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564)
“이 새끼들이 미쳤나? 우리가 백스무 명이 넘는데 고작 4분의 1로 덤빈 겨?”
숫자가 작다는 생각에 다들 얼굴이 환해졌다. 그러면 자신들이 다칠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지기 때문이다.
“저기 있다!”
그 순간 등불이 있는 쪽에서 소리가 들렸다. 기사들 쪽은 등불을 가진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멀리서 찾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야! 조져!”
“밟아!”
그리고 그 외침을 신호로 조직원들은 그 작은 무리를 향해서 달려가기 시작했다.
“우왕!”
고함을 지르면서 달려가는 그들. 하지만 그들은 다음 순간 자신도 모르게 움찔하면서 멈출 수밖에 없었다.
탕탕!
하늘을 찢는 날카로운 총소리가 그들의 고막을 때렸기 때문이다.
“손들어! 움직이면 쏜다!”
“농담 아냐! 이 새끼들아 움직이는 새끼는 다 쏴 버린다!”
“손들어! 경찰이다!”
그들은 이쪽으로 달려들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의 손에는 하나같이 권총이 들려 있었다. 달려와서 그들과 거리가 가까워진 덕분에 그들의 복장을 알아본 운전기사들은 무척이나 놀랐다.
“경찰?”
“경찰이 왜…….”
자신들을 따라오는 놈들은 분명 조폭이었다. 그런데 난데없이 경찰이라니…….
“경찰 아닌 거 아냐?”
“그게 말이 되냐!”
복장도 그렇고 무기도 그렇고 경찰이다.
탕!
다시 울리는 총소리. 하지만 이번에는 바닥에 있는 바위에서 팍하고 불똥이 튀었다.
“실탄이야, 이 새끼들아…….”
경찰중 한 명이 위협사격을 한 것이다. 그의 목소리는 엄청나게 떨리고 있었다.
‘이런 씨발…….’
자신들은 숫자가 적다. 거기에다 저쪽은 칼이나 무기로 무장한 상태. 아무리 자신들이 총이 있다고 해도 싸움이 나면 불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 그래서 그런지 경찰들은 더욱 악을 쓸 수밖에 없었다.
“무기 버려, 이 새끼들아!”
“움직이면 대갈빡에 바람구멍 내 버린다!”
더군다나 아까 전 무전으로 들어온 내용은 그들의 심장을 미친 듯이 뛰게 만들고 있었다. 물론 그 내용을 모르는 기사들은 어쩔 줄 몰라 했다.
“어쩌지?”
“씨발…… 어쩌긴……. 우리가 싸울 수는 없잖아?”
아무리 자신들이 깡패라고 해도 상대방은 경찰이다. 더군다나 무장까지 한 경찰. 만일 저들을 제압한다고 해도 그다음에는 경찰 특공대가 기관총을 들고 달려올 게 뻔했다.
“일단……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모르니까 항복하자.”
“그러자.”
그 말에 한두 명씩 무기를 내리기 시작하자 경찰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무기 버리고 손들어, 이 새끼들아!”
* * *
“푸하하하.”
컴퓨터로 신나게 웃는 유민택을 보면서 노형진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렇게 재미있습니까?”
“암! 재미있지. 재미있고말고. 지금 당장 성화로 가서 김일성 그 노친네의 면상을 보고 싶은 기분이라고. 푸하하!”
신나게 웃으면서 바라보는 장면은 다름 아닌 경찰이 그곳에 있던 운전기사들을 잡아가는 장면이었다. 백 명이 넘는 조폭들이 줄줄이 경찰에게 잡혀 들어갔고 그 주변에는 경찰과 경찰 특공대 그리고 언론사 기자들까지 몰려들어서 마치 밤을 낮처럼 환하게 밝히고 있었다.
“난 말이야, 솔직히 그냥 깡패들을 겁줘서 물러나게 할 거라고 생각했네.”
“그럴 놈들입니까? 그리고 그래 봐야 우리한테 돌아오는 이득은 없지요. 김일성 회장의 음모를 늦추는 꼴밖에 안 되기도 하고요. 궁극적으로 완전히 막아야 했으니까요. 어차피 있어 봐야 적의 손과 발이 될 녀석들이니까.”
“그렇기는 하지. 으하하!”
유민택은 다시 뉴스를 돌려서 관련된 뉴스만 찾아보면서 계속 웃고 있었다.
“아마 성화에서는 이번 사건 수습하려고 엄청나게 고생 좀 할 거야.”
“그럴 겁니다.”
노형진은 마치 싸울 것처럼 분위기를 몰아갔고 결국 그들을 한곳에 모으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애초에 목적은 그들이 아니었다. 어차피 그들을 막아 봐야 똑같은 놈들은 또 생길 테니까.
‘차량을 생각하지 못해서 다행이지.’
녀석들은 차량을 가지고 움직이는 택시 운전기사들이다. 노형진은 그런 그들의 특성을 생각해서 그들이 한곳에 모였을 때 그들의 차량을 노렸다. 차량을 불태우거나 부수면 문제가 될 게 뻔했다. 그래서 다른 방법을 썼다.
“무기라니. 으하하하.”
특별히 차량 절도범을 초빙해서 그들의 트렁크를 연 것이다.
“그나저나 그거 안 걸리겠나?”
“절대 안 걸립니다. 특별히 고문학 팀장이 밀입국해 있는 조선족들한테서 비싼 돈 주고 헌혈받아 온 거라서요. 우리나라 어디에도 등록이 안 되어 있을 겁니다.”
“그렇단 말이지 으하하하.”
방법은 간단했다. 트렁크를 열고 거기에 도끼나 회칼이나 쇠 파이프 그리고 전기톱 같은, 누가 봐도 위험한 장비를 넣어 둔 것이다. 그것도 특별히 고문학이 가지고 온 신분을 알 수 없는 인간의 피를 묻혀서 말이다.
“조금만 조사하면 그 피가 인간의 피인 건 다 알 수 있지요. 그렇다면 과연 수십 명의 피가 묻어 있는 살인 장비들을 보고 경찰이 무슨 생각을 할까요?”
“그렇게 말이야. 으하하!”
경찰은 난리가 났다. 거기서 발견된 장비들을 조사해 보니 인간의 피. 그것도 수십 명의 인간의 피가 묻어 있는 장비들이었던 것이다. 그 상황에서 경찰이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은 한 가지뿐이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성화 소속이지요.”
“그렇지. 아마 지금쯤 성화에서는 이걸 어떻게 해결하나 난리가 났을 거야. 으하하하!”
물론 시체도 없고 피해자도 없다. 하지만 노형진이 비싼 돈을 들여서 추적할 수 없는 조선족의 피를 가지고 온 게 아니다. 시체가 없으면 사건도 없다는 말이 있기는 하지만 이건 그걸로 넘어가기에는 심각하게 큰 사건이다. 벌써 언론에서는 사정없이 성화에 속한 택시 회사들을 때리고 있었다.
“그래서 회사에 있는 모든 범죄자들을 내쫓으라고 한 거구만?”
“네.”
사람들은 경악하면서 계속 뉴스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무서워서 택시를 타겠느냐고 공포에 떨었다.
“그 상황에서 기사의 신분 확인까지 끝난 택시를 불러주는 어플이 있다면 사람들은 어떨까요?”
“자네 말이 맞아. 으하하!”
어플 자체는 얼마 전에 나왔다. 사실 그게 나왔어도 많이 퍼지지는 않았는데 저 뉴스가 나가고 난 후 어플의 다운로드 수가 서버가 터져 나갈 정도로 많아졌다. 당연히 소속된 운전기사들은 행복한 비명을 지르면서 뛰어다녔다. 말 그대로 쉴 틈도 없이 손님이 불러 대기 시작했던 것이다. 어플이 퍼질수록 운수업계에서 대룡의 파워는 점점 강해질 수밖에 없고 그 어플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다른 기업들도 월급제를 선택하고 대룡과 협약을 맺는 수밖에 없다. 아니, 그렇게 될 것이다. 당장 운전기사들이 장사가 안 되는 기업들에 가는 것보다는 대룡과 거래해서 장사가 되는 곳으로 가려고 할 테니까.
“이로써 대룡 운수는 명실상부한 안전한 택시라는 타이틀을 손에 넣은 셈이지요.”
“으하하하.”
사실 대룡운수에서 벌어들이는 돈인 대룡의 입장에서는 그다지 많은 돈은 아니었다. 하지만 자신을 뒤에서 엿 먹이려고 하던 김일성 회장에게 제대로 역습을 가한 것이다.
“아마 김일성 회장은 같은 시도는 못할 겁니다.”
“그럴 걸세. 벌써 국회에서는 난리가 났으니까.”
국민들의 공포가 극에 달하자 언론은 매일같이 이 소식을 전했고 당연히 정치인들은 범죄자들은 택시를 운전하지 못하게 만드는 법을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아마 다시 택시 회사를 조직 집결의 수단으로 쓰지는 못할 겁니다.”
“그렇겠지. 흐흐흐.”
유민택은 얼마나 웃었는지 눈물이 다 나는 표정이었다.
“끅끅…… 아이고…… 이렇게 웃어 보는 게 얼마만인지도 모르겠군. 그나저나 그 기사들은 녀석들은 어떻게 될 것 같나?”
“저야 모르죠.”
이 사건은 진짜로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 기본적으로 시체가 없으면 살인도 없다가 법적인 규칙이기는 하지만 그 연장에서 묻어 있는 피의 숫자는 서른 개가 넘는다. 더군다나 노형진은 그동안 그들이 다른 기사들을 폭행하고 협박하는 것을 함께 제출했기 때문에 단순히 시체가 없다고 그냥 넘어가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물론 그들로서는 억울할 수도 있다. 하지만 노형진은 절대 그들이 불쌍하지 않았다.
‘결국 자기들이 선택한 거지, 뭐.’
그 장소로 갔다는 것 자체가 결국은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기 위해서 갔다는 것이다. 즉, 그들은 사회적으로 이미 암적인 존재인 것이다.
“아마 적당히 실형이 나올 겁니다.”
“적당히?”
“네. 아무리 시체가 없다고 하지만 워낙 사회적으로 물의가 많은 사건이잖습니까? 시체가 없다고 저들을 풀어 주면 언론이 엄청나게 씹어 대겠지요.”
“그렇겠지.”
즉, 저들은 살인죄가 아니더라도 다른 죄목으로 실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성화의 김일성 회장도 당분간은 저런 녀석들을 못 구할 겁니다. 누가 같이 일하려고 하겠습니까? 그 아래 있던 놈들이 다 잡혀갔는데.”
“하하하.”
유민택의 웃음이 다시 회장실에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행복해. 너무 행복해.”
그는 진짜 행복한 미소를 보이고 있었다.
* * *
같은 시각.
뿌드득.
조용한 사무실 안. 그 안에서 들리는 이빨 가는 소리는 사람들의 소름을 끼치게 만들고 있었다.
“그래서 그렇게 당했다?”
“네…… 어떻게 들어갔는지는 모르겠지만 애초에 함정이 아니었을까 하는…….”
“하는? 하는? 이봐, 김 사장, 내가 자네한테 왜 그렇게 돈을 투자했는데?”
“…….”
“지금 내가 멍청이로 보이나? 오랜만에 내가 돌아왔다고 지금 날 무시하는 건가?”
그 말에 김 사장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아닙니다. 그럴 리가요. 절대 아닙니다.”
김일성은 묘한 자격지심이 있었다, 원래 부자 출신이 아니라는. 그래서 자신을 무시하는 사람을 용서하는 법이 없었다.
“그런데 제대로 확인도 안 하고 보고하나? 내가 흐리멍덩한 거 싫어하는 거 잘 알 텐데.”
“자세하게 확인해 보겠습니다.”
김 사장은 진땀을 흘렸다. 아무리 노력해도 증거는 완벽하게 사라진 후였다. 그곳에 카메라도 없었고 자신들을 따라왔다는 차량도 모두 렌터카였다. 빌려간 사람은 엉뚱한 외국인들. 당연히 그 연장의 구입처는 물론이고 그 연장에 묻어 있는 피의 정체도 아직 확인을 하지 못했다.
“다만…… 그 노형진의 솜씨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노형진? 그 변호사 말인가?”
김일성은 그 말에 기가 막혔다. 변호사가 주범이라니?
“그 녀석은 다른 변호사들과 좀 다릅니다.”
“다르다?”
“네. 다른 변호사들이 사무실에서 종이를 끄적거리는 편이라면 그 녀석은 현장 타입입니다. 그리고 다른 변호사와 다르게 승리를 위해서는 뭐든 하는 놈입니다.”
“뭐라고?”
노형진에 대한 세간의 평가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였다.
“하.”
처음에 자신이 복귀했을 때 노형진이 얼마나 재롱을 떨 것인가 하고 비웃었다. 그런데 당하고 보니 재롱이라기보다는 상당히 아픈 펀치였다.
“변호사가 이런 일을 꾸몄단 말이지.”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증거는 없지만…….”
증거를 심는 것은 명백하게 불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간단한 행위로 인해서 자신은 애써 모은 폭력 조직을 모조리 잃어 버렸다. 확실히 효율적인 방법이다.
“생각보다 아프군.”
김일성은 얼굴을 만지작거리면서 이빨을 가는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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