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3614)
반성은 처맞아야 하는 법 (4)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잖아!”
“상식이라는 건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겁니다. 그리고 상식보다 법이 우선이고요.”
당사자가 동의한 순간 그건 상식보다 더 우선되는 판단 요소다.
“물론 그 당시에 위계나 협박으로 인해 맺은 계약이라면 효과가 없기는 한데…….”
“그래, 협박! 그 새끼들, 다른 조직 소속 같아 보였어. 그 새끼들이 협박한 거라고!”
변호사는 두통이 온다는 듯 머리를 부여잡았다.
“그것도 생각해 봤는데, 안 됩니다.”
“뭐가 안 돼?”
“그 새끼들, 녹음 파일까지 가지고 있었습니다.”
“뭐? 녹음 파일?”
“네. 주문할 때에도 녹음했고, 녹음형 CCTV까지 설치해 놨습니다. 확인해 봤는데, 절대 협박으로 보일 만한 요소는 없었습니다.”
“그러면 우리더러 어쩌란 거야?”
“갚으셔야 합니다. 아니면 합의하시든가요.”
양광구는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뭐? 40억?”
“네. 노형진의 함정에 빠져서…… 그걸 갚아 주시면…….”
양광구의 말에 탁상환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는 건가? 40만 원도 아니고 400만 원도 아니고 40억? 그걸 지금 갚아 달라고?”
40억이라는 돈은 쉽게 만들 수 있는 돈이 아니다.
아무리 탁상환이 독지가이고 사업적으로 성공했다고 해도 40억이라는 돈을 갚는다는 건 불가능했다.
“그게 말이나 된다고 생각해!”
당연히 탁상환은 거부했다. 그럴 수는 없었으니까.
그러나 그는 자신이 이미 수렁에 빠지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그러면 우리도 방법이 없지요.”
“방법이 없다?”
“우리도 사실대로 당신이 시킨 거라고 말하고 책임을 면하는 수밖에.”
“뭐?”
“솔직히 우리가 받은 돈은 고작 3천만 원 아닙니까? 그런데 고작 그 돈 받고 40억을 갚으라고 하면 말이 안 되지.”
“너…… 너…….”
“아, 우리가 입을 나불거리는 꼴 보기 싫으면 40억을 준비해야 할 겁니다.”
점점 뻔뻔하게 말하던 양광구는 급기야 기본적인 예의조차 집어던져 버렸다.
그야말로 신의나 성실은 기대하기 힘든 조폭의 모습이었다.
“어쩌겠어요. 우리도 살아야지.”
어깨를 으쓱하고 나가는 양광구.
사무실에 홀로 남은 탁상환은 부들부들 떨었다.
이런 황당한 방식으로 방어하는 사람은 딱 한 사람, 노형진뿐이었다.
“노형진 너 이 새끼.”
탁상환은 이를 뿌드득 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