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636)
“튀어!”
그러나 경호 팀은 이미 사방에서 포위한 상태였다. 그들이 도망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경호 팀에게 막혀 있는 상황.
“썅, 매달려! 전기 충격기잖아! 같이 당하기 싫으면 안 쓸 거야!”
그래도 머리 좋은 놈이 있는지 그 말에 다들 경호 팀에게 매달렸다. 그러나 그런 그들에게 들려온 목소리는 어이가 없다는 비웃음이었다.
“너희들, 바보냐?”
“뭐라고? 끄아악!”
매달린 아이는 비명을 지르면서 얼굴을 부여잡고 바닥을 나뒹굴었다. 경호 팀이 그런 간단한 저항을 예상하지 못할 리 없었다. 그들은 그때를 대비해서 이미 후추 스프레이를 가지고 있었다. 후추 스프레이의 약점은 짧은 사정거리. 하지만 전기 충격기를 막기 위해서 매달리는 아이들이니 거리가 있을 수가 없었다.
“아악!”
“끄아악!”
사방에서 들리는 비명 소리. 노형진은 그걸 보면서 느긋하게 말했다.
“비싼 애들입니다. 상품 안 다치게 조심해서 다뤄 주세요.”
“네.”
노형진의 말에 다들 대답하고 아이들은 그 말에서 왠지 모를 공포에 떨어야 했다. 그리고 그 뒤에 있던 무태식은 씁쓸한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잠시 후, 아이들은 하나같이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그들의 팔과 다리는 케이블 타이로 묶여 있었다.
“자, 어린이 친구들.”
노형진은 그들을 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아까 내가 뭐라고 했지?”
“…….”
“이런, 이런…… 대가리가 비어서 모르나 본데. 하긴 뭐 대가리는 팔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상관없기는 하지. 내가 아까 우리 어린이 친구들에게 이렇게 말했지요. 사회적으로 도움이 되게 만들겠다고.”
“…….”
“대답 안 하네?”
노형진이 히죽 웃으면서 말하자 경호 팀 한 명이 아이들에게 다가가려고 했다.
“네!”
“그…… 그러셨어요.”
그 말에 황급하게 말하는 아이들.
‘내 그럴 줄 알았다.’
무슨 파니 어쩌니 하면서 무리지어도 아직은 학생. 제대로 된 폭력에 부딪치자 다들 겁을 먹은 것이다.
‘뭐, 좀 더 겁을 줘 볼까.’
노형진의 경험상 이런 녀석들은 물어봐야 제대로 대답하지 않는다. 그냥 물어보면 의리니 뭐니 하면서 마음대로 떠벌린다. 물론 돈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돈을 좋게 쓰지 않을 게 뻔하니 그냥 주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도움이 안 되는 아이들은 내가 개인적인 방식으로 도움을 얻을 거야.”
“개인적인 방식?”
“그래.”
“무…… 무슨 방식요?”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눈치챈 아이들은 바들바들 떨었다.
“아이들의 싱싱한 장기는 생각보다 돈이 되거든. 아무래도 건강하고 튼튼하니까. 얼마나 사회적으로 도움이 되고 좋아? 쓰레기 같은 너희 장기로 사회적으로 능력이 되는 올바른 사람들을 살릴 수 있다고. 물론 돈이 많은 분들이지.”
“허억!”
“헉!”
그 말에 사색이 되는 아이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실제로도 얼마 전에 장기 밀매 조직이 발각되어서 일망타진되는 뉴스가 있었다. 지금까지 정부에서 대한민국에 장기 밀매 조직이 없다고 주장해 왔지만 경찰까지 낀 장기 밀매 조직이 발각되면서 온 대한민국이 뒤집혔다.
“설마 우리 조직이 그렇게 쉽게 박살 날 거라 생각한 거야?”
“아아아.”
아이들은 얼굴이 사색이 되면서 오줌을 질질 싸기 시작했다.
“가지고 왔지?”
“네.”
노형진은 뭘 가지고 왔는지 말하지도 않았지만 경호원은 마치 안다는 듯 대답했고 그들의 앞으로 한 대의 차량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으아아아…….”
그리고 그걸 본 아이들은 처절한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그건 다름 아닌 탑차였다. 제법 커다란 탑차. 그건 번호판을 가린 채로 천천히 주차장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그 안에서 비명을 질러도 소용은 없어. 그러니까 기대하라고.”
“살려 주세요! 살려 주세요!”
아이들은 노형진의 말에 바들바들 떨면서 매달리기 시작했다.
“싫은데?”
“제발 살려 주세요!”
“왜? 너 하나 팔면 3억은 나오는데? 너희가 3억씩 줄래? 그러면 살려 줄게.”
그럴 돈이 있을 리 없다.
“제발요. 이렇게 빌게요.”
무릎을 꿇고 싹싹 비는 아이들. 노형진은 그들을 보면서 씩 웃었다.
“좋아. 기회를 주지. 아까도 말했지만 난 착한 사람이에요. 도움이 되는 사람은 해치지 않아요.”
웃으면서 하는 노형진의 말에 옆에 있던 무태식은 미친놈 바라보듯이 바라보았다. 그는 그냥 노형진이 하도 어이가 없어서 바라본 것이지만 아이들의 눈에는 ‘이런 미친놈이 헛소리하고 있네.’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다 보니 그 애들은 더욱 공포에 찌들었다.
“제…… 제발 살려 주세요……. 제발……. 흑흑.”
“좋아. 그러면.”
노형진은 두 장의 사진을 꺼냈다.
“이거 보이지? 이 새끼들이 우리 조직이랑 사이가 안 좋은데 말이야. 튀었거든. 어디 있는지 아는 사람? 정보를 주는 녀석들은 곱게 보내 주지. 물론 신고하면 가족까지 찾아갈 거야. 알지?”
“주…… 주세요. 주세요.”
황급하게 사진을 받아 간 아이들은 그걸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아는 사람?”
“저요! 저요!”
“저도 알아요!”
너도나도 손을 드는 아이들. 노형진은 그 아이들을 따로 분류해 냈다.
“나머지는 모르는 거야?”
“네.”
전혀 알지 못하는 상황이니 그 아이들은 침묵을 지킬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 필요 없어.”
“헉!”
“아까는 말하면 살려 주신다고 했잖아요!”
“말한 사람만 살려 준다고 했지.”
노형진이 고개를 까딱하자 경호원들은 아이들을 강제로 탑차에 태우기 시작했다.
“살려 주세요!”
“아악!”
“잘못했어요! 착하게 살게요!”
그리고 안다고 손을 들었던 아이들은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진짜로 끌고 갈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던 것이다.
“살려 줘요!”
“엄마!”
“구해 줘!”
하지만 탑차는 ‘탕!’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닫혔고 그대로 출발해 버렸다.
“자 남은 애들은 거짓말 안 했기를 빈다. 그러면 내가 떠난 차를 다시 불러야 하거든.”
“네…….”
“말하겠습니다.”
“그래그래. 일단 너부터 말해 볼래?”
노형진이 입을 열자 그 아이의 입에서 두 사람에 대한 정보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 * *
“여보세요?”
노형진은 재개발 구역을 나오면서 운전 중인 경호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접니다. 네. 아이들은 어때요? 뭐 울고불고 난리라고요? 하하하. 일단 적당히 사람 없는 곳에서 내려 주고 한 명만 케이블 타이 끊어줘요. 네? 뭐 적당히 핑계를 대면 되지 않을까요? 너희 또래의 동생이 있어서 차마 못하겠다 그런 식으로요. 신고하면 뒤가 안 좋을 거라는 말도 잊지 말고요. 신고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죠. 네네. 너무 산속이면 곤란하니 한적한 국도 쪽에서 내리세요. 네네.”
노형진이 통화를 마치고 전화를 끊자 무태식은 기가 막히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진짜로 해 버렸네요?”
“무 변호사님 방법은 애초에 안 통할 거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무태식은 그냥 물어보면 대답해 주지 않을까 하고 기대했다. 하지만 노형진은 그런 기대는 전혀 하지 않아서 이 모든 준비를 해 놨다.
“그런데 신고하지 않을까요?”
“신고하라고 하세요. 뭐, 증거가 있어야 하지요. 그리고 설사 한다고 한들 우리한테 칼이 날아오겠습니까?”
“끄응…….”
그렇다. 노형진과 무태식이 드러나기는 했지만 그들은 변호사다. 변호사가 장기 밀매 조직을 이끈다는 건 지나가는 개도 안 믿을 소리다.
“아마 숨어 있던 녀석들이 철퇴를 맞겠죠, 뭐.”
실제로 장기 밀매 조직이 발각되어 나라가 뒤집혔었다. 정부에서는 박멸되었다고 호언장담한 상황.
“그 녀석들이 대신 맞아 줄 텐데 뭐가 걱정입니까?”
실제로도 탈출한 애들이 신고하면서 해당 지역의 장기 밀매 조직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가 진행되었다. 그 과정에서 진짜 장기 밀매 조직은 찾지 못했지만 숨죽이고 있던 중국계 조직들과 폭력 조직들이 두들겨 맞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래도 정신적 충격이 장난 아닐 텐데요?”
“그 대신 정신 차리고 살겠지요.”
“하긴.”
어줍지 않은 깡패 노릇 하다가 진짜 깡패에게 장기 밀매를 당할 뻔했다고 생각하니 그 아이들은 정신을 차릴 것이다. 그렇지 못한 아이들은 말 그대로 쓰레기일 뿐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아이들은 이번 사건 이후에 정신을 차리고 조용히 학교를 다니기 시작했다. 공부를 잘하게 된 건 아니지만 최소한 어줍지 않은 깡패 노릇은 안 하게 된 것이다.
“그나저나 이건 생각 이상인데요?”
“네.”
노형진과 무태식이 찾아낸 정보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정보였다.
“백승모와 도정만이 아는 사이라…….”
물론 백승모 측 변호사인 손하균은 서로 알고 지내던 사이라고 말하기는 했다. 하지만 그들의 주장은 도정만은 가해자에 백승모는 피해자로, 도정만의 괴롭힘으로 백승모가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다른 조직이라…….”
그런데 아이들의 이야기는 달랐다. 도정만은 선배로 하이에나의 리더였으며 백승모 역시 자기네 학교의 폭력 조직인 자칼의 리더였다는 것이다.
“하긴…… 둘 다 공부를 잘하고 폭력적이라는 특징이 있으니…….”
“그럼?”
“결국 두 소시오패스가 만나서 둘 중 하나 죽을 때까지 싸운 셈이군요.”
“허허 거참…….”
무태식은 혀를 끌끌 찼다.
“이런 황당한 일이…….”
“황당한 건 아니죠.”
통계에 따르면 스물다섯 명 중 한 명은 소시오패스라고 한다. 절대로 낮은 숫자가 아니다. 물론 그중에도 경증이 있고 중증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확률적으로 봤을 때 두 명의 중증 소시오패스가 만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가해자라…….”
“백승모가 도정만에 대해서 사전에 알고 있었으니 이런 작전을 짤 수 있었겠지요…….”
노형진은 조용히 생각을 하면서 걸어갔다.
“아무래도 정치인들이 잘 쓰는 방법을 써야겠네요.”
“정치인들이 잘 쓰는 방법?”
“네, 그거 있지 않습니까? 서로 똥칠하기.”
“아아.”
정치인들은 선거 때마다 공략이나 제대로 된 정책으로 승부하는 게 아니라 네거티브 전략을 쓴다. 그들은 서로에 대해서 욕하고 무능하다고 비난한다. 특히 상대방 후보가 유능하고 뛰어난 사람일수록 그런 성향이 강한다. 그 목적은 간단하다. 저 새끼나 나나 똑같은 놈이다. 그러니까 날 뽑아 달라.
“네거티브라. 그런데 어떻게 말입니까? 아까 그 녀석들에게 엄청나게 겁을 줬잖습니까?”
그런 상황에서 자신들이 찾아가서 증언하라고 하는 건 무리다. 자칫 잘못하면 자신들에 대해서 드러나는 수도 있다. 피해가 없다고 하지만 어찌 되었건 노형진이 저지른 것은 공갈, 협박이다. 문제가 안 될 수가 없다.
“그놈들 말고 백승모에 대해서 잘 아는 녀석들이 있지 않습니까?”
“에? 누구요?”
노형진은 그 말에 씩 웃었다.
“자칼요.”
“아!”
백승모는 자기네 학교의 자칼이라는 폭력 조직의 리더였다고 한다. 당연히 그들은 백승모에 대해서 잘 알 것이다.
“하하하.”
무태식은 노형진의 작전을 들으면서 그저 웃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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