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4310)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3)
애초에 마이스터에서 누구와 만날지까지 시시콜콜 이야기할 리도 없고 말이다.
“빌어먹을.”
그 말에 무사 수칸은 공포감이 밀려왔다.
중국에서 지원받은 기갑 세력이 자신에게 밀려오는 상상을 하자 숨이 막히고 손발이 벌벌 떨렸다.
자신이 잔인하게 죽인 수백 수천 명의 사람들.
그들처럼 자신의 몸이 걸레짝이 되어 바닥을 나뒹굴 거라는 생각을 하자 미칠 것만 같았다.
“의심스러운 놈들을 모조리 찾아내!”
“알겠습니다.”
부하는 고개를 끄덕거렸지만 사실 마땅한 방법이 없었다.
제대로 된 정보 조직도 없는 쿠데타 세력 아닌가?
그나마 있던 정보 조직은 전 대통령의 숙청과 함께 모조리 모가지를 따서 사막에 가져다 버렸다.
‘젠장, 누군 줄 알고.’
부하는 돌아서서 조용히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 * *
“네 말대로 소문은 냈는데, 진짜로 무사 수칸을 축출하려고?”
“그래야지.”
“기업으로서의 선을 넘는 행위라는 건 알고 하는 거냐?”
남상진은 어이가 없어서 노형진에게 물었다.
그는 노형진의 부탁을 받고 무기 상인들에게 마이스터가 무사 수칸의 부하들과 접촉하고 있다는 소문을 마구 낸 참이었다.
하지만 요청대로 움직이면서도 그는 그런 요청을 한 노형진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아무리 자산이 털렸다지만 기업이 전쟁을 일으키는 행위는 선을 넘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노형진은 아무런 근심 걱정도 없는 얼굴로 그에게 되물었다.
“선? 내가 무슨 선을 넘었는데?”
“지금 민간 군사 기업을 이용해서 군 내부의 쿠데타 세력과 손잡고 기니로 쳐들어가겠다는 것 아니야?”
“내가?”
“그래.”
“왜?”
“응?”
그 말에 남상진은 사고가 멈추는 것을 느꼈다.
지금까지 자신이 낸 소문은 그럼 뭐란 말인가?
“네가 공격하겠다고 소문을 내라며?”
“정확하게는 공격이 아니라 내부 장교들과 만남을 가지려 한다는 소문을 내 달라고 한 거지.”
“그거나 그거나.”
“그거나 그거나가 아니야. 나는, 아니 우리는 진짜로 전쟁할 생각이 없어. 우리는 무사 수칸과 제대로 협상해서 돌려받을 생각이야.”
노형진의 말에 남상진은 어이없는 표정이 되었다.
“무슨 개수작을 벌이겠다는 거야? 무사 수칸이 그걸 돌려줄 것 같아?”
“협상해 봐야지. 문제는 무사 수칸이 우리를 만나 주지 않는다는 거지.”
노형진은 어깨를 으쓱하면서 말했다.
“그러니 그 휘하 장교를 이용해서 다리를 좀 놔 달라고 부탁하는 것뿐이야.”
“미쳤냐? 그 재산을 모조리 꿀꺽한 무사 수칸이 잘도 너를 만나겠다.”
“그러면 어쩔 수 없고. 하지만 우리도 우리 재산을 돌려받기 위해 최대한 노력을 해야 할 거 아냐.”
“그걸 왜 부하들에 부탁하느냐고. 만나 주지도 않을 텐데.”
“안 만나 줘도 어쩔 수 없다니까.”
“아니, 애초에 무사 수칸이 그걸 믿을 리가…….”
말을 하던 남상진의 표정이 미묘해졌다.
확실히 무사 수칸이 그 말을 믿을 리가 없다. 그게 독재자들의 성격이다.
심지어 자신조차도 믿지 않는데, 하물며 독재를 하면서 모든 자산을 압류한 무사 수칸이 그걸 믿을 리가 없다.
“이런 미친 새끼가?”
확실히 노형진의 말대로라면 그건 불법이 아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너무 당연한 일이다.
손실을 최소화하고 싶은 게 기업이니, 기업의 입장에서는 돈을 좀 쥐여 주더라도 기니에 있는 공장과 농장을 되찾거나 하다못해 시설을 넘기는 대가라도 좀 받으려고 하는 게 불법이나 선을 넘는 행위는 아니지 않은가?
“내가 뭐? 잘못했냐?”
잘못한 게 없다. 문제는 그거다.
잘못한 건 없지만 노형진의 뒤에는 이미 기니쯤은 찜 쪄 먹을 수 있는 수준의 무력이 있다.
그리고 노형진이 외부에 공표한 내용에는 내전에 참가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없다.
“그걸 노린 거냐?”
“내가 뭘?”
분명히 마이스터 민간 군사 기업의 조항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
‘국민에 대한 학살을 좌시하지 않는다.’
이건 해석이 애매하다.
그런 행동을 하는 국가들과의 거래를 끊는다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그런 행동을 하는 국가들에는 반군에 무력을 제공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는 내용.
“한국이 훈련할 때마다 북한이 게거품을 물면서 펄쩍 뛰는 데에 뭐, 이유가 있겠어? 흐흐흐.”
훈련하던 국군과 미군이 갑자기 방향을 바꿔서 북한으로 진격할 것도 아닌데 북한은 그들이 훈련할 때마다 포를 쏘고 미사일을 쏘고 방송을 통해 미제 앞잡이 운운하며 지랄을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무섭기 때문이다.
자신이 저들보다 약하다는 것을 알기에, 내부에서 저들과 손잡고 쿠데타를 일으킬 가능성을 무시 못 하는 거다.
그런 상황인 만큼 한국이 훈련할 때마다 허세를 떠는 거다.
그래야 자신이 강하다는 걸 어필할 수 있으니까.
그에 비해 한국은? 북한에서 뭘 하든 신경도 쓰지 않는다.
핵전쟁이 아닌 이상 북한군이 한국군을 이길 가능성은 0%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원래 말이지,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고 하잖아.”
무사 수칸은 지금 마이스터를 두려워하고 있다.
문제는, 마이스터는 민간 군사 기업이라 도발해 봐야 의미가 없다는 거다.
그렇다고 남의 나라를 도발했다가는 그 나라와 계약한 마이스터에서 구룡으로 자국 내 부대를 박살 낼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 방법은 하나뿐이지.”
두려움은 자신을 좀먹기 시작한다. 그리고 독재자는 살아남기 위해 철권을 휘두른다.
문제는 그게 날아올 때, 과연 아프리카의 군인들이 그냥 곱게 맞아 죽겠냐는 거다.
애초에 주마디 디부야가 미국의 포섭 대상이 된 이유가 뭔가?
전 정권의 핵심 인물이었지만 동시에 축출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국가에서, 그것도 독재국가에서 축출이란 정치적 은퇴를 의미하지 않는다. 오직 죽음을 의미할 뿐이다.
“우리는 기다리면 되는 법이지, 후후후.”
* * *
무사 수칸의 편집증은 빠르게 진행되었다. 그리고 그런 편집증을 자극하는 요소가 더더욱 빠르게 발견되었다.
“주마디 디부야가 살아 있어?”
“네, 그리고 일부 장성들과 접촉했다고 합니다.”
주마디 디부야. 그놈이 살아 있단다.
물론 자기가 직접 죽이지도 못했고 모가지를 따 온 것도 확인하지 못했으니 살아 있을 가능성에 대해 생각하지 않은 건 아니다.
하지만 그놈이 장성들과 접촉한다는 이야기는 전혀 다른 문제다.
정확하게는 주마디 디부야의 이름으로 발송된 메일 정도였다.
주마디 디부야는 메일을 통해 장성들에게 무사 수칸을 축출하자고 설득하고 있었다.
“이런 미친.”
장교도 아니고 장성급.
그들 아래에 있는 기갑부대와 보병 부대가 자신에게 등을 돌리면 살아남을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
‘그놈이 아직 포기를 안 했다고?’
자신이 쿠데타를 일으킨 후에 일부 부하 놈들이 그랬다.
주마디 디부야가 쿠데타를 준비했다고.
그놈을 축출하지 않으면 당할 수 있다고.
그래서 다급하게 그를 추적했지만, 이미 그는 도주한 후였다.
죽이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군권을 잃어버린 주마디 디부야 정도는 더 이상 위협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해서 완전히 잊어버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놈이 아직도 포기하지 못하고 다른 장성들과 접촉하고 있다니.
“더군다나 그놈이 마이스터와 접촉하고 있다는 정보도 있습니다.”
“마이스터?”
“네.”
“설마, 마이스터 이 개 같은 새끼들이!”
아마도 마이스터는 주마디 디부야를 앞세워서 자신을 척살할 계획일 것이다.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장성들과 장군들에게 돈을 주고 쿠데타 세력에 붙도록 해서 말이다.
그러고는 권력을 주마디 디부야에게 주고 그 후에 자신들의 공장과 농장을 돌려받을 속셈일 것이다.
문제는 자신은 그걸 막을 수가 없다는 거다.
돈을 줘야 하는 중국 새끼들은 타국으로 밀고 들어갈 수 없다고 판단되자 딱 선을 그었다.
물론 자신도 돈이 있다. 중국에서 받아먹은 돈이 한두 푼이 아니니까.
하지만 그 돈을 남에게 주는 건 아까웠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보면, 자신이 줄 수 있는 돈보다 마이스터가 줄 수 있는 돈이 훨씬 많았다.
“이 개 같은 놈들이.”
사실상 쿠데타는 확정적이다. 그런 생각이 들자 무사 수칸의 머릿속에는 그걸 막기 위한 단 하나의 방법만이 생각났다.
“그래서, 주마디 디부야와 연락을 주고받은 놈이 누구라고?”
* * *
“저는 아닙니다, 각하! 저는 아닙니다.”
갑작스럽게 열린 회의.
그리고 그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대통령 궁에 들어온 장성 중 일부가 질질 끌려 나갔다.
저항? 그런 건 불가능했다.
애초에 쿠데타 이후로 대통령 궁에 들어올 때는 경호원을 대동하기는커녕 무장도 할 수 없었으니까.
“제발, 저는 충성을 다할 겁니다.”
주마디 디부야와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세 명의 장성들.
그들은 대통령 궁 뒤로 끌려 나갔다.
그런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처형대였다.
그런데 평범한 처형대도 아니었다.
세워진 세 개의 기둥. 그리고 그 앞에 거치되어 있는 중국의 77식 중기관총 1정.
“제발…… 살려 줘.”
“히끅.”
미래를 알게 된 장성들이 절박하게 몸부림쳤지만 이미 눈이 돌아간 무사 수칸에게는 전혀 닿지 못했다.
“묶어! 어서!”
“네, 각하!”
그의 경호원들은 세 사람을 질질 끌고 가 세워진 기둥에 묶었다. 그리고 무사 수칸이 직접 중기관총을 잡았다.
“으아아!”
“죽여 버릴 거야! 무사 수칸!”
“저주하겠다!”
이미 살 수 없다고 생각한 세 사람의 저주.
그러나 무사 수칸은 그걸 듣지도 않았다.
그 대신에 방아쇠를 당겨서 세 사람에게 12.7mm의 총탄을 미친 듯이 쏴 대기 시작했다.
12.7mm는 서방으로 치면 50구경 중기관총 대구경탄이다. 그런데 그걸 근거리에서, 연발로 맞았으니 사람의 몸이 견딜 리가 없었다.
삽시간에 처형대 주위로 살점이 걸레짝처럼 널브러지고 피가 흥건하게 흘렀다.
“…….”
“…….”
그걸 보면서 장성들과 장교들은 침묵을 지켰다.
그들도 숱하게 많은 민간인을 학살했지만 자기들과 비슷한 위치의 사람이 죽는 걸 보자 할 말이 없었다.
“다음.”
그런데 처형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무사수칸의 말이 떨어지자 경호원들이 침묵을 지키는 사람들 중에서 세 사람을 끌어냈다.
“자…… 잠깐……!”
“난 아무것도……! 억울해! 억울하다고!”
그들은 공포에 몸부림쳤지만 바뀌는 건 없었고, 그렇게 그들의 미래는 결정되었다.
* * *
“이대로라면 모조리 죽게 생겼습니다.”
대통령 궁에는 피가 마를 날이 없었다.
농담이나 과장이 아니라 실제로 그랬다.
하루 평균 세 명 이상이 무사 수칸의 잔인한 행동에 목숨이 날아갔다.
조금만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정원에 설치된 중기관총으로 시체가 걸레짝이 될 때까지 쏴 대는 처형 방식.
재판도 없었고 항의도 먹히지 않았다.
군인이나 장성에게만 해당되는 일이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무사 수칸은 자신이 먹는 커피가 평소와 맛이 다르다는 이유로 독을 탄 게 아니냐면서 그걸 타 온 여자를 끌어내서 중기관총으로 박살을 냈다.
애초에 독을 탔다면 총을 쏘러 가기도 전에 죽었어야 했지만 그는 이미 그렇게 판단할 능력 자체를 잃어버린 상황이었다.
“이대로 다 죽을 겁니까?”
주마디 디부야는 차갑게 말했다.
전이라면 자신이 무사 수칸의 부하들과 만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을 거다.
하지만 상황이 이 꼴이 되자 그들은 살아남기 위해 먼저 주마디 디부야에게 연락해 왔다.
자신들이 직접 쿠데타를 일으킬 수도 있었지만 그러기에는 너무 큰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탱크가 있습니다.”
무사 수칸은 자신이 위험하다고 생각하자 기갑 전력을 싹 다 빼서 자신의 휘하에 배치했다. 그리고 그걸 지휘하는 병력으로 친척들을 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