모여서 수다를 떠는 곳도 괜찮습니다. 친구처럼 위장해서 어울려도 됩니다. 필요한 자금은 제가 대 드리도록 하지요.”
“정확히 뭘 하라는 뜻입니까?”
“당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에 대해 조사하고 그들의 대화를 녹음해서 그 증거를 가지고 오시면 됩니다.”
“네?”
노형진의 설명을 듣던 사람들은 당황해서 되물었다.
“당분간 조용히 돌아다니면서 여기에 있는 중국인들의 불만을 모아 오시라는 겁니다.”
“그게 끝이라고요?”
“아니면 뭐, 정말 싸움이라도 하시게요?”
그건 절대 안 될 말이다.
그랬다가는 진짜로 이들이 죽어 나갈 수도 있다.
“저는 여러분이 다치는 걸 원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왜 저희한테 그런 걸 시키시는 건지?”
“공산당원이 되기 위해 필요한 충분한 양의 공적을 만들어 드리려는 겁니다.”
“그냥 그렇게만 하면 진짜 우리를 당원으로 만들어 주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몇몇 사람들은 미심쩍은 얼굴이 되기는 했다.
하지만 다음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 기간 동안에 생활비는 제가 내드리겠습니다. 생활공간도 이미 확보되어 있으니 그냥 와서 사시면 됩니다.”
차명을 이용해 이미 구입해 놓은 주택들이 널려 있었는데, 모두 노형진이 이들을 위해 준비한 공간이었다.
“여러분은 그냥 주변만 잘 감시해 주시면 됩니다.”
“알겠습니다.”
어차피 생활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했던 이들이다.
육체노동을 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싸워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감시만 하는 거라면 조금도 어렵지 않다.
그런데 심지어 먹여 주고 재워 주고 돈까지 준다면 무조건 해야 한다.
“진짜로 그것만 하면 되는 거지요?”
“네.”
당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누군지 체크하고 대화를 녹음하거나 녹화해서 이곳에 자료를 보관만 하면 된다는 거다.
“음…… 이해가 안 가기는 하지만…….”
그들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돈 주신다면야 해야지요.”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돈.
그리고 노형진은 그걸 미끼로 이들을 통제할 수 있었다.
“조금만 기다리시면 아마 좋은 소식이 있을 겁니다, 후후후.”
노형진은 자신 있게 말했다.
***
중국인들이 뭉쳐서 그 지랄을 하는 것을 한 번에 해결할 수는 없었기에, 노형진은 그들이 자료를 모아 올 때까지 조용히 기다리기만 했다.
하루 이틀을 넘어서 몇 달이 지나고 나서야 노형진은 자료를 열어 보고는 미소를 지었다.
그들이 모아 온 자료는 노형진이 중국 정부의 고위 관료와 접촉하기에 충분한 양이었다.
“이런 나쁜 놈들.”
아스가르드. 그 안에 올라탄 중국의 주요 당직자들은 녹음된 파일을 들으면서 분노했다.
“이런 놈들이 우리 자랑스러운 중국의 인민이라니.”
“이런 놈들은 모두 반역 혐의로 처벌해야 합니다.”
“맞습니다. 이건 반역입니다.”
녹음 파일을 들으면서 아스가르드의 중국 공산당 당직자들은 당장이라도 이들을 죽이고 싶어 했다.
‘후후후, 원래 삶이란 이런 거지.’
어딜 가나 사람들은 똑같다.
한국인이 해외에 나간다고 한국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동시에 자기들끼리는 한국을 씹는다.
흑인들도 남이 자신들을 니거(Nigger)라는 흑인을 비하하는 은어로 부르면 분노하지만 자기들끼리는 니거라고 잘만 부른다.
외부에서 자기들을 욕하는 건 용납을 못 하지만 자기들끼리는 잘만 욕하는 것이다.
‘그게 중국이라면 더더욱 그렇지.’
중국에서는 계속 감시당하고 두려움에 떨어야 한다.
그러다가 한국에서 일하게 되면?
물렁한 경찰, 중국과 상관없는 분위기, 그리고 결정적으로 자유스러움.
그런 걸 처음 겪어 보는 그들은 자연스럽게 자기들끼리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게 된다.
‘실제로 독재 시절 가장 많이 고발이 들어가던 경우가 술에 취해서 불만을 표출하던 거였으니까.’
한국도 독재하던 시절에 누군가가 술에 취해서 불만을 이야기하면 주변에서 신고해서 그를 빨갱이라는 이유로 처벌하곤 했다.
노형진은 그걸 그들에게 그대로 적용한 것이다.
“고맙소. 이런 후안무치한 반동분자들을 당신 덕분에 잡을 수 있게 되었소.”
‘반동분자는 개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