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sand years old Heavenly Demon RAW novel - Chapter 353
353화
콰드드득 콰드드득.
“윽……!”
“크으음……!”
천마신공의 최고절기인 천마멸세와 천마도법의 십이 초식 멸세천마도의 충돌.
이름부터 형체까지 비슷한 두 무공의 격돌로 인근이 천재지변이라도 일어난 듯 초토화되어 간다.
그리고 그 격돌이 만들어 낸 결과의 중심부에 선 사무현과 소교주는 폭발의 여파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버티고 있었다.
후두둑.
사무현의 입에서 흘러나온 검붉은 피가 바닥에 떨어진다.
‘뭐 이런 말도 안 되는 파괴력이……!’
칠 대는 말했다.
천마도법은 그의 도(刀)가 초대 천마를 넘어섰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만든 무공이었다고.
멸세천마도는 천마신공의 최고절기인 천마멸세를 뛰어넘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초식이라고.
한데…….
‘……그럼에도 겨우 호각인가.’
만약 칠 대가 멸세천마도를 펼쳤다면 소교주의 천마멸세를 능히 파훼해 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사무현으로는 가까스로 상쇄시키는 것이 고작이었고, 이는 결국 사무현 스스로에게 부족함을 상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꽈악.
‘……그래도 지지 않는다.’
천마도를 쥔 손아귀에 힘을 더하며 이를 악무는 사무현.
다른 놈은 몰라도, 칠 대를 무시하듯 이야기하는 저런 놈에게만큼은 질 수 없다.
지금 그는 자신이 아닌 칠 대의, 위혜보의 도를 증명해야 한다.
자칫하면 의식을 잃어버릴 것 같은 압력 속에서 사무현이 버티고 서 있는 사이, 소교주 역시 사무현 못지않게 창백한 얼굴로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주르륵.
“이……!”
기어이 자신의 입에서도 흘러내리는 검붉은 핏물에 소교주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천마멸세는 천마신공 최강의 절초다.
단월혁이라는 녀석도, 그놈의 동생인 단아란이라는 계집도 천마멸세만큼은 손쉽게 파훼해 내지 못했다.
그런데 그런 절기가 고작 현경에 오른 지 얼마 되지도 않는 애송이의 도초에 완벽하게 상쇄되어 가고 있다.
‘인정할 수 없다……!’
그가 천마신교의 소교주이기 때문이 아니다.
천마신공의 위대함을 증명하기 위함도 아니다.
한때 십삼 대 천마로서 살아왔던 자신이, 고작 저런 애송이와 동수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니 피가 거꾸로 솟는다.
콰드드득.
“큭……!”
온몸이 바스라질 것 같은 압력을 버텨 내며 소교주, 십삼 대 천마가 이를 갈던 그때.
파아아앗!
콰구구구구구.
이윽고 두 절기가 만들어 낸 폭발이 사그라들기 시작한다.
기의 압력으로 인해 산산이 파괴되었던 대지가 흙먼지를 일으키며 거대한 용오름을 만들어 낸다.
“후우…… 이놈……!”
스스스.
먼지로 한 치 앞을 구분하기 힘든 와중에도 우수에 마기를 끌어 올리는 십삼 대 천마.
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녀석의 약해진 기운은 선명하리만큼 그의 감각에 잡히고 있다.
“어디 계속해 보거라!”
부웅.
콰과과과과.
사무현의 가운이 느껴지는 방향으로 추혈장을 전개하는 십삼 대 천마.
잠시 후 먼지를 밀어내며 날아든 검은 마기가 막 방어 자세를 취하고 있던 사무현을 향해 날아든다.
“읏……!”
쩌저저정!
지이이익.
추혈장을 도격으로 받아 내는 사무현의 신형이 뒤쪽으로 빠르게 밀려나기 시작한다.
이전에 추혈장 정도는 가볍게 베어 내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천마도를 쥐고 있는 사무현의 손아귀에서 피가 흘러내리고 그 얼굴이 고통으로 일그러진다.
“제법 잘 버티는구나!”
사무현을 밀어내는 추혈장에 내력을 더 실으려던 그때, 머리 위쪽에서 느껴지는 섬뜩함에 소교주의 시선이 하늘 방향으로 향한다.
쐐쇄쇄쇄쇅!
언뜻 보아도 백여 가닥은 될 것 같은 강기의 세례가 그의 머리 위쪽에서 쏟아지고 있다.
천마도법의 백룡아.
피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것을 파악한 십삼 대 천마가, 황급히 사무현을 향해 뻗고 있던 우수를 하늘로 뻗어내 날아드는 강기들을 상쇄시킨다.
콰과광! 콰과광! 쩌저저정!
“크으음……!”
백여 가닥에 가까운 강기들 중 일부는 추혈장과 부딪치며 소멸했지만, 추혈장으로 상쇄시키지 못한 대부분의 강기들은 그가 서 있는 대지 인근에 떨어지며 지축을 뒤흔들었다.
충격파로 무복이 찢겨 나가고 제대로 균형을 잡고 서 있기도 버거운 상태가 되었지만, 십삼 대 천마는 꿋꿋이 버티고 서서 강기의 다발을 버텨 낸다.
그리고 그 공세가 이윽고 끝이 보이는가 싶었던 그때.
파밧!
자신이 전개한 강기의 다발을 뚫고 몸을 날린 사무현이, 순식간에 십삼 대 천마의 거리 안으로 들어선다.
이쯤 되자 더 이상 추혈장을 전개할 수 없었던 십삼 대 천마가 다급히 절기를 멈추고 양손에 수강을 머금는다.
“이…… 애송이가 어딜 감히!”
스팟!
쩌저저저정!
“크읍……!”
섬광같이 날아든 사무현의 도격에 십삼 대 천마의 수강이 위태롭게 흔들린다.
뼛속까지 전해지는 욱신거리는 통증에 십삼 대 천마가 침음성을 흘리자, 내상으로 인한 피를 줄줄 흘리면서도 사무현이 미소를 머금는다.
“누가 진짜 애송이인지 모르겠네.”
“……!”
“고작 그 정도로 엄살을 부려?”
“이놈!”
콰과과광!
지이익.
분노한 십삼 대 천마가 순간적으로 기를 분출하며 사무현의 몸을 밀어내 버렸다.
한순간 만들어진 짧은 틈을 놓치지 않고 십삼 대 천마의 수강이 사무현의 흉부로 날아든다.
스팟!
촤악!
아슬아슬하게 몸을 비튼 사무현의 무복 앞섶이 찢어지며 붉은 피가 허공에 흩뿌려진다.
하지만 상처는 치명상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얕았고, 그와 거의 동시에 사무현의 일각이 십삼 대 천마의 무릎을 걷어찼다.
콰앙!
“크헉!”
십삼 대 천마의 무릎이 역으로 꺾일 듯 휘청인다.
하지만 어떻게든 쓰러지지는 않았다.
이런 근접전에서 한 번의 실수가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익히 알고 있는 까닭이다.
균형을 잃고 쓰러지는 대신, 십삼 대 천마는 마기를 끌어 올린 우수를 휘둘러 사무현을 그의 거리 밖으로 밀어냈다.
쩌저저정!
촤지이익.
“……큭!”
아슬아슬하게 도면으로 공격을 가로막은 사무현이 석 장 가까이 뒤쪽으로 밀려난다.
잠시 후 도를 내리는 사무현의 입가에서 붉은 피가 흘러내린다.
“……퉤.”
한 움큼 핏물을 뱉어내며 십삼 대 천마를 노려보는 사무현.
다급히 행한 공격임에도 불구하고, 도면을 투과한 관통력이 금강불괴에 이르는 그의 육신에 고스란히 충격을 전달했다.
타인의 몸을 빌려서 환생한 힘이 저 정도라면, 자신의 육체로 전성기를 누렸던 당시의 십삼 대가 얼마나 괴물이었을지 익히 짐작이 간다.
“후우…….”
긴 심호흡을 마친 사무현이, 다시 도신을 십삼 대에게 겨누며 입을 열었다.
“계속하자.”
“이…… 제대로 서 있기도 버거울 놈이 어디서 허세를……!”
언뜻 멀쩡한 척하고 있지만 십삼 대는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저 사무현이라는 녀석의 내력도 처음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콰드드득 콰드드득.
“아무리 멀쩡한 척하려 해도 소용없다. 다짜고짜 최고절기를 펼쳐야 했을 만큼, 네놈의 힘도 슬슬 바닥나고 있다는 것을 눈치 못 챌 내가 아니니까.”
“…….”
당장 도강을 끌어 올리는 것에도 부담을 느끼는 사무현과는 달리, 여전히 폭발적인 마기를 방출하는 십삼 대 천마를 바라보며 사무현이 입을 다문다.
아무리 깨달음이 높고 실전 경험이 많다고 해도, 결국 그의 몸은 현경에 오른 지 보름도 채 되지 않은 불안정한 상태다.
격변한 힘에 적응할 시간조차 없었는데, 첫 전투로 그보다도 훨씬 오래도록 탈마로 존재했던 괴물과 격전을 벌였으니 상태가 정상일 리 만무했다.
하지만…….
“……상관없다.”
스윽.
“그 절기인지 뭔지를 쓰지 못하는 이상…… 너나 나나 조건은 같으니까.”
그러고는 당장이라도 달려들 듯 한 걸음 앞으로 내디디는 사무현.
조금도 투기가 줄어들지 않은 사무현의 눈빛에 십삼 대 천마의 눈썹이 꿈틀한다.
‘저 눈은 흡사……!’
조금도 유리하지 않은, 도리어 절망적이라고 할 만큼 불리한 상황에서도 냉정함을 잃지 않고 있는 눈빛.
저 눈이 오래전 그의 목을 베었던 장본인, 무신 단월혁의 눈빛을 연상케 한다.
까드득.
“오냐……! 할 수 있으면 어디 해 보거라!”
콰앙!
분노한 십삼 대 천마의 신형이 섬광같이 사무현을 향해 접근한다.
스팟!
쩌저저정!
이글거리는 검은 마기를 끌어 올린 십삼 대 천마의 우수가, 푸른 도강이 머금어진 사무현의 천마도와 맞부딪친다.
그러자 강기의 위력에서 밀린 사무현의 도가 자연스럽게 뒤쪽으로 밀려난다.
콰과과과광!
“오만한 놈! 내가 바로 십삼 대 천마 적마소다! 네까짓 것이 넘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란 말이다!”
그렇게 소리치며 종횡무진 사무현을 밀어붙이는 십삼 대 천마.
흥분으로 이성을 잃었는지 마기를 뚫고 전해지는 통증도 더 이상 신경 쓰지 않는다.
그저 이 오른손을 자신의 무기처럼, 도구처럼.
사무현을 쓰러뜨릴 목적으로 거리낌 없이 휘두른다.
쩌저저정!
“큭……!”
촤지이이익.
투둑, 둑.
천마의 마기를 도강으로 받아 낸 사무현의 신형이 연신 뒤쪽으로 밀려난다.
사무현의 입에서 계속해서 붉은 피가 흘러내렸지만, 그의 눈에 투지는 조금도 사라지지 않았다.
‘질 수 없다!’
지금 그는 칠 대를 대신해서 싸우고 있다.
녀석의 도가 틀리지 않았음을, 녀석이 저 십삼 대보다 더 위대한 무인이었음을 증명하기 위해서!
부족한 내력을 끌어 올려 도강을 만들어낸 사무현이 자신을 몰아붙이는 십삼 대 천마와 정면으로 맞붙는다.
콰과광! 콰광! 쩌저정!
스팟!
서걱!
십삼 대 천마의 수강이 사무현의 흉부를 훑고, 사무현의 도신이 십삼 대 천마의 어깨를 찢는다.
그들의 무복이 거의 넝마가 되어가고 여기저기 붉은 피 얼룩이 늘어 갔지만 이들은 신경 쓰지 않았다.
“이노오옴!”
쐐애애액!
쩌저저저정!
잠깐 거리를 벌리는가 싶더니, 십삼 대 천마가 전개하는 추혈장을 묵묵히 베어 내는 사무현.
천마도를 감싸고 있는 그의 도강이 눈에 띄게 흔들렸지만 사무현의 눈빛은 여전히 흔들림이 없다.
‘당황할 거 없다.’
아니, 당황해서는 안 된다.
그가 펼치고 있는 도는 칠 대 천마의 것.
이 정도에 의지가 꺾이는 것은 칠 대의 도를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래도 역시…… 녀석이라면 이러지 않았겠지.’
이렇게 등껍질에 숨은 자라처럼 방어에만 급급해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 애초에 방어에만 집중할 상황 자체를 만들지도 않았을 것이다.
사무현이 아는 칠 대 천마…… 위혜보라면!
스팟!
거기까지 생각을 마친 사무현이 그대로 십삼 대 천마를 향해 돌진한다.
도강으로 추혈장을 베어 내며,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굳건하게.
조금 전에도 이와 같은 상황을 경험했기에, 더 이상 고집을 부리지 않고 추혈장을 거둬들인 십삼 대가 양손에 다시금 수강을 끌어 올린다.
“들러붙는다고 승산이 있을 성싶더냐!”
거칠게 소리치며 사무현을 향해 우수를 휘두르는 십삼 대 천마.
현재 누가 우위에 서 있는지를 증명이라도 하듯, 그의 수강은 천마도에 머금어져 있는 도강보다 훨씬 더 거대하게 타오르고 있었다.
‘흔들릴 것 없다.’
칠 대는 다 죽어 가는 사무현의 몸을 빌렸을 때에도, 그보다 더 높은 경지의 고수였던 이들을 수차례나 베어 냈다.
이는 칠 대의 도(刀)에 있어, 내력과 육신의 상태는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님을 증명하는 것.
“……내가.”
스스스스.
자신의 코앞까지 날아든 십삼 대 천마의 우수를 노려보는 사무현이, 거의 무의식에 가까운 상태로 중얼거린다.
“천마라면.”
“뭐…….”
스팟!
사무현의 한 마디에 십삼 대 천마의 눈이 의아함으로 물드는 그 순간, 푸른 도강을 머금은 천마도가 아주 잠깐 십삼 대 천마의 시야에서 사라진다.
그리고 잠시 후.
스팟!
쩌저저저저정!
촤아악!
무의식중에 휘둘러진 사무현의 일도가, 우렁찬 폭음과 함께 십삼 대 천마의 우수를 밀쳐낸다.
마기를 관통하고 얼마나 강한 충격을 전했는지, 십삼 대 천마의 우수가 순식간에 피투성이가 되어 버렸다.
그 순간.
스스슥.
흥분하지도, 서두르지도 않는다.
그저 자연스럽게 한 걸음을 내디디며 어딘지 모르게 멍한 얼굴로 십삼 대 천마의 흉부를 베어가는 사무현의 일도.
그래, 녀석이라면 이렇게 했을 것이다.
……천마라면.
“큭……! 이놈!”
반응하지 못할 만큼 빠른 것도 아닌데 도저히 피할 방도가 보이지 않는다.
이에 당황한 십삼 대 천마가 왼손에 수강을 끌어 올리며 사무현의 도격을 가로막는다.
그리고 그 순간.
스팟!
촤아아악!
“……!”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손목 아래까지 통째로 잘려 나간 십삼 대 천마의 좌수가 그대로 허공을 날았다.
텅 비어 버린 채 붉은 피만 솟구쳐 오르는 자신의 왼팔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내려다보는 십삼 대 천마.
그러는 사이, 어느덧 천마도를 머리 위로 치켜든 사무현이 십삼 대 천마를 향해 새하얀 이를 드러내고 있었다.
천마가 보여
지은이 : 보용도
발행인 : 손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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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 경기도 부천시 부천로 198번길 18 춘의테크노파크 2차 201동 5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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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6602-6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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