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4284)
죽은 자는 말이 없다 (4)
-우 변호사님, 연락 주세요. 갑자기 기일에 출석을 거부하면 어쩌자는 겁니까?
회사에서는 미친 듯이 연락과 문자가 오고 난리가 났지만 우민주는 꼼짝할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커튼으로 창문을 막았지만 인터넷에서 열 영상으로도 저격이 가능하다는 글을 본 후로는 아예 공포감에 창문 주변에 있는 벽에 숨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죽기 싫어, 죽기 싫어…….”
처음에는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은 한두 시간쯤 있다가 출동하더니 의심스러운 지점에 가서 확인해 보고는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애초에 한국에서 저격이라는 게 말도 안 되는 사건인 데다가 검찰에서 벌어진 저격 사건을 쉬쉬하고 있어서, 진짜로 일어났다는 걸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새론의 직원들이 한 건 손전등을 비추다가 그녀가 발견한 것 같으면 그냥 움직이는 것뿐이기에 추적하거나 수사하는 것을 계속할 수는 없었다.
결국 우민주가 선택할 수 있는 건 검찰에 전화를 걸어서 도움을 요청하는 것뿐.
하지만 그들의 행동은 예상과 전혀 다르지 않았다.
-저희는 도와드릴 게 없다니까요.
“어떻게 그럴 수 있어!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이건 우리 검찰 작전입니다. 그리고 선배 정신병에 왜 우리가 휘둘려야 합니까?
“정신병? 지금 정신병이라고 했어?”
-이미 경찰에 확인해 봤습니다. 벌써 열 번도 넘게 신고했는데 아무것도 없었다면서요? 선배가 피해망상이 발병했는데 우리가 왜 삽질을 해야 해요? 끊어요.
“야! 야!”
우민주는 비명을 질렀지만 이미 통화는 끊어진 상황이었다. 그녀는 핸드폰을 집어 던졌다.
“아악!”
예상은 했다, 아무리 신고해도 도와주지 않는 경찰처럼 검찰 역시 도와주지 않을 거라는 걸.
하지만 버려졌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하자 서러움이 몰려오고 두려움이 앞섰다.
이러다가 진짜로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온몸을 짓누르는데 누구에게도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는 상황.
“흑흑흑.”
한참을 울던 우민주.
그때 문득 어떤 생각이 떠올랐다.
민간인이니까 이제는 보호 대상이라고 말한 남자, 오광훈.
“어쩌면…….”
어쩌면 새론이라면 보호해 줄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들이라면, 보호해 줄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우민주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핸드폰으로 향했다.
그런데 자신이 욱해서 집어 던진 핸드폰이 하필이면 창문 바로 앞에 떨어져 있었다.
그걸 본 우민주는 순간 고민했다.
하지만 이내 뭔가 결심한 듯 이불을 뒤집어쓰고는 바닥을 후다닥 기어가서 잽싸게 핸드폰을 낚아챘다. 그러고는 바로 자신의 자리에 후다닥 돌아온 다음 재빠르게 전화를 걸었다.
-네, 오광훈 검사입니다.
“나야, 우민주 전 부장검사.”
-우민주 선배? 어쩐 일이십니까, 이 시간에?
“혹시 나 도와줄 수 있어?”
-도와 달라니요? 갑자기요?
“죽을 것 같아. 제발 여기로 와 줘.”
그녀는 다급하게 자신이 사는 집의 주소를 불렀다.
전화를 끊은 오광훈은 전화기를 바라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빙고.”
드디어 오랜 기다림이 끝나고 추적을 시작할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