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Three Year Old Is a Villainess RAW novel - Chapter (21)
이 3세는 악역입니다 21화.(21/390)
21화.
* * *
보름 뒤.
나는 댓글을 확인했다.
미켈란 풀려나서 다행이야 선황비도 이제 푹 쉴 듯ㅠ
그래도 황제가 미켈란 편이네요. 선황비가 어려서 잘해 준 걸 안 잊었나 보네요.
나는 고발한 애 좀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ㅡㅡ 아무리 황궁 가고 싶다고 했다지만 고발하면 어떡함? 황태후가 이때다 싶어서 죽이면 어쩌려고.
황제.. 황궁 마차 나도 좀.. 출근길 지옥철 2시간..
‘미켈란이 풀려났구나.’
좋아.
내 가호는 꽤 쓸 만했다.
주연에 관한 내용이면 댓글을 통해서 알 수 있었으니까.
그리고 요 며칠, 난 내 가호에 관해 몇 가지를 알아냈다.
1. 소설의 내용을 바꾸면, 기존의 댓글이 사라진다.
2. 내가 댓글을 볼 수 있다는 건 소설엔 언급되지 않는다.
3. 댓글을 읽은 후, 내가 변화시킨 일은 소설에선 자세히 서술되지 않는다.
예를 들면 내가 미켈란을 고발했다는 내용은,
그런데 미켈란은 고발당해 황궁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그와 가깝게 지내던 귀족 아이가 황궁에 돌아가고 싶어 하는 미켈란을 위해 가짜 고발을 한 것이다.
기가 막힌 일이었다.
─이런 식으로 가지를 다 쳐낸 것 같았다.
콘라드가 내 명으로 미켈란을 도운 건,
……아스트라 공작의 부관, 콘라드 마르시알 덕분이었다.
콘라드 마르시알은 모종의 이유로 그를 돕고 있었다.
─이렇게 뭉뚱그려진 모양이다.
‘나야 나쁘지 않지.’
미켈란이 무사히 풀려나리란 건 알고 있었다.
황태후의 눈 밖에 난 일개 ‘전직 황비궁 시종장’이 어떻게 지금까지 살아남았겠는가?
그보다 더 높으신 분의 비호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황태후 위의 사람이라면 황제뿐이지.’
그렇게 생각하던 중에 노크 소리가 들렸다.
“아가씨, 베티예요.”
“웅!”
대답하자 베티가 종종걸음으로 들어왔다. 손에는 편지가 들려 있었다.
“콘라드 님의 편지예요.”
아마도 미켈란이 풀려났다는 걸 알리는 내용인 모양이었다.
‘콘라드는 참 일을 잘한다니까.’
나는 이번 일에 콘라드의 도움을 받았다.
[콘라드 안녕.에릴로트 편지 써.
콘라드, 여기 미켈란 이써. 미켈란이 나 살려줘써. 고맙습니다 하고 싶어.
미켈란의 소원은 황궁 숲에서 뭘 가지고 오는 거래.
하녀들이 콘라드는 똑똑하댔어. 물어보면 뭐든 알려준댔어.
어떻게 하면 미켈란의 소원 이뤄 줄 수 있어?]
난 삐뚤빼뚤한 글씨를 한 자 한 자 눌러 쓴, 정성 가득한 편지를 써서 보냈고, 콘라드는 흔쾌히 수락했다.
[아가씨를 도와주신 분이라면 제게도 은인입니다.이번 일은 제가 도울 수 있을 듯합니다.
염려하지 마십시오.]
콘라드는 할아버지의 최측근 부관이었다.
아스트라의 세작 또한 관리하고 있으니, 잘 처리해 줄 거라 믿었다.
‘역시 사람은 얻고 볼 일이라니까.’
나는 킬킬거렸다.
“저, 아가씨…….”
베티가 조심스럽게 날 쳐다봤다.
‘아, 참.’
“웅.”
“실례할게요!”
베티는 내 뺨을 살살 조물딱거렸다. 으헤헤 웃는 게 매우 행복한 모양이다.
이건 베티가 고발장을 써 준 데에 대한 보답이었다.
‘그런데 이상하지. 베티는 왜 고발장을 쓴 이유를 안 물어볼까?’
나는 베티를 빤히 쳐다봤다.
“베티.”
“헤헤, 네, 아가씨, 헤헤헤.”
“고바짱 쓴 고 안 물어바? (고발장 쓴 거 안 물어봐?)”
“알아야 하나요?”
베티는 고개를 갸웃했다.
“주인이 명하시면 그게 무슨 일이 됐든, 이유가 뭐든 하는 거예요. 제 주인은 아가씨고요.”
“…….”
나를 본 베티가 빙그레 웃곤 말했다.
“그러니까 아가씨는 명만 하시면 돼요.”
“…….”
“저는 아가씨께서 스스로 다리를 부러뜨리라고 해도 이유를 묻지 않을 테니까요.”
“왜 구로케 해……?”
베티가 나와 시선을 맞추기 위해 쪼그려 앉았다.
무릎을 끌어안은 그녀는 말했다.
“저는 원래 다른 관할성에서 일했어요. 하이디도 그렇고요.”
거기라면 지난번 할아버지 생신 때 나랑 싸웠던 리앙틴이 있는 곳이다.
“저랑 하이디는 거리에서 힘들게 살다가 겨우 귀족 가문의 고용인이 되었거든요.”
“…….”
“번듯한 직업을 가지면 인생이 변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과 달랐어요.”
“…….”
“예전 마님은 기분이 상하면 찻잔도 던지시고요. 예전 주인님은 막 만지고…….”
미친놈?!
나는 왈칵 인상을 찌푸렸다.
“나빠!”
그렇게 말하자 베티는 배시시 웃었다.
“아가씨는 이렇게 나쁘다고 말씀해 주시잖아요.”
“…….”
“저희가 맞고 있을 때, 때리지 말라고 나서 주셨어요.”
“…….”
“저는 아가씨를 모시게 되어서 정말 기뻐요.”
하이디도 비슷한 말을 했다.
“아가씨는 장난으로라도 고함을 치지 않으세요. 저는 그게 너무 기뻐요.”
나는 베티의 반짝이는 눈을 빤히 쳐다봤다.
그러다가 이내 가슴을 꽝꽝 두드렸다.
“바보!”
“네?”
“그런 거에 잉생을 바치면 어떠케! 언래 잘해 주는 사람이 더 무서운 고야! (그런 거에 인생을 바치면 어떡해! 원래 잘해 주는 사람이 더 무서운 거야!)”
“……!”
베티는 깜짝 놀랐다. 하지만 금세 아하하, 하며 맑게 웃었다.
“그런 말씀을 해 주시는 것도 좋아요.”
“…….”
“한 번 안아 주시면 안 될까요?”
나는 한숨을 푹 내쉬고 베티를 안아 줬다.
‘이렇게 착해서 어떻게 살려고.’
이리저리 이용당하다가 정신 차리면 뼈밖에 안 남을 거다.
‘에휴……. 어쩔 수 없다.’
얘들은 내가 거두는 수밖에.
* * *
난 아버지의 집무실로 향했다.
열린 문틈으로 빼꼼, 고개를 내밀자 엔조가 날 발견했다.
“안녕하세요, 아가씨.”
“안넝.”
아버지는 엔조에게 턱짓했다. 그러자 엔조가 문을 열어줬다.
내가 아버지의 책상 쪽으로 달려갔다. 그는 나를 번쩍 안아서 무릎에 앉혀 줬다.
“잘 먹고 있는 거야?”
“녜!”
“살은 왜 안 찌지.”
그러더니 아버지는 매우 고민하는 듯한 표정으로 날 쳐다봤다.
‘내가?’
난 거울을 볼 때마다 이러다 내 볼이 너무 빵빵해져서 터지는 게 아닐까 걱정스러운데?
농담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아버지의 얼굴을 봤는데, 매우 진지하게 날 보고 있었다.
“삐쩍 골았어.”
진짜로 그렇게 생각하나 봐…….
‘이게 바로 콩깍지인가.’
나는 좀 민망해져서 슬그머니 시선을 피했다.
아버지가 물었다.
“무슨 일로 집무실까지 왔지?”
“삼점 지구 가구 시퍼요. (상점 지구에 가고 싶어요.)”
내 말에 엔조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상점가가 아니라, 상점 지구 말이십니까?”
“응!”
상점가는 각 관할령마다 있는 시장 같은 곳.
상점 지구는 아스트라 장원을 대표하는 쇼핑 타운 같은 곳이었다.
“상점 지구는 저희 관할령이 아니니 위험할 텐데요.”
엔조가 걱정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그럴 만도 했다.
상점 지구는 원활한 장사를 위해서, 귀족 1인당 호위를 3명 이상 데려갈 수 없었다.
손님들이 호위들에게 겁먹어서 장사를 못하면 안 되니까.
나는 행여나 아버지가 안 된다고 할까 봐 얼른 덧붙였다.
“있지요. 삼점 지구에요. 잠남감도 있고요. 애쁜 옷도 있구요. 마싯는 거도 팔아요. 재미써요! (있지요. 상점 지구에는요. 장난감도 있고요. 예쁜 옷도 있고요. 맛있는 것도 팔아요. 재밌어요!)”
“…….”
“12번째 탑 애들도 다 가써요…….”
방계 애들도 다 가는데야. 그러니까 안전해.
그런 의미로 말했는데, 왠지 아버지와 엔조의 표정이 굳어졌다.
엔조가 미간을 좁히며 날 쳐다봤다.
“한 번도 안 가 보셨습니까?”
“웅!”
“12번째 탑의 놈들……. 너무합니다. 휴식기에도 탑에만 가둬 놨다는 게 아닙니까!”
엔조가 분통을 터뜨렸고, 아버지의 눈빛은 싸늘해졌다.
난 당황했다.
물론 휴식기에 탑에만 있던 건 사실이다.
나를 돌봐 줄 고용인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내가 나가기 싫었는걸.’
괜히 눈에 띄어 봐야 좋을 게 없으니까.
하지만 보호자가 생긴 지금은 다르다.
“샘샘미들 잘해 조요!”
“…….”
“아가씨…….”
엔조의 눈이 울망울망해졌다.
내가 12번째 탑의 사람들을 감싼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그가 가슴을 쾅! 때리곤, 결기 어린 눈으로 아버지를 쳐다봤다.
“제가 모시고 다녀오겠습니다.”
“아냐!”
행여나 진짜로 엔조가 간다고 할까 봐 나는 재빨리 말했다.
‘엔조와 가면 안 돼.’
그라면 나를 아주 꼼꼼하게 지켜 줄 거다.
내가 움직이기 힘들도록.
하지만 난 이번에 호위의 눈을 피해서 움직여야 한다.
‘돈 벌러 가는 거니까.’
보호자도 생겼겠다, 집안도 단속되었겠다, 이제 남은 건 하나.
돈이다.
‘돈은 좋지.’
필요한 건 잔뜩 살 수 있고, 뇌물로도 쓸 수 있고, 심지어는 돈으로 돈을 벌기도 한다.
그리고 난 원래도 돈을 아주 좋아했다.
속으로 히죽히죽 웃고 있으니, 엔조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가씨…….”
내가 같이 가고 싶지 않다고 한 게 몹시 서운한 모양이었다.
나는 얼른 변명했다.
“엥조 바빠. 기찮게 하면 안 대. (엔조 바빠. 귀찮게 하면 안 돼.)”
“아가씨께서 그렇게나 제 생각을…….”
그가 계속 울망울망해서 나는 그 틈에 아버지를 쳐다봤다.
“모스코가 조아요.”
“모스코?”
엔조는 고개를 끄덕였다.
“지난번 하딕스 산에서 무등을 태워드린 적이 있죠. 그때 기억이 좋으셨나 봅니다. 하지만 모스코는 좀 멍청한 구석이 있어서…….”
그래서 좋은 거다.
단순해서 내가 뭘 하든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를 테니까.
아버지는 잠시 고민했다.
그리고 두 손을 곱게 모은 채로 반짝이는 날 보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상점 지구는 공작성 관할이니 허튼짓을 할 사람은 없겠지.”
“예. 모스코라면 혹여 다수와 전투가 벌어져도 아가씨를 지켜 낼 테지요.”
“좋아, 에릴로트. 다녀와라.”
나는 와─! 하고 팔을 번쩍 들었다.
* * *
상점 지구.
검문소를 지나서, 거대한 돔 형태로 지어진 벽 안으로 들어온 난 탄성을 흘렸다.
‘우와…….’
상점 안은 마치 유럽의 마을 같았다.
길마다 초록의 수목들이 늘어서 있고, 드문드문 보이는 벤치.
그리고 셀 수 없이 많은 아름다운 건물들……!
저 건물들이 전부 상점이다.
아스트라의 랜드마크나 마찬가지라더니, 과연 엄청났다.
“멋지지요, 아가씨?”
“그렇지요?”
함께 온 하이디와 베티가 신이 나서 말했다.
“응!”
호위인 3미터 거구의 사나이, 모스코조차 기함을 했다.
“큰 장원은 다르긴 다르구만.”
“모스코 안 와 바써?”
물으니 모스코가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5년 전만 해도 이민족 노예였습니다요. 장군이 작업장을 무너뜨리고, 저를 병사로 써 주신 겁니다.”
“그러쿠나.”
“안 놀라십니까?”
“왜 놀라야 해?”
“노예라고요? 웬만한 귀족들은 저를 오물처럼 봅니다.”
모스코는 아무렇지도 않은 내가 의아한 모양이었다.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노애두 사람이자나. (노예도 사람이잖아.)”
나는 그렇게 말하고 먼저 걸었다.
등 뒤에서 지긋한 시선이 느껴졌다.
내가 고개를 돌리자, 모스코는 눈이 동그래져서 날 쳐다봤다.
“빤니 가자. (빨리 가자.)”
나는 모스코의 손가락을 잡았다.
그는 몸이 큰 만큼 손가락도 무척 커서, 마치 프랑크 소시지 같았다.
모스코는 눈을 끔뻑거렸다. 그러곤 이내 하……, 하며 웃었다.
“왜 장군이 그렇게 홀딱 빠졌는지 알 것 같구만.”
“……?”
“예, 예. 갑시다!”
모스코가 나를 번쩍 안아서 무등을 태워 줬다.
‘높은 곳에 앉으면 정말 재밌어!’
나는 까르륵까르륵 웃었고, 하녀들이 그런 날 보며 즐거워했다.
우리는 다 함께 상점 지구를 돌아다녔다.
아버지가 용돈을 넉넉하게 줘서 장난감 같은 것도 사고, 스케치북도 새로 샀다.
‘이제 슬슬 움직여 볼까.’
“나 저거 조아!”
소리치자, 하녀들과 모스코가 내가 가리킨 곳을 쳐다봤다.
“디저트 샵이로군요. 최근에 귀족들 사이에서 유행이라고 들었어요.”
“네, 아가씨. 가실까요?”
하녀들이 나를 데리고 디저트 샵 앞으로 향했다.
막 들어가려고 하는데, 누군가 황급히 가게 앞으로 나왔다.
“드, 들어오십니까?”
점원으로 보이는 남자였다.
“예.”
하녀가 말하니, 그는 사색이 되어 모스코를 쳐다봤다.
“호위는 두고 들어오셔야 합니다.”
“뭐라고?!”
모스코가 버럭 소리치자, 점원은 쪼그라지듯이 어깨를 움츠렸다.
“이, 이곳은 귀족분들 전용의 샵입니다. 위, 위협적인 분이 계시면 제대로 즐기지 못하실 겁니다.”
“나는 호위야! 아가씨에게서 떨어지란 말이냐!”
“하, 하지만, 모두 호위는 대동하지 않고 들어오십니다…….”
점원은 벌벌 떨었으나, 모스코는 콧방귀만 뀌었다.
“내가 없는 곳에서 아가씨께 문제가 생기면 네놈이 책임질—”
“모스코, 여기 이써.”
내가 말하자, 사람들의 시선이 확 쏠렸다.
모스코와 하녀들은 당황해서 날 설득하려 했다.
“하지만 호위와 떨어지시는 것은…….”
“예, 아가씨. 위험해요.”
“여기 기족들 있는 가게야. 안전해. 그러치? (여기 귀족들이 있는 가게야. 안전해. 그렇지?)”
내가 점원에게 물으니, 점원의 얼굴이 밝아졌다.
“그럼요! 대귀족분들도 찾는 곳이라 내부에 따로 경비대가 있습니다.”
그럴 줄 알았다.
<빙.흑.손>에서도 달리아의 호위들이 가로막힌 적이 있거든.
난 모스코를 잘 달랬다.
“쩌기 다른 호이들도 이써. (저기에 다른 호위들도 있어.)”
“그치만…….”
“여기 이쓰면 내가 모스코 꺼두 사 오께! (여기에 있으면 내가 모스코의 것도 사 올게!)”
“으으음.”
한참 고민하던 모스코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물러났다.
하지만 점원의 멱살을 잡더니,
“행여나 아가씨께 티끌만큼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네 얼굴과 몸은 영영 분리될 것이야.”
─하는 경고를 잊지 않았다.
나는 모스코에게 손을 흔들어 주고,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
가게는 <빙.흑.손>에서 읽은 대로의 구조였다.
중앙에 디저트를 전시한 쇼케이스가 있고, 벽 쪽으로는 방이 늘어져 있다.
귀족들은 저렇게 밀폐된 공간에서 디저트를 즐긴다.
하지만 귀족의 저택이 아닌 만큼, 말소리가 다른 방으로 조금 넘어오곤 했다.
“방으로 모시겠습니다.”
“나 저기 끝에가 조아. (나 저기 끝에 있는 방이 좋아.)”
“예.”
점원은 내가 원하는 방에 테이블 세팅을 해 준 뒤 떠났다.
하녀들은 귀족과 함께 앉을 수 없으니, 문밖에서 대기했다.
‘지금이 몇 시지.’
회중시계를 확인하니 딱 4시였다.
그러자 다른 방에서 시끌시끌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이게 쉽게 알 수 있는 정보가 아닌데……. 제가 경이니 특별히, 정말 특별히 말씀드리는 겁니다?”
“뜸 들이지 말고 말해 보게. 대체 그 정보가 뭔가?”
“해적왕이 남긴 보물섬이 있답니다.”
“보, 보물섬?”
“모 왕국의 해적왕이 죽기 전에 보물섬에 관해서 말을 남겼답니다. 그래서 대해적 시대가 열리는데 가죽 모자 해적단이─ 아니, 아무튼요. 그 보물섬을 찾은 겁니다. 쿤기사 선장이 말이지요.”
나는 쿡, 실소를 흘렸다.
‘보물섬 같은 소리 하고 있네.’
보물섬 따위의 허무맹랑한 소리를 하는 저 소년.
저 소년이 나를 제외하면 이 <빙.흑.손>의 유일한 환생 캐릭터인 한지혁이었다.
그리고.
‘내 돈줄이 되어 줄 남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