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3810)
무능과 무능 사이 (1)
분당 신도시.
이곳과 관련되어 사람들이 이제는 거의 기억하지 못하는 것 중 하나.
사실 분당은 가난한 동네였다.
신도시라는 건, 그것도 1기 신도시라는 건 그런 동네에 생길 수밖에 없다.
그렇게 잘사는 나라가 아니었던 그 당시의 대한민국이 비싼 동네에 보상해 주려면 배보다 배꼽이 클 수밖에 없었을 테니까.
“분당은 원래 대부분이 그린벨트로 묶여 있었습니다.”
너무 오래되어서 사람들이 기억하지 못하는 사실이었다.
노형진이 그걸 아는 이유는 간단하다. 회귀 이후에 돈을 벌기 위해 주요 신도시 지점을 계속 확인하고 조사했기 때문이다.
“아시겠지만 한국의 그린벨트는 아주 독하죠.”
전 세계에 자연보호 계획이 없는 나라는 거의 없다시피 하지만 한국의 그린벨트 시스템은 그 안에서도 수위를 다툴 정도로 강력하다.
어느 정도냐면, 한국의 그린벨트 내에서는 자기 집이라고 해도 수리하기 위해서는 허가를 받아야 하며, 그 허가마저도 잘 안 나온다.
최소한 자기 집 수리 정도는 허가하는 다른 나라와는 다르다.
“그래서 분당이 첫 번째 장소가 된 겁니다.”
강력한 그린벨트로 묶여 있어서 땅값이 엄청나게 쌌으니까.
더군다나 그런 곳이다 보니까 거래 자체도 거의 없었다.
그 당시만 해도 그린벨트가 풀려서 재개발될 거라는 개념 자체가 거의 없었다.
그 당시에 그린벨트에 묶여 있으면 그냥 버려진 땅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확인해 봤습니다. 그런데 장난 아니게 많더군요.”
“땅 말이죠?”
“네.”
확인 결과, 금태양이 그 당시에 가지고 있던 땅이 어마어마하게 많았다.
그런데 그 모든 땅이 버려진 땅, 즉 그린벨트였다.
버려진 땅. 심지어 대부분이 농사도 짓지 못하는 땅이었다.
그린벨트로 묶인 곳에 논이나 밭이 있었다 해도, 나무 한 그루 잘라 내는 것도 힘들어지니까 진짜로 버려지는 땅이 된 거다.
“그리고 거기가 재개발되면서 대박이 난 거죠.”
노형진은 운전하던 차를 멈추고 건물을 바라보았다.
12층짜리 건물. 그곳에 붙어 있는 이름.
태양 아동 인권 재단
“하긴, 돈 없는 사람들이 돈이 생기면 권력을 꿈꾸니까.”
무태식이 간판을 보면서 말하자, 노형진이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똥개가 똥을 끊지.”
여러모로 볼 때 금태양은 분명 아이들을 수출해서 주머니를 채우던 인간이었다. 그런데 아동 인권 재단이라니.
“일단 들어가시죠.”
“좋은 말로는 안 될 것 같죠?”
“아마도 안 될 것 같습니다만.”
노형진은 고개를 끄덕거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12층짜리 건물 자체가 금태양의 소유였고, 12층은 아예 재단에서 통으로 쓰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이 안으로 들어갔을 때 보인 건 직원 두 명이 한가하게 놀고 있는 모습이었다.
한 명은 인터넷 쇼핑이라도 하는 듯했고, 다른 한 명은 게임 삼매경.
“누구세요?”
껌을 짝짝 씹으면서 물어보는, 쇼핑을 하던 여직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