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799)
그리고 이번 사업은 엄청나게 큰 건이고, 중국의 조직 스무 군데 이상에서 지원을 받아서 시작한 것이다.
‘그 피해가······.’
물론 피해 자체는 크지 않다.
어차피 죽은 조직원들은 해체용으로 임시로 모집한 녀석들이다. 다만 잃어버린 선박과 그곳에 있던 정규 조직원들이 문제인데, 그 정도는 그동안 장기를 판 돈으로 배상해 줄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벌써 몇 번째 실패라는 것이다. 그것도 새론이라는 집단에 의한 실패.
그리고 자꾸 실패하는 자신에게 조직이 지원을 계속할 이유는 없었다.
‘무슨 수를 써야겠어.’
그는 이가 부서질 정도로 갈기 시작했다.
* * *
“이백쉰 명요?”
“추정입니다, 그나마도.”
선박의 냉동실에서 발견된 시신의 유전자 검사 결과, 각 장기는 최소 이백쉰 명의 사람에게서 나온 것이었다.
“팔리지 않은 장기에 대한 검사 결과니까, 다 팔린 사람이 있다면 그 수치는 더 늘어나겠지요.”
“으음······.”
박강우의 말에 김성식은 침을 삼켰다.
“벌써 두 번째인가요?”
“네.”
“정부에서는 공식적으로 뭐라고 합니까?”
“공식적으로 한국에 장기 밀매 조직은 없다는 의견입니다.”
“지랄하고 있네.”
그 말을 들은 손채림은 그녀답지 않게 욕을 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저들의 그 말이 얼마나 의미가 없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장기 밀매 조직은 없다?”
“네. 그들은 중국 조직이지 한국 조직은 아니니까요.”
“그래서 차이가 뭔데요?”
중국 조직과 한국 조직의 차이는 없다. 어차피 그들에게 납치당한 사람들은 죽음을 피할 수 없다.
조직원의 국적이 중요한 게 아니라 피해자가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정치적 부담이 두려운 것이겠지요.”
조직의 존재를 인정하고도 박멸하지 못하면 엄청나게 욕을 먹는다. 그러니 아예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다.
“공식적으로 중국 조직은 박멸되었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입니다.”
“지금 인천 꼬라지를 보고도 그 말이 나옵니까?”
인천에 있던 중국 조직원들은 항쟁을 계속하고 있다. 이 일을 상대방 조직에 뒤집어씌우면서 말이다.
그 때문에 하루에도 몇 번씩 비명과 시체가 튀어나온다.
“하아, 그러게나 말입니다. 이 정도면 말이 항쟁이지 전쟁 수준인데.”
박강우는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그들은 분노 때문에 머리가 돌아 버려서 상대방 조직원을 무참하게 살해한다. 더군다나 시체도 못 팔게 하겠다면서 난도질하거나 불태워 버리는 일이 흔하게 벌어지는 상황.
“그나마 다행인 건 중국에서 오던 지원이 끊어졌다는 겁니다.”
“그래?”
“네, 선배님. 아무래도 발각되었으니 부담스럽게 그들을 보낼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탈자도 많구요.”
물론 싸우는 사람만 있는 게 아니다.
죽거나 다치면 장기가 팔린다는 공포에 슬쩍 도망치는 조직원들도 적지 않다.
“그들의 불법체류도 문제가 되겠군요.”
“그렇지요.”
관광도 아니고 폭력 조직으로 모집되어서 온 인간들이다.
그들이 도망가서 경찰의 감시망을 벗어난다는 것은 일의 해결이 아니다. 또 다른 일이 생긴다는 것뿐이다.
“여러모로 곤란한 상황입니다.”
박강우는 곤혹스러운 듯 말했다.
폭력 조직에서 이탈한 녀석들이 멀쩡하게 일해서 돈 벌 거라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번 싸움은······ 승리라고 보기도 힘들군요…”
노형진은 갑갑하다는 듯 중얼거리면서 창밖을 바라보았다. 언제부터인지 눈이 내리고 있었다.
>6장. 감정 노예>
유민택은 단순히 서류에 도장만 찍는 사람이 아니다.
회장의 자리에 있고 또 대룡을 일으켜 세운 사람이다. 그리고 스스로 일선에서 뛰던 사람인 만큼 회장이 되었다고 그냥 골프나 치러 다니는 타입도 아니다.
“회장님, 어떻게 여기까지······.”
“내가 현장을 봐야지.”
고객관리 팀의 서성협 부장은 회장의 등장에 진땀을 흘렸다. 난데없이 회장이 등장하는 것은 그로서는 곤혹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왜, 내가 가면 안 되는 일이라도 있나?”
“아니요. 그건 아닙니다.”
서성협이 이렇게 말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그가 불시 순시를 하는 것은 단순히 사기 진작이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의 속셈을 모를 유민택이 아니었다.
‘내가 나이 먹었다고 바보인 줄 아나. 이것들이 말이야.’
회장이 뜬다고 하면 기업은 난리가 난다.
일단 청소를 하고, 강제로 일을 시키고, 회장님이 오시는 시간에 직원들을 나열시켜서 인사를 시킨다.
당연히 청소하고 준비시키는 시간은 업무 시간이다. 그런 대접을 받은 회장은 기분이 좋을지 모르지만 정작 기업에는 피해가 가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그것이 아니었다.
‘과연 네가 무슨 잘못을 했을까?’
유민택도 옛날에는 이렇게까지 하지 않았다.
하지만 노형진과 일하면서, 노형진이 아래에서 제보를 해도 결국 중간에서 다 자를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 주었다.
처음에는 설마 했지만 이렇게 기습적으로 방문한 곳에서 진실이 나왔다.
처음에는 주저하던 사람들이었지만, 한 명이 그만둘 생각까지 하고 사직서까지 들고 와서 제보한 것이다.
그 상황에 감사 팀이 놀라는 게 아니라 당황하는 것을 보면서 유민택은 노형진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즉, 유민택의 기습적 방문은 회사 내 비리에 대한 직접적인 발언의 기회가 되는 것이다.
아래에서 다 자르는 보고서나 회장은 보지도 않는 인터넷이 아닌, 얼굴을 보고 하는 신고.
그러다 보니 관리자들은 움찔움찔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지저분한데······.”
“공장도 다니는데 여기라고 못 다닐 까닭이 있나?”
유민택은 당황하는 서성협을 보면서 그가 뭔가 감추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들어가지.”
“네, 회장님. 아, 잠시만······. 그러면 직원들 도열이라도······.”
“업무 시간 아닌가? 그러면 그 업무 시간이 비는 것에 대해서는 자네가 대신 월급을 내줄 건가?”
“······.”
그럴 리 없다.
그가 직원을 모으려고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입을 막기 위해서다.
그런데 그걸 한두 번 본 게 아니라서 유민택이 기습적으로 다니기 시작한 것이다.
“올라가세.”
“네.”
서성협 부장은 눈치를 보면서 유민택과 함께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고, 유민택은 여러 부서를 돌아다니면서 근무 확인을 했다.
“근무 상태가 나쁘지는 않군.”
“하하, 다 회장님 덕분입니다.”
유민택은 돌아다니면서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그들의 의견을 들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제보 사항이 없다는 것이었다.
‘눈치는 안 볼 텐데?’
유민택은 내부 고발자에 대한 보호를 약속한 게 아니라 승진을 약속했다.
최초 고발자는 대리에서 과장급으로 승진했고, 그 후의 고발자들도 대부분 승진했다. 승진하지 않은 케이스는 질려 버렸다면서 스스로 이곳을 떠난 사람들뿐.
그건 사람들에게 익히 알려진 사실이기 때문에 내부 고발할 사항이 있으면 제보자가 있어야 정상이다.
“이제 다 돌아보셨습니다.”
“잘 굴러가는 것 같군.”
“회장님의 은혜로움 덕분이지요, 헤헤헤.”
자신에게 아부하는 서성협을 보면서 유민택은 그저 웃고 말았다.
‘뭐, 무능하기는 하지만.’
그는 그다지 유능한 사람은 아니다. 지난번에 있었던 내부 청소 때 살아남아서 승진한 사람이기는 하지만 그다지 능력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그래도 기본은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다지 큰 문제가 없는 곳은 관리할 수 있었고, 그래서 인원 관리를 하는 고객관리 팀을 맡긴 것이다.
“이제 돌아가지.”
“네.”
그다지 문제가 없다면 자신이 여기에 있을 이유는 없기 때문에 유민택은 돌아가려고 몸을 돌렸다.
그런데 그런 그를 부르는 사람이 있었다.
“회장님!”
“응? 누군가?”
몸을 돌려 보니 몇몇 여자들이 나서서 자신에게 다가오려고 하고 있었고, 몇몇 남자들이 그들을 막고 있었다.
‘누구지?’
그런데 그들은 처음 보는 여자들이었다.
물론 유민택이 모든 사람을 다 기억할 수야 없지만 그래도 방금 전 대화를 하고 나온 사무실이다. 한두 명도 아니고 여럿 중에서 단 한 명도 모른다는 건 말도 안 된다.
“무슨 일인가?”
“아, 아닙니다.”
아까와는 다르게 눈에 띄게 당황하는 서성협.
유민택은 어쩌면 서성협이 뭔가 감춘 게 있을 거라는 생각에 다시 몸을 돌렸다.
“이게 어떻게 된 건가?”
“그냥 보안 문제 때문에 그럽니다.”
“보안 문제가 아닌 것 같은데? 지금 왜 여직원들을 막는 건지 설명 좀 해 보게.”
“그냥 애들이 정상이 아닌지라······.”
“정상이 아닌 사람이 사회생활을 할 리 없지. 당장 풀어 주게.”
“별일 아닙니다, 회장님.”
서성협은 어떻게 해서든 무마하려고 했지만 이미 유민택의 눈에 들어온 그들의 모습은 그를 분노하게 만들었다.
유민택은 자신을 따라다니는 비서들을 지나쳐 그 여직원들을 막고 있는 남자 직원들에게 다가갔다.
“자네들 뭔가?”
“헉! 회장님!”
남자들은 당황해서 유민택을 바라보았다. 회장이 직접 접근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금 뭐 하는 거냐고 물었네.”
“아닙니다. 그게, 이 여자들이 근무지 이탈을······.”
“여기가 북한인 줄 아나? 근무지 이탈에 이유가 있다면 상황부터 알아야지 무슨 아오지 탄광이라도 끌고 가는 것처럼 밀어 낸다는 게 말이 돼!”
“······.”
“자네들, 누가 이거 시켰나?”
“······.”
눈치를 보는 직원들의 모습에 유민택은 기가 막혔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회장이다. 그런데 회장의 질문에 대답을 안 하다니.
‘내가 사람을 잘못 봤군.’
이들이 눈치 보는 사람은 분명히 서성협일 것이다. 그래도 사람 관리는 잘한다고 생각해서 배치했는데 누가 봐도 자신의 실수였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하지만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는, 그 실수를 인정하고 고치느냐 아니면 자신은 잘못한 것이 없다고 우기느냐에서 판가름이 된다.
“최 비서.”
“네, 회장님.”
“이 직원들에 대한 해직 절차를 밟게. 정식으로 징계 절차 들어가고, 드러난 비위 사실에 대해서는 형사 및 민사까지 다 들어가도록.”
“허억!”
그 말에 남자 직원들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우리 회사의 규칙을 모르지는 않을 텐데?”
대룡에서는 좋은 게 좋은 거라는 게 없다.
물론 개인적인 실수에 대해서는 용납이 가능하지만 비위 사실이나 범죄행위에 대해서는 형사뿐만 아니라 민사까지 걸어 버린다.
그 덕분에 내부가 깨끗해진 것이고, 그것이 이 대룡의 성장 동력이었다.
“회장님, 그게 아니라······.”
“아니라면? 내가 봐서는 자네들이 이 여자들이 나한테 할 말을 못 하게 하기 위해서 이러는 것 같은데, 그거 범죄의 은닉행위야. 그런 범죄자를 은닉하는 직원은 필요 없네.”
그 말에 남자들은 정신이 아득해졌다.
대룡에 들어왔다고 온 동네 자랑하고 온 집안에 자랑했다. 그런데 범죄로 잘렸다고 하면 자신의 인생은 끝이다.
세상에 어떤 기업이 범죄를 저질러서 기업에 피해를 준 직원을 고용하려고 하겠는가?
그가 무슨 엄청난 실력을 가지고 있거나 백이 있다면 모를까, 그냥 말단 직원인 자신들은 파멸이다.
“회장님, 아닙니다. 진짜 아닙니다. 저희가 그럴 생각으로 그런 게 아닙니다. 서성협 부장이 시킨 겁니다.”
이제는 막는 게 아니라 나서서 범죄 사실을 공개하는 남자 직원들.
유민택의 분노에 찬 시선은 서성협에게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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