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618)
“망할 새끼, 그때 다 빼앗았어야 했는데.”
동생에게 사기를 쳐서 땅을 빼앗았을 때 약간 빼앗지 못했는데 그게 바로 그 집이었다. 그런데 그게 이렇게 곤란한 일을 만들 거라고는 그는 생각도 못했다.
“도리어 우리가 그 집을 배상해 줘야 하는 상황입니다, 회장님.”
“배상? 배상? 미쳤어! 우리가 왜 그 새끼들 집을 지어 주는데!”
“하지만 그쪽에서 역으로 손해배상을 요구해 왔습니다.”
화재의 책임이 강성태에게 이는 이상 노형진이 그냥 당할 리 없다. 당연히 강성태에게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지금이야말로 하지, 계속 안 해 주면 소송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젠장!”
* * *
“하하하.”
송정한은 기가 막혀서 웃음만 나왔다. 누구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한 사건이었다. 모든 것이 다 불은 이쪽 집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완전히 뒤집혔군. 도대체 어떻게 알았나?”
“그냥 우연이었습니다.”
만일 노형진이 미래에 그런 연통에서 일어나는 화재에 대해서 뉴스에서 본 기억이 없었다면 전혀 모르고 넘어갔을 것이다. 하지만 그 어렴풋한 기억 덕분에 사건은 도리어 뒤집혔고 그 배상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감사합니다. 진짜 감사합니다.”
강석현은 눈물이 가득했다. 노형진 덕분에 동생과 헤어져서 살지 않아도 되게 된 것이다. 집 한 채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엄청나서 만일 그 집과 남은 재산을 빼앗겼다면 그는 동생과 헤어져서 고아원을 전전하다가 죽었을 것이다.
“아직 소송이 끝난 건 아니란다. 일단은 우리가 이기기는 했지만 강성태가 그걸 배상해 주려고 하지는 않을 테니까.”
“그래도 재산만 빼앗기지 않은 게 어딘데요?”
“그건 아니야. 땅은 빼앗기지 않았지만 그래도 집은 없지 않느냐. 땅만 있다고 거기서 살 수는 없지. 그렇다고 네가 거기에 집을 지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
그 말이 맞다. 아무리 땅이 있어도 거기에 집이 없으면 사람은 살 수가 없다. 컨테이너식 조립식 건물 하나 둔다고 해도 결국은 돈이 있어야 하는데 고작 고등학생인 강석현이 그 정도 돈을 가지고 있을 리 없다.
“결국은 강성태에게서 그 돈을 받아 내야지.”
“하지만.”
강석현은 우려스러운 얼굴이 되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강성태에 대해서 가장 잘 아는 것은 자신이다. 그리고 그가 자신을 도와줄 리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안다. 그러니까 함정을 파야지.”
“함정을 판다고요?”
“그래.”
노형진은 강석현의 머리를 슥슥 문질렀다.
“강성태는 상황이 좋지 않다. 그러니까 어떻게 해서든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야. 그 점을 적극 이용해야지.”
노형진은 이미 강성태의 재무 상태를 확인한 후였다. 그런데 의외로 강성태의 재무 기록은 좋지 않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호텔은 점점 늘어나는데 건물이 오래되어서 주차장은 턱없이 부족하다. 서울에서 손님을 받기 위해선 주차장은 필수다. 하지만 주차장이 없어서 호텔은 손님이 절반도 안 차는 상황.
‘심지어 지하에 있는 클럽도 나간다고 했지.’
클럽에 놀러 오는 사람은 상당수가 차를 가지고 온다. 그리고 거기서 놀고 호텔에서 잔다. 그래서 상당수 호텔에 클럽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주차장이 없는 호텔에 과연 누가 오려고 하겠는가?
“그럼 어쩌시게요?”
“그 부분은 일단 어른에게 맡겨라.”
노형진은 강석현의 머리를 슥슥 문질렀다.
“그 이후에는 우리가 해결할 테니까 후후후.”
* * *
“집 못 지어 줘. 난 몰라.”
배 째라고 나오는 강성태. 노형진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럴 거라 예상했기 때문이다.
‘하긴 순순히 지어 주는 놈이 병신이지. 사실 거기에 집을 올리기에는 아까운 땅이기도 하고.’
그곳은 말 그대로 노른자위 땅이다. 하지만 강석현은 돈이 없어서 다른 곳으로 갈 수가 없다. 그 집마저 빼앗기면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그 땅을 팔면 다른 동네에 갈 수도 있지만 자신은 사회에 대해서 잘 모르는 미성년자라는 점을 알고 있는 그는 섣불리 어른을 믿고 거래하기보다는 일단은 쥐고 있기로 한 것이다.
‘똑똑한 선택이었어.’
딱 봐도 그 땅을 노린 사기꾼들이 계속 접근했다. 하지만 강성태에게 한번 당한 강석현은 절대로 땅을 주지 않아서 버틸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떠날 시점은 되기는 했지.’
여기는 절대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 사방에 모텔에 호텔에 술집에 나이트까지 바글바글한 유흥가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여기서 떠나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도움이 된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그걸 저 인간에게 알릴 이유는 없지.’
노형진은 내심을 감추면서 강성태에게 마지막 최후통첩을 했다.
“집을 지어 주지 않으신다면 저희는 압류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내가 그럴 돈이 어디 있어!”
“그거야 나야 모르죠. 호텔을 팔든 저 뒤쪽에 있는 다른 땅을 팔든.”
“말도 안 돼! 그게 무슨 땅인지 알아!”
“알죠, 충분히.”
그 땅은 주차장을 지어야 하는 땅이다. 그런데 그 입구를 강석현이 막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그 땅을 팔아서 집을 지어 준다? 그건 또 다른 제3자가 입구를 막는 꼴이다.
‘더군다나 저 안쪽은 맹지거든. 후후후’
맹지란 인접한 도로에서 멀리 떨어진 땅을 뜻한다. 그리고 위치에 상관없이 맹지는 그 가치가 엄청나게 하락한다. 접근할 도로가 없으니 사람들이 가지 않아 상권이라는 게 생길 수가 없기 때문이다.
‘네놈이 그 땅을 사기 위해서 돈을 다 쓴 건 알고 있다.’
강성태는 그쪽을 다 살 수밖에 없었다. 주차장을 지어야 하니까. 그래야 호텔을 살릴 수 있으니까. 그러니 현재 자산이 없는 건 당연한 일. 결국 집을 지어 주기 위한 자산은 한 푼도 없었다.
“너 이 새끼.”
“싫으시면 말든가요.”
노형진은 씩 웃으면서 일어났다.
“만일 안 지어 주시면 제가 살 겁니다.”
“뭐라고?”
“안 지어 주면 제가 살 거라고요.”
그 말에 노형진을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강성태. 하지만 그다음 말은 그냥 어이없다는 말로 끝낼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전 돈 넘칩니다. 하지만 당신은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요? 이 호텔도 압류 직전이라고 들었는데요.”
“너······ 이 자식······.”
이를 박박 가는 강성태. 하지만 그 말이 사실이었다. 이 호텔은 압류되기 직전이다. 애초에 요즘 시대에 지하철이나 버스 타고 다니면서 관광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주차장이 없으니 당연히 호텔이 망할 수밖에.
“이야기를 들어 보니 여행사랑 이야기도 끝난 것 같더만.”
그 말에 얼굴이 사색이 되는 강성태.
“어······ 어떻게······.”
이 근처에는 관광지가 많다. 그래서 집단 관광객들도 많이 온다. 그러니 주차장만 만들면 그들을 다 흡수할 수 있다. 여행사들도 그 이야기를 다 해 둔 상태.
“뭐, 팔기 싫으면 마세요.”
저 땅을 손에 넣지 못하면 이 호텔은 망한다. 결국 그걸 알고 있는 강성태는 고개를 푹 숙였다. 강제로 빼앗을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노형진이라는 변호사가 붙어 있는 이상 그럴 수도 없다.
“제발······ 그 땅을 이용할 수 있게 해 다오······.”
“싫은데요? 그러면 석현이 형제는 살 곳이 없어져서요.”
“제발······.”
아무리 욕심이 많은 강성태라고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그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이렇게 부탁드립니다. 제발······.”
결국 반말에서 존댓말로 바꾸는 강성태. 노형진은 그제야 자세를 바로 잡았다.
“뭐, 그렇게 말씀하신다면야.”
노형진은 그에게 자신들의 요구 조건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말을 들은 강성태는 이빨을 빠드득 갈면서도 어쩔 수 없이 그 말을 들어 줄 수밖에 없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 * *
“어떠냐? 집이 마음에 드냐?”
“네.”
집을 보면서 강석현은 미소를 지었다. 강성태에게서 받아 온 돈이 적지 않아 작은 전세를 구할 수 있었고 그 집은 학교에서도 가까워서 공부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위치였다.
“그래도······ 과거에 집을 떠난 게 아쉽기는 하네요.”
“어차피 거기는 공부하기는 좀 한계가 있으니까. 유흥가는 비싸기는 하지만 살 만한 곳은 아니지.”
그 말에 고개를 끄덕거리는 강석현이었다. 창 바깥에서는 맨날 취객들의 싸움 소리가 들리고 집 앞에 나가면 토사물이 가득한 곳이었다.
“어차피 사람이 사는 곳과는 다르니까.”
노형진은 집을 보면서 씩 웃었다.
“그나저나 그냥 팔지 그랬냐?”
“그러면 미래가 암울해지거든요.”
노형진은 그 땅을 팔지 않았다. 그 대신에 사용료를 받는 계약을 했다.
“만일 팔게 되면 보복하려고 할 수도 있고요.”
“그런가?”
“네, 이미 끝난 관계이니까요.”
하지만 이렇게 묶어 두면 보복하려야 할 수가 없다. 보복하게 되면 그 땅의 소유권은 동생에게 넘어가 동생이 사용을 막아 버릴 테니까.
“설사 둘 다 죽는다고 해도 유언에 따라서 그 땅은 우리가 관리하게 되니까요.”
“쉽게 말해서 그 땅의 숨통을 조이고 있는 셈이군.”
“그렇지요. 단기적으로는 손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득입니다. 이제 호텔이 잘될 테니 그러면 뜯어먹을 수 있는 게 늘어날 테니까요.”
노형진은 씩 웃었다. 확실히 호텔에 주차장이 생기면 그곳은 잘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 팔면 지금 상태의 호텔을 기준으로 돈을 요구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아무래도 받는 돈은 터무니없이 작아질 수밖에 없지요.”
“나중에 호텔이 잘되면 호텔의 입장에서도 어쩔 수 없고 말이야.”
“그렇습니다.”
입구를 틀어막고 있으니 사용료를 올려도 줄 수밖에 없다. 설사 나중에 사려고 한다고 해도 장사가 잘되는 호텔과 안 되는 호텔의 가격차는 클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고 말이다.
“석현이는 미성년자입니다. 아무리 똑똑하다고 하지만 갑자기 수억에 달하는 큰돈이 생기면 자칫 잘못하면 인생이 망가질 수도 있습니다.”
“하긴······ 주변에 어른이 없으니.”
새론에서 영원히 봐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니 스스로 자기 살길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이 정도면 충분히 살길은 되고도 남을 겁니다.”
“그렇겠지.”
계약금 1억에 월 400만 원. 적지 않은 돈이다. 아무것도 없는 빈땅치고는 터무니없는 가격일지 모르지만 강성태로서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조건이었다.
“일단은 해결된 것 같네요.”
노형진은 밝은 얼굴로 새로 얻은 자신들의 집을 보는 두 형제를 보면서 말했다.
“약간은 안쓰럽군.”
“결국은 도와줄 수 있는 데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그들의 삶은 그들이 개척하는 수밖에 없다.
>3장. 기획 소송?>
“노 변호사.”
“네?”
“자네가 이번 적당한 건수를 찾아줘야겠어.”
“건수요?”
노형진은 고개를 갸웃했다. 새론에는 언제나 사건이 넘친다. 그런데 적당한 건수라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던 것이다. 사건이 넘치고 그래서 일거리가 많아서 죽어 나가는 판국에 적당한 건수라니?
“우리 회사에 돈 떨어졌습니까? 적당한 건수라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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