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Three Year Old Is a Villainess RAW novel - Chapter (106)
이 3세는 악역입니다 106화.(106/390)
106화.
[젠장! 잡아!]용병 하나가 소리쳤다.
다른 용병들이 에릴로트에게 몰려들었다.
그러나 독거미들이 에릴로트의 주변에 우글거리고 있었기 때문에, 쉽게 다가가지 못했다.
[제압해!]셀레네의 말에 용병들이 물러나고, 똑같이 생긴 두 남자가 나섰다.
그들은 갈고리 같은 것을 에릴로트를 향해 던졌다.
마도구인 모양인지, 각각 걸린 갈고리에서 빛의 실선이 마구 얽히며 그물의 형태가 되었다.
잡힐 뻔한 순간이었다.
투 핸드급의 도끼를 한 손으로 가볍게 돌린 칼리가 나섰다.
쿠웅─!
둔탁한 파열음과 함께 빛의 그물이 말 그대로 박살 났다.
칼리가 눈을 가늘게 좁혔다.
[얼레.]그러곤 갈고리를 주워 들었다.
[마도구 한 번 조잡하다, 인마.] [……!]성큼성큼 걸어간 칼리가 갈고리를 던졌던 남자의 목을 한 번에 잡았다.
[꺼흑……!] [애들 승부에 저주용 마도구를 쓰면 되겠냐고. 응?] [끄윽…….] [하, 이 새끼들. 내 밑에 있었으면 죽었는데.]칼리는 투 핸드급의 엄청난 도끼를 어깨에 걸친 채로도, 남자를 장난감처럼 들고 있었다.
[이 새끼가─!]갈고리를 던졌던 또 한 명의 남자가 칼리를 향해 달려들었다.
검으로 등을 파고든 순간.
깡─!
묘한 마찰음과 함께 가로막혔다.
마경을 보고 있던 귀족이 사색이 되어 소리쳤다.
“역시 칼리 무소가 맞습니다. 저 가호는……!”
가호 <강철 바디>.
몸이 강철로 변하는 가호였다.
그래서 칼리의 기사 시절 별칭이 ‘사상 최악의 탱커’.
어떤 전쟁에서든 선봉을 맡아 적의 공격에서 아군을 보호한다.
거기다가 강철 바디로 인해 공격에 실패하면,
[컥!]─칼리의 또 하나의 가호인 <괴력>으로 목까지 뚝, 꺾인다.
“말도 안 돼. 칼리 무소가 있는 용병단이라니……!”
“에릴로트가 그런 용병단을 어떻게 찾은 거지?”
3세들이 기함했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마경 속이 또 한 번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한 것이다.
[대장만 가는 게 어디 있습니까!] [아, 난 다시는 설원마를 타지 않겠어……. 죽는 줄 알았네.] [저놈들입니까? 저놈들만 끝내면 파티란 말이죠?]무너진 막사 주변으로 에릴로트 측의 용병들이 속속들이 모여들기 시작한 것이다.
에릴로트가 주변을 힐끗 둘러보며 미소 지었다.
머리칼로 한쪽 눈을 가린 녹발의 마른 사내가 에릴로트의 앞으로 걸어 나오며 말했다.
[없죠.]그렇게 말한 녹발의 사내가 소리쳤다.
[이그리츠 용병단!] [예.] [옙!] [예!]그러자 단장인 칼리 무소가 히죽, 음산하게 웃으며 말했다.
[투자자님께 예쁜 짓~.] [예쁜 짓~] [예쁜 짓~]단장을 따라 능글맞게 웃은 용병들이 저마다 볼에 콕, 콕, 검지를 꽂았다.
그리고 에일린의 이상의 용병들과 대치했다.
선황 시절 중앙기사단장이었던 칼리가 심혈을 기울여 키운 강자들.
제아무리 1티어급의 용병들이라고 할지라도 상대가 되지 않았다.
[뭐야, 이 미친놈들은!]에일린의 이상 쪽의 용병이 악을 내질렀다.
그리고 칼리에게 달려들었는데.
캉─!!!
카가가가가각!
초승달 형태의 거대한 칼날이 날아와 용병의 앞을 가로막았다.
백금발의 미소년이 날쌔게 착지했다.
소년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오해하지 말아줘. 놀린 건 아니니까. 우리 단장은 그냥 좀 모자랄 뿐이거든.] [이놈, 루카!]칼리 단장이 길길이 날뛰는 동안, 본격적인 전투가 시작되었다.
녹발의 사내는 날아온 단검을 검지와 중지의 틈으로 받아냈다.
[루카의 말이 틀렸습니까?]녹발의 사내가 손날로 허공에 곡선을 그렸다.
공기가 응축되며 화살의 형태로 변했다.
[이 녀석, 켄달! 단장을 그렇게 무시해서야 되겠냐!] [단장이 위엄을 보인다면 무시당할 일이 없을! 텐데요!]녹발의 사내가 허공을 내려치자 공기가 응축된 화살들이 막사를 향해 쏟아졌다.
[으아아악!] [아악!] [컥!]공기가 응축된 화살들은 아군만을 쏙쏙 피해 적들에게 꽂혔다.
“켄달 제이탱이다!”
선황 시절 중앙기사단에 몸담았던 자.
단신으로 대대 하나를 통째로 날려버렸다는 풍문의 기사였다!
마경 속에서 칼리가 길길이 날뛰었다.
[켄달!] [제발 그만 좀 싸우십시오.]회색의 머리칼과 한쪽 눈에 1자의 상처가 있는 남자가 한숨을 내쉬었다.
“세상에, 할러드 이자스야…….”
선황 시절 중앙기사단의 참모.
36개의 눈을 가진 사나이.
가호는 <망자의 시선>으로 주변 10km 이내를 틈 없이 감시한다.
할러드의 주변에 떠오른 36개의 눈알이 곳곳에 퍼졌다.
[5km 밖 8시 방향. 원군이 접근하고 있습니다.] [그래? 그럼 얼른 도망쳐야지. 루카!]에릴로트가 씩, 웃으며 소리치자 루카가 잽싸게 달렸다.
그의 손이 막 셀레네에게 닿으려는 순간이었다.
셀레네는 딱딱하게 굳어진 얼굴로 얼른 뒤로 물러났다.
마경을 통해 그 장면을 본 셀레네의 모친 바스티나가 비명을 내질렀다.
“셀레네─!”
그런데 이상했다.
셀레네를 그대로 지나친 루카가 향한 곳은…….
“뭐, 뭐야?”
“어?”
[어억─!]웬 소년의 앞이었다.
루카가 소년을 어깨에 둘러메자 에릴로트는 말했다.
[그럼 이따 봐.]에릴로트와 이그리츠 용병단은 그 상태로 잽싸게 튀었다.
무너진 막사 안에 남은 셀레네와 에일린의 이상의 용병들은 입을 떡 벌린 채로 굳었다.
[모, 모비를 잡아갔습니다. 왜 대장이 아니라 모비를…….]셀레네도 도무지 까닭을 모르겠는지 가만히 굳어져 있었다.
어리둥절한 건 마경으로 관람하던 귀족들도 마찬가지였다.
“왜 셀레네 님이 아니라 일개 소년병을……?”
“중요한 건 그게 아니잖소. 대체, 대체 이게 어떻게 된 거요? 칼리 무소와 선황 시절 중앙기사들이라니!”
그런 자들로 구성된 용병단이 있었다고?
뛰어난 정보력을 지닌 자들마저 모르던 일이었다.
그걸 귀족들과 끈도 제대로 만들지 않은 에릴로트가 어떻게 알고 있었단 말인가.
“게다가 귀족들의 일엔 개입하지 않는 칼리 무소를 어떻게 꼬드겨서…….”
“말도 안 돼. 칼리 무소의 용병단이라니.”
소속된 자들의 면면만 따져도 1티어. 아니, 역사상 다시 없을 최강의 용병단이었다!
쾅!
테이블을 내리친 발데릭이 소리쳤다.
“어떻게 된 거야!”
바스티나가 그를 날카롭게 노려봤다.
“그걸 제가 어떻게 알아요? 용병단을 추천한 건 오라버니잖아요!”
“그건─”
“정보력 운운하더니……. 이게 뭐예요!”
“헤르난, 네 놈은 아무것도 몰랐던 것이냐?”
“왜 화살이 제게 돌아옵니까? 형님들과 누님도 모르는 일을 제가 어떻게 알겠습니까! 실뱅 형님은 아무것도 모르셨습니까?”
“그야 내가 어떻게 알았겠느냐…….”
실뱅이 당황한 얼굴로 데이몬드를 쳐다봤다.
“알고 계셨습니까?”
“도우려 했으나, 내 딸이 말하더군. 어른이 개입하면 정당한 승부가 될 수 없다고.”
“…….”
“맞는 말이지.”
바스티나와 발데릭, 헤르난과 실뱅의 얼굴이 붉어졌다.
애들의 승부에 잔뜩 개입한 자들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그 모습을 본 드뷔시 자작이 픽, 실소를 흘렸다.
그러곤 공작에게 말했다.
“칼리 무소의 존재를 아셨습니까.”
“내 장원에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
공작성의 행정관들이 접촉했으나, 칼리 무소는 결코 아스트라의 손을 잡지 않았다.
드뷔시 자작은 공작의 손을 힐끔 쳐다봤다.
아무렇지 않은 척하고 있지만, 꽉 쥔 주먹에 힘줄까지 돋아져 있었다.
황제마저 실력을 아쉬워하여 수소문하던 칼리 무소.
‘그 칼리 무소를 휘하에 넣었다라…….’
드뷔시 자작의 눈이 번뜩였다.
“에릴로트 아가씨의 성장세가 두렵습니다.”
아스트라에 터를 둔 자들은 가주를 이렇게 부른다.
‘가장 위대한 아스트라.’
제가 보기에 공작을 제외하면 그 이름에 걸맞는 자는 하나였다.
고작 열 살의 아스트라.
공작의 뒤에 서 있던 콘라드는 마경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드뷔시 자작을 쳐다봤다.
내일을 향한 욕망으로 꿈틀거리는 시선이었다.
몇몇 가신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승부로 아스트라의 판도가 바뀌겠군.’
새로운 세력이 등장할 모양이었다.
에릴로트 아스트라를 중심으로.
* * *
이그리츠 용병단이 지은 막사 안.
나는 쪼그려 앉아서 턱을 괸 채로 생글생글 웃고 있었다.
“안녕?”
말하자, 밧줄에 꽁꽁 묶여있던 인질이 흠칫했다.
“왜, 왜 저를 잡아 오셨는지…….”
내가 셀레나의 막사에서 잡아 온 소년병은 벌벌 떨고 있었다.
그야 그럴 것이다.
무려 대장인 셀레네를 포기하고 잡아 온 소년이니까.
“있지.”
“네?”
“알고 있어?”
“무, 무엇을…….”
“승부의 내용이 용병전인 건 말야. 아스트라의 직계가 다치는 건 곤란하지만, 용병은 아무렇지 않기 때문이야.”
“……!”
“아스트라의 병사들도 안 되지. 그들은 공들여 키운 가문의 재산이거든. 하지만 용병은…….”
나는 일부러 말을 늘리며, 소년병에게 잔뜩 겁을 줬다.
“그, 그래도 고작 승부에 사람을 죽이는 건……!”
“그렇지. 안 되지. 하지만 여긴 아스트라잖아?”
“아, 아스트라…….”
아스트라는 악명 높기로 유명하다.
형제라도 서슴없이 죽이는 자들.
사람들은 그런 아스트라를 살인귀의 도시라고 부르기도 했다.
나는 소년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었다.
“그러니까 괴롭기 전에 여러 가지로 우리를 도와줬으면 좋겠어.”
“어, 어떻게요……?”
“셀레네 언니의 전술을 알려준다든가.”
“…….”
“언니는 꼼꼼하니까 전투 전에 준비를 많이 했겠지. 전략도 미리 주지시켰을 거야.”
“…….”
소년병의 입술이 달달 떨렸다.
금세라도 전략을 털어놓을 것처럼 입이 열렸다.
그때, 난 벌떡 몸을 일으켰다.
“혼자 생각할 시간을 줄게. 루카, 다른 막사에 넣어둬.”
“예.”
루카가 소년병을 질질 끌고 갔다.
“아!”
나는 그들이 완전히 막사를 나서기 전에 말했다.
“몇 살이야?”
“여, 열여덟인데요…….”
“허튼 생각으로 내게 잘못된 정보를 준다면, 너는 향년 18세로 생을 마감하게 될 거야~”
“……!”
“쉬고 있어~”
루카와 소년병이 사라지고, 나는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칼리와 이그리츠의 용병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칼리가 물었다.
“바로 토설할 것 같던데, 왜 시간을 주십니까?”
“토설하라는 게 아니니까.”
“예?”
“토설하라는 게 아니고, <에일린의 이상>의 단장에게 울고불고하면서 구해달라고 요청하게 하려는 거야.”
“무슨…….”
나는 악동처럼 히죽, 웃었다.
“저쪽 용병단장의 이름을 알고 있어?”
“어, 그러니까…….”
칼리가 더듬더듬 말하며 허공을 쳐다봤다.
절대로 모른다는 표정이다.
참모 할러드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러니까 미리 자료 좀 읽어보시라니까요.”
“네가 있는데 내가 읽을 필요 있나. 하하! 그래서 이름이 뭔데?”
“카비 몬스입니다.”
나는 짝! 손뼉을 치며 말했다.
“그럼 저 소년병의 이름은 뭘까?”
“모비 몬스였죠.”
그러자 이그리츠 용병단 사람들의 눈이 동그래졌다.
“그래, 저 애는 단장의 아들이거든. 자, 여기서 문제.”
검지를 치켜든 난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
“아들이 적진에 끌려갔다.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 여기서 아버지의 선택은?”
“……지독하십니다.”
칼리가 날 쓰레기라도 보는 듯한 표정으로 쳐다봤다.
나는 의자에 깊게 기댄 채로 물었다.
“이 승부에서 승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어?”
“그건 알죠! 그러니까 확실히…… 어, 상대측 대장에게 패배 선언을 들어야 하는 거였죠?”
“그래. 셀레네 언니를 잡아 와서 고신을 해도, 언니는 절대로 패배 선언을 하지 않을 거야.”
셀레네는 고고한 설원의 늑대와 같은 사람이었다.
고문을 해도 저쪽 용병이 남아있는 한, 쉽사리 패배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죽일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러니까 완전히 승부할 수 없도록 만들어야지.’
저쪽 용병들을 이탈시켜서.
난 어깨를 으쓱하고서 참모인 할러드에게 물었다.
“밧줄은 풀 수 있도록 묶어놨지?”
“예. 풀려나서 통신석을 들 수 있을 정도로는요.”
“내 작전을 알고 있었구나? 역시 할러드야.”
“이런 단장을 모시고 있으니, 제가 더 꼼꼼해야 하거든요.”
나와 할러드는 서로를 쳐다보며 히죽히죽 웃었다.
* * *
외딴 막사 안.
소년병 모비는 발발 떨며 주변을 둘러봤다.
‘이, 이대로 있으면 죽을지도 몰라.’
모비가 얼른 밧줄을 풀었다.
밧줄에서 푸는 법은 지겹도록 훈련받았다.
금세 밧줄을 풀고 막사 아래를 살폈다.
‘저 신발은…… 으으!’
켄달이라고 불렸던 엄청난 실력의 용병이 신고 있던 워커다.
새파랗게 질린 모비가 얼른 자리로 되돌아왔다.
‘혼자서는 절대로 못 빠져나가.’
그 강한 아버지의 용병들이 나무 꼬챙이처럼 픽픽 쓰러지는 것을 보았다.
‘나까짓 게 상대가 될 리 없잖아!’
이래서 오고 싶지 않았던 거다.
“언제까지 내 등 뒤에 숨어지낼 셈이냐!”
“하, 하지만 저는 싸움도 잘 못하고…… 훈련받는 것만으로도 힘들어서…….”
“후계자라는 녀석이─!”
아버지의 고함에 겁먹어서 참전하긴 했지만, 이렇게 죽을 줄 알았다면 절대로 안 왔을 것이다.
모비는 벌벌 떨며 통신석을 꺼냈다.
1티어 용병단의 유일한 후계자인 만큼 통신석을 가지고 있었다.
연결하자, 얼마 지나지 않아서 부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모비! 모비냐?!]“조, 조용히 하세요. 들킨다고요.”
[어디냐. 응? 그 녀석들 주둔지가 어디에 있어!]“몰라요. 끌려올 적에 눈이 가려져서…… 살려주세요, 아버지!”
[뭐, 뭐?! 그 녀석들이 네게 무슨 짓이라도 한 것이냐? 그래?]“저를 죽인대요……!”
[그럴 리가! 고작 애들 승부인데……!]“여긴 아스트라잖아요! 살인귀의 도시라고요! 허어엉, 아버지, 저 죽고 싶지 않─”
그때였다.
누군가 막사를 휙, 걷고 들어왔다.
에릴로트와 그 무시무시하던 칼리라는 단장이었다.
“으아아악!”
모비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비명을 내질렀다.
그러는 바람에 통신석을 떨어뜨렸다.
에릴로트가 데구루루 굴러온 통신석을 잡았다.
“밧줄이 느슨했나 보네~?”
모비는 “꺽─!”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