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629)
“이…… 이런 건…… 받은 적이 없는데.”
“그래서 직접 드리는 거죠.”
“뭐라고요?”
경찰들은 당황해서 눈앞에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도대체 누구기에 이런 명령서를 직접 들고 온단 말인가?
“당신은 누군데요?”
“우중헌 검사합니다. 이번 체포 작전을 실행할 사람입니다.”
“체포 작전?”
작전이라는 말에 경찰들은 갸웃했다. 아무리 한두 명 체포할 거면 자신들에게까지 찾아올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딱 봐도 지금 있는 사람들이 열다섯 명은 되어 보이는데 왜 자신들까지 찾아온단 말인가?
“말 그대로 범죄자에 대한 체포 작전입니다. 감금, 협박, 폭행, 사기, 절취, 성매매 등의 혐의로 총 마흔다섯 명에 대해서 구속영장에 청구되었습니다.”
“뭐라고요!”
자신도 모르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는 경찰들.
“우리는 이곳에 대해서 잘 모르니까 당신들이 좀 도와줘야겠습니다. 전면에 나서 주십시오. 아까 명령서를 보셨지요?”
그 말에 사색이 되기 시작하는 경찰들.
‘그렇지. 그럴 줄 알았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뭐든 눈 감으면서 편하게 지내던 경찰이다. 그런데 자신들이 전면에 나서서 체포하게 되면 좋은 소리가 나올 리 없다. 노형진은 그 부분을 예상하고는 검사인 우중헌에게 체포에 관련된 모든 업무를 현지 경찰에게 위임하라고 한 것이다.
“이 사람들은 뭐하는데요? 놉니까?”
어떻게 해서든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 항의해 보는 순경들. 섬이라는 공간의 특성상 자신들이 누군가를 체포하면 좋은 꼴은 못 보기 때문이다.
“아, 이분들은 변호사님 일행입니다.”
우중헌의 소개에 노형진은 씩 웃으면서 그들에게 자신들의 한계를 명확하게 했다.
“애석하게도 우리는 공권력이 아니라서 체포 권한이 없네요.”
“그래도 열두 명은 남지 않습니까?”
“이쪽은 경찰이 아니라 불법체류자 감시 팀입니다.”
“불법체류?”
“여기에 사는 불법체류자들이 주민들에게 폭행을 가한다는 신고가 있어서요.”
그 말에 사색이 되는 경찰들. 그러면 남은 사람은 고작 여섯 명. 마흔다섯 명의 구속영장을 집행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추가적인 인원은 없습니까? 설마 이거로?”
“있기는 하죠. 항구와 부두에 네 명씩 붙어서 감시중입니다. 범죄자들이 도망가면 곤란하지 않습니까?”
우중헌의 말에 경찰들은 사색이 되기 시작했다.
* * *
“최치덕! 폭행으로 체포한다!”
그들을 감금하고 있던 사람들을 시작으로 체포 작전이 시작되었다. 불법체류자들은 황급하게 도망갈 길을 찾기 시작했지만 그들이 여자들을 섬이라는 지형을 이용해서 가둬 뒀듯이 이번에는 그들이 섬이라는 지형에 갇혀 버려서 손쓸 수가 없었다.
섬에서 나가는 배는 열 시간 후에나 들어오기 때문에 나갈 수가 없는 데다가 부두 쪽은 이미 경찰이 감시하는 상황.
“해경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구조 요청이 들어왔다고 하더군요.”
우중헌은 그렇게 말하면서 노형진을 놀랍다는 듯 바라보았다.
“아니, 어떻게 예상하신 겁니까?”
방금 전 다수의 선박에서 구조 요청이 들어왔고 해경은 급하게 그쪽으로 가기 시작했다고 한다. 노형진이 그런 일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이야기해 뒀기 때문에 출동 자체가 얼마 걸리지 않았다.
“당연한 거죠.”
“당연?”
“배들은 각자 기항지가 있습니다. 이 섬에서 나간 배들은 당연히 이 섬이 기항지이지요.”
“그렇지요?”
“그런데 불법체류자 중국선원들이 여기에 들어올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 어떻게 할까요?”
“아!”
여기서 단속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들은 이 섬에 들어가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들어오면 불법체류로 잡혀갈 게 뻔하니까.
“하지만 선박의 선장 입장에서는 그럴 수가 없죠.”
만일 다른 섬으로 가서 그들을 내려 주면 도피 죄가 성립된다. 그들은 구할 수 있겠지만 선장 자신이 형사처벌을 피할 수 없다.
“결국 강제 출국을 피하기 위해서는 그들을 선박을 탈취해서 다른 섬으로 가는 수밖에 없지요.”
노형진이 피식 웃으면서 말하자 우중헌은 기가 막히다는 얼굴이 되었다. 자신은 체포만 생각했지, 그런 일은 생각도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떤 나라든 선상 반란에 대해서는 무척이나 엄하게 처벌하지요.”
설사 선장에게 위해를 끼치지 않더라도 선상 반란은 무척이나 처벌이 강하다. 선상이라는 특성상 고립된 공간이고 무슨 일이 벌어지면 은폐하기 좋은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 안 좋은 일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럴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살인까지 하면서 탈출하려고 하지는 않을 겁니다.”
노형진은 그렇게 말했지만 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뭐, 그러면 어쩔 수 없고.’
탈출하던 날 밤. 선장들이 돈을 아낄 목적으로 대놓고 한국 선원들을 해고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일이 터졌으니 과연 다시 쓰려고 할까?’
아무리 위해를 안 가한다고 해도 협박과 폭행이 수반될 수밖에 없고 그러면 다음부터는 중국 선원들을 이용하는 것을 꺼려 할 것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진짜 재수 없어서 살인 사건이 터질 수도 있지만 그건 결국 돈을 아끼자고 중국인들을 고용한 그들의 선택이다.
“해경에게 감시 잘하라고 하세요. 한두 척이 아닐 겁니다.”
“당연하지요.”
우중헌은 히죽 웃었다. 좌천 비슷하게 지방으로 떨어진 그였다. 그런데 이런 지방은 다시 올라가기 위한 실적이 마땅한 게 없었다.
‘하지만…… 이거라면…….’
수백 명의 불법체류자. 그리고 감금이나 납치 폭행 등 수십 건의 강력 범죄 그리고 상당수의 선박 나포 등 해적 행위. 이 정도면 자신을 다시 서울로 보내 줄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이다.
‘땡잡았다.’
공식적으로 이 모든 사건은 노형진이 그를 찾아와서 맡긴 사건으로 인지 사건에 들어간다. 즉, 자신이 찾아서 수사한 사건이라는 거다. 그러면 이 모든 게 자신의 실적.
“빨리 움직여!”
그는 하루 빨리 서울로 갈 생각에 수사관들을 다그치기 시작했다.
* * *
“아이고!”
“아범아, 이게 무슨 일이냐!”
집 바깥으로 끌려 나오는 사람들. 그들은 저항을 하면서 소리를 고래고래 질렀다.
“김 순경! 자네가 우리한테 이럴 수 있어! 이럴 수 있냐고!”
“저희라고 방법이…….”
김순경은 진땀을 뻘뻘 흘렸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이미 구속영장이 나온 상태에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우리가 챙겨 준 게 얼만데!”
“그건 좀…….”
김순경은 진땀을 뻘뻘 흘렸다. 뒤에 검사와 변호사가 있는데 그런 말을 하는 건 자신을 곤란하게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냥 넘어갈 줄 알아!”
길길이 날뛰는 마을 사람들을 보면서 노형진은 피식 웃었다.
‘그래, 싸워라.’
저들이 싸우면 유리한 건 자신이다. 여기 경찰이 아무리 법원 명령을 집행한 것뿐이라고 하지만 사람들의 분노는 그들에게 향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조사 과정에서 그들은 경찰의 비리에 대해서 다 까발릴 테니 저들은 살기 위해서라도 반대로 마을 사람들의 비리를 까발릴 것이다.
‘내가 그냥 심심해서 저 녀석들을 전면에 내세운 게 아니란 말이지.’
안 그래도 벌써 그들의 사이는 망가지고 있었다.
“내가 준 게 얼만데! 엉!”
“쉿! 그건!…….”
“우리가 해 준 게 얼만데 자네가 우리 뒤통수를 쳐!”
“저기, 그건 나중에 말하자니까요.”
검사 역시 그런 걸 알고 있기 때문에 피식 웃을 뿐이었다. 우중헌 역시 이런 섬의 경찰이 어떤 자리인지 뻔하게 알기 때문이다.
‘흐흐흐.’
우중헌은 그걸 보면서 속으로 웃고 있었다. 저들이 싸울수록 자신의 실적은 늘어나니까.
“그나저나 우리는 일 안 해유?”
노형진이 피식거리면서 웃자 강성태가 조심스럽게 다가와서 물었다. 지금 저들에게 형사적 처벌을 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중요한 사항은 자신들의 책임, 즉 민사적 부분을 실행해야 하는 것도 있었다.
“해야지요.”
노형진은 웃으면서 방금 전 남자가 끌려간 집으로 다가갔다.
“반갑습니다. 노형진 변호사라고 합니다.”
“변호사? 이보시오! 빨리 좀 내 아들 좀 살려 주시오! 어서! 내 아들이 잡혀갔잖소!”
노형진이 변호사라는 말에 황급하게 매달리는 사람들.
‘쩝…… 내가 왠지 악마가 된 기분인데.’
하지만 노형진은 그들에게서 의뢰를 받으러 온 게 아니었다.
“그전 제가 해 드릴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뭐라고요?”
“아드님은 감금 및 갈취의 종범으로 잡혀간 거라서요.”
“아니, 그게 무슨 말이오!”
“말 그대로죠.”
그는 여자들이 그곳에 잡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었다. 그것도 다른 사람들처럼 그냥 예상은 하지만 모른 척하는 게 아니라 그걸 알면서도 그리고 도움 요청을 받았으면서도 모른 척한 사람이다. 말 그대로 범죄를 은닉한 것이다.
“아드님이 범죄를 알면서도 모른 척헸으니 그 처벌을 받는 수밖에요.”
“내 자식이 그럴 리 없어요! 그럴 리가!”
“없으면 풀려나겠지요.”
하지만 여자들은 그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자신들의 도움 요청을 묵살한 정도가 아니라 그 사실을 포주들에게 말해서 구타를 당하게 만든 장본인이었다.
‘멍청하기는.’
사실 모른 척만 한 정도면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하지만 그들은 적극적으로 범죄자들을 도왔다. 범인들도 멍청이는 아니다. 그들은 여자가 도망치려고 도와 달라고 하는 걸 이야기해 주면 한번 공짜로 할 수 있게 해 주고 도망간 여자를 잡아 오면 다섯 번을 공짜로 해 줄 수 있게 했다. 여자들의 도망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그게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지. 에효.’
문제는 그렇게 해서 실질적으로 범죄로 이득을 본 순간 그들은 종범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여러분들을 도와 드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아니, 그게 무슨 말이오!”
노형진은 그들에게 뭔가를 내밀었다.
“그건?”
“손해배상에 관련된 서류들로 인한 가압류 관련 서류입니다. 이 집을 비롯해서 아드님의 재산은 현 시간부로 가압류됩니다.”
“으윽!”
“아버지!”
뒷목을 잡고 쓰러지는 사람들. 노형진은 그걸 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빨리 육지 병원으로 가시는 게 좋겠네요. 여기 나와 있던 의사도 잡혀간 거 아시죠?”
노형진은 웃으면서 말했지만 그 내부에는 칼이 잔뜩 들어 있었다.
* * *
“자네, 악마인가?”
“네?”
노형진을 탈출시켜 줬던 성진경의 질문에 어리둥절했다.
“제가 악마라니요?”
“아니, 자네 덕분에 섬이 작살나고 있네. 알고 있나?”
“아아.”
노형진은 그 말에 피식 웃었다.
“그렇기는 하죠. 뭐 그런 걸로 보면 악마 맞네요.”
섬에 젊은 남자들은 상당수 잡혀갔다. 그리고 일을 하던 대다수 중국인 선원들 역시 잡혀가거나 추방당했다. 순식간에 섬의 인구가 줄어들 정도로 타격이 컸다. 더군다나 섬에 대한 소문이 돌면서 관광객까지 급감한 상황.
“그건 둘째치고 민사까지 하는 건 좀 너무하지 않나?”
형사적인 거야 노형진이 어쩔 수 없다고 쳐도 민사를 거는 방식은 말 그대로 악마처럼 악랄했다. 가압류를 하는 것은 기본이고 멀쩡한 집안에다가 압류를 피하려면 이혼해야 한다고 감언이설을 던져서 이혼소송을 의뢰받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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