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469)
>1장. 행운의 여신?>
[21권 시작]“뭐라고!”
김두필은 보고받고는 깜짝 놀랐다.
“노형진 그 새끼가 안 보여?”
“네.”
“큭.”
성화는 노형진의 일거수일투족을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래서 예민한 문제가 있을 때면 노형진을 감시하는 사람을 따로 붙이고는 했다. 물론 매일같이 따라다니면 문제가 되기 때문에 그가 어느 쪽으로 움직이는지 동선 확인 정도가 다였다. 그런데 그런 그에게서 생각지도 못한 보고가 올라왔다.
“보고에 따르면 며칠간 집에 들어온 흔적이 없다고 합니다.”
“호텔 같은 곳에서 자는 거 아냐?”
“그동안 노형진의 행적을 봐서는 그럴 가능성은 거의 낮다고 보입니다.”
“이런 미친······.”
만나는 여자도 없고 그렇다고 여자를 끼고 노는 술집에도 관심이 없다. 그러다 보니 그는 보통 집과 회사를 번갈아 다니는 단순한 삶을 산다.
“그런데 안 들어왔다고?”
“네.”
“혹시 관련된 정보가 있나? 그 녀석이 무슨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지 말이야.”
“그런 건 없습니다만······.”
성화는 몇 번이나 새론 내부에 스파이를 넣으려고 했다. 하지만 어떻게 알았는지 하나같이 걸려서 쫓겨났기 때문에 스파이를 넣을 수가 없었다.
“다만 얼마 전에 노형진이 유민택을 만났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유민택을?”
“네.”
하지만 새론 말고도 다른 곳에 스파이를 넣을 수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대룡이었다. 물론 주요 핵심 부서에 넣지는 못하고 경비원을 넣은 정도지만 말이다. 하지만 누가 오는지 확인 정도는 할 수 있었다.
“단순한 만남인가?”
“그건 알 수 없습니다.”
“젠장.”
유민택과 노형진의 만남 그건 성화로서는 심각한 문제다. 그 둘이 만날 때마다 성화에는 날벼락 같은 일이 떨어졌다.
“대룡의 반응은?”
“없습니다.”
“그럼 최소한 어떤 업종에서 진출하려는 낌새도 없나?”
“네.”
“끄응······.”
대룡에 다른 업종에 진출하려는 모습이 안 보인다는 것은 사업은 아니라는 소리다.
‘뭐지······. 그럼 그 녀석들이 만날 이유가······.’
물론 단순 친목 차원에서 만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시하기에는 그동안 그 둘이 만났을 때 벌어진 일이 너무나 많았다.
‘설마······.’
자신들이 벌이고 있는 일을 생각한 김두필은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
‘설마 그럴 리가.’
그건 자신을 비롯해서 극히 일부만 알고 있는 사항이다. 거기에 투입된 사람들도 극히 일부이고 그들은 자신들이 철저하게 믿을 수 있는 사람이다. 흔적 따위는 남을 수 없다.
‘하지만······.’
그러나 대룡의 정보 능력은 생각보다 뛰어난 것도 사실이고 특히 노형진의 정보 능력은 도대체 어떻게 알았는지 알 수 없는 것조차도 알아내는 경우가 있었다.
“당장 가족들 모두 들어오라고 해. 오늘 저녁에 이야기를 좀 해 봐야겠어.”
“모두 다요?”
“그래. 뭔가 꺼림칙해.”
“알겠습니다.”
비서는 서둘러서 나가서 연락하기 시작했고 김두필은 홀로 남아서 지그시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또다시 당할 수는 없어······.’
* * *
“무슨 일이야?”
“우리가 이렇게 만날 일은 별로 없지 않아?”
김두필의 집에 모인 사람들. 대룡과 성화의 전쟁의 발단인 김화자. 그리고 김두필의 동생인 김두성과 김두만. 모두 성화의 주요 멤버였다.
“짜증 나게 말이지. 이놈의 집구석.”
“이놈의 집구석을 이렇게 만든 건 너다, 화자야.”
“그딴 이야기가 왜 나와!”
“네가 제대로 일을 안 했으니까 일이 이렇게 된 거 아냐?”
“그러는 넌 얼마나 잘났는데? 요즘 영화 쪽이랑 엔터테인먼트 쪽 완전 말아먹는다며!”
“너? 지금 오빠한테 너라고 했냐?”
“오빠는 무슨 한 살 차이 주제에.”
“이게 개념을 어디 팔아먹고!”
발끈하는 형제들을 보고 있던 김두필은 그들에게 화를 버럭 냈다.
“그만! 지금 중요한 건 우리 내분이 아니다.”
“끄응······.”
“그래, 진정들 해라.”
둘째인 김두성이 그들을 진정시키자 그들은 마지못해서 자리에 앉았다.
“도대체 왜 모이자고 한 건데?”
“모여서 뭘 할 만큼 우리가 사이좋은 것도 아니잖아?”
점점 싸움이 커져 가면서 내부적으로도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노형진 때문에 피해가 커지고 피해를 본 형제들끼리 지분을 가지고 싸우기 시작한 것이다. 김화자는 자신이 하던 건강식품 쪽에 타격을 많이 입었고 두만은 엔터테인먼트 쪽을 야금야금 빼앗기고 있는 상황이었다. 두필의 경우는 지난번 디자인 문제로 인해서 엄청난 양의 물건을 새로 만들어야 했고 또한 손해배상도 엄청나게 해야 했다. 성화물산의 경우 노형진 때문에 대룡에 군납을 빼앗기면서 사상 최악의 적자 상태였다. 그래서 서로 이권을 가지고 싸우면서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사이가 나빠졌다.
“도대체 뭔데?”
“맞아. 이 오밤중에 우리를 부른 이유가 있을 거 아냐?”
김화자와 김두만이 툴툴거리자 김두필은 그들을 바라보면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
“노형진이 움직였다.
“뭐라고?”
노형진이라는 말에 반사적으로 움찔하는 사람들. 그럴 수밖에 없다. 이곳에 있는 사람 중에서 노형진에게 당하지 않은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그게 무슨 말이야. 노형진이 움직이다니?”
“그 녀석 때문에 제대로 하는 것도 없는데 그 녀석이 왜 움직여?”
“대룡에 무슨 컨설턴트라도 해 준다는 거야? 하지만 대룡에서 무슨 새로운 사업을 해 보려는 움직임은 없던데?”
다들 노형진이 움직였다는 말에 갸웃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이유를 추론하기 위해 열심히 머리를 굴렸다. 그때 그중에서 둘째인 김두성은 감이 온다는 듯 얼굴을 찡그렸다.
“설마 명품 브랜드 때문에?”
그 말에 김화자의 얼굴이 색이 변했다. 현재 그 책임은 모두 김화자가 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게 무슨 소리야? 그걸 그 녀석이 어떻게 알아!”
“화자, 너 혹시 실수한 거 아냐?”
“내가 너 같은 바보인 줄 아냐?”
김두만에게 화를 버럭 내는 김화자. 김두만이 욱해서 뭐라고 하려는 찰나 김두성이 그런 그들을 말렸다.
“그만해. 지금 노형진이 움직였는데 우리끼리 싸울 때야? 지금 있는 것마저도 다 빼앗길래?”
“끄응······.”
결국 입을 다무는 두 사람.
“화자야, 진짜로 실수 한 거 없어?”
“전혀 없어. 우리가 끼어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은 최측근 몇 명뿐이라고. 혹시 다른 사건으로 움직이고 있는 거 아냐?”
“그럴 가능성도 있는데 그 녀석이 유민택을 만났다고 하니 조심스러울 수밖에.”
“유민택 그 새끼를?”
김화자는 한때 남편이었던 유민택을 새끼라고 부르면서 이를 박박 갈았다. 그 녀석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지금쯤 대룡은 성화에게 흡수당했을 것이다.
“그래. 그리고 변호사는 국내에서나 힘을 쓰지, 다른 나라에서는 자격증이 아무런 소용이 없어. 그런데 그 녀석은 해외에 있는 것 같더군.”
“해외?”
“조사한 바로는 스위스에서 프랑스로 넘어간 것 같더군.”
그 말에 김화자의 얼굴은 사색이 되기 시작했다. 자신들이 밀고 있는 브랜드는 두 가지다. 하나는 명품 시계 라인으로 남성 명품을 대표하는 지오나코, 하나는 여성 명품 라인인 빈센코.
“썅! 도대체 어떻게 안 거야?”
“그러니까 너한테 물어보는 거다. 혹시나 우리 정보가 새어 나갈 곳은 없어?”
“그게······ 모르겠어.”
의심이라는 것은 끝이 없다. 정보가 새어 나갈 곳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노형진이 대룡과 접촉하고 하필이면 각 브랜드의 국가로 나갔다는 것이 영 찝찝했다.
“형님, 일단은 정보가 새어 나갔다고 생각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겠지.”
김두성의 말에 김두필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이건 새어 나갔다고 봐야 해.”
“그럼 어쩌지?”
사실 지금 이들이 하는 행동은 명백하게 사기다. 하지만 그럴 만큼 돈이 필요한 일이 있기 때문에 엄청난 사기를 치는 것이다.
“음······.”
김두필은 조용히 침묵을 지켰다.
“아직도 많이 부족하지?”
“그래. 이게 보통 건수야?”
“그건 그렇지······.”
그냥 건수가 아니다. 제대로 넘어간다면 확 떨어진 재계서열에서 뒤집을 수 있는 건수다. 하지만 그만큼 돈이 많이 들어간다.
“그냥 우리 돈으로 하면 안 될까? 아무리 우리가 순위가 떨어졌다고 해도 그 정도 자산을 못 쓸 정도는 아니잖아?”
“안 돼. 우리 자산을 쓰는 순간 대룡에서 알아차려.”
그러면 어떻게든 자신들이 집어삼키려고 할 것이다. 설사 못 삼킨다고 해도 최소한 성화에서 들어가지 못하게 손을 쓸 것이다.
“문제는 우리와 대룡이 그걸로 부딪치게 된다면 대룡을 이기지 못한다는 거야.”
공동으로 들어가게 되면 그들이 대룡보다 더 불리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니 그들이 알아차리기 전에 들어가야 한다.
“그래서 우리가 몰래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 이러는 거고. 이건 우리 사운을 걸고 하는 거다.”
“칫, 이 책임자는 나라고.”
“그러니까 하는 말이야. 네가 도대체 어떻게 관리했기에 노형진의 귀에 들어간 거야?”
“······.”
김두필의 말에 김화자는 아무런 말도 못했다. 어찌 되었건 그는 가장 많은 주식을 가진 장남이고 또 그의 말이 틀린 것도 아니니까.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들의 행동을 봐서는 그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다고 봐야 한다는 거야. 아마도 명품 쪽이 우리와 관련이 있다는 정도만 알아낸 것 같다.”
“그럼 지금 손을 털어야 하나?”
“안 돼. 거기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현금이 무척이나 중요한데 지금은 부족해. 그리고 지금 와서 털면 무슨 일이 벌어지겠냐?”
“끄응······.”
자신도 모르게 신음 소리를 내는 김두만. 김두필의 말대로 지금 철수한다는 것은 자신들이 사기를 쳤다는 것은 인정한다는 뜻이었다.
“어쩌지?”
“어쩌긴······.”
김두필은 조용히 침묵을 지켰다.
“처리해야지.”
“처리?”
“그래. 그들은 지금 중국에 있다.”
그 말에 모두들 눈이 반짝거렸다.
중국.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면 자신들의 공장이 있는 곳이지만 또한 사람 목숨이 파리만도 못한 나라이기도 하다.
“처리라······.”
“그래, 어차피 그 녀석들만 처리하면 되니까.”
“······.”
지금까지 여러 가지 이유로 노형진을 처리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있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이라면 그를 없애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중국에는 적당히 돈만 주면 사람을 죽여 주는 사람이 많으니까.
“걸리지 않겠어?”
“걸릴 리 없지. 우리는 전혀 관련이 없는 일이니까.”
김두필은 차가운 눈빛으로 중얼거렸다.
“가문을 위해서라도 한 번은 정리해야 할지도 몰라.”
그들은 그렇게 속으로 결심을 굳혔다.
* * *
“으······.”
공항을 내린 노형진을 맞이한 것은 사람이 아니라 공해였다.
“죽겠구만.”
“중국의 미세 먼지 미세 먼지 하더니 이건······ 우우우.”
노형진과 김성식은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뿌연 도시를 보면서 혀를 내둘렀다.
“이런 게 한국으로 오니 죽을 맛이지.”
“그러게요.”
한겨울이다. 중국은 아직 석탄이나 나무를 때는 집이 많다. 더군다나 오래된 차들이 많아서 매연도 엄청나게 나온다.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이 겨울만 되면 이 모든 게 뒤섞이면서 숨을 쉬지 못할 정도로 공기가 탁해진다.
“이런 곳에 있을까?”
“그들에게 필요한 건 직원의 건강이 아니라 낮은 원가니까요.”
“끄응······.”
스위스와 프랑스를 다녀온 노형진은 그곳에서 한 가지 사실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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