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645)
“아니, 시장이 왜?”
송정한은 고개를 갸웃했다. 작은 동네 시장이면 돈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서울시장쯤 되면 스스로도 엄청난 돈을 가지고 있을 사람이고 소 속정당에서도 엄청나게 밀어주는 사람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런 그가 방해하다니?
“아마도 돈 때문일 겁니다.”
“돈 때문이라니?”
“아시다시피 다안의 자리는 노른자위입니다. 그 자리에 만일 건물을 세운다고 하면 최소한 1조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지요.”
“그런데?”
“그런데 조말숙 님은 자녀가 안 계십니다. 만일 후계자가 지정이 안 된다면 당연히 재산은 국가에 귀속됩니다.”
“설마?”
“네, 현 시장이 대권에 욕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죠.”
사실 다른 사람들은 모르지만 노형진은 그에 대해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서울시장 시절, 자신의 힘과 서울시의 힘을 이용하여 대권, 즉 대통령 선거에 도전하기 위한 라인을 만들었던 사람일 정도로 정치적 야망이 큰 사람이었다. 그러나 아차 하는 실수 때문에 결국 나락으로 떨어져서 결국은 다시 올라오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쯤이면 그가 나락으로 떨어지기 직전일 거야.’
지금 그는 서울 내부에 비밀리에 대권 운동을 위한 라인을 만들고 있는데, 그걸 운영하기 위해선 막대한 자금이 들어간다.
“그런 상황에서 안당 마님의 재산은 무척이나 탐이 나는 것일 겁니다.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국고에 환수된다고 하면 100억 이상 빼돌리는 건 어려운 게 아니니까요.”
“하지만 그러면 자신의 목적과 정면충돌하는 거 아닌가?”
성준기를 비롯한 사람들은 후계자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국고 환수라고 하면 엄청난 정치적 재산적 손실이 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돈은 얻지 못하더라도 자신을 도와주는 다안이라는 집단을 얻게 되겠지요.”
“음…….”
다안의 능력은 어마어마하다. 무협지로 보자면 온갖 하층민으로 구성되어 정보가 흐른다는 하오문 같은 존재다.
“만일 다안이 나서서 그를 대통령으로 밀면 정치인들에게 로비하기도 쉬워질 겁니다.”
“흠…….”
일단 대통령은 국민이 선출하지만 대통령 후보로 나가기 위해서는 정치인들이 그를 공천해 줘야 한다. 그건 즉, 누구 하나는 떨어져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 상황에서 다안의 힘은 그를 공천시키는 데 엄청난 위력을 발휘할 겁니다.”
국민에게 직접적으로 손쓰지는 못하겠지만 공천권이 있는 사람들을 움직일 수 있는 게 다안이다.
“결과적으로 대선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다안을 집어삼켜야 한다는 거군요.”
“최소한 다안을 휘두르는 작자들과 손잡아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다안을 집어삼키거나 누군가 다안을 물려받고 그와 손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적인 건 영 곤란한데 말이야.”
송정한은 얼굴을 찌푸렸다. 새론은 기본적으로 정치와 선을 그어 왔다. 다른 변호사 집단들이 정치인들과 어떻게 해서든 선을 만들어서 정치계에 진출하려고 하는 것과는 다르게 말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그들의 목적은 정부에서 내려오는 소송을 싹쓸이해서 받아 내는 것이 목적이다. 하지만 새론은 친서민 정책을 쓰는 집단이다. 만일 특정 정치 집단과 친밀해지는 경우, 반대 집단이 정권을 받으면 의뢰인에게 피해가 갈 수도 있는 게 현실이다. 의뢰인과 관련 없다고 해도 해당 로펌을 죽이기 위해서 고의적으로 판결을 조작하는 경우가 없는 게 아니니까.
“그렇기는 하지만 이번에는 손을 뗄 수가 없겠군요.”
“흠…….”
“차라리 아직 시작도 하기 전에 확실하게 못을 박아 두는 것이 나을 듯합니다.”
“그럴지도…….”
어찌 되었건 저쪽에서는 아직 노골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전에 어떻게 해서든 재단을 통과만 시키면 저쪽에서도 어떠한 행동을 할 수 없다.
“그럼 가장 먼저 뭘 해야 하나?”
“글쎄요……. 일단은 파리부터 잘라 내야 할 것 같습니다.”
“파리?”
“돈이 있으면 파리는 붙기 마련이니까요.”
“흠. 파리라.”
“내부를 정리하기 전에 파리가 꼬이면 여러모로 곤란하니까요.”
“그러면 파리는 어떻게 쫓아낼 생각인가?”
노형진은 그 말에 피식 웃었다.
“파리는 역시 파리약이죠.”
영문을 알 수 없는 말에 거기 있는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었다.
>4장.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
“재판장님,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 피고 서울시 측은 어떠한 이유도 없이 무조건적으로 원고 측의 신청을 반려하고 있습니다.”
“에…… 그건 서류 미비로 인한 반려일 뿐입니다.”
“법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서류는 다음 증거와 같이 제출한 상태입니다.”
노형진은 상대방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했다. 상대방은 변호사도 아닌 공무원이다. 그는 땀을 뻘뻘 흘리면서 어떻게 해서든 방어하려고 했지만 애초에 부당하게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던 상황이라 뭐라고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원고 측은 제출 기한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애초에 제출 기한이라는 것도 웃긴 겁니다. 보시다시피 시청 측은 제출 기한을 일주일 후로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해당 서류를 신청하자 시청에서는 정확한 이유도 없이 2주간 서류 발급을 지체했습니다.”
웃긴 일이다, 시청에서 서류를 요구하고 그걸 발급해 주는 것 역시 시청인데 2주간 서류를 주지 않는다는 것은.
“그건 서로 관련이 없는 부서들인지라…….”
땀을 뻘뻘 흘리는 공무원.
노형진은 그걸 보면서 코웃음을 쳤다.
‘웃기고 있네.’
애초에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상황이 이루어지는 것은 단 하나, 바로 위에서 하지 말라는 명령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모르는 게 있었으니 그건 바로 그가 위의 명령에 따라 일을 안 한다고 해서 위에서 그를 보호할 리 없다는 것이다.
“다음 기일까지 추가 증거를 제출하기 바랍니다.”
판사는 여러 가지 자료를 보다가 얼굴을 찡그렸다. 아무리 봐도 이건 터무니없이 말도 안 되는 사항이었기 때문이다.
“네…….”
결국 땀을 뻘뻘 흘리면서 나온 공무원. 한겨울임에도 불구하고 노형진의 공격에 진땀이 멈출 줄 몰랐다.
“그냥 가시게요?”
노형진은 재판정 바깥에서 웃으면서 그에게 다가갔다.
“그럼 가지, 안 갑니까? 당신 같으면 여기 더 있고 싶겠습니까?”
이를 빠드득 갈면서 노형진을 노려보는 남자. 그러나 노형진이 그런 그의 눈빛을 두려워할 리 없었다.
“지금 만나려고 기다리는 분도 계시는데요?”
“기다리는 분?”
노형진의 말에 그는 그제야 노형진의 뒤에 서 있는 사람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누구?”
“경찰에서 나왔습니다.”
경찰이라는 말에 남자는 주춤주춤 물러났다.
‘그래, 켕기는 게 무척이나 많겠지.’
뇌물이야 기본으로 받았을 테고 온갖 압력을 다 행사했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은 그것 때문에 온 게 아니었다. 그가 무슨 짓을 했든 자신과는 상관없다.
“무슨 일입니까?”
“업무상 배임으로 고발이 들어왔습니다.”
“업무상 배임이라니요?”
“자세한 건 서에 가서 이야기하시지요.”
자신의 신분증을 내밀면서 그의 옆에 자리 잡는 두 명의 경찰. 그제야 노형진의 함정에 빠진 것을 알아챈 공무원은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망했다.’
일단 업무상 배임으로 들어가면 자신에 대한 취조가 이루어지고 자신의 계좌 같은 것에 대한 추가적인 조사가 이루어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자신이 뭐 하나 걸려 들어가지 않을 리 없다.
“이건 함정이야!”
발버둥을 치는 남자. 노형진은 그에게 다가와서 슬며시 말을 건넸다.
“어차피 경찰분들은 체포 영장을 가지고 온 것 같지는 않네요. 그렇지요?”
“응?”
공무원은 뭔 소리인가 하는 얼굴이 되었다.
“구속영장이나 체포 영장이 없으면 기본적으로 그건 동행이죠. 강제할 수는 없습니다.”
“그건…….”
경찰은 곤란한 표정이 되었다. 그리고 그 소리를 들은 남자는 얼굴이 환해지더니 경찰의 손을 뿌리쳤다.
“안 가! 썅! 내가 왜 거길 가!”
후다닥 도망가는 그를 보면서 노형진은 씩 웃었다. 그는 늑대 아가리를 피해서 호랑이 아가리로 머리를 들이민 걸 모를 것이다.
“감사합니다.”
노형진은 그가 나가 멍하니 서 있는 경찰에게 다가갔다.
“별말씀을요.”
경찰은 노형진이 주는 봉투를 슬쩍 받아서 주머니에 넣었다. 그 행동이 얼마나 빠른지 주변에서는 그 장면을 본 사람이 없었다.
“그나저나 진짜로 이걸로 된 겁니까?”
“네, 이거면 된 겁니다.”
노형진은 고개를 돌려서 문 바깥으로 나가는 남자를 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 * *
“이게 무슨…….”
다음 날, 서울시장 비서실에서는 난리가 났다. 언론에는 경찰의 수사를 피해서 도주하는 직원의 모습이 취재되어 올라간 것이다. 몇몇 인터넷 언론에 올라온 뉴스였지만 그 뉴스는 무섭게 빠르게 퍼지고 있었다.
“당했습니다.”
비서실장을 보좌하던 박 차장은 진땀을 흘렸다.
“언론에서는 경찰의 수사를 피해서 도주하는 그 모습을 정통으로 찍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경찰의 말로는 뇌물 수수와 업무상 배임으로 고발이 들어와서 확인 차원에서 동행했답니다.”
“그런데?”
“그걸 뿌리치고 도망갔다는 거죠.”
일반적인 사람들은 임의동행이라는 단어를 모른다. 그러니 일반인들은 경찰이 부르면 당연히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영상 속의 남자는 경찰에게 소리를 버럭 지르면서 손을 뿌리치더니 휙 바깥으로 나왔다. 너무 멀어서 소리는 확인할 수가 없지만 상황만 봐서는 누가 봐도 권력을 찍어 누르고 나온 것처럼 보였다. 더군다나 나오자마자 누군가에게 전화하는 것이 찍혀 있었다.
“이익…….”
비서실장은 상황이 곤란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안 그래도 다안에 관심을 보이는 시장 덕분에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생각지도 못한 악재가 터진 것이다.
“일단은…… 내가 보고해 보겠네.”
“과연 문제가 안 될까요?”
“문제가 안 될 리가 있나…….”
시장의 명령에 따라서 작전을 실행하고 있었다는 것은 그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일이 터졌으니 아무래도 언론이 그에게 붙을 건 당연하고 작전에는 치명적인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난 시장님에게 다녀올 테니 그 녀석한테는 바로 근신 들어가라고 해.”
“네.”
물론 말이 근신이지, 이제 그는 한직으로 밀려나는 수밖에 없다. 언론에 찍힌 녀석을 카드로 쓰기에는 위험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응?”
그가 막 시장실로 갈 때였다. 저 멀리 한 무리의 사람들이 몰려오는 것이 보였다.
“무슨 일이십니까?”
“시장하고 면담하러 왔습니다.”
“시장님하고요?”
눈앞에 있는 사람들은 다름 아닌 시의회 의원들이었다. 그들은 시장과 반대파에 있는 사람들이었다.
‘큭…….’
그걸 보고 비서실장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현재 서울시는 시장과 반대파 정당에 있는 시의원들이 더 많다. 그런 그들이 직접 여기까지 찾아왔다는 건 결코 좋은 의미가 아닐 것이다.
“시장님은 바쁘십니다.”
“쓸데없는 욕심을 부리는 모양이죠?”
“무슨 말씀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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