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4303)
조직의 한계들 (4)
특히나 흑인이 많은 지역이다 보니 피부색이 다른 사람이 나타나면 거의 100% 돈이 많은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경호 인력은 무조건 필요하다.
“고작 소총 몇 개랑 방탄 차량 두어 대 사겠다고 우리더러 모이라고 한 거야?”
자기가 창피를 당했다고 생각했는지 자하르 보로닌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하긴, 그 정도만 해도 아프리카에서는 그 누구도 접근도 못 할 테니까.
물론 RPG-7 같은 게 위험하기는 하지만 그걸로 공격할 만한 놈들은 많지 않다.
“아니요. 이번에는 그런 무기들이 아니라 큰 건입니다.”
남상진은 그렇게 말하고는 노형진을 돌아보았다.
노형진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전형적인 공격 무기로 구성된, 제대로 된 부대를 편성할 예정입니다.”
“공격 무기?”
“기갑 전력과 자주포 그리고 다연장 로켓 같은 거 말이죠.”
“뭐? 미친 거야? 아프리카에서 정복 전쟁이라도 하려고?”
남상진의 말에 자하르 보로닌이 대경하며 외쳤다.
이런 그의 반응은 조금도 과한 게 아니었다.
아프리카에서 진짜 그런 무기를 제대로 편제하고 싸우기 시작하면 정복 전쟁도 불가능하지는 않다.
“물론 그건 아니죠. 말씀드렸다시피 민간 군사 기업을 만들 겁니다.”
“뭐 하려고?”
그 말에 시큰둥하게 묻는 자하르 보로닌.
“관심이 없으십니까?”
“관심? 없지는 않지. 하지만 화력 과잉이잖아. 일단 우리 구역도 아니고. 애초에 그 바닥에서 무기 팔아먹는 거야 뻔하고.”
정부군조차도 2차대전 당시의 탱크를 쓰는 지역이 바로 아프리카다.
거기에 무기를 엄청나게 팔아먹고는 있지만 대부분 AK소총 계열이고, 그나마 일부 돈이 있는 곳에서는 소수의 지대공미사일 정도만을 가지고 있다.
“그 부분에 관해서는 제가 설명드리죠.”
노형진이 설명을 위해 앞으로 나섰다.
“노형진?”
“저를 아십니까?”
“뭐, 사진은 봤다고 칩시다.”
그 말에 노형진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자신이 이들에게 어떤 입지를 가진 사람인지 알기에 캐물어 봐야 자세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마이스터는 이번에 기니에서 막대한 손실을 입었습니다.”
“그건 알고 있소. 무사 수칸, 그 미친놈이 제대로 일을 저질렀던데.”
“그리고 그 뒤에는 중국이 있죠.”
그 말에 브로커들은 딱히 이상하지 않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들은 이쪽 업계에 대해 잘 알고 있으니 그 사실도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런데 그걸로 뭐, 복수라도 하려고?”
“좋은 꼴은 못 볼 텐데?”
기니 정도 뒤집는 거야 어렵지 않지만, 국가와 기업 사이의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는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맞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기업을 만들어서 다른 업무를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지죠.”
“다른 업무?”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가 민간 군사 기업을 만들고 다른 나라에 보호 업무를 한다면 말입니다. 아니면 반군에 돈을 받아서 전쟁을 대신한다거나.”
“호오?”
실제로 미국의 경우는 점차 민간 군사 기업이 전쟁도 대신하는 분위기다.
물론 전면전은 아니지만 소규모 구출 작전 또는 방어 작전 정도는 민간 군사 기업의 손에서 컨트롤되는 경우가 많다.
“다연장 로켓이라고?”
그제야 자하르 보로닌은 관심을 가졌다.
그도 그럴 게, 그 무기가 의미하는 건 뻔했으니까.
“장거리 투발 수단을 갖추겠다 이거네?”
“맞습니다.”
아프리카 대부분의 나라에 부족한 수단이 바로 장거리 투발 수단이다. 전투기도, 헬기도 없으니까.
심지어 대포도 제대로 가진 게 없다. 하나같이 상대적으로 비싼 무기들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무기 화력이 대단해서 그렇지, 가난한 나라들은 그런 장거리 투발 수단을 관리하는 걸 무척이나 힘들어한다.
“일단은 한국에서 다수의 구룡을 구매할 예정입니다.”
“구룡? 그 구형?”
“구형이라고 해도 아프리카에서는 먹어 줄 텐데요?”
“끄응, 그건 그렇지.”
구룡 1개 대대만 떠도 기니 같은 나라는 그냥 순식간에 싹 밀려 버릴 거다.
일단 그들이 가진 구형 탱크가 과연 그 화력을 버틸지도 의문이고, 설사 버틴다고 한들 보병이 없는 탱크는 그저 대전차미사일의 밥일 뿐이니.
“그 대신에 우리는 그 무기로 각국과 방어 계약을 할 계획입니다.”
“각국?”
“네. 어차피 그곳의 군대는 존재 의의가 없으니까요.”
정확하게는, 그 나라의 군대는 자국민을 위한 군대가 아니라 권력자를 지키기 위한 군대다.
“그리고 중국에서는 그 질서를 깨고 싶은 거죠.”
정확하게는 친중 정권을 세워 자기들 입맛대로 지배하려고 할 거다.
실제로 중국은 그런 식으로 타국의 자원과 권리를 빼앗아 왔고, 그걸 일대일로라고 불렀다.
다만 지금은 노형진과 마이스터 때문에 실패하고 있지만 말이다.
회귀 전에도 실패했던 정책이지만 좀 더 빨리 실패의 결과가 나오고 있는 상황.
“하긴, 중국에서 온갖 무기들을 기니에 퍼 주고 있으니까.”
아니나 다를까, 자하르 보로닌을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중국에서 어떤 식으로 움직이는지 이미 알고 있었다.
“당장 중국에서 원하는 건 그곳에 피바람이 부는 거지.”
“여러분은 원하지 않으시나요?”
그 말에 노형진은 고개를 갸웃했다.
저들은 전쟁상인이다. 무기를 팔아먹어야 그만큼 돈을 번다.
그런데 전혀 원하지 않는 것처럼 말하다니.
“원하지. 하지만 원하지도 않지.”
“이해가 안 되는군요.”
“그쪽 바닥을 새로 튀어나온 놈이 꽉 잡고 있거든. 뭐, 말이 브로커지, 안 봐도 뻔하지. 중국에서 파견한 놈일 거야.”
브로커는 당연하게 철저하게 이익만 좇아서 움직인다. 그런데 그놈은 아니다.
다른 사람들과는 비교도 못 할 만큼 싼 가격에 아프리카 국가들에 중국산 무기를 뿌리고 있다.
“정확하게는 친중국 정부에만 막대한 무기를 뿌리겠다고 설치고 있단 말이지.”
“그런가요?”
“생각보다 심해.”
자기들에게 우호적이라면 무기를 뿌려서 국민을 제압할 수 있게 해 주고, 자기들에게 우호적이지 않다면 반대로 반군에 무기를 뿌리는 방식으로 국가 전복을 노린다는 것.
“뭐, 그쪽 동네가 소소하게 돈이 되기는 하지만 그런 식은 곤란해.”
전쟁이 이들의 밥줄이기는 하지만 그 시장을 모조리 한 놈이, 정확하게는 중국이 다 처먹고 있다.
“그렇잖아도 그것 때문에 수틀린 상황이고.”
기분이 나쁘다는 듯 말하는 자하르 보로닌.
“구룡이야 한국 정부에서 처분 못 해서 안달 난 놈이니 이해하지. 다른 건?”
“다수의 기갑과 장거리 무기입니다. 그리고 개인 군장류하고요.”
“개인 군장?”
“방탄복, 레이저 포인터, 야간 투시경 등등.”
“그런 걸 사는 거야 어렵지 않겠지만 오버 스펙 아닌가?”
“그래야 전쟁을 그만둘 테니까요.”
이쪽에 충분히 처발릴 수 있다는 걸 알아야 저들은 겁을 먹을 거다.
“저들이 하는 방식 그대로 우리가 돌려줄 수 있다는 걸 보여 주는 거죠.”
“흠.”
그 말에 브로커들은 잠깐 고민했다.
“그런 거라면 쓸 만한 게 있지. 러시아제 헬기가 몇 대 있는데…….”
자하르 보로닌은 이 거래가 돈이 된다고 생각했는지 잘 보이지도 않는 물건에 대해 이야기했다.
“원한다면 넘기지.”
“다른 건 없나요?”
“탱크가 몇 대 있기는 하지. 구형이지만.”
“그것도 좋군요.”
노형진은 이것저것 쌓이는 것을 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느긋하게 말했다.
“그리고 말입니다, 용병이 필요합니다.”
“용병?”
“네. 러시아 출신에 능력 있는 사람들로 말입니다.”
그 말에 그들은 하나같이 묘한 표정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