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841)
“그런데 거기서도 폭행 사주한 거 알고 있나요? 저 같으면, 그거 알면 메달 박탈시킬 것 같은데요?”
“크윽…….”
노형진에게 화가 나지만 틀린 말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하는 교수들.
그들은 그가 이미 모든 걸 알고 접근했다는 걸 알아차렸다.
본전도 못 찾은 교수가 부들부들 떨면서 다시 앉자 노형진은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그러니까 애초에 제대로 교육을 시키셨어야지요. 그랬으면 이 꼴까지는 안 났을 텐데요.”
“도대체 우리한테 무슨 원한이 있다고 이러시는 겁니까?”
결국 고개를 팍 숙이는 교수들.
학생들도 이미 전과는 피할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전과를 달게 된 학생들의 미래는 뻔하다.
꿈에도 그리던 국가 대표도 되지 못하고, 나가서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는 것도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당연히 어떻게 해서든 사태를 수습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노형진의 도움이 절실하다. 일단 취하서라도 써야 처벌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원한은 없습니다. 다만 원하는 것은 있죠…….”
“뭐라고요?”
“설마 제가 자원봉사 하자고 이런 귀찮은 일을 하겠습니까?”
“크윽…….”
“싫으시면 강제로 하지는 않으셔도 됩니다.”
“이런다고 도와줄 것 같아?”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라는 교수는 결국 자신의 자존심을 버리지 못하고 소리를 버럭 질렀다.
그러자 노형진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뭐, 그렇게 말씀하신다면야 저는 범죄에 대해서 고발하는 수밖에 없지요. 요즘 같은 21세기에 집단 구타 교사라니. 거참, 올림픽위원회에서 뭐라고 할지.”
다른 교수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그는 올림픽 은메달리스트다. 즉, 지금 하는 말은 자신에게 하는 말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것이다.
‘이런 씨발…….’
그리고 올림픽위원회는 이 사실을 알게 되면 가차 없이 자신의 메달을 박탈할 것이다.
“자, 자! 진정하시고. 다 이야기하면서 오해도 풀고, 그러는 거 아니겠습니까?”
노형진이 신경도 안 쓰고 나가려고 하자 교수들이 그를 붙잡았다.
“왜 이러십니까?”
“애들 인생은 창창합니다. 제발 취하서를…….”
차마 자기들을 위해서 모른 척해 달라는 말을 할 수가 없어서 학생들을 파는 교수들.
노형진은 그들을 슬쩍 더 강하게 찍어 눌렀다.
“뭔가 잘못 알고 계신데요?”
“네?”
“제가 취하할 거면 왜 고발했겠습니까? 전 정의를 지키기 위해서 한 건데 정의를 지키지도 못한 채로 취하할 리 없지요.”
노형진이 실실 웃으면서 말하자 교수들은 정신이 아득해졌다.
“그리고 고발 취하서는 그다지 효과가 없어요. 뭐, 아예 없는 것보다는 나을 테지만요.”
고발 취하는 흔한 말이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모르는 법률 용어이다.
하지만 사실상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고발이 들어가는 순간 경찰에게는 인지 수사라 하는, 범죄 사실을 인식하고 수사하는 과정으로 넘어가게 되어 있는데, 그제야 취하서를 써 준들 인지 수사가 시작된 이후에는 정상참작은 될지언정 수사 자체가 중단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애들 교육을 잘 시키셨어야지요. 애들 교육이 제대로 안 되니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거 아닙니까?”
교수들은 속으로 열불이 났지만 뭐라고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자신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취하서만이라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노형진은 폭행 방조 및 교사에 대해 이야기했다.
하지만 자신들에게 교사 및 방조에 관련된 소환장은 오지 않았다. 즉, 노형진이 아직 관련 증거를 가지고 있다는 소리가 된다.
더군다나 교수 중 한 명은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또 다른 교수는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도 벌써 20년 전 이야기다. 요즘 사람들이 그런 걸 기억하는 것은 쉬운 게 아니다.
또한 척 봐도 노형진은 젊은 나이.
그러니 찾아보지 않았다면 모를 수밖에 없는 정보라는 소리인데, 그걸 안다는 것은 뭔가를 노리고 사전에 준비했다는 뜻이 된다.
결국 그들은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서 노형진에게 고개를 푹 숙였다.
“도대체 원하는 게 뭡니까?”
“뭐, 별거 아닙니다. 그냥 간단한 의견서지요.”
“의견서?”
“네. 그거면 제가 해결책을 제시하여 드리지요.”
노형진은 웃으면서 말했지만 교수들은 소름이 끼치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거부할 수 없는 악마의 거래를 제안받은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 * *
“진짜로 줬어?”
“자기 모가지가 달려 있는데 안 주겠어?”
서류는 미리 다 준비되어 있었다. 그리고 거기에 사인만 받아 오면 되는 것이었기 때문에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그런데 의심 안 해?”
그 의견서대로라면 노형진이 제출한 서류가 의미가 없게 된다.
그런데 그 의견서에 사인해 달라고 했는데도 의심을 하지 않다니.
“분노는 때로는 사람들의 눈을 멀게 하거든.”
“응?”
“내가 심심해서 그들을 도발한 게 아니야. 화나게 하려고 한 거지.”
아마 그들은 지금쯤 노형진에게 협조했다는 녀석들에 대해서 극도로 분노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에 신경이 쓰여서 뭔가 이상하다는 사실을 놓치고 있을 테고 말이다.
“쯧쯧, 어쩌다가 너 같은 사람한테 걸려서, 저쪽도 참 고생이다. 그런데 진짜로 준비된 거야?”
“뭐가 말이야?”
“그 사람들의 방조랑 교사 혐의 말이야.”
“아, 그거? 그냥 뻥카야.”
“뭐?”
노형진이 옆 좌석에 앉으면서 대수롭지 않게 하는 말에 손채림은 깜짝 놀랐다.
그렇게 잔뜩 준비한 것처럼 보이더니 뻥카라니?
그렇다는 건 애초에 증거가 없다는 뜻이 아닌가?
“애초에 관련된 증거는 없었어. 물론 폭행 사진이야 체육계에서는 흔하게 벌어지는 일이니 구하는 건 어렵지 않아. 특히 유도나 격투기 같은 쪽은 거의 일상이나 다름없으니까. 하지만 교사나 방조는 참 증거가 애매하거든.”
그건 사진으로 찍는 게 아니라 접근해서 녹음해야 한다.
때린다는 행위가 없기 때문에 사진으로는 증거로서의 효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가 없으니까.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접근해서 녹음할 기회도, 시간도 없었다는 것.
“그래서 뻥카를 친 거지.”
“그런데 속아?”
“상대방이 자신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게 만들면 속이는 건 어려운 건 아니야. 그래서 내가 그들에 대해서 조사한 거고.”
교수들에 대해서 조사하고 그들에게 적대적인 행동을 한다. 더군다나 제자들에 대한 고발을 진행하면서 적대적인 행동이 행동으로 실행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 이상, 그들로서는 위험부담을 감수할 수 없는 노릇이다.
“결국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들은 사인할 수밖에 없지. 없을지도 모른다는 가정만 하고 사인을 안 하면 자신들의 자리가 위험해지니까.”
“헐…….”
결국 노형진에게 속아서 의견서를 넘겨준 것이다.
“그 후의 일은 자기들이 알아서 할 일이고.”
물론 노형진이 이번 일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주기는 했다. 그게 조건이니까.
하지만 그건 가해자들에게 지옥이 열리는 길이 될 것이 뻔했다.
“이제 저들 문제는 우리 손을 떠났어. 우리는 우리 일만 해결하면 돼.”
노형진은 그렇게 말했지만 왠지 손채림은 도리어 당하게 될 가해자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4장. 엎어치기 한판>
“이놈들입니다.”
교수들은 이를 박박 갈면서 말했다.
“확실한 겁니까?”
“네. 제가 아는 분을 통해서 알아냈습니다.”
노형진은 그냥 심심해서 그들을 고발한 것이 아니었다. 그 고발 서류에 증거로 받은 가해자들의 진단서까지 첨부했다.
자세한 내용 없이 진단서만 덩그러니 들어가 있으니 경찰의 입장에서는 그게 이들로부터 받은 상해 진단서라 생각했고, 당연히 그들 내부에 있는 부패한 경찰을 통해서 고발자를 뒤지고 있던 교수들에게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이름과 학번이 다 지워졌지만 누군지 알아냈습니다. 박팔관하고 그 패거리 녀석들입니다.”
“박팔관하고 그 패거리요?”
“네.”
“그 1학년 놈들 말입니까?”
“네.”
“이런 썅노무 새끼들!”
교수들은 발끈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인성이 영 개떡 같다고 뒤에서 수군거리는 패거리였기 때문이다.
1학년인데 자기들끼리 뭉쳐 다니면서 은근슬쩍 힘자랑하는 하는 놈들이기도 했다.
“다행히 이걸 끊은 병원에 제가 아는 사람이 사무장으로 있습니다. 그래서 이걸 보내 줬더니 이야기해 주더군요.”
“무슨 이야기요?”
“기록에 따르면, 경찰에 제출용으로 쓴다고 했답니다.”
“이…… 미친 새끼들이, 죽으려고 환장했구나.”
진단서나 기타 서류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당연히 그 목적으로 이야기해야 한다. 그리고 그 기록은 다 남아 있다.
물론 박팔관은 경찰에 제출한 것이 맞다.
하지만 교수들과 학교 선배들의 입장에서는 다르게 들릴 수밖에 없었다.
사전에 그들에게 이야기하지 않았다는 것이 결국은 터무니없는 오해를 불러온 것이다.
“당장 이 녀석들을…….”
“진정하세요. 애초에 선배고 뭐고, 죄다 콩밥 먹이려고 덤빈 녀석들입니다. 그런데 박 교수가 화가 나서 팬다면 또 그 짓거리를 할 겁니다. 이 새끼들은 지금 막나가자는 겁니다.”
“그러면 어쩌라고요?”
“어쩌긴요. 철저하게 매장시켜야지요.”
“하지만…….”
“다행히 이 기록에 따르면 이건 단순 상해가 아니라 운동에 의한 타박상 기록이라고 하더군요.”
“그렇지만…….”
“일단 그 녀석이 말해 준 방법이 맞기는 하답니다. 혹시나 몰라서 다른 변호사에게 확인해 봤습니다.”
노형진은 이번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줬는데, 그들로서는 이걸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그것 말고는 없었다.
“네, 증거로 제출된 사진에는 맞은 녀석들이 없습니다. 즉, 여기에 있는 아이들이 적당히 합의서 써 주고 진단서에 대해서 운동으로 인해서 생긴 상해라고 주장하면, 대부분 벌금 정도에서 끝날 거랍니다.”
“큭…….”
그 정도면 다행이다.
그 정도면 국가 대표가 되는 데에도 지장이 없고 실생활에서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일단은 그렇게 갑시다. 우리야 좀 억울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진짜 이대로 가다가 언론이라도 타면 큰일 납니다.”
그렇게 되면 학생들은 운동을 그만둬야 할지도 모른다.
아니,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그게 소문이 나서 자신들이 폭행 사주와 방조로 처벌을 받으면 자신들은 학교에서 해직당할 것이고, 최악의 경우 메달마저도 박탈당할 게 뻔했다.
“이번 사건은 외부에 드러나면 안 되는 겁니다. 조용히 애들 불러서 합의서랑 탄원서에 사인하도록 합시다.”
“그거야 어려운 게 아닌데, 박팔관 이 개새끼들은 어떻게 하죠?”
다들 이를 박박 갈았다.
그리고 이 경우 결론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어떻게 하긴요. 이미 말했듯이 매장시켜야지요. 철저히.”
* * *
“그래서 구타한 걸 보셨다고요?”
“네, 두 사람이 기습적으로 다섯 명을 쓰러트리고는 마구 두들겨 팼다니까요.”
일단 검찰의 증거 하나를 무력화시켰다고 하지만 아직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저들에게는 다른 증인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떻게 공격하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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