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Three Year Old Is a Villainess RAW novel - Chapter (193)
이 3세는 악역입니다 193화.(193/390)
193화.
한지혁이 남몰래 헛웃음을 흘렸다.
나처럼 악독한 애가 선하다는 소리를 듣는 게 엄청 기가 막히는 모양이었다.
‘가만히 있어라, 응?’
나는 한지혁에게 눈치를 주고, 슬쩍 황태후를 올려다보았다.
“황태후 폐하…….”
“네 마음은 알고 있단다. 하지만 이번 일은 네 다정함으론 해결되지 않는 일이야.”
옳지.
이 말을 기다렸다.
나는 속으로 히죽 웃었다. 그러나 겉으론 눈썹을 늘어뜨리며 울먹였다.
“아버지가 그러셨어요. 아이는 아직 미숙해서 실수를 하곤 한다고요. 그러니 어른은 아량을 베풀어야 한 대요.”
“네 부친이 실로 옳은 말을 하였구나.”
“그리고 아버지는 또 말씀하셨어요. ……잘못은 ‘어른의 잘못된 가르침’으로 기인했다고.”
누가 실린을 그렇게 가르쳤어?
설사 악독하게 타고났다 한들, 그 애가 그런 짓을 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이지?
지금껏 그 애가 오만할 수 있도록 범법 행위로 도왔던 사람은 누구야?
주변 사람들이 소곤소곤 말했다.
“확실히 샤토브리앙 공작이…….”
“이전까지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서 넘어갔지만, 이전에도 문제가 많았지요.”
“예, 샤토브리앙 공작을 이대로 놔두면 또다시…….”
나는 쾌재를 부르고 싶은 기분이었다.
‘그래!’
실린만 벌한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지.
결국 그 애가 그만큼 말도 안 되는 일을 벌였던 건, 제 아버지가 있기 때문이었다.
나는 황제를 쳐다봤다.
‘누구를 쳐야 하는지 알겠지?’
혹시 또 젊었을 때 인연 어쩌고 하면서 샤토브리앙 공작을 슬쩍 빼주기만 해봐라.
궁내에서 곡할 게 아니라, 성 밖에서 울고불고 소리칠 테니.
그럼 성 밖의 귀족들도 샤토브리앙 공작에게 집중할 거다.
‘반황제파에서 이때다 싶어 친황제파를 다 잘라내려고 할 수도 있을 거라고.’
난 살짝 황제의 심기를 살폈다.
황제의 시선은 묘했다.
하지만 결코 화가 난 표정은 아니었다.
황태후는 나를 달래려 들었다.
“얘야, 실린 샤토브리앙은 네가 감싸줄 만한 사람이 아니란다.”
“저도 분하고, 슬퍼요. 하지만 감정만으로 밀어붙일 수 있는 일은 없어요.”
“…….”
“저어, 아버지가 그러셨어요─”
“…….”
나는 황제와 황태후에게만 들리도록 목소리를 낮췄다.
“이번에 실린을 쳐내면 황제 폐하께선 곤란해지실 거래요.”
“그건…….”
황태후가 신음했고, 황제의 눈썹이 꿈틀했다.
황제가 내게 물었다.
“네 아버지가 그리 말했다고?”
“예, 폐하……. 아버지는 실린의 아버지인 샤토브리앙 공작이 폐하께 ‘필요한 사람’이라고 말씀하셨어요…….”
“…….”
“해서, 저는 참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니까, 그러니까…….”
난 눈썹을 늘어뜨리고 황제를 바라보았다.
“저 한 사람만 마음이 아프면, 황실은 평안할 수 있겠지요. 실린을 용서해주셔요, 폐하.”
“……데이몬드 아스트라가 그리 말했단 말이지.”
“네, 폐하. 제 ‘아버지’가요.”
“데이몬드 아스트라…….”
그래, 누가 당신을 생각하는지 잘 기억해둬.
당신이 손을 잡아야 할 쪽이 누구인지 아로새겨두라고.
당신이 손을 잡아야 하는 사람.
친황제파의 거두인 샤토브리앙 공작의 확실한 대체재가 될 수 있는 남자.
그 남자의 이름은 ‘데이몬드 아스트라’, 내 아버지다.
아빠의 이름을 곱씹던 황제의 입꼬리가 비스듬히 올라갔다.
그러곤 나를 보고 눈썹을 살짝 추켜세웠다.
“이번 일에선 네 청을 들어줄 수 없다.”
“그런…….”
난 너무나 슬픈 척 어깨를 좁혔으나, 속에선 페스티벌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렇지!
‘혹시 용서해준다고 했으면 진짜 가만 안 두려고 했어.’
황제가 턱 끝을 매만지며 말을 이었다.
“그러나 황실을 향한 너희 부녀의 충정은 기억해두겠다.”
“폐하의 심중을 복잡하게 하였다면 송구합니다…….”
황태후가 빙그레 웃고 내 손등을 두드렸다.
“어찌 그런 말을 하느냐. 갸륵하고 또 갸륵하구나. 귀족의 귀감이 아닐 수 없다.”
“폐하…….”
“데이몬드 아스트라에겐 따로 사람을 보내 황실을 향한 충정을 치하하도록 하마.”
그거야!
‘기왕이면 엄청 화려하게 치하해주세요, 폐하?’
그래야 중앙탑 귀족들도 아빠를 달리 보지.
황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 너는 이만 저택으로 돌아가 보도록 하여라. 몸이 좋지 않을 터인데.”
“황공합니다.”
황태후가 당신 궁의 시녀장에게 명했다.
“서군 원화에게 황궁 마차를 내어주고, 저택까지 직접 시중을 들도록 하여라.”
“예, 폐하.”
“갸륵한 서군 원화를 이 늙은이라 여기고, 시중에 모자람이 없어야 할 것이다.”
“여부가 있겠습니까.”
시녀장이 빙그레 웃으며 내게 다가왔다.
“하면 제가 모시겠습니다, 원화.”
“감사합니다…….”
나는 황제와 황태후에게 허리를 깊이 숙였다.
“황가에 신의 가호가 함께하길 마음 깊이 빌겠나이다.”
“그래.”
황태후가 인자하게 웃으며 대답했고, 황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난 한지혁, 그리고 시녀장과 함께 물러났다.
황제와 황태후가 보이지 않도록 멀리 왔을 무렵, 무릎이 휘청 꺾였다.
“세상에, 원화!”
“아가씨……!”
시녀장이 황급히 의사를 불렀고, 한지혁은 얼굴이 샛노래져서 나를 부축했다.
시녀장의 눈치를 본 그가 물었다.
“그것 봐. 몸도 좋지 않은 게─”
나는 목소리를 바짝 낮추고 속삭였다.
“더 크게 말해. 크게.”
“……뭐?”
“크게 말하라고.”
그래야 남들이 이 소란을 다 알지.
자, 내가 친황제파를 위해 곡했다는 것까지 알도록 수선을 부려봐!
“너, 그럼 이게 다 쇼─”
“쉿, 쉿.”
“허…….”
한지혁이 기가 막힌 듯 실소를 흘렸다.
그러나 통신석으로 의사와 치유사를 호출한 시녀장이 다시 다가오자 재빨리 소리치기 시작했다.
“아이고! 아이고, 아가씨! 이래서 궁에 오는 것을 그리 말렸던 것인데……! 대체 이 충정을 어찌한단 말입니까!!”
“하면 서군 원화께서 계속 몸이 좋지 않았던 것이냐?”
“예, 열이 올라 새벽 내내 앓으시고, 먹는 것마다 게워내셨는데도 황가를 위해서라면 이 작은 몸의 고통쯤이야 아무것도 아니라시며─!”
“세상에나……. 어찌 이토록 대견하단 말인가. 훨씬 나이 많은 어른조차 고개 숙어지는 충정이로구나.”
소란을 들은 궁인들이 웅성웅성 몰려들었다.
황군들도 있었는데, 황제 직속군과 원화군까지 쓰러진 날 보고 당황한 모양이었다.
한지혁은 이때다 싶어 나불나불 떠들기 시작했다.
“사실 샤토브리앙 영애에게 당했던 게 더 많습니다. 곁에서 지켜본 저조차 속에서 천불이 나는데 어리신 아가씨께선 오죽하셨겠습니까?”
“더 많단 말이야?”
“사교계에 허튼 소문을 퍼뜨려 고립시키려 했던 것은 기본. 크림슨 구울을 토벌할 적에도 함께 붙잡힌 원화들을 구슬려서 아가씨께선 죽을 위기에 봉착하셨기도 하고……!”
“맙소사!”
“더러운 피라는 끔찍한 말로 수도 없이 모멸감을 주었으며, 제 부친의 위명을 이용해서 아가씨를…… 아가씨를……!”
눈물 없이는 말할 수 없다는 듯이 한지혁이 크흑, 신음하며 고개를 돌렸다.
‘괜히 사기꾼 출신이 아니라니까.’
있던 일이긴 하지만 오스카상감의 연기까지 더해지니 파급력이 엄청났다.
내가 무슨 비련의 여주인공이라도 된 듯했다.
주변에 바글바글 몰려든 사람들이 탄식했다.
시녀장은 한 손으로 입을 막았다. 그녀의 시선이 뺨에 짙게 느껴졌다.
‘그래.’
실린도 황도 사람들의 성정을 잘 알겠지만, 나도 그만큼 잘 알고 있다.
‘흩어지기 무섭게 소문을 퍼다 나르겠지.’
나는 속으로 킬킬 웃었다.
몇 번이나 말했지만, 내가 바로 <빙.흑.손>의 메인 악역 출신이라 이거다.
절대 쉽게 안 당하지.
난 내게 온 악의엔 백배로 돌려주는 악랄한 어린이였다.
‘실린, 넌 죽었어.’
* * *
쾅!
샤토브리앙 공작이 통신석을 내던지며 고함을 내질렀다.
“개자식들─!”
흠칫한 공작부인이 남편에게 물었다.
“클루아드 후작도 연락이 닿지 않나요?”
“클루아드 후작뿐만이겠소?!”
로체 백작, 부송 백작…….
친황제파의 거두들이 모두 연락을 받지 않는다.
벌써 5대5 공개 전투 훈련 이후로 닷새째였다.
‘이제 끈 떨어진 연이라 이거지.’
샤토브리앙 공작이 이를 악물었다.
거칠게 머리를 쓸어올린 그가 공작부인을 쳐다봤다.
“장인어른께 서신을 보내시오. 원로회의 도움이라도 받아야 상황을 타파할 수 있겠소.”
공작부인이 어두운 목소리로 말했다.
“저, 여보…… 이미 아버지께 연락을 했는데…….”
“무슨 일이오?”
“…….”
공작부인이 소파 구석에 앉아 희게 질려 있는 실린을 힐끔 쳐다봤다.
그녀가 눈을 꽉 감으며 중얼거렸다.
“사위와 손녀를 없다고 생각하시겠노라 말씀하셨어요…….”
“뭐, 뭐요?!”
“아버지께 도움은 받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제, 제레스! 제레스(샤토브리앙 공작의 장남, 실린의 오라비)를 귀여워하시니 그 아이를 보내서─”
“제레스와 저만 돌아온다면 친정에 받아주신다고 하셨어요.”
“그런…….”
공작이 후들후들 떨리는 손으로 테이블을 짚었다.
이를 악물고 있던 실린이 소리쳤다.
“너무하세요─!”
“실린.”
남편의 눈치를 본 공작부인이 딸을 말렸으나, 실린이 눈물을 터뜨렸다.
“외할아버님이 어떻게 제게 그러실 수 있어요? 제가 중앙 원화로 승승장구할 땐 ‘우리 손주’ 하시며 그리 귀여워하시더니!”
“입 닥쳐─!!”
“아버지…….”
샤토브리앙 공작이 노성을 내질렀다.
“네가 어떤 짓을 저지른 줄 알고 억울한 체하는 게야?! 공작가 영양을 살인 교사한 것이다! 폐하의 궁에 괴한을 끌어들인 것은 반역이야!”
“저, 저는, 아버지…… 그치만 이건 에릴로트 아스트라가 몰고 가서…….”
“입 닥치라지 않았어!!”
“…….”
실린이 치맛자락을 꽉 비틀어 쥐며 눈물을 뚝뚝 흘렸다.
‘너무해…… 다들 정말 너무해…….’
그때, 샤토브리앙 저택의 집사장이 서둘러 들어왔다.
“마님.”
“무슨 일이냐?”
“파티 초대장이 전부 되돌아왔습니다.”
“뭐라고……?”
집사는 새파란 얼굴로 되돌아온 초대장을 무더기로 건넸다.
정말로 한 사람도 빠짐없이 편지를 되돌려보냈다.
‘로타녹스(사교계에서 최고로 권위있는 모임)가 움직인 것이다.’
귀부인들까지 샤토브리앙에게 완전히 등을 돌렸다.
아무리 딸이 일을 저질렀다지만, 이토록 거센 반향이라니.
제국의 긴 역사 동안 공작가가 이런 모욕을 당한 일은 단 한 번도 없다.
“여, 여보…….”
공작부인이 굳은 얼굴로 남편을 쳐다봤다.
남편은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있었다.
“파앙테.”
“……예?”
“사교계의 마음을 돌리려면 파앙테의 도움이 필요하오. 오늘 파앙테 후작 부인의 파티가 있다지 않았소?”
“맞아요.”
“실린을 보내 파앙테 영애의 파티에서 남군 원화가 벌였던 일을 사죄토록 하시오.”
실린이 펄쩍 뛰었다.
“그건 남군 원화가 사죄해야지요. 왜 제가─!”
“남군 원화가 네 명을 받고 움직인 것을 모두가 알고 있어!!”
“하, 하지만…….”
“귀족으로라도 살고 싶으면 파앙테의 용서를 받아와야 할 것이다.”
무시무시한 목소리로 선언한 공작이 집사를 쳐다봤다.
“일을 마치지 못한다면 더는 저택에 실린을 들일 필요 없다.”
“예, 주인님.”
실린이 냉큼 대답하는 집사를 노려봤다.
“당신─!”
“가시죠, 아가씨.”
집사는 아무렇지 않은 태도로, 버둥거리는 실린을 억지로 내보냈다.
공작부인이 한숨을 내쉬며 따라 나왔다.
실린이 울음을 터뜨렸다.
“가기 싫어요. 전 싫어요, 어머니!”
“가야 해.”
“어머니, 저는─”
“나까지 너를 포기하게 하지 마라.”
“어, 어머니…….”
“벌써 가신들이 널 인명록에서 지우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네 아버진 이사벨(실린의 사촌)을 입양하려 절차를 밟고 있어.”
“뭐, 뭐라고요?!”
“이미 네 외가에선 네 이름을 지웠지.”
“…….”
“이제 네가 살 수 있는 방법은 없어. 네 아버지의 말마따나 그나마 귀족으로 살고 싶다면 일을 잘 처리하고 와야 할 것이다.”
“어머니까지 제게 어떻게 이렇게 잔인하세요?”
“살인 교사까지 한 딸을 어찌 보듬을 수 있겠니.”
“그, 그때뿐이었어요!”
“이제 네 말은 믿기지 않는구나. 네 죄다, 실린.”
공작부인이 차갑게 돌아섰다. 그녀가 자리를 떠난 후, 반대편에서 누군가 걸어왔다.
실린의 자랑 같던 오라비, 제레스.
그리고 제일 싫어하는 사촌인 이사벨라였다.
제레스는 엉엉 울고 있는 실린을 싸늘하게 쳐다봤다.
이사벨라는 키득키득 웃었다.
“너무 그러지 마세요, 오라버니. 실린이 가뜩이나 기가 죽어있는데요.”
“살인자 동생은 둔 적이 없어.”
“……!”
실린이 흠칫, 제레스를 쳐다봤다.
이사벨라가 입술을 한껏 모으곤 말했다.
“정확히 말하면 살인자는 아니지요. 살인교사범이지. 공작부인도 그렇게 말씀하셨잖아요?”
“괴한들이 실패하지 않았다면 확실히 살인자가 되었겠지. 운이 좋아 살인하지 못했을 뿐이다.”
“맞는 말이긴 하지만요.”
이사벨라가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실린을 힐끔 쳐다봤다.
제레스와 이사벨라가 공작의 서재를 두드렸다.
“제레스입니다.”
“이사벨라예요, 아버님~.”
아버님?
실린이 이사벨라를 확 노려봤다.
이사벨라는 그저 쿡쿡 웃기만 했다.
방이 열리고, 재킷을 손에 쥔 공작이 황급히 나왔다.
“무슨 일이냐. 아니, 일이 있어도 다음에 하자.”
“어디 나가십니까?”
“중앙탑에 가봐야겠어. 오늘 데이몬드 아스트라를 두고 중앙탑 출입권 논의가 있다고 하니, 가서 표라도 던져줘야 아스트라에 더는 밉보이지 않겠지.”
“샤토브리앙이 아스트라의 눈치를 보고 움직여야 한다니……. 너무 속상해요, 아버님~”
제레스가 공작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공작은 실린을 쳐다도 보지 않고 서둘러 뛰어나갔다.
홀로 남은 실린이 복도에 엎드려 엉엉 울었다.
아무도 위로해주는 이가 없었다.
* * *
중앙탑.
서둘러 움직였더니 겨우 회의 시작 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샤토브리앙 공작이 회의장 안으로 들어갔다.
연락도 받지 않던 친황제파의 인사들이 잔뜩 모여있었다.
“여기들 계셨소.”
샤토브리앙 공작이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체 다가갔다.
친황제파의 귀족들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그를 힐끗 쳐다봤다.
공작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오늘 데이몬드 아스트라의 출입권 심사에 다들 긍정적인 결정을 해달라 청하려─”
그때였다.
문 안으로 두 명의 사내가 들어왔다.
아스트라 공작과 데이몬드 아스트라였다.
“아스트라 백작!”
“자, 자, 이쪽으로 오십시오.”
“어째 며칠만에 더 훤칠해지셨소.”
“말이라고 하십니까. 폐하 앞에서도 빛 바라지 않던 미모지 않습니까.”
폐하의 앞에서?
황제를 끼고 친황제파와 회동을 가졌다고?
샤토브리앙 공작의 표정이 흠칫, 굳어졌다.
‘설마…….’
데이몬드 아스트라는 무감한 표정으로 원탁의 중심에서 세 번째 자리에 앉았다.
샤토브리앙 공작이 늘 앉던 그 자리.
친황제파의 우두머리가 자리하는 저울의 좌였다.
‘설마……!’
흡수당했다.
저 젊은 백작에게 자신의 당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