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3463)
완장질을 시켜 주마 (4)
“그래서 이렇게 된 거군.”
중국화된 동네. 그곳에서 만연하는 고발의 공포와 두려움에 한번 자유를 맛본 사람들은 버틸 수가 없었고, 너도나도 자경단의 횡포를 피해서 떠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다급하게 이곳의 건물이나 땅을 처분할 수밖에 없고?”
“그래.”
단순히 떠나기 위해 파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진짜 돈이 급해서 파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차피 땅이나 건물이 어디로 사라지는 것이 아닌 만큼 그냥 나중에 팔아도 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 즉 중국에서 소환당한 사람들은 이야기가 다르다.
“그런 사람들은 당연히 살기 위해 몸부림쳐야 하지.”
그런데 그 살기 위한 몸부림을 어떻게 해야 할까?
그냥 공안에 가서 살려 달라고 빌어야 할까?
그런다고 해서 공안에서 살려 둘까?
“뇌물이군.”
한만우는 이해가 간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한국도 먹히는데 중국에서 안 먹히겠습니까?”
그들은 살기 위해 막대한 뇌물을 바쳐야 한다.
한두 푼으로는 안 될 거다. 일단 고발 내역이 반역인데 중국의 공안이 그걸 대충 조사할 리가 없으니까.
“그 돈을 구하기 위해서는 결국 집을 내놔야 하지요.”
은행에서 미쳤다고 반역자에게 돈을 빌려줄 리도 없고, 중국의 특성상 누군가가 반역으로 조사받는다고 하는 순간 그의 인간관계는 완전히 끊어진다.
그와 이야기라도 했다가는 그날 저녁에 공안에게 끌려갈 가능성이 있으니까.
결국 확실하고 빠르게 돈을 구할 수 있는 것은 집을 팔거나 전세나 월세의 보증금을 빼는 것뿐.
“자네가 노린 게 그건가?”
“덕분에 중국인들이 엄청나게 줄어들고 있지 않습니까?”
“틀린 말은 아니네만.”
지난 몇 달간 이 지역의 인구수 하락은 티가 날 정도였다.
너도나도 이 지역을 떠났다.
말로는 자랑스러운 중국이라고 외치던 자들도 공포와, 언제 반역자로 몰릴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질려 자신을 고발하지 않을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떠나기 시작했다.
“그러면 저들에게 남는 선택지는 둘 중 하나지요.”
고발하지 않는 사람들, 즉 한국인들 사이에서 녹아내려서 살아가든가, 적응하지 못하고 중국으로 돌아가든가.
“하나 더 있지. 다른 데 가서 뭉쳤다가 또다시 고발당하고 중국으로 끌려가든가.”
오광훈은 다 안다는 표정으로 무심하게 말했다.
“네가 이번 한 번으로 끝낼 생각일 리 없잖아?”
“그렇기는 하지.”
물론 저들이 자연스럽게 한국에서 살아갔다면 노형진도 이렇게까지 할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확실히 선을 넘기는 했지.”
조사해 보면, 그들이 늘어나면서 거의 갈취 수준으로 건물을 빼앗는 경우도 상당히 많아졌다.
끝까지 버티는 건물주의 집에 페인트를 던진다거나, 죽은 고양이나 개의 머리를 걸어 둔다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다.
‘중국인들의 일반적인 세력 확장 방식이기는 하지만 말이야.’
그러나 노형진은 도리어 그걸 역으로 이용했다.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게 만들었고, 결국 그게 두려워서 뭉치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렇잖아도 공산당원이 된 놈들이 중국으로 돌아간다고 하더군.”
“공산당원은 중국에서는 권력 그 자체입니다. 여기서 무시당하면서 조폭으로 활동할 필요가 없지요.”
중국에 가서 공산당원이라고 말하면 작은 가게 하나만 열어도 비호받으면서 편하게 살 수 있을 테니까.
“당원이 되지 못한 사람들은 다른 곳으로 가서 감시 업무를 계속할 거고요.”
“웃기네. 진짜 자기들끼리 잡아먹으면서 결국 사회를 파괴하는 거잖아?”
“원래 그런 거야. 인간이란 브레이크가 없으면 그렇게 행동하지.”
만일 이들이 일찌감치 공권력을 인정하고 받아들였다면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그걸 거부했고, 결국 노형진은 그들이 원하는 대로 그들을 대한 것뿐이다.
“그리고 제법 쏠쏠하게 돈도 좀 만졌구요.”
급매가 많아지면서 전체적으로 땅값이 싸졌고 노형진은 그걸 싹 다 사들였다.
전처럼 중국인에게만 팔지는 않았으니까.
건물들은 상당수가 붙어 있거나 한 형태였기에, 노형진은 해당 지역을 전부 밀어 버리고 대단위 빌라촌을 만들 준비를 하고 있었다.
“입지상 빌라촌이 생기면 아마 가격이 제법 높게 형성될 겁니다.”
사실 노형진의 말을 들은 오광훈과 한만우 역시 투자한 상태였다. 손채림도 투자했고 말이다.
“한국에 중국인 집결지는 많습니다. 그리고 그곳마다 우범지대도 많고요.”
노형진은 저 멀리 이사 준비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중얼거렸다.
이 순간에도 족히 열 가구는 이사 준비를 하는 게 보였다.
“인권 같은 건 생각하지 않는 거냐?”
오광훈의 말에 노형진은 코웃음을 쳤다.
“저쪽에서는 그런 걸 조금도 생각하지 않는데 내가 왜 생각해 줘야 해? 그리고 전 세계적인 룰이 있지, 로마에 가면 로마법에 따르라는.”
노형진은 그들이 한국 법을 따르지 않는다면 강제로라도 따르게 할 생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