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574)
“왜요?”
“왜기는요. 지금 홈페이지가 몇 번이나 터졌는데요. 뭐 미리 준비한다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감당이 안 된다니까요.”
작은 언론사다 보니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래서 그다지 하루 접속 한계가 있었는데 황급하게 늘리는데도 계속 홈페이지가 다운될 지경이었다.
“다른 곳을 통해서 이야기를 전달하는데도 그래요?”
“다른 곳이라고 뭐 달라야 말이지요. 다들 난리입니다.”
지금까지 제대로 자리가 잡혀 있지 않았던 인터넷 언론사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엄청난 속력으로 구독자들이 늘어나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을 겁니다. 지금 거대 언론사는 이번 사건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으니까요.”
지금은 그들이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 물론 이 소식이 계속 이슈화되면 그들도 이야기하기 시작하겠지만 현재로써는 그들은 소식을 전하기 부담스러울 것이다.
“남영사료는 상당히 거대한 기업입니다. 우리나라 사료의 60%를 공급하는 곳이니까요.”
“그러면 조만간 거대 언론사도 끼어들겠네요.”
“맞습니다.”
노형진은 입구에서 바글거리는 사람들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거렸다.
“하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는 논조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그 말에 안기부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하긴 그 새끼들이 그렇지, 뭐.”
그들은 최대한 남영사료에 유리하게 이야기하려고 할 것이다.
“그러니까 그 전에 사람들을 가능하면 열 받게 만드는 게 중요하지요.”
“하지만 여기서 안 나오는데 어떻게 합니까?”
“그래서 제가 오라고 한 겁니다.”
“아니, 여기 있다고 뭐가 달라진답니까?”
“후후후, 설마 제가 유소미 양을 그냥 넣었다고 생각합니까?”
“응?”
확실히 유소미는 그 안에서 마치 재벌가 아가씨처럼 행동하고 있다. 노형진이 그녀를 넣음으로써 기자들이 직원인 것처럼 자유롭게 다닐 수 하기 위해서 그런 것으로 알고 있었다.
“뭐, 다른 게 있습니까?”
“유소미 양이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재미있는 이야기를 한다고요?”
“네, 오늘 탈출한답니다.”
“탈출?”
그 말에 안기부는 깜짝 놀랐다. 아니, 탈출이라니? 그건 생각도 못했던 것이다.
“설마 병원이 이런 사태에 대비를 안 했다고 생각합니까?”
“아!”
“그들은 이런 사태에 대비해서 비상시 언론과 관중을 피해서 대피할 수 있는 탈출로도 만들어 두지요.”
“그래서 카메라랑 기타 장비를 가지고 오라고 한 거군요!”
“네.”
기자들이 현관에서 아무리 기다려 봐야 그녀가 현관으로 나올 리 없다. 그렇다면 다른 곳에서 그녀를 잡는 게 더 중요하다.
“일단 함정은 이중으로 짭시다. 로비에 가서 진짜 믿을 수 있는 기자 좀 데리고 오세요.”
그 말에 안기부는 황급하게 로비로 가더니 몇몇 기자들을 만나서 넌지시 말을 건넸다. 기자들은 그 말에 조용히 그곳에서 나왔다. 혹시나 장비를 철수하면 의심할까 봐 장비조차도 놓고 나왔기 때문에 거대 언론사의 기자들은 그다지 의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장비를 따로 가지고 오라고 한 거군요.”
“네.”
노형진은 그들을 데리고 어디론가 갔는데 그들이 도착한 곳은 후미진 화물 하차장이었다.
“이곳은?”
“탈출로의 끝입니다. 탈출로는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식당을 거쳐서 창고를 지나 이쪽으로 지나가는 겁니다.”
“아니, 그걸 어떻게 압니까?”
“그냥 알아요.”
사실 이곳의 탈출로는 우연한 기회에 미래에 대중에 공개된다. 하지만 아직은 사람들이 모를 시점이었다. 그래서 기자들은 신기한 듯 노형진을 바라본 것이다.
“이쪽은 도로도 가깝고 화물을 내리는 곳이라 공간도 넓지요. 더군다나 이쪽은 저쪽 정면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아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예 존재 자체를 모릅니다.”
“그건 그렇겠군요.”
기자들은 주변을 고개를 끄덕거렸다.
“이곳에서 벌써 사흘째 죽치고 있었는데 이런 곳이 있는지 몰랐습니다.”
“그렇지요. 자, 그러면 3단계로 작전을 실행합시다.”
“3단계?”
그 말에 고개를 갸웃하는 기자들.
“네, 저들이 섣불리 나오지는 않을 테니까요.”
노형진은 자신이 생각한 계획을 그들에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 * *
“아가씨, 빨리 이쪽으로.”
“아, 썅! 내가 왜 이 꼴로 도망가야 해?”
“그런 말 할 때가 아닙니다, 아가씨.”
“장난하냐고! 내 문제도 아닌데 내가 왜 도망을 가느냐고!”
“이런 건 같이 있어 봐야 좋을 게 없다고 피하라는 게 회장님의 말씀이십니다.”
투덜거리면서 병실을 나오는 유소미. 그녀는 속으로 좋은 날은 끝났다면서 피눈물을 흘렸지만 최후의 순간까지 자신의 연기에 충실했다.
“다른 병원을 미리 준비했으니…….”
“뭐, 다른 병원? 병원? 내가 미치겠네, 진짜……. 아빠는 왜 나한테만…….”
툴툴거리면서 내려온 그녀는 대기장에 있던 곳을 지나 화려한 외제 차를 타고 그곳을 빠져나갔다. 그리고 그 장면을 보고 있던 안기부는 고개를 갸웃했다.
“아니, 저거 유소미 양 아닙니까?”
“맞습니다.”
“근데 왜 나가요? 필요 없다고 퇴원시킨 건가요?”
“그럴 리가요?”
노형진은 유소미라는 카드를 그냥 그렇게 쉽게 버리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미끼입니다.”
“미끼?”
“네, 오늘 퇴원 예정이라는 소리를 듣고 유소미도 나오라고 했지요.”
“왜요?”
“저들이 여기 의심 안 하겠습니까?”
“아!”
안기부는 노형진의 말에 상황을 알아챘다. 아무리 이쪽을 다른 사람들이 잘 모른다고 해도 만일의 사태란 있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그녀는 나오다 말고 다시 안쪽으로 도망갈 것이다.
“그러면 우리가 목표로 하는 취재는 불가능하죠.”
“그렇지요.”
“그래서 미끼를 던진 겁니다.”
기자들의 습성상 이런 경우 안에서 누군가 나오면 일단 달라붙을 게 뻔하다. 남영사료도 그리고 그쪽 변호사도 그걸 알고 있을 것이다.
“그쪽도 변호사가 저처럼 코디해 주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실력에서 차이가 많이 나네요.”
노형진은 그 말에 히죽 웃었다.
“칭찬은 감사합니다. 하여간 이렇게 유소미 양이 먼저 퇴원했는데 아무도 없다면 그쪽에서는 의심을 안 하고 나올 겁니다.”
“그 후에는 도망치기에는 늦은 거죠.”
“그렇죠.”
노형진은 고개를 끄덕거렸고 그렇게 시간이 지났다. 한 시간쯤 지났을까?
“나옵니다.”
저 멀리 복도에 보이는 한 무리의 사람들. 그들의 선두에는 욕심이 많아 보이는 여자가 온갖 짜증을 내고 있었다.
“아니, 내가 뭘 잘못했는데 바람난 년 죽인 게 그렇게 큰 죄야! 큰 죄냐고!”
“사모님…… 그건 일단 나중에…….”
“내가 왜 도망을 가!”
“아무리도 분위기가 안 좋습니다.”
“그건 내가 알 바 아니지. 버러지들이 떠든다고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니잖아?”
이를 박박 가는 윤영자. 그리고 그런 그녀를 달래면서 그녀를 데리고 가는 사람들.
“왔군요.”
노형진은 히죽 웃으면서 그들을 바라보았다.
“아오, 씨발. 저…….”
그걸 본 안기부는 엉덩이가 들썩거렸다. 기자의 본능이 그녀를 따라가라고 시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형진은 그런 그를 진정시켰다.
“제대로 취재하려면 진정하고 기다리는 법도 알아야 합니다.”
“그거야 그런데…… 아오…….”
“조금 기다리세요. 확실하게 카메라에 잡혀야 합니다. 작전 망하게 하고 싶은 건 아니죠?”
“네, 네…….”
그 말에 결국 안기부는 어쩔 수 없이 포기하고 자리에 앉아 버렸다.
“기자들의 실수를 답습하지는 맙시다.”
이런 경우 기자들의 실수는 보이자마자 무조건 달라붙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건 한 가지 문제가 있다.
“그래요……. 좋은 사진을 찍어야 하니까.”
보이자마자 달라붙으면 좋은 사진을 찍지 못한다. 그래서 제대로 사용하기도 힘들다.
“그러니까 참아요.”
노형진은 그들이 오는 통로에 이미 초소형 카메라와 녹음기 그리고 사진기를 비치한 상태로 원격으로 촬영하고 있었다. 그들의 일거수일투족과 그들의 행동이 모두 기록되고 있는 것이다.
“도착했습니다.”
그들이 드디어 입구로 도착하고 차로 가려고 하는 찰나였다. 노형진은 무전기를 누르고 바로 명령을 내렸다.
“지금입니다!”
“우와!”
“한마디만 해 주시죠!”
“허억!”
윤영자는 눈앞에서 벌어지는 장면을 보고 기겁했다. 숲이나 자동차, 심지어 박스 더미 안에서 마치 무슨 좀비처럼 기자들이 갑자기 튀어나왔기 때문이다.
“뭐…… 뭐야! 기자들 없다며!”
그녀는 너무 당황한 나머지 후다닥 부하들의 뒤로 숨었다.
“젠장…… 뚫어!”
윤영자의 변호사는 그걸 보고 사색이 되었다.
‘도대체 어떻게……?’
오늘 탈출을 위해서 몇 번이나 확인했고 심지어 미리 미끼까지 내보냈다. 그런데 걸리다니.
“이번 사건에 대해서 하실 말 없습니까?”
“전혀 반성하지 않으시는 것 같은데요?”
“희생자 가족들에게 하실 말씀 없습니까!”
몰려드는 기자들. 그리고 그 앞에서 허우적거리는 윤영자는 탈출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일단 자리는 잡았군요.”
노형진이 소수의 사람들을 데리고 온 것은 두 가지 목적이 있었다. 첫째는 그들이 가장 앞쪽 자리를 잡을 수 있게 해 주는 것. 둘째는 윤영자가 도망가는 것을 막는 것. 그리고 그 목적들이 모두 달성되었으니 다음 작전을 실행할 때였다.
“고 팀장님, 이야기하세요.”
“알겠습니다.”
핸드폰 너머로 들리는 고문학의 목소리.
고문학은 그 시각 현관에서 다른 기자들과 있었다. 그는 노형진의 전화를 받고는 작전을 실행하라는 말을 듣고 대답하고는 전화를 끊으면서 고개를 흔들었다.
“이거 참…… 진짜 사람 머리 꼭대기 위에 앉아 있다니까.”
일반적인 변호사라면 이런 작전은 쓰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치밀한 작전 덕분에 윤영자는 점점 곤란해질 것이다.
“윤영자다! 윤영자가 나타났다!”
“뭐라고요?”
“그게 무슨 소리예요!”
멍하니 병원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은 고문학의 소리에 깜짝 놀랐다.
“윤영자가 화물적치장으로 도망가고 있답니다.”
“그 말이 사실이에요!”
“젠장!”
기자들은 황급하게 그쪽으로 뛰기 시작했고 고문학은 바로 전화기를 들었다.
“어, 나다. 그래, 차 움직여. 피날레를 준비해야지.”
그렇게 명령을 내린 그는 뛰어가는 기자들을 보면서 입맛을 다셨다.
“노 변호사가 상대라니……. 그쪽 인간들 진짜 자살하고 싶어지겠구만…….”
도리어 상대방이 불쌍해지는 고문학이었다.
* * *
“젠장!”
윤영자의 변호사는 이를 악물었다. 아까는 그래도 숫자가 적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틈엔가 수백 명의 기자들이 몰려온 것이다.
‘망했다.’
아마도 현관 쪽에 있던 기자들이 모조리 몰려온 듯했다. 그들은 급한 마음에 무거운 장비는 두고 왔지만 카메라를 들이밀면서 몰려오고 있었고 당연히 윤영자는 탈출할 수가 없었다.
“이거 어쩔 거야! 쫓아내! 쫓아내라고!”
보디가드의 뒤에 숨어 있는 윤영자는 쫓아내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었고 기자들은 점점 많아지고 있었다. 물론 그들도 대혼란인 만큼 기자들도 대혼란이었다.
“밀지 마!”
“으아!”
기자들이 도착해 보니 노형진이 빼 간 기자들이 이미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을 밀고 들어가서 자리를 잡아야 했기 때문에 기자들끼리도 치열한 몸싸움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당연히 앞에 있던 기자들이 앞으로 밀려들어 가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서 윤영자의 주변은 말 그대로 혼란의 도가니였다.
“한마디만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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