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749)
이혼녀라고 자신의 신분을 속였을 뿐만 아니라 가끔 음식도 해 주면서 환심을 사려고 했다는 것이다.
“제 나이가 벌써 마흔둘입니다. 그런데 아직도 혼자예요. 그런데 대놓고 좋다고 하는 여자가 있는데 싫다고 하겠습니까? 그년이 뒤통수를 칠 때까지 난 전혀 몰랐습니다.”
“뒤통수를 쳤다?”
“네, 다른 사람이 생겼다면서 헤어지자고 하더군요.”
“붙잡으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했지요. 그런데 들은 척도 안 하더군요.”
“그때가 언제인가요?”
“대략 네 달 전입니다.”
“네 달 전이라…….”
그러면 대략 이혼하고자 하는 시기와 맞다.
‘누군지 모르지만 제대로 성공한 모양이군.’
“그래서 어떻게 하셨습니까?”
“어떻게 하기는요, 포기해야지. 사실 내 처지에, 30대 초반 여자랑 결혼한다는 게 말도 안 되는 소리였어요.”
“뭐라고요?”
노형진은 말을 듣다가 순간 피식하고 웃음이 나왔다.
“왜 그러시나요?”
“지금 30대 초반이라고 하셨습니까?”
“네.”
“하하하하.”
너무나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오는 말이었다.
물론 노형진 자신이 봐도 안숙희가 좀 젊어 보이기는 한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 좀 더라는 거지, 30대 초반은 아니다.
‘제대로 낚았네.’
상대적으로 동안인 아시아계에 피부 관리까지 제대로 받았으니 속이는 게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그렇지, 30대 초반이라니.
“그 사람 나이가 벌써 48세입니다.”
“네?”
“안숙희 씨 나이가 48세라고요. 30대 초반이 아니라.”
입을 쩍 벌리는 카를로스. 그리고 이를 빠드득 갈기 시작했다.
“이 미친년이!”
“그거 법원에서 증언해 주실 수 있습니까?”
“증언요?”
“우리 입장에서는 당신이 증언해 준다면 당신을 고소할 이유가 없거든요.”
카를로스는 고개를 열심히 끄덕거렸다.
“얼마든지 하겠습니다. 나한테 그렇게 거짓말을 하다니, 절대 용서할 수 없습니다.”
카를로스의 말에 노형진은 계획을 세우면서 얼굴에 미소를 떠올렸다.
>6장. 삐뚤어진 사랑의 결말>
“역시나…….”
노형진은 카를로스를 처음으로 해서 다른 사람들을 한 명씩 한 명씩 찾아다녔다. 그리고 결과를 알아낼 수 있었다.
“한 명씩 한 명씩 신분 등급이 높아집니다. 카를로스는 미국인이기는 하지만 하층민에 속하고, 피터슨은 백인이기는 하지만 중산층, 윌리엄스는 세탁소를 한다고 하지만 부유층에 들어가더군요.”
“아니, 왜 이런 식으로 만난 거야?”
“안전을 위해서지요. 만난 시간을 나열하면 카를로스를 가장 먼저 만났고 그다음이 피터슨, 마지막이 윌리엄스입니다.”
즉, 그녀는 확실하게 하기 위해서 자신에게 시민권을 줄 수 있는 홀아비를 만나면서 점점 부자인 사람들을 고른 것이다.
“윌리엄스는 세탁소 한다고 하지 않았어? 그런데 부자였다고? 난 세탁소는 가난한 사람이 하는 건 줄 알았는데?”
손채림은 고개를 갸웃했다.
영화에서 보면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하는 것이 세탁소다. 그리고 그다지 돈이 되는 업종은 아니다.
“상대적인 거지. 세탁소라고 하지만 체인점 형식으로 되어 있더군. 윌리엄스는 아버지 대에 미국에 와서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어. 너도 알다시피 미국은 중동 쪽 사람들을 무척이나 경계하지. 그런데 그렇게 쉽게 시민권을 딴 이유가 뭐겠어? 당장 안숙희가 위장 결혼까지 하면서 따려고 하는 게 시민권인데.”
“음…….”
손채림은 이유를 알지 못하고 고민을 했다.
하지만 송정한은 듣는 것만으로 이유를 알아차렸다.
“오일 머니군.”
“네, 맞습니다. 아버지 세대가 무척이나 부자인 모양이더군요. 뭐, 재벌급의 부자는 아니지만요.”
그리고 그들은 윌리엄스에게 세탁소 체인을 넘겨준 것이다. 그것만 해도 충분히 먹고살 수 있다는 뜻이리라.
“하지만 그들 모두가 결혼하지 못했다는 건 의외군요. 도대체 어디서 추적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엠버는 걱정스럽게 말했다.
아무리 찾아도 안숙희와 그 가족들은 찾을 수가 없었다. 아마도 만일을 대비해서 꽁꽁 숨어 버렸을 것이다.
“글쎄요……. 조만간 그들의 꼬리가 드러날 겁니다.”
“다른 곳에 부탁하신 게 있으신가요?”
“네, 뭐 어려운 부탁은 아니니까요.”
노형진은 그들이 모습을 드러낼 거라는 것을 확실하게 예측하고 있었다. 문제는 제4의 남자의 신분이었다.
“문제가 되는 건 청혼을 한 남자의 신분입니다. 그는 신분이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는 건,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그도 조심한다는 뜻이지요.”
“확실히…….”
카를로스, 피터슨 그리고 윌리엄스 모두 안숙희와 결혼을 하지 못했다. 다들 무참하게 차였다고 했다.
그런데 안숙희가 그렇게 결정했다는 것은 확실하게 결혼할 다른 곳이 생겼다는 뜻이라는 소리다.
“하지만 대충 찾을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요?”
“지형적인 방식이죠.”
노형진은 미리 준비한 지도를 회의실에 펼쳤다. 그리고 색연필을 꺼내서 도시의 북쪽과 동쪽 그리고 남쪽에 동그라미를 쳤다.
“안숙희는 발각에 대비해서 생활환경이 겹치지 않는 도시의 각 끝에서 대상을 선택했습니다. 그들에게 접근해서 그들의 환심을 사고 시민권을 받아 낼 가짜 결혼의 희생양으로 삼으려고 했지요.”
“그런데요?”
“그런데 그녀는 점점 부자 쪽으로 등급을 올렸습니다. 카를로스의 경우 솔직히 가진 게 없기 때문에 안숙희가 결혼하자고 하면 100% 했을 겁니다. 피터슨은 백인 중산층이라 될지 안 될지 확실하지 않고요. 윌리엄스는 중동계라서 상당히 가부장적이기는 하지만 가장 돈이 많았습니다.”
“결국 가능성과 돈이 반비례하는군요.”
“그렇지요. 그런데 그들은 모두 거절당했습니다. 그렇다는 건 단 하나, 그보다 더 돈이 많은 남자를 잡았다는 뜻이지요. 그리고 우리는 그녀가 북쪽에서 시작해서 동쪽을 지나 남쪽을 거쳐 간 걸 알고 있지요.”
“그럼 이번 남자는 서쪽이군.”
송정한은 심각한 얼굴로 지도를 바라보았다.
원이 그려져 있지 않은 유일한 지역. 그 지역 어딘가에 그 남자가 있을 테고, 그 남자의 집에 함께 있을 가능성이 높다.
호텔이라면 자신들의 감시에 걸리지 않았을 리 없으니까.
“하지만 그래도 너무 폭넓지 않나요?”
“넓다면 넓지요. 하지만 우리는 안숙희가 그동안 돈 많은 남자를 노린 걸 알고 있습니다. 즉, 윌리엄스보다 돈이 많은 사람이라는 뜻이지요.”
“흠…….”
그러면 확실히 반경은 줄어든다.
그렇다고 해도 여전히 사람이 많은 곳이 서쪽 방향이다.
“그중에서 여러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일 겁니다. 일단 두 아이가 함께 들어가야 할 테니까요.”
“아!”
그렇다면 아파트 같은 곳은 아닐 것이다. 아무래도 결혼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함께 산다는 것은 부담스러울 테니까.
더군다나 한 명은 여자아이. 그러니 따로 방을 줘야 한다.
“그렇다면 한 곳이 있군요. 젝슨가입니다.”
엠버는 노형진에게서 연필을 받아서 한 구역에 원을 그렸다.
“이곳은 적당한 부자들이 제법 살지요. 대저택은 아니지만, 그래도 집 내부에 자그마한 풀장 정도 달려 있을 수준은 됩니다.”
“그곳이군요.”
“풀장이라고?”
송정한은 깜짝 놀랐다.
그 정도로 비싼 집에 사는 남자가 안숙희에게 속는다는 게 신기한 모양이었다.
“그 정도 되는 집은 아주 비싸지는 않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엠버 정도 수익이면 살 수 있습니다.”
“엥?”
“이곳은 외곽 지역입니다. 그래서 땅값이 싸지요.”
“그래도 수영장까지 딸린 집인데…….”
“그건 상대적인 겁니다. 미국은 아무래도 한국에 비해서 무척이나 땅값이 쌉니다. 더군다나 외곽 지역이니까요.”
그렇다 보니 외곽 지역이라고 해서 무조건 비싼 건 아니다.
물론 애초에 저택이라는 개념상 마냥 싼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생각도 못 할 만큼 비싼 저택은 그다지 많지 않다.
“한국에서 아파트를 팔면 유럽에서는 오래된 고저택을 살 수 있다고 하죠. 타워폴리스 같은 아파트는 그거 팔면 성을 살 수 있다고 하고요.”
“그건…… 나도 들어 본 적 있네.”
“네, 그겁니다. 여기는 외곽 쪽이고 땅값이 좀 싼 편이니까 아마도 재산의 규모를 보면 엠버 정도면 충분히 살 수 있을 겁니다. 한국으로 치면 서규태 씨보다 살짝 위 등급 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대충 위치가 예측되기는 하지만 중요한 건, 그렇다고 해도 여전히 사람들이 어디에 있는지는 찾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그 부분은 우리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찾아 줄 겁니다.”
“누구 말인가?”
“기다려 보세요, 후후후.”
* * *
며칠 뒤 노형진의 말대로 다른 사람, 즉 로빈이 자료를 가지고 왔다.
“여기 있습니다. 여기저기 자료를 구해 봤는데요.”
아니나 다를까, 로빈은 안숙희의 카드 내역 같은 걸 소상하게 찾아왔다.
“애석하게도 그 가족이 어디 있는지는 저도 못 찾겠네요.”
“하지만 학교에서는 실적이 있을 텐데요?”
로빈은 땀을 닦으면서 고개를 끄덕거렸다.
“한 놈이 있더군요. 존슨이라고 하는 놈입니다. 원래는 미식축구부에 있다가 행실이 좋지 않아서 쫓겨난 놈입니다.”
“거래하던가요?”
“하는 걸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학교 내부에서 하지는 않더군요.”
“거래?”
로빈을 모르는 송정한은 고개를 갸웃했고, 노형진은 그런 송정한에게 자신의 의뢰 사항을 이야기해 줬다.
“여기 로빈 씨에게 학교 내에서 마약을 파는 녀석을 찾아 달라고 했습니다.”
“뭐라고? 마약? 고작 고등학생인데?”
깜짝 놀라서 눈이 커지는 송정한.
그런 모습에 로빈은 피식 웃었다.
“한국이 상대적으로 미국보다 마약 안전국이라는 소리는 들었습니다. 미국은 마약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길거리에서 조금만 찾아보면 파는 놈들이 있어요. 그리고 소량이지만 고등학교 내부에서 판매하는 거래책도 있고요.”
“그러면 그 존슨이라는 녀석이?”
“네, 그 녀석이 애초에 미식축구부에서 잘린 이유가 그 문제로 두 번이나 걸려서 그런 거니까요.”
미국에서 마약은 심각한 문제다. 정부에서도 어떻게 해서든 마약을 근절하려고 하지만 그게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수준.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고작 고등학생이 마약이라니…….”
“중학생 중에도 하는 놈이 있는데요, 뭘.”
“헐.”
기가 막혀서 혀를 끌끌 차는 송정한.
하지만 노형진은 그들이 마약을 하든 말든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그 녀석이 어디서 거래합니까?”
“에코 거리에서 합니다. 주로 자기 또래의 학생들이 대상입니다.”
“그게 돈이 된다고? 마약은 비싸지 않나?”
노형진은 고개를 흔들었다.
“그렇지 않습니다. 물론 마약이 비싸기는 하죠. 하지만 이렇게 학생에게 분배되는 마약은 싸요. 마약 조직의 입장에서는 이 녀석들이 중독되어서 성인이 되면 더 큰 돈을 가지고 올 걸 알기 때문에 좀 많이 깎아 줄걸요.”
로빈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맞습니다. 아이들은 마약에 대한 저항성이 낮지요. 싸게 마약을 공급하면 나중에 자연스럽게 마약중독자의 길로 가 버리니까요.”
“무섭군…….”
“마약을 파는 놈들은 그냥 범죄자가 아닙니다. 그들은 마피아고 하나의 기업이나 마찬가지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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