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Three Year Old Is a Villainess RAW novel - Chapter (258)
이 3세는 악역입니다-257화(258/390)
257화.
“쫓아내.”
내 말에 하인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마사는 팔이 제압되자 울음을 터뜨렸다.
“영애님! 영애님!”
그러나 내가 마음을 돌리는 일은 없었다.
나는 끌려가는 마사를 가만히 지켜보았다.
울부짖는 마사를 보는 마리의 시선이 짙게 가라앉았다.
* * *
마사가 문밖으로 쫓겨나는 것까지 확인한 한지혁이 돌아왔다.
방에 들어온 그는 소파에 기대 눈을 감고 있는 마리를 쳐다봤다.
“잠든 거야?”
“응. 기숙사로 돌아가겠다는 걸 말렸어.”
“하여간에 성실한 녀석.”
“쉬게 뒀다가 나중에 안아서 데려다줘.”
“그래.”
나는 마리에게 덮어준 담요를 끌어 올려 줬다.
한지혁은 맞은 편에 털썩 앉으며 말했다.
“마사, 그건 진짜 악귀더만.”
“그래.”
“그런 녀석이 있다는 게 믿기지가 않는다.”
난 책을 펼치며 대답했다.
“차라리 나은 것도 같아.”
“낫다고? 걔가? 뭐가?”
“어려서 속내가 훤히 보이잖아.”
언니보다 사랑받아야 한다.
귀족이 되고 싶다.
특별해지고 싶다.
욕망이 철철 흘러나왔다.
유세은 같은 애를 상대하다가 마사를 보면 차라리 쉽게 느껴진다.
“하여간 너는. 최악이 아닌 거지, 최악 근처에 있긴 하잖아. 그런 건 낫다고 하는 게 아니야.”
“그런가.”
“이번에 호되게 당하면 정신 차리려나.”
“마사는 귀족 영애들에게 둘러싸여서 호사를 누려봤어.”
“그렇지.”
“한 번 누린 건 절대 잊혀지지 않아.”
씀씀이가 커지면, 다시 돌아오기 힘든 것처럼.
전보다 돈을 못 버니 아껴야 한다고 생각하긴 하겠지.
하지만 씀씀이가 헤플 때의 쾌락을 잊지 못하고, 현재와 과거를 비교할 거다.
그리고 비교할수록 불행해지겠지.
‘그러니까 마사의 불행은 예정되어 있는 거나 마찬가지야.’
마사가 내 이름을 팔고 다녔을 때, 화를 내지 않은 이유도 그것이었다.
내가 나서지 않아도, 세상의 무서움을 알게 될 테니까.
“한지혁.”
“어, 그래. 이시론 가에는 마사의 일을 전할—”
“너, 라온트라에 다녀와야겠다.”
한지혁이 인상을 찌푸렸다.
“라온트라? 동제국엔 왜?”
난 마리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
“내 어머니가 살아있을지도 몰라.”
“……뭐?”
“마리가 어릴 적에 ‘벨트리’라고 불린 여성이 찾아간 적이 있다고 했어. 그리고 몸에 금제된 것을 알아봤다고도 말했지.”
“동명이인일 수도 있어.”
기대하지 말라는 표정이었다.
기대했다간 정말 죽었다는 것을 들었을 때, 가슴이 찢어질 테니까.
나는 싸늘한 표정으로, 벽에 걸린 아스트라의 문양을 바라봤다.
“내가 벨트리 님의 딸이란 걸 안 순간부터 의심하고 있었어.”
“뭐?”
“벨트리 님을 아빠에게 붙인 건 그리미에 백부.”
“그렇…… 지.”
“날 낳은 벨트리 님의 시체를 처리한 것도 그리미에 백부야.”
“……!”
죽지 않고 살려뒀을 가능성도 있다.
더 이용하기 위해서.
‘아빠와 나에겐 최고의 무기가 될 테니.’
하지만 한지혁의 우려처럼, 살아있지 않을 가능성도 있었다.
아빠의 가슴을 또 찢어놓을 순 없어서, 확실하지 않다면 말하지 않기로 했다.
“다녀와, 지혁아.”
“……젠장. 자금은 넉넉히 줘라.”
한지혁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거기까지 갈 일도 막막한 모양이었다.
‘전생에서 나를 지키던 자들과 같은 이름의 장막.’
살아있을지도 모르는 엄마.
그리고 나를 죽이고 무언가를 빼앗았던 그리미에.
이제 그 자의 어둠이 거의 다 밝혀지고 있었다.
* * *
며칠 후, 이시론 저택.
나는 알렉시스를 따라 이시론 저택으로 향했다.
“공작님이 내게 할 말이 뭔데. 넌 알아?”
내가 물으니 알렉시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대충은 알고 있어.”
“뭐길래 그래?”
“가서 직접 들어.”
나는 뚱한 얼굴로 입술을 삐죽였다.
‘최근에 비밀이 있는 것 같단 말이지.’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이시론 저택의 총집사가 들어왔다.
“주인님의 집무실로 모시겠습니다.”
나와 알렉시스는 그를 따라 복도를 걸었다.
얼마쯤 걸었을까.
창밖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이시론의 총집사가 벽가에 서있던 하인에게 인상을 찌푸렸다.
왜 주인과 예비 주인인 내 앞에서 소란을 보이냐는 듯한 표정이었다.
나는 “아.” 하며 손을 올렸다.
“괜찮아요.”
후다닥 밖으로 향하려던 이시론의 고용인들이 멈추어 섰다.
난 창밖을 가만히 쳐다봤다.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이, 이러지 마세요. 제가 이곳을 나가서 어떻게 살겠어요?”
마사였다.
그 애가 하녀장의 휘장을 단 여성에게 매달려 있었다.
“징벌방이 열리지 않은 것만으로도 감사해!”
“하, 하지만 전……!”
주변에 있던 고용인들이 마사를 힐난했다.
“미쳐도 단단히 미쳤지.”
“귀족 영애가 될 거라며 설치고 다닐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어.”
“어디 감히 할 짓이 없어서, 도련님의 혼약자 가문에 쳐들어가 그런 짓을 해?”
“왜, 여전히 네가 아스트라 백작님의 딸 같으냐?”
마사는 새빨개져서 온몸을 떨었다.
나는 무감한 얼굴로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알렉시스가 물었다.
“보기 힘들다면 흩어지라 명하마.”
“됐어. 그보다, 가자.”
“……그래.”
나는 알렉시스와 함께 인근의 문을 나섰다.
마사가 있는 곳과 연결된 문이었다.
우리를 본 이시론의 고용인들이 황급히 허리를 굽혔다.
그런데 이상했다.
우리를 본 마사의 표정이 밝아진 것이다.
마치 자신을 구해줄 거라고 여기는 것처럼.
그 아이가 우리를 향해 엉금엉금 기어 왔다.
“도, 도련님…….”
“…….”
“도련님, 전 억울해요. 믿어주세요.”
“…….”
“제발 저를 쫓아내지 말라고 말씀해주세요……!”
나는 관자놀이를 꾹 눌렀다.
‘나한테 이상한 반감이 느껴지더라니, 이거였어?’
힐끗 알렉시스를 쳐다봤다.
“자리 비켜줄까?”
“네가 왜.”
“엄청 애틋해 보이는데.”
마사가 너한테.
알렉시스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제발 이상한 것에 신경 쓰지 좀 마.”
이상한 것이라는 말에 마사의 표정이 홉뜨였다.
마사가 떨리는 손을 알렉시스를 향해 내밀었다.
“도련…….”
“치워.”
알렉시스는 매정히 마사를 지나쳤다.
그리고 나를 돌아보며 말했다.
“점심은 어쩔래.”
“…….”
나는 큰 충격을 받은 것 같은 마사를 쳐다보다가 걸음을 옮겼다.
“양고기 꼬치를 먹고 싶은데.”
“……너 그거 되게 좋아하네.”
“축제 때 먹으려고 했다가 못 먹었어.”
투덜거리자, 그가 픽 웃었다.
그리고 쫓아오던 총집사를 향해 말했다.
“준비할 수 있나?”
총집사는 빙그레 웃었다.
“물론입니다.”
“그럼 오늘 점심은 양고기 꼬치로.”
알렉시스가 날 향해 손을 뻗었다.
나는 ‘왜?’ 하는 눈으로 그를 쳐다봤다.
“구두가 불편해 보여.”
“부축해주는 거야?”
“에스코트라는 말도 있다.”
“뭐가 됐든.”
나는 킥킥 웃으면서 알렉시스의 손을 잡았다.
신사가 영애를 에스코트하는 우아한 포즈는 아니었다.
그냥 깍지를 끼고, 아무렇게나 손을 내려서 걸었으니까.
언젠가 아주 어렸을 때, 옥상에서 손을 잡고 뛰어다녔던 것처럼.
등 뒤로 이시론 공작가 고용인들의 흐뭇한 속삭임이 들렸다.
“잘 어울리는 한 쌍이지?”
“눈이 호강하는 것 같다, 얘.”
그러나 찢어 죽일 듯한 날카로운 시선도 있었다.
마사였다.
나는 그 애를 힐끗 쳐다봤다.
“마사.”
“네, 넷, 영애님……!”
“잘 가렴.”
혹시 도와주려나 하던 표정이 무참하게 일그러졌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뒤뜰을 가로질러 걸었다.
* * *
이시론 공작이 나를 보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너무 친근한 미소라 오히려 내가 당황할 정도였다.
“안녕하세요, 공작님.”
“그래, 그래. 우리 며느님이 오셨구나.”
“…….”
나는 고개를 갸웃하며 자리에 앉았다.
“차는 무엇으로 하겠느냐?”
“저는 달맞이꽃 차요.”
“며느님께선 달맞이꽃 차를 좋아하시는군. 저택에도 놔두어야겠다.”
이시론 공작이 “들었지?” 하고 총집사에게 말했다.
총집사는 쿡쿡 웃으며 대답했다.
“달맞이꽃 차의 향을 싫어하시잖습니까. 흙내가 난다고 하셨습니다.”
“그깟 흙내쯤이야. 우리 며느님이 좋아하신다니 대량으로 준비해둬라.”
“예, 각하.”
알렉시스는 호들갑을 떠는 이시론 공작을 보며 픽 웃었다.
나는 이시론 공작을 빤히 쳐다보았다.
“공작님.”
“할아버지라고 부르래도. 남의 시선이 신경 쓰인다면 아버님도 좋다.”
“저한테 뭔가 잘못하신 거지요?”
이시론 공작이 뜨끔했다.
나는 눈을 가늘게 떴다.
‘딱 알아봤다, 이 할아버지야.’
하지만 이 능구렁이 할아버지는 금세 아무렇지 않은 척 웃었다.
“가족 간에 잘잘못을 따지는 건 어리석은 일이지.”
“잘못을 따져서 장남도 내쫓으신 분이.”
“하여간에 너는 말 한마디도 지지 않는구나.”
“언제는 승부욕이 있어서 더 마음에 든다고 하셔놓고선.”
“그거야 네가 내 며느리일 때 말이지.”
“그런가요? 그럼 미래엔 아니게 될 지도 모르니 이제부터 예의를 잘 차리도록…….”
내가 냉큼 말하자 옆에서 무시무시한 시선이 느껴졌다.
알렉시스였다.
이시론 공작은 펄쩍 뛰었다.
“농도 못 하느냐! 농이다!”
“그래서, 부르신 이유가 뭔가요?”
이시론 공작이 헛기침했다.
그러곤 내 앞에 어떤 서류를 내려놓았다.
“이건 학술원의 카탈로그잖아요?”
황도 대귀족 사이에서도 유명한 학술원이다.
현 공작들이 졸업하고, 그 자제들도 입학을 예정에 둔 대륙 최고의 학술원.
심지어는 카탈로그 뒤에 입학원서까지 있었다.
“학술원에 가는 게 어떻겠느냐. 알렉시스와 함께.”
“전 아스트라에서 혈족 교육을 받고 있어요. 할아버지와 아빠가 허락하지 않으실 거예요.”
“일단 네가 원서부터 넣어놓는다면 그 부자가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
“하지만 이 원서엔 보호자의 서명이 필요한데요?”
“네겐 서명해줄 보호자가 있지.”
할아버지와 아빠가 둘 다 안된다고 뒤집어질 거다.
그런데 누가 서명을 해?
그런 생각을 하던 난 잠시 뒤에 흠칫했다.
“공작님, 설마…….”
“알렉시스의 혼약자인 네게 그 아비가 서명해주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지~!”
나는 황당한 표정으로 이시론 공작을 쳐다봤다.
‘이것 때문에 행동이 이상했구나!’
그러니까 이 공작님은 이걸 바라는 거다.
1. 아빠와 할아버지가 반대할 테니 몰래 원서를 작성한다.
2. 서명은 이시론 공작이 한다.
3. 입학 허가가 나오면 가문을 도망쳐서 몰래 입학한다.
“……원서에 공작님 서명이 들어갔다는 걸 알면 전쟁 나요.”
우리 할아버지와 아빠가 또 한 번 이시론 저택을 쳐들어올 것이다.
이시론 공작은 빙그레 웃었다.
“하면 알렉시스 혼자 가야겠구나.”
“알렉시스, 갈거야?”
왜?
어째서 굳이 학술원에 가야 하지?
지금은 우리 저택에서 교육을 잘 받고 있다.
아스트라엔 오랜 기간 혈족 교육이 이어졌던 만큼, 체계적인 교육이 가능하다.
그런데 알렉시스는 조용했다.
‘정말로 가겠다는 거야?’
“학술원엔 내 손이 닿지 않아. 대륙의 온 귀족이 모이는 곳이라 내가 가도 영향력이 없을 수 있다고.”
“알아.”
“아는데 왜 굳이 위험한 곳에……!”
그러자 이시론 공작이 말했다.
“네가 없는 곳에서 혼자서 성장할 필요가 있으니까.”
“……네?”
“이 아이, 한 번도 제 손으로 무언가를 이뤄본 적이 없다. 모두 네가 준 것이지.”
“…….”
“성인이 되어서도 네가 모든 것을 만들어 줄 테야? 황제가 되면? 그때도?”
“…….”
나는 입술을 꾹 깨물고 알렉시스를 쳐다봤다.
“전부터 학술원에 가려고 한 거지.”
“그래.”
“그런데 왜 나한테 말하지 않았어?”
“위험하다고 반대할 테니까.”
이게 진짜!
나는 알렉시스의 가슴을 퍽! 때렸다.
외조부가 보는 앞에서 혼약자를 때리자, 이시론 공작은 눈을 크게 떴다.
나는 인상을 찌푸렸다.
“넌 내가 무슨 네 엄마가 되고 싶은 줄 알아?!”
“…….”
“네가 가겠다고 했으면 그냥 ‘그렇구나’ 말했을 거야!”
“…….”
“왜 믿음이 하나도 없는 사람으로 만들어?”
“……걱정할까 봐.”
“걱정은 되겠지! 넌 나한테 소중한 사람인데!”
내가 버럭 소리치자, 공작과 알렉시스가 눈을 크게 떴다.
나는 씩씩거렸다.
“가고 싶으면 가. 믿음이 하나도 없는 것 같은 혼약자 몰래! 믿음이 없는데 혼약은 왜 했냐?!”
그러고 벌떡 일어나려고 했는데, 이시론 공작이 허둥지둥 날 붙잡았다.
“잠깐, 잠깐!”
“……왜요.”
“지키고 싶단다!”
“네?”
“네가 지켜줬듯, 너를 지키는 남자가 되고 싶다고 했어.”
“…….”
“네게 결정을 맡기지 않고, 스스로 결정하는 믿음직한 사내가 되겠다고.”
“…….”
“그러니까 파혼한다는 말은 말아다오. 응?”
나는 알렉시스를 노려보았다.
그는 표정 없이 눈을 내리깔고 있었다.
난 다시 한번 그의 어깨를 찰싹 내리쳤다.
“그럼 그렇다고 말을 해.”
“……하여간에 손 매워.”
난 자리에 털썩 앉았다.
이시론 공작이 나를 달래려는 듯 말했다.
“내가 너에게 학술원을 제안한 것도 다른 이유가 있어.”
“다른 이유요?”
“원화에서 쫓겨나기 전에 네가 먼저 학술원으로 떠나란 뜻이었다.”
원화에서 쫓겨나?
내가 왜?
“무슨 뜻인가요?”
“오셀리아 황비가 본격적으로 너를 며느리로 들이려는 모양이다.”
“……그런데요?”
“네가 행여나 거절할까 봐 압박하려는 듯했다.”
이시론 공작이 내게 어떤 서류를 내밀었다.
들여다보니, 이건 오셀리아 황비의 최근 동향을 기록한 것이었다.
“아르칼 공, 비첸 공…… 다들 황군의 거두들이잖아요.”
“없는 죄를 만들어 뒤집어씌우려는 거겠지. 원화에서 쫓아내겠노라 협박하기 위해.”
나는 헛웃음을 흘렸다.
“공작님.”
“그래.”
“이건 걱정하지 마세요. 이쯤은 제가 해결할 수 있거든요.”
나는 눈썹을 까딱 들어 올렸다.
* * *
일주일 후, 황궁.
아니나 다를까, 예상한대로 오셀리아 황비로부터 호출이 있었다.
나는 오셀리아 황비궁으로 향했다.
황비궁으로 가니, 오셀리아가 다정히 웃으며 날 기다리고 있었다.
“앉으려무나.”
“실례하겠습니다.”
“차는 무엇을 즐기지?”
“오전 일정이 있는 터라 차를 마실 시간까지는 나지 않습니다. 용서하셔요, 황비님.”
황비의 눈썹이 꿈틀했다.
감히 황비의 차를 거절했으니, 심기가 상한 모양이었다.
그러나 곧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내게 말했다.
“황궁에 불미스러운 소문이 있더구나. 일이 결정되기 전에 네가 알아야할 듯하여 불렀다.”
“말씀하셔요.”
“서군의 횡령 의혹이 제기되었다.”
아, 이 까마귀들.
내가 오기 전부터 해처먹던 것을 결국 들켰구나.
‘뭐로 날 옭아매려하나 했더니.’
오셀리아 황비가 빙그레 웃었다.
“아마도 책임은 네가 지게 되겠지. 원화자리가 위태롭겠어.”
“…….”
“어쩌면 불명예 퇴직을 당할 수도 있겠구나. 너는 알겠지? 그게 얼마나 큰 오명인지는.”
“예.”
“그래서 말인데, 내 이 일을 도와줄 수도—”
“퇴직하겠습니다.”
“……뭐?”
나는 생긋 웃었다.
“그렇지 않아도 일이 고단하던 차에 잘 되었군요! 퇴직하면 되겠어요!”
어차피 원화로 얻을 건 다 얻었거든?
오셀리아 황비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이 3세는 악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