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3673)
누구한테 뒤집어씌우는 거야? (1)
“헐?”
자고 일어났더니 황당한 사건이 터졌다.
중국에서 갑자기 이 형주코델바이러스가 한국에서 탄생했다는 헛소리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면서 자기들 마음대로 ‘서울코델바이러스’라는 이름으로 부르기까지 했다.
심지어 갑자기 인터넷에서 서울코델바이러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는데, 그들이 누구인지 추측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아마도 중국에서 운영하는 댓글 조작단일 것이다.
“이게 뭔…….”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노형진은 머리가 아파 왔다.
“아니…… 뭐, 이해가 가기는 하는데…….”
사실 이런 일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원래 역사에서도 중국은 코델09가 한국에서 나왔다고 주장한 적이 있었고, 그게 제대로 안 먹히자 미국에서 풀었다는 소문을 낸 적도 있다.
그러다 한국도 미국도 제대로 안 먹히자 나중에는 동남아 국가에서 왔다는 소문을 내기도 했다.
어떻게 해서든 자신들의 책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런 소문을 낸 거야 알고 있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빠른데?”
노형진은 그들의 행동에 눈을 찡그렸다.
원래는 코델09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전 세계에서 중국에 대한 증오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자신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하던 소리였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전 세계적인 코델09의 유행의 극초반. 그런데 갑자기 한국을 물고 늘어진다?
“우리한테 뒤집어씌우겠다 이건가?”
중국이 철저하게 내부 상황을 감추는 것과 내부 상황을 모르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도리어 강력한 통제 국가인 중국이기에 누구보다 국내의 상황을 잘 알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흠…….”
노형진은 침대에 걸터앉아서 심각한 얼굴로 한참을 고민했다.
“결국 책임 소재를 분산시키겠다 이거군.”
중국 내부의 상황을 잘 아는 중국 공산당 입장에서는 이게 막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을 테고, 그 책임을 나눌 방법을 찾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동시에 시선도 돌릴 수 있을 테고.”
역병이 돌고 그걸 통제 못하면 국민들의 불만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더군다나 그와 관련된 정보가 해외로 나가고 있다면 더더욱 문제가 된다.
“아무래도 확실하게 감추는 데에는 한계가 있겠지.”
원래 역사에서는 중국 정부가 형주를 봉쇄하고 철저하게 모든 걸 은닉했지만, 이미 노형진이 내부에 스파이를 심어 둔 상태여서 관련 정보를 감출 수가 없었다.
물론 그걸 전 세계에 알리고 있음에도 다른 나라에서 믿어 주지 않는 게 문제이지만 말이다.
“그렇게 나온다 이거지?”
도리어 한국을 물고 늘어지며 한국의 중국에 대한 공격이라고 거품을 물고 크게 반발하는 중국.
띠리링.
그 순간 울리는 노형진의 집의 인터폰.
화면을 확인해 보니 검은 양복에 선글라스를 쓴 세 사람이 서 있는 게 보였다.
“누구십니까……라고 물어보기에는 아는 얼굴이군요.”
-각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연락이 안 되어서 저희가 왔습니다.
노형진은 그 말에 핸드폰을 확인했다.
배터리가 다 되어 있던 핸드폰을 켜자 수십 통의 전화가 와 있었다.
“미안합니다. 배터리가 없었네요. 바로 내려가지요.”
하긴, 비상 상황인 만큼 당연히 회의가 시작되었을 거다.
노형진은 회사에 오늘 출근하지 못할 거라고 간단하게 연락하고 바로 청와대로 들어갔다.
이미 청와대에서는 성토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중국이 우리한테 뒤집어씌우려고 하는 겁니다.”
“맞습니다. 지금 상황에서 그냥 맞아 주면 안 됩니다.”
평소에서는 이런저런 이유로 서로 싸워 대는 자문 위원들이지만 오늘은 대부분이 하나가 되어 분노하고 있었다.
극히 일부 친중파 자문 위원들만 어떻게 해서든 변명 아닌 변명을 해 주고 있을 뿐이었다.
“오해가 있을 겁니다.”
“맞습니다. 중국도 아직 질병의 근원지를 확인하지 못했으니 오해해서…….”
“오해는 무슨 오해!”
“맞습니다. 우리를 엮어서 이미지를 나락으로 떨어트리려고 하는 겁니다.”
아직 코델09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중국에서 창궐하고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그러니 시작점을 다른 나라, 정확하게는 가장 만만한 한국에 뒤집어씌우고 싶어 하는 것은 어찌 보면 중국으로서는 당연한 선택이었다.
“노 자문 위원, 그래서 자네는 어떻게 생각하나?”
아직 자리에 앉지도 않았는데 성급하게 입을 여는 박기훈 대통령.
하긴, 머리 아픈 상황이기는 할 거다.
“뭐, 대충 이야기가 나온 것 같습니다만? 제 의견도 똑같습니다. 중국은 이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두 가지 목적으로 우리한테 뒤집어씌우는 겁니다.”
“시선 돌리기와 사회적 책임 말이지?”
“그렇습니다.”
시선을 돌린다는 건 지금 중국의 꼴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그리고 사회적 책임. 그건 아주 심각한 문제다.
“아시겠지만 지금 전 세계에서 코델09로 의심되는 확진자가 갑자기 늘어나고 있습니다.”
“아이러니한 일이군.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는데.”
‘원래는 발생했었지요.’
하지만 이번에는 아니었다.
원래 역사에서는 중국에서 온 관광객이 확진받으면서 대한민국 첫 번째 코델09 확진자가 되었다.
하지만 노형진이 선제 방역을 주장하고 2주간의 격리를 의무화하면서 여행을 포기한 건지 그녀는 오지 않았고, 다행히 한국에는 아직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아직은 말이지요.”
“‘아직은’이라……. 하긴, 그것도 그렇군.”
박기훈은 그 말에 긴 한숨을 내쉬었다.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을 다 막을 수는 없으니까.”
특히 무역으로 살아가는 대한민국 같은 나라는 그런 짓을 할 수 없다.
“한국에서 확진자가 발생할 것은 기정사실입니다.”
원래 역사에서도 한국이 중국의 입국을 적극적으로 막지 않은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전 세계로 퍼진 질병을 막을 수는 없다.
물론 조금 늦출 수는 있겠지만, 중국과의 적대적 관계까지 감수하면서 하기에는 이익이 작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