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Three Year Old Is a Villainess RAW novel - Chapter (228)
이 3세는 악역입니다 227화.(228/390)
227화.
마사의 뒤에서 편지를 훔쳐본 고용인들이 탄성을 흘렸다.
“맙소사, 맙소사!”
“이게 무슨 일이야……!”
다른 하인들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물었다.
“왜? 무슨 일인데?”
“영애들이 마사를 티파티에 초대하셨어! 세상에, 고용이 된 게 아니라 참석자로 말이야!”
꺄악, 꺄악!
하녀들이 서로 양손을 붙들고 비명을 내질렀다.
다른 사람들도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이, 이 드레스를 입고 말이야?”
“그런 거지!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하인들이 비명 같은 탄성을 내지르자, 마사와 함께 궁에 들어갔던 하녀가 나섰다.
그녀는 꼭 제가 마사라도 된 표정으로 오만하게 말했다.
“그건 마사가 아스트라 백작 영애와 절친한 사이이기 때문이야. 그렇지, 마사?”
“네?”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마사는 수줍은 표정으로 웅얼거렸다.
“뭐…….”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대답이 되었다.
하녀들이 꺄—! 하며 소리쳤다.
“평민과 귀족의 우정이라니, 마치 소설 <콘파뉴> 같아.”
“사셀롱 자작 영애와 하녀 콘파뉴의 우정 이야기잖아. 나도 읽었어.”
함께 황궁에 들어갔던 하녀가 츳츳, 하며 검지를 좌우로 까딱까딱 흔들었다.
“<콘파뉴>의 아가씨는 고작 자작가지만, 이쪽은 공작의 손녀야. 그 아버지는 공작이 될 가능성이 가장 큰 아들이지.”
“두 분 모두 중앙탑에 출입하는 최고의 권력자기도 하고!”
하녀들이 마사의 주변에 몰려들어 희희덕 떠들었다.
“어쩌면 마사가 콘파뉴처럼 메이드장이 될 수도 있겠네.”
“메이드장이 뭐야. 귀족이 될 수도 있잖아? 장차 아스트라 공작의 딸이자 이시론 공작부인이 되면 하늘을 나는 새도 떨어뜨리는 권력자가 된단 말이야.”
하녀들뿐만 아니라 소년 하인들도 흥미로운 표정으로 마사를 쳐다보았다.
테이블에서 식사 중이던 캐러멜 색의 머리칼을 가진 소년이 마사를 쳐다봤다.
하녀들 사이에서 최고로 인기 있는 칼이었다.
칼의 주변에 있던 소년들이 마사를 힐끔거리며 무어라 속삭였다.
칼이 픽 웃고, 식판을 들며 일어났다.
하녀들이 힐끗힐끗 칼을 쳐다보았다.
식판을 테이블 뒤편에 내려놓던 칼이 마사를 힐끔 돌아보았다.
“파티가 언제야?”
“어, 어?”
마사가 깜짝 놀라 묻자, 칼이 빙그레 웃었다.
“일정이 맞으면 데려다주려고. 우리 집, 마차 대여를 하잖아. 그렇게 좋은 마차는 아니지만.”
“아, 일요일…… 인데…….”
“그럼 준비해둬.”
그렇게 말한 칼이 소년들과 함께 휴게실을 나섰다.
소녀들은 아아…! 손등을 이마에 대며 쓰러지는 시늉을 했다.
“알렉시스 도련님의 미모가 워낙 신 급이라 그렇지, 그 전엔 칼이 최고였잖아.”
“맞아. 칼을 대동해서 파티라니. 너—무 환상적이야.”
마사가 쑥스러운 듯 에헤헤, 웃었다.
“그, 그런가…….”
“얘가 무슨 소리야. 당연하지!”
“난 아퀼라 오라버니와 지내서 그런지 그렇게 잘생겼는지는 모르겠던데…….”
“아아, 네 첫사랑 말이지?”
하녀들이 짓궂게 말하자, 마사가 펄쩍 뛰었다.
“그, 그런 건 아냐!”
“아니긴. 네 언니가 아프면 꼭 땔감을 가져다줬다면서. 네가 걱정해서 울까 봐 말이야. 없는 살림에 땔감을 나눠주는 게 가당키나 해?”
“그으래. 관심이 있으니까 그런 거지.”
“그, 그래?”
마사가 붉어진 얼굴로 손을 꼬물거렸다.
“그래! 맙소사, 정말 소설 같은 인생 아니니?”
“아름다운 첫사랑, 귀족 영애와의 우정, 그리고 신분 상승……!”
“그냥 파티에 초대된 것뿐인데 상승까지는…….”
하녀들이 마사의 어깨를 잡았다.
“그게 상승이야. 돈 주고 사고 싶어도 못 사는 게 인맥이라고.”
“파티에서 있던 일, 꼭 말해줘야 한다, 응?”
마사가 “으응…….” 말하며 목을 매만졌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일요일.
칼은 정말로 마차를 가져왔다. 그것도 엄청나게 화려한 마차를.
“이, 이시론의 마차잖아?”
“응. 내가 마차 관리를 하잖아. 생각해보니까 그렇게 대단한 파티에 우리 집의 허름한 마차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더라고.”
“타도 돼……?”
“알렉시스 도련님께 말씀드려놨어. 타.”
도련님이 허락해주셨다고……?
마사가 깜짝 놀라서 양손으로 입을 막았다.
‘아, 정말로 너무 좋은 사람들이야.’
영애님의 약혼자라 그런지 성품이 꼭 영애님만큼 다정하시다.
마사는 칼의 손을 잡고 조심조심 마차에 올랐다.
보드라운 드레스가 발목에 감겼다 떨어졌다.
‘와아…….’
말도 못 하게 부드러운 감촉이었다.
좋은 드레스는 다르구나.
하기야 발목을 넘는 드레스를 입어본 적도 없었다.
늘 일하기 편한, 발목이나 종아리까지 오는 옷을 입었다.
마사는 마차가 달리는 동안 설레는 표정으로 창밖을 바라보았다.
얼마쯤 지났을까.
마차가 황도 외곽의 어느 건물 앞에서 멈추었다.
칼의 손을 잡고 내린 마사가 건물을 올려다봤다.
“우와…….”
칼도 약간 긴장한 표정이었다.
“정말 이런 곳에 초대된 게 맞아? 우리 같은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곳인가…….”
마님께서 가는 중심지의 건물보다 화려했다.
중심지 건물은 건국 초기에 지어진 아주 의미 깊은 건물이지만, 오래된 만큼 고풍스러웠다.
하지만 황도 외곽에 지어진 신식 건물은 엄청나게 화려했다.
“어머, 왔군요!”
마사를 초대한 블라썸 로슈펭이 생글생글 웃으며 다가왔다.
그녀는 묘한 눈으로 이시론 가의 문양이 새겨진 마차를 보았다.
“이시론의 마차네요……?”
블라썸 로슈펭 주변의 영애들도 아주 흥미로운 표정이었다.
마사가 수줍은 얼굴로 말했다.
“파티에 간다니까 도련님께서 내주셨어요…… 정말 감사한 일이지요.”
그러자 다른 영애들이 쑥덕였다.
“아스트라 백작 영애뿐만이 아니라 알렉시스 이시론 공자와도 인연이 있는 모양이에요…….”
“예, 생각보다…….”
영애들은 한결 더 상냥한 얼굴로 마사를 맞이했다.
“자, 들어가시죠.”
블라썸 로슈펭이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
마사는 칼에게 인사하고 그녀들과 함께 건물에 들어갔다.
“와, 이게 살롱…….”
“살롱은 처음인가요?”
하인이라면 공작부인이나 그 아들들을 따라왔을 만도 한데?
딱 그런 표정이었다.
다른 영애들이 묘하게 웃고 있어서 마사는 조금 뚱한 표정이 되었다.
‘살롱엔 안 와봤지만, 그래도 얘기는 많이 들었는걸.’
언니인 마리가 하녀장을 따라 자주 살롱을 오갔다.
‘언니…….’
생각하니까 묘하게 좋지 않은 감정이 들었다.
살롱에 호기심이 있어서 함께 가자고 해도 한사코 거절했지.
“나도 오늘은 휴일인걸. 함께 가면 안 돼? 응?”
“안 된다니까.”
“하지만…… 나도 살롱이 궁금한데…… 언니가 하녀장님께 잘 말씀드려주면 안 돼?”
“너,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언니는 아주 냉정한 표정으로 자신을 질책했다.
“신분을 망각하지 마!”
“아, 알지만 하녀장님이 언니를 아끼시니까…….”
“주제넘은 걸 바라면 그만한 책임을 져야 해. 그건 부탁받은 사람도 마찬가지라고.”
“…….”
“제발 정신 차려.”
말을 해도 꼭…….
‘그러니까 다른 하인들이 언니를 싫어하지.’
하지만 하인들은 자신에겐 친절했다.
시무룩하니, 살롱의 이야기를 해주며 ‘다음에 심부름할 일이 있으면 같이 가자’라고 말해주었다.
마사가 말했다.
“저는 파앙테의 살롱밖에 몰라서…….”
“파앙테?! 파앙테라고 했어요?”
블라썸 로슈펭이 눈을 크게 떴다.
다른 영애 하나도 마른침을 삼켰다.
“세상에…… 파앙테의 살롱은 우리도…….”
그러자 다른 영애들이 말을 한 사람에게 눈치를 주며 말했다.
“그곳도 백작 영애께서 데려가 주셨나 보죠?”
“아, 그런 건 아닌데…….”
“어머, 설마 그럼 이시론 공자님께서?”
“네?”
“멋져라~ 살롱 이야기 좀 해주세요. 이시론 공자님도요. 정말로 작은 데이몬드 아스트라던가요?”
“아, 도련님은…….”
마사가 웃으며 알렉시스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다들 호기심 어린 얼굴로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귀족 영애들이 내 이야기를 굉장히 좋아하네…….’
신기하고, 가슴이 두근거린다.
그때였다. 영애들의 고용인들이 헐레벌떡 달려왔다.
“아가씨, 급보입니다.”
그러더니 영애들의 귀에 무어라 속삭였다.
이야기를 들은 블라썸 로슈펭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황태후 폐하와 황제 폐하께서 공개적으로 언쟁을 하셨다고? 서군 원화 때문에?!”
에릴로트가 대회의에 던진 폭탄이 이제 막 터진 것이었다.
* * *
나는 통신석을 바라보며 픽 웃었다.
“황제와 황태후가 그랬단 말이지…….”
통신 상대인 콘라드가 대답했다.
[예, 귀족들 앞에서 목에 핏대를 세우고 서로 소리를 치셨다지요.]나는 낄낄거리며 쿠션을 끌어안았다.
“재미있네.”
[저는 덕분에 황궁 동향을 살피느라 사흘 째 밤을 새고 있습니다…….]콘라드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가 고생하는 건 다 내 탓이었으니까.
‘내가 대회의에서 말했거든. 황태후의 생신 연회에서 라곤이 궁의 상공을 날 것이라고.’
그때 보았던 황제의 표정을 떠올린 나는 음흉하게 웃었다.
“콘라드가 황제의 표정을 봤다면 위로가 됐을 텐데.”
황제는 딱딱하게 굳어져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용이 황제궁도 아니고 황태후 궁 상공을 난다면…….]“그래, 현명한 군주는 황제가 아닌 황태후라고 광고하는 꼴이지.”
지난 역사 속에서도 그랬다.
용의 축복을 받은 황후와 황제는 천하의 명군.
그 외는 쭉정이 취급을 받았다.
‘황제 입장에선 자존심이 상해서 견딜 수 없겠구만.’
[자존심도 문제겠지만, 선황의 보물을 찾는 데에 방해가 될 테니 반대하고 싶을 테지요.]황제는 대놓고 선황의 보물을 찾을 수 없었다.
선황이 요르문간드의 거처에 보물을 숨겨놨다고 밝히는 건…….
‘아버지가 할아버지를 죽이고 황위를 찬탈했다는 것을 공인하는 꼴이니까.’
그렇게 되면 황제의 정통성에도 문제가 생기겠지.
‘그래서 그리미에에게 몰래 보물을 찾아오라고 한 거고.’
“황제가 무슨 핑계로 라곤의 축복을 반대하고 있는 거야?”
[황태후 생신 연회에 타국의 사신들도 오지 않습니까.]“응.”
[그들에게 위협이 될 것이기 때문에 결코 안 될 일이라 못 박았죠.]“남의 나라 눈치 때문에 모친의 영광을 저지하려는 것으로 여겨지겠네.”
[예. 귀족들의 원성이 자자합니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게 생겼다고 말입니다.]난 킥킥 웃으며 말했다.
“그래? 그럼 우리는 고래들이 싸우는 동안 조개를 잔뜩 캐고 있자고.”
나는 멀찍이 떨어져 있던 잔느에게 말했다.
“황궁으로 갈 거야. 준비해줘.”
“예, 아가씨.”
잔느가 상냥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난 콘라드에게 인사한 후 통신을 종료했다.
그리고 잔느의 도움을 받아 외출 준비를 마쳤다.
“그럼 다녀올게.”
“예, 다녀오셔요.”
잔느에게 팔랑팔랑 손을 흔들어주고 입궁했다.
황궁에 들어가자마자 즉시 황태후 궁으로 향했다.
그리고 잔뜩 서늘해져 있는 황태후를 향해 울먹였다.
“어찌 황제 폐하께서 황태후 폐하께 이러실 수 있단 말입니까.”
“황제에게 어미보다 제 이득이 중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
“하지만 폐하, 저는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입니다!”
“아가…….”
나는 황태후 앞에 무릎을 굽히고 말했다.
“황태후 폐하께서 누리실 천 년의 영광을, 저는, 저는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어요……!”
그리미에를 엿 먹이는 건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거라 이 말이야.
황태후는 제 무릎에 고개를 묻은 나를 갸륵하게 바라보았다.
“내 어찌 너의 충정을 이제야 알았단 말인가.”
“폐하…….”
한지혁은 그런 나를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황태후 모르게 한지혁에게 눈짓했다.
‘아까 말한 것 기억하지?’
그런 표정으로 쳐다보니, 한지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한지혁이 슬쩍 황태후 궁을 나섰다.
그의 목적지는 황제궁.
그는 시종장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아가씨께서 전하셨습니다. 황제 폐하께서 원하지 않으신다면 저는 결코 용을 이 궁에 다가가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말이지요. ……아가씨껜 황제 폐하가 세상 제일이라 하셨습니다.”
나는 황태후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제겐 황태후 폐하께서 세상 제일이십니다…….”
황태후가 눈을 크게 떴다.
그러나 이내 큰 결심을 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내 너를 손주처럼 여기고, 나의 광영을 나누어줄 것이다.”
“제가 어찌 그런 것을 바라겠어요.”
난 생각했다.
‘그냥 황제랑 죽도록 치고 받아주세용.’
—하고.
황제는 황태후와 등까지 돌리고 그리미에를 지원해줄 것이다.
그런 상태에서 그리미에가 일에 실패하면……?
그 손해를 봤는데 실패했느냐고 황제가 길길이 날뛸 테지.
나는 황태후 모르게 히죽히죽 웃었다.
* * *
깊은 밤.
외출에서 돌아와 씻고, 침대에 누운 마사는 몽롱한 표정이었다.
책상에 잘 개켜놓은 드레스와 영애들이 준 선물로 자꾸만 시선이 간다.
마치 꿈 속을 거니는 기분이었다.
‘너무, 너무 멋졌어.’
살롱에서 환상적인 차와 과자를 잔뜩 먹었다.
그리고 상점가로 가서 쇼핑을 했는데, 영애들은 앞다퉈 제게 선물을 주었다.
산호가 달린 펜던트.
아름다운 만년필과 노트.
그리고…… 사파이어로 된 통신석.
마사는 살짝 일어나 상자를 열었다.
통신석이 달빛을 받아 영롱하게 빛난다.
“예쁘다…….”
중얼거리던 찰나였다.
통신석이 깜빡거렸다.
마사는 함께 방을 쓰는 하녀들이 깰까봐 허둥지둥 통신석을 가렸다.
그러다 실수로 통신이 연결되었다.
[마사 양?]“로, 로슈펭 영애?”
[블라썸이라고 불러달라니까요. 통신석은 어때요? 마음에 들어요?]마사가 살금살금 복도로 나와서 말했다.
“네에, 너무요…… 하지만 이런 걸 받아도 될지…….”
[제가 쓰던 건데요, 뭐. 앞으로도 통신석으로 재밌는 이야기를 많이 알려주시면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