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sand years old Heavenly Demon RAW novel - Chapter 352
352화
스팟!
촤좌좍! 촤악!
“큭……!”
검붉은 검강을 머금은 만악대주의 검신이 손익패의 왼쪽 옆구리와 오른쪽 어깨를 연달아 스치고 지나간다.
가까스로 치명상을 피해간 손익패가 만악대주의 거리 안으로 파고들어 일수를 휘두른다.
하지만…….
부웅.
콰앙!
가볍게 상체를 뒤로 젖혀 손익패의 일수를 피해 낸 만악대주가, 텅 빈 그의 얼굴로 섬광 같은 일각을 꽂아 넣는다.
휘리리릭.
촤지이이익.
“……크헉!”
허공을 몇 바퀴 회전하며 나가떨어지는 듯 하던 손익패가, 가까스로 바닥에 안착하며 거친 숨을 토해 낸다.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손익패가 고개를 들자, 무복 몇 군데가 찢겨있긴 했지만 그보다는 훨씬 멀쩡한 상태를 하고 있는 만악대주의 모습이 그의 눈에 들어온다.
‘강하다……!’
처음부터 강하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어둠속에서 번뜩이는 상대의 검초는 손익패의 감각으로 조차 제대로 반응하기 어려울 정도였고, 그 검에 머금어진 검강의 위력은 손익패가 전개하는 수강의 위력을 월등히 뛰어넘었다.
하지만 검초는 그렇다 치더라도, 근접전인 체술에서마저도 우위를 점하지 못할 것이라고는 상상치도 못했다.
‘뭐…… 저런 괴물 같은 놈이……!’
저 정도면 화경에 오르기 전의 살암보다도 더 강한 것 같다.
마치 과거의 사무현을 보는 듯한 기분까지 들 정도다.
‘약해지면 안 돼……!’
사무현도, 살암도, 그리고 막휘도.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누구 하나 쉽지 않은 전투를 벌이고 있다.
이 정도에서 무너진다면 후에 그들을 어떤 얼굴로 보겠는가?
“후우…….”
스윽.
천천히 숨을 가다듬으며 다시 한번 자세를 낮추는 손익패.
그리고 이를 바라보는 만악대주의 얼굴에도 슬슬 짜증스러운 기색이 드리운다.
“지독한 놈, 아직도 포기하지 않았느냐?”
평소 같았다면 되지도 않는 싸움에 목숨을 거는 버러지라고 한껏 비웃음을 날려 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만악대주는 그러지 못했다.
언뜻 압도적으로 손익패를 몰아붙이고 있는 듯 보였지만, 검을 쥐고 있는 그의 손아귀에 축축한 땀이 어려 있었다.
‘내공은 보잘 것 없는 주제에 무슨 놈의 몸놀림이……!’
끝났다 싶은 순간마다 비상식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위기를 벗어난다.
그리고 시시때때로 날아드는 예측불허의 반격.
이는 감각을 극도로 끌어 올린 만악대주의 등골을 서늘하게 만들 정도였다.
‘고작 사파 놈 따위에게……!’
구파일방이나 오대세가의 일대제자쯤 되는 이가 상대였다면 이렇게까지 자존심 상하고 당혹스럽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상황을 만든 장본인이 한낱 이름 없는 사파 놈이라는 현실이 만악대주인 그의 분노를 끌어올리고 있었다.
“사파 놈 따위가…… 안 되겠다 싶으면 도망이나 칠 것이지 어디서 어설픈 정파 흉내더냐!”
더 이상 시간을 끌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짙은 살기를 흩뿌리며 과감하게 내력을 끌어 올리는 만악대주.
이에 지친 손익패도 모든 감각을 끌어 올리며 대응을 준비한다.
그 순간.
쐐애액!
콰과과과광!
“큭……!”
촤지이익.
난데없이 어디선가 날아든 부드러운 검기가, 막 전개되려던 만악대주의 검신을 후려치며 그의 신형을 뒤쪽으로 밀려나게 만들었다.
“이……! 웬 놈이냐!”
“사파의 후배를 도와주려는 정파 놈이시다.”
저벅저벅.
만악대주의 외침에 느릿하게 대답하며 걸어오는 한 사람의 인형.
흑색 도포를 입고 있는, 어딘지 모르게 부드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사내의 검신에서는 다섯 자에 이르는 푸른 검강이 솟아 올라오고 있다.
“무당?”
도포에 새겨진 무당의 문양을 확인한 만악대주의 미간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찌푸려진다.
무당의 제자가 사파 놈을 보고 후배라 일컫다니?
설마…… 파문당한 제자 놈이라도 된다는 말인가?
만악대주가 그들의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애쓰던 그때, 사내의 얼굴을 떠올린 손익패의 눈이 커지기 시작한다.
“다, 당신은…….”
“당신이라니? 선배에게 어울리지 않는 호칭이구나.”
“도월검…… 허량 선배.”
한때 사무현과도 승부를 겨루었던 무당의 기재.
연무학관의 선배이자, 사무현이 나타나기 이전까지는 중원제일의 후기지수로 평가받던 그가 손익패의 앞에 선다.
스윽.
“일어설 수 있겠느냐?”
“아…… 예!”
“그래, 하면 날 좀 도와주거라. 자신 있게 나서기는 했다만, 내 능력으로 감당하기는 버거운 상대다.”
“알겠습니다.”
허량의 부탁에 어느새 침착해진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는 손익패.
그의 말대로, 허량 하나가 함께한다고 해서 저 만악대주를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무엇 때문일까?
사방이 벽으로 막혀있는 것만 같았던 막막함은 어느덧 사라지고, 그의 마음 한구석에는 알 수 없는 자신감과 든든함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 고작 이대제자 정도나 되었을 법한 애송이 주제에!”
파밧!
분노한 만악대주가 섬광같이 허량을 향해 달려들었다.
앞을 막는 것은 무엇이든 찢어발기겠다는 듯, 광폭한 기세로 검을 휘두르는 만악대주의 공격을 허량이 부드럽게 흘려낸다.
무당의 검이 추구하는 형태인 유(流).
스르륵.
콰아앙!
만악대주의 검을 흘려내기 무섭게, 한 바퀴 몸을 회전한 허량이 극강의 일검을 전개한다.
무당의 검이 추구하는 목표인 강(强).
하지만 그것으로 만악대주의 검을 밀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시건방진!”
쩌정!
“큭……!”
욕지거리를 내뱉은 만악대주가 허량의 검을 도리어 뒤쪽으로 밀어낸다.
한순간 만들어진 빈틈을 비집고 만악대주의 신형이 거리 안으로 들어온다.
“죽여 주마!”
“……!”
자신의 흉부를 가를 기세로 날아드는 만악대주의 검을 막기 위해 허량이 다급히 검신을 몸의 중심부로 이동시킨다.
아슬아슬하지만 만악대주의 검이 조금 더 빠를 것 같다고 생각하며 이를 악물던 그때.
쩌저정!
어느새 만악대주의 측면으로 날아든 손익패의 일각에, 허량을 베어 가려던 만악대주가 검을 비틀어 그의 일각을 막아 낸다.
“이 잡것이!”
스팟!
“읏……!”
타닷.
분노한 만악대주의 검격을 재빠르게 피해 낸 손익패가 펄쩍 뛰어 바닥에 안착한다.
그러는 사이 한 걸음 뒤쪽으로 물러선 허량도 재빠르게 방어 자세를 취한다.
스윽.
“쥐새끼 같은 것들이!”
저 사파 놈 하나도 만만치 않은데, 저 무당의 애송이 놈도 보통 녀석은 아니다.
물론 승부가 뒤집힐 일은 없겠지만 훨씬 더 귀찮아졌다는 것은 부인할 길이 없다.
그렇게 그들이 대치 중이던 그때.
샤샤샥!
채챙!
퍼벅!
“이건 또 뭐냐!”
난데없이 그의 뒤쪽에서 날아든 세 자루의 비도.
반사적으로 몸을 돌려 그것들을 쳐낸 만악대주의 눈에, 어느새 그를 포위하고 서 있는 한 쌍의 남녀가 눈에 들어온다.
‘……살수(殺手)?’
자연스럽게 누르고 있는 살기와, 인기척을 지우기 위한 느릿한 호흡.
암습을 위해 극도의 훈련을 받은 이들이라는 증거다.
그리고 그들이 등장하자, 단순한 반가움을 넘어선 손익패의 격앙된 음성이 울려 퍼진다.
“적사 누님! 청사 형님!”
“하아…… 왜 하필 골라도 이렇게 센 놈을 고르고 난리야?”
만악대주를 마주한 적사가 미간을 찌푸리며 소매에서 비도 두 자루를 뽑아 든다.
청사 역시 삼지조의 날을 번뜩이며 거리를 좁히자, 만악대주의 얼굴이 점점 더 분노로 일그러진다.
“이……! 혼자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할 버러지들이……!”
“대주님!”
파바밧!
전투 중에 이쪽의 상황을 확인했는지, 저 멀리서 만악대주와 같은 복장의 마교도 하나가 황급히 그들을 향해 달려온다.
“천봉(天峰)……!”
“대원들 중 손이 남는 이들은 이쪽을 지원해라! 대주님이 포위 당하셨다!”
파바밧!
천봉이라고 불린 이의 한 마디에, 전투 중이던 십수 명의 마교도들이 만악대주를 지원하기 위해 뒤따른다.
순식간에 수적 열세가 된 이들의 얼굴이 딱딱히 굳어지던 그때.
“익패형니이임!”
저 멀리서 들려오는 마우평의 음성과 함께, 사천방도들 십여 명이 모습을 드러낸다.
“마우평……!”
타닷.
“저 혼자서는 도움이 안 될 거 같아 다 같이 왔습니다!”
“고맙다!”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온 진심어린 한 마디.
그렇게, 어느 한쪽으로도 쉽게 기울지 않는 팽팽한 전투가 다시 한번 시작되고 있었다.
***
스팟!
쩌저저저정!
사무현이 전개하는 도초를 받아 내던 소교주가 슬며시 미간을 찌푸린다.
수강과 함께 끌어 올린 마기가 한 순간 일렁이며 그의 손까지 저릿한 통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이놈……!’
강해지고 있다.
그것도 시간이 지날수록 빠르게.
처음에는 그저 기분 탓이라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부터인지 그의 수강을 꿰뚫고 충격을 전달하는 도격이 점점 잦아지고 있다.
이제는 녀석의 도격을 받아 내는 것에도 상당한 심력이 소모될 정도다.
‘설마…… 깨달음을 이제야 몸으로 익히고 있다는 말인가?’
확실히 가능성 있는 추측이다.
현경에 오른 지 얼마 되지 않은 녀석이니, 그 힘과 깨달음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에는 시간이 부족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애송이 녀석에게 내가 밀리고 있다고?’
처음에는 근소하게 녀석을 압도하고 있었다.
제아무리 그와 같은 경지에 오른 놈이라고는 하나, 그는 전생에 탈마로서 오랜 세월을 살아온 경험이라는 것이 있었으니까.
하지만 이 녀석은 마치 그와 같은 고수와 수도 없이 싸워 보기라도 했다는 듯, 심검(心劍)과도 같은 현경의 무공에도 능숙하게 대응하며 그를 몰아붙이고 있었다.
‘이대로 길게 끌고 가서 좋을 게 없다!’
시간이 주어진다면 얼마나 더 강해질지 알 수 없는 녀석이다.
저런 애송이를 상대로 전력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 어처구니가 없긴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마땅한 방도가 보이지 않는다.
‘우선 거리부터 벌린다!’
생각을 마친 소교주의 일각이 그대로 강한 진각을 내디딘다.
쿵!
콰과과과과.
소교주의 진각이 만들어 낸 거친 충격파가 사무현의 몸을 뒤쪽으로 밀어낸다.
지이익.
“……!”
석 장 정도 밀려난 사무현이 다시 자세를 낮추려는 그때, 소교주의 우수(右手)에 이전까지와는 다른 형태의 검은 마기가 집중되기 시작했다.
드드드드.
“쯧…… 굳이 이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았건만…….”
“천마신공이냐?”
소교주의 말을 끊어 낸 사무현의 물음.
이에 두 눈을 가늘게 뜨며 소교주가 물었다.
“설마…… 천마신공도 익혔느냐?”
“익히진 않았지만 알기는 대충 다 알고 있지.”
“……하!”
사무현의 대답에 참지 못하고 실소한 소교주, 십삼 대 천마가 잠시 후 살기어린 눈을 번뜩이며 그에게 우수를 내뻗는다.
“말 하나하나가 신경을 거스르는 놈이구나.”
파아아앗!
‘멸천장(滅天掌)이다!’
소용돌이치며 자신을 향해 날아드는 검은 마기를 바라보며 사무현이 두 눈을 번뜩인다.
일전에 그가 베어 냈던 것은 추혈장.
멸천장은 추혈장보다 소수의 적을 처리하기 위한 마공으로, 범위는 좁지만 단순한 위력만 놓고 보면 추혈장의 두 배를 가뿐히 넘어선다.
스스스.
‘하지만 그뿐이다.’
날아드는 멸천장을 바라보는 사무현의 눈빛이 깊어진다.
천마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늘을 멸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천마신공의 멸천장을 상대로.
‘……뻔한 소리.’
스스스.
천마도의 도 끝이 부드럽게 하늘을 향해 치솟는다.
‘베어 버리면 그뿐.’
피할 길이 보이지 않는 변(變), 모든 것을 파괴시키는 강(强), 눈으로 볼 수 없을 것만 같은 쾌(快).
필요에 따라 그 형태는 변할 수 있을지언정, 결국 도(刀)를 손에 쥔 이상 할 수 있는 것은 그뿐이다.
쐐애애액!
스륵.
천마도법 일초식 천하양단.
부드럽게 손에 쥐어진 사무현의 천마도가, 그 어느 때보다도 거대한 무게감을 안고 그를 향해 쇄도하는 마기를 베어 낸다.
쩌저저저정!
“……!”
멸천장과 부딪치는 사무현의 도강.
확실히, 추혈장 때와는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의 압력과 관통력이 천마도를 통해 전해진다.
자칫하면 천마도를 그대로 놓쳐 버릴 것만 같은 위력이다.
콰득 콰드드득.
드드드득.
지이익.
사무현이 서 있던 인근의 대지가 멸천장의 압력을 이겨 내지 못하고 파괴된다.
갈라지고, 솟구쳐 올라가, 기어이 한 줌의 모래처럼 바스러진다.
멸천장을 베어 내고 있는 사무현의 신형도 조금씩 뒤쪽으로 밀려나고 있다.
“……!”
“이놈이……! 멸천장을?”
자신의 멸천장을 베어 가며 버티고 있는 사무현의 저력에, 소교주가 믿을 수 없다는 듯 두 눈을 부릅뜬다.
그리고 그 순간.
스팟!
콰과과과과광!
“큭……!”
사무현의 도가 기어이 아래로 내리 그어지며 멸천장의 마기가 반으로 갈라져 소멸한다.
그 순간 만들어진 충격파와 흙먼지에, 호신기를 끌어 올린 소교주가 사무현을 살피려던 그때.
스스스스스.
조금 전까지 사무현이 서 있던 자리 인근을 중심으로 먼지가 빠르게 밀려나기 시작한다.
‘……저건?’
언젠가 한번 경험한 적이 있었던 것만 같은 심상치 않은 기파.
그리고 잠시 후, 먼지가 완전히 걷어지며 사무현을 감싸고 있는 강기를 확인하자 소교주의 눈이 날카롭게 번뜩인다.
“저건……!”
“천마도법 십이 초식.”
마치 누군가에게 들으라는 듯, 또박또박 선언하듯 사무현이 말을 내뱉는다.
“멸세천마도.”
콰과과과과과.
“이런……!”
사무현의 절기가 담고 있는 위력을 짐작했는지, 소교주 또한 황급히 전신의 마기를 끌어 올리기 시작한다.
스스스스.
아아아아.
순식간에 소교주의 신형을 마기의 폭풍이 감싸 안으며, 여인의 울음소리와도 같은 소름 끼치는 공명음이 울려 퍼지기 시작한다.
“천마멸세(天魔滅世)!”
사무현과 마찬가지로 당당히 천마신공의 최고절기를 선언하는 소교주.
곧이어 그의 몸을 중심으로 거친 마기의 폭풍이 팽창하기 시작한다.
콰과과과과.
쿠구구구구.
잠시 후, 천마도법의 최고절기인 멸세천마도와 천마신공의 최고절기인 천마멸세가 맞부딪치며, 인근을 집어삼키는 거대한 폭발이 일어난다.
콰과과과과과광!
천마가 보여
지은이 : 보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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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 경기도 부천시 부천로 198번길 18 춘의테크노파크 2차 201동 5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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