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688)
“한두 번 그런 게 아니잖습니까?”
“그건 그렇지.”
대한민국에서 이런 범죄는 무척이나 가볍게 처리하니까.
“그러니 대룡의 어린이집에 그렇게 사람이 몰리는 거지요.”
“하아, 안 그래도 그 문제 때문에 고민일세. 전에도 말했다시피 자리가 없어.”
너무 사람이 많다. 대기자도 많고 말이다.
더군다나 노형진 덕분에 이런 일까지 찾아내는 바람에 외부에서 회원권이 웃돈을 받고 거래되는 기현상까지 벌어지고 있었다.
“더 이상 늘리는 데 한계가 있거든.”
“그런가요?”
“그래, 우리가 애초에 돈을 목적으로 한 게 아니지 않은가?”
대룡이 어린이집에 끼어든 이유는 간단하다. 미래의 고객층에 어필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그런 것치고는 너무 일이 커졌다.
“더 늘려 달라는데…… 한계가 있어.”
“흠…….”
무작정 늘릴 수 있는 게 아니다 보니 대룡으로서는 곤란한 일이다.
“그러면 다른 사람들을 흡수하는 건 어떨까요?”
“흡수?”
“선의의 피해자란 있기 마련이니까요.”
“선의의 피해자?”
“네, 전에 보셨다시피 시위도 두 개 조직으로 나뉘어서 하고 있지요.”
“뭐, 그렇게 볼 수 있더군.”
돈 많은 사람들과 돈 없는 사람들은 같이 시위는 할지언정 딱 선을 그어서 움직이고 있었다. 손예은 변호사가 봤듯이 그들은 아예 도시락부터가 달랐다.
“사실 이게 문제가 되기는 했지만, 순전히 애정으로 멀쩡하게 운영하는 분들이 더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건 그렇지.”
“하지만 그런 곳들은 영세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좋은 걸 못 해 주는 게 함정이죠.”
“충분히 이해하고 있네.”
돈이 있는 자들은 욕심 때문에 아이들의 물건을 빼앗는다. 그에 반해서 영세한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규모가 작기 때문에 들어가는 돈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들을 묶어서 하나의 거대 규모를 만드는 겁니다.”
“규모의 경제학이군.”
“네.”
규모가 클수록 들어가는 돈은 적다. 그게 정설이다.
대기업이란 극단적으로 규모가 크다. 당연히 사업의 규모에 비해서 들어가는 돈이 적다. 그래서 중소기업이 대기업을 못 이기는 것이다.
똑같은 물건을 만들어도 중소기업은 단가가 5만 원이고 대기업은 3만 5천 원인 셈이니까.
“이번 사건으로 이쪽에 정당성이 넘어왔으니 프랜차이즈를 만드는 겁니다.”
“프랜차이즈라…….”
유민택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피자나 치킨 프랜차이즈는 많이 봤지만 어린이집 프랜차이즈는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나쁜 건 아니다. 대량으로 물건을 사서 보내면 단가는 떨어진다. 행사도 그렇고, 차량도 그렇다. 그리고 전문화된 운영 지원도 그렇다.
“좋은 생각이군.”
유민택은 노형진의 말대로 프랜차이즈화시키기로 마음을 먹었다.
* * *
“대룡어린이집 프랜차이즈인 잠룡은 여러분들에게 다음과 같은 지원을 해 드릴 것입니다.”
노형진은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차근차근 설명하기 시작했다.
“첫째, 식료품의 공급. 기존에 어린이집에서는 선생님들이 일일이 아이들의 음식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규모가 작다 보니 아무래도 따로 조리사를 둘 수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프랜차이즈에 가입하시면 반조리된 음식을 공급받을 수 있습니다. 간단한 조리만으로 아이들에게 건강한 음식을 먹일 수 있지요. 둘째, 체계화된 자원 지원 시스템. 어린이집에서 여러 가지 공작을 하려면 물건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걸 공급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요. 하지만 대룡이 끼어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대표적인 요구르트병으로 이야기해 볼까요?”
어린이집에서 가장 많이 쓰는 공작 도구는 요구르트병이다. 문제는 그걸 다 부모가 보내야 한다는 것.
그래서 수십 개의 요구르트를 사서 그걸 다 마시고 보내는 경우도 흔하게 벌어진다.
“하지만 대룡에서는 그런 요구르트가 대량으로 소비됩니다. 간식으로 나갈 때도 있고, 중식이나 석식의 일부로 나갈 때도 있지요.”
그걸 세척해서 재활용하는 건 어려운 게 아니다.
“세 번째는 어린이집에서 나오는 재활용 물품의 처리입니다.”
그렇게 만든 물건은 다시 버려지게 된다. 문제는 그것도 돈이라는 것.
“하지만 대룡에서 그걸 수거해서 대량 처리 시설로 넘김으로써 쓰레기 처리 비용도 아낄 수 있지요.”
그것 말고도 대룡에서 지원해 줄 수 있는 것은 무궁무진했다.
아이들의 정신 함양을 위해서 마술 공연이 필요하다면 아예 계약직으로 마술사를 고용하면 가격은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다. 차량 같은 경우는 대룡에서 행사 때 쓰는 차량들이 있으니 그걸 쓰면 된다.
“으음…….”
“여러분들은 다만 프랜차이즈로서 대룡의 규정에 따라서 움직이면 되는 겁니다.”
대룡이 요구하는 것은 열 명당 한 명의 선생님, 한 명 이상의 야간조 선생님 등등 상식적으로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것들이다. 그리고 수익의 일부.
“말이 되는 소리를 해!”
모피 코트를 입은 여자가 소리를 버럭 질렀다. 자신이 어떻게 해서 올라온 자리인데 대룡에 넘겨준단 말인가?
가만히 있어도 매달 1천만 원이 넘게 들어오는 이 직업을 그녀는 빼앗길 수 없었다.
“우리가 요구하는 건 단 하나! 대룡의 철수야!”
“맞아!”
“대룡은 물러가라! 물러가라!”
언성을 높이는 사람들.
노형진은 그들을 보면서 혀를 끌끌 찼다.
‘내 이럴 줄 알았지.’
저들은 지금 자신들의 밥그릇을 빼앗길까 봐 두려워서 저러는 것이다. 그들 입장에서는 프랜차이즈로 넘어가게 되면 못해도 400만 원 이상은 대룡에 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늦었거든.’
열성적으로 반대하며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한편에는 심각한 얼굴로 고민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개인적인 어린이집 원장들.’
그들은 언성을 높이는 사람들과 다르게 가진 어린이집이 한 곳뿐인 사람들이다. 수익의 일부를 내준다고 해도 양질의 음식과 체계적인 교육이 지원되는 대룡의 시스템이 구미가 안 당길 수가 없다.
“만일 우리가 거기에 가입하면 얼마나 내는 거죠?”
“순수익의 30%입니다.”
“하지만 그건 너무 많은 거 아닌가요?”
“일견 그렇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체계적인 지원을 생각해 보십시오. 사실 매달 행사를 위해서 나가는 인건비만 해도 적지 않습니다. 안 그런가요?”
“흠…….”
“더군다나 식품의 질도 좋아질 겁니다. 사실 순수익의 30%라고 하지만 일단 가입하셔서 지원받게 되면 식품비와 인건비가 확 줄어들 겁니다. 행사에 들어가는 돈도 줄어들겠지요. 그러면 순수익이 확 늘어나서, 줄어드는 비용은 대략 수익의 15% 정도일 거라 생각합니다.”
“15%…….”
적지 않은 돈이다. 그렇지만 그만큼 일이 편해진다는 것도 있다.
‘사탕은 이쯤에서 그만 줘 볼까?’
사람에게 무조건 사탕만 주면 저들은 더 버틸 게 뻔하다. 한편으로는 채찍질을 해야 움직이는 것도 사실이다.
“만일 거절하시면 별수 없지요. 직영점이 들어가야지.”
“직영점?”
움찔하는 사람들.
“안 그렇습니까? 우리는 국민의 편의를 위해서 이 일을 하는데 돈이 안 된다고 무시할 수는 없지요. 만일 여건상 프랜차이즈를 만들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직영점을 운영할 생각입니다.”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직영점을 운영하게 되면 자신들이 어떻게 될지는 너무나도 뻔하다. 기본적으로 300만 원이라는 돈이 일단 들어가야 회원권이 나오기는 하지만 그러면 양질의 교육을 보장받을 수 있는데 과연 부모들이 어디로 갈지는 뻔한 일.
“그리고 각 원장은 1인당 한 개의 프랜차이즈만 가질 수 있습니다.”
“뭐라고! 그게 무슨 개소리야!”
듣고 있던 사람들 중 가장 먼저 반응한 사람은 여러 개의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사람들이었다.
“당연한 거 아닙니까? 원장은 어린이집의 책임자입니다. 그런 사람이 여러 개의 시설을 관리한다는 건 결과적으로 신경이 분산된다는 거니 그 불이익은 아이들이 받게 됩니다.”
“그러면 우리는……!”
“아니, 방금은 물러가라면서요?”
“너…… 이 새끼.”
방금 전까지는 대룡보고 물러가라고 성화를 하던 부자 원장들은 갑작스러운 말에 다급해졌다. 만일 직영점이 들어오게 되면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원하는 분들은 남아서 정식으로 상담하고 가시면 됩니다. 계약은 일주일 후에 진행됩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우리는 뭐 먹고살라고!”
언성을 높이는 그들.
하지만 그 반대되는 말이 다른 곳에서 튀어나왔다.
“욕심은 그만 좀 부리죠.”
“뭐?”
“그 정도 돈 있으면 그만둬도 되잖아요.”
생계형으로 어린이집을 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돈이 있다고 원장이랍시고 외제 차 끌고 다니면서 리더 역할을 하던 그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너 지금 퇴출되고 싶어?”
원장들은 언성을 높였다. 자신들에게 저항하면 찍어 내는 것이 정상이니까.
하지만 그다음 말에 사람들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한국어린이집연합회는 관련이 없습니다.”
“뭐라고?”
“당신들이 어린이집 원장을 찍어 낼 권한은 없단 말입니다. 진심으로 아이들을 사랑으로 대하실 분이 아니라면 원장을 하면 안 되죠.”
“너…… 너 이 새끼, 공부 좀 했다고 어디서 훈계질이야!”
“훈계질이 아니라 기본적인 상식 아닙니까. 기본적으로 계약서에 조항도 들어갈 예정이구요.”
“조항?”
“네, 한국어린이집연합회 소속 회원은 대룡의 프랜차이즈에 가입할 수 없습니다.”
사람들은 입을 쩍 벌렸다.
‘내가 바보냐?’
비양심적인 음식물을 팔던 녀석의 진술에 따르면 한국어린이집연합회가 이 일의 주범이라고 한다. 더군다나 그들에게 찍히면 아무것도 못 하고 쫓겨나기까지 한다고 한다.
‘너희가 패악질하는 거 그냥 둘 것 같아?’
노형진이 1인당 어린이집 숫자를 한 개로 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저들이 내부에 들어와서 세력을 만들게 된다면 분명히 대룡에 저항하려고 할 것이다. 그리고 그 피해는 당연히 대룡이 입게 된다.
“자, 어쩌실 겁니까?”
“너 이 새끼가 정말…….”
막 그들이 소리를 지르려는 찰나였다.
“어디로 가면 되나요?”
갑자기 몇몇 사람들이 벌떡 일어나더니 안내받는 곳을 물어봤다.
“배신자야!”
“배신이 아니라 상식이죠.”
이미 운영진이라는 인간들의 패악질을 질리게 봐 온 사람들은 차라리 대룡의 그늘 아래 들어가는 게 훨씬 나은 선택이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당신들이야말로 우리한테 갑질 말고 해 준 게 뭐가 있는데요?”
“뭐라고!”
“운영위원이라고 우리를 무시하기만 하고 말이야.”
저들은 매달 회비를 뜯어 가면서도 자신들보다 상전인 것처럼 굴었다. 대체재가 나오자 그 불만이 터져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가 누군지 알아!”
“알죠, 회원이 없는 협회의 회장과 부회장.”
“무슨 말도 안 되는…….”
하지만 그들은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갑자기 회원들이 벌떡 일어나더니 한꺼번에 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당신들끼리 적당히 물고 빨기 해 봐요.”
양측은 서로 극단적으로 대립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국 벌어져서는 안 되는 일까지 벌어지고 말았다.
“이년들이, 내가 누군지 알아!”
누군가 핸드백으로 상대방을 후려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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