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sand years old Heavenly Demon RAW novel - Chapter 361
361화
스스스스.
“……쿨럭!”
후두둑.
마른기침과 함께 단월혁의 입에서 한 움큼 핏물이 쏟아져 나왔다.
기혈이 역류했다.
폭발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했건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심한 내상을 입고 말았다.
‘……실착인가.’
조금 전의 공격으로, 천마를 죽이지는 못해도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설마 그만한 크기의 강기를 먼 거리에서 순수한 마기만으로 파훼해 낼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놈은 어떤 상태지?’
온몸의 감각을 극대화시켜 상대의 위치를 확인하려는 단월혁.
하지만 굳이 그런 노력을 할 필요는 없었다.
그가 몸을 일으키기 무섭게 불어온 거대한 바람이 인근의 먼지들을 송두리째 하늘로 날려 버렸으니까.
스스스스스.
시야를 가리고 있던 흙먼지가 모조리 사라지고 나자 단월혁의 눈에 이윽고 천마의 모습이 들어온다.
“……쯧.”
짧게 혀를 찬 천마가 무심한 얼굴로 자신의 몸을 내려다본다.
이번 폭발에서 그를 지키기 위해 꽤나 상당한 충격을 받았는지, 마기의 갑주는 계속해서 형체를 흐트러뜨리며 좀처럼 본연의 모습을 되찾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마기를 가만히 바라보던 천마가, 이윽고 가볍게 손을 휘저어 마기의 갑주를 해제해 버린다.
스스스스.
“탈마의 육신으로는 고작 이 정도인가.”
마기를 완전하게 날려 버린 천마가, 엉망이 된 단월혁과는 달리 먼지 하나 묻지 않은 무복을 털어 내며 고개를 든다.
그 순간.
스팟!
어느새 천마의 등 뒤로 접근한 단아란이 섬뜩한 살기를 드러내며 그에게 일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쩌저저정!
뒤를 돌아보지도 않은 채, 마기가 머금어진 좌수로 단아란의 일검을 가로막는 천마.
하지만 이에 당황하지 않고, 단아란은 부드럽게 바닥에 안착하며 천마를 향한 연공을 펼쳐 갔다.
쩌정! 쩡!
등 뒤로 날아든 두 번의 찌르기를 가볍게 몸을 돌린 천마가 한 손으로 받아 낸다.
뒤이어 푸른 검강을 거대하게 끌어올린 단아란이 극강의 일검을 휘두르려 하자, 천마의 한쪽 발이 앞으로 뻗어지며 그녀의 검신을 가로막았다.
콰아앙!
“읏……!”
뚜둑 뚝.
힘이 폭발하기 직전 날아든 천마의 일각에, 끌어모았던 힘이 도리어 단아란에게 역행한다.
상대의 힘을 도리어 자신의 힘으로 이용하는 경지.
하지만 그 힘을 저항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인 단아란이, 잠시 후 자신의 힘까지 더 끌어모아 일권을 내지른다.
콰과과광!
부웅.
타닷.
단아란의 일권을 일장으로 받아 낸 천마의 신형이 일 장 정도 뒤쪽으로 밀려난다.
안정적으로 안착해 냈지만 자신의 손에 전해진 충격이 적지는 않았는지, 천마가 이채 어린 눈으로 단아란을 응시한다.
“놀라운 기감(氣感)이구나. 설마 그 짧은 순간에 도로 힘을 받아들여 역이용을 할 수 있다니.”
“……말투 하나하나가 신경 거슬리는 놈이네.”
조금 전의 공방으로 생각보다 충격을 받았는지 단아란이 미간을 찌푸리며 왼손을 쥐었다 편다.
그리고 그 순간.
쐐애액!
콰과과과광!
단아란과 대치 중이던 천마를 향해 한 줄기 붉은 강기가 날아든다.
어느덧 정비를 마친 단월혁이 전개한 공격.
수강을 끌어 올린 손까지 얼얼해지는 위력에 천마의 입꼬리가 씰룩인다.
“과연…… 이무기가 둘이라.”
스스스스.
천마의 몸 주위로 검은 마기가 소용돌이치는가 싶더니, 곧 그의 양손에 불길처럼 솟아오른다.
“오랜만에 즐거운 사냥이 될 것 같구나.”
쾅!
말을 마친 천마의 신형이 검은 유성처럼 단아란을 향해 쇄도한다.
믿기 힘들 만큼 쾌속한 움직임에 당황하는 것도 잠시.
이에 질세라 검강을 끌어올린 단아란이 천마를 향해 청룡 형상의 강기를 전개한다.
콰구구구구.
단숨에 무엇이든 집어삼킬 듯한 기세로 입을 벌린 청룡이 천마를 향해 날아들었다.
이에 천마의 손에 피어오르는 검은 마기가 십여 자에 이르는 크기로 팽창한다.
그리고 잠시 후, 팽창한 마기가 극도로 예리한 한 자루의 검(劍)으로 화한다.
스륵.
쩌저저저저정!
천마가 만들어 낸 마기의 검이 단아란이 만들어 낸 청룡을 반으로 갈라버린다.
순식간에 청룡을 완벽하게 절단해 낸 천마의 마검(魔劍)이 단아란을 향해 날아들었다.
부웅.
콰과과과광!
지이이익.
“크윽……!”
푸른 검강을 끌어 올려 천마의 검을 받아 낸 단아란이 뒤쪽으로 밀려난다.
현경에 오른 그녀의 검강이 금방이라도 꺼질 듯 흔들리며 그녀의 검신마저 요란하게 비명을 지른다.
까각 까가가각.
“이……!”
스륵.
힘에 저항하지 않고 천마의 마검을 한쪽으로 흘려 낸 단아란이 그대로 한 바퀴 몸을 회전하며 그의 몸 안쪽을 베어 가려 한다.
하지만…….
쿵!
콰과과과!
천마가 바닥을 향해 진각을 내딛자, 검은 마기의 가시가 땅을 꿰뚫고 나와 단아란을 향해 뻗어 나온다.
파밧!
촤아아악!
공격을 멈추고 아슬아슬하게 몸을 피한 단아란의 한쪽 다리를 마기의 가시가 스치고 지나간다.
그렇게 허공에 뜬 단아란을 향해 천마의 마검이 내리쳐졌다.
“끝이다.”
“……!”
쐐액!
콰과과과광!
마검이 단아란을 베어 내기 직전의 순간, 어느새 단아란과 천마의 사이로 접근한 단월혁이 붉은 화기를 끌어 올려 마검의 옆면을 후려친다.
쿠구구구궁!
쩌저적 쩌적.
마검의 궤도가 비틀리며 맨땅에 떨어지자 대지가 두부처럼 힘없이 갈라져 버린다.
그리고 그 틈을 놓치지 않은 단월혁이 그대로 천마에게 달려든다.
스팟! 스팟!
쾅! 쿠궁!
단월혁이 허공을 향해 두 번의 검을 휘두르자, 천마의 몸 주위에서 두 번의 파공성이 울려 퍼진다.
심검(心劍)과 심검의 부딪침.
그와 함께 등골이 오싹한 위기감을 느낀 단월혁이 본능을 믿고 상체를 아래로 숙인다.
그러자…….
사르륵.
단월혁의 긴 머리칼의 일부가 예리하게 잘려 나간다.
마검을 전개하면서 단월혁의 심검을 막고, 그와 동시에 심검으로 반격까지 해내는 믿기 힘든 능력.
이는 단순히 기감을 타고난 정도로 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괴물이군.’
저 정도면 한때 단월혁이 목숨을 걸고 싸웠던 십삼 대 천마가 도리어 우습게 느껴질 정도다.
하지만 지금은 상대에게 놀라는 시간마저도 허락되지 않는다.
찰나의 빈틈이라도 허용하는 순간 치명상을 입고 말 테고, 상대를 쓰러뜨리기 위해서라도 잠깐의 여유조차 허용할 수 없다!
파밧!
쩌저저저정!
붉은 화기를 극도로 집중시킨 단월혁의 일검이 천마의 수강과 맞부딪친다.
그러자 순간 천마의 손에 머금어져 있던 검은 마기가 금방이라도 형체를 흐트러뜨릴 듯 일렁인다.
그런 그를 향해, 단월혁이 또다시 섬광 같은 일검을 휘두른다.
스팟!
타닷.
아슬아슬한 순간 뒤쪽으로 몸을 날리며 단월혁의 검초를 피해 내는 천마.
그와 동시에 단월혁을 향해 거대한 마검이 날아든다.
쩌저저저저저정!
촤지이이익.
조금 전 단아란과는 달리, 석 장 정도 옆으로 밀려나긴 했지만 안정적으로 자세를 유지하고 있는 단월혁.
그 순간 그의 좌수가 한 자루의 검처럼 천마를 향해 휘둘러지더니, 그의 손을 타고 나온 십여 줄기의 강기가 유성우처럼 천마를 향해 쇄도한다.
쐐쇄쇄쇅!
콰과과과과광!
쩌저저정!
한줄기 한줄기가 지형을 뒤바꿀 정도의 강렬한 폭격이 쉴 틈 없이 이어진다.
폭발로 인해 천마의 모습은 볼 수 없었지만 단월혁의 검신을 통해 전해지는 마검의 무게감이 점점 가벼워진다.
그리고 이윽고…….
스스스스.
천마의 마검이 점점 작아지더니 이내 폭발의 여파 속으로 자취를 감춘다.
타닷.
“후우…… 괜찮아요, 오라버니?”
“이 정도로 걱정할 것 없다.”
어느새 옆으로 다가온 단아란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인 단월혁이 왼손을 움직여 어깨의 관절을 다시 맞춘다.
뚜둑.
“이제 막 시작인 것 같으니 말이다.”
“예.”
단월혁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방어 자세를 취하는 단아란.
그 순간 폭발의 잔해물이 또다시 바람에 의해 밀려나며 검은 마기의 장벽을 세운 천마가 모습을 드러낸다.
스르륵.
천마의 앞을 가로막고 있던 검은 마기의 장벽이 사라진다.
처음과는 달리 무복 곳곳이 찢겨 나간 모습.
그 정도가 어떻건 분명 단아란과 단월혁의 공격에 타격을 받은 모양새다.
무심한 얼굴로 단월혁과 단아란을 한 번씩 바라본 천마가 천천히 자신의 좌수를 들어 보인다.
조금 전 단월혁의 일검을 받아 냈던 바로 그 손이었다.
뚝 뚝.
새하얀 손을 타고 붉은 피가 흘러내려 바닥에 떨어진다.
이를 지켜보는 천마의 입가에 흡족한 미소가 머금어진다.
“오랜만에 느껴 보는 통증이구나.”
“…….”
“실로 오랜만에…… 정말 살아 있는 기분이 드는구나.”
스스스슥.
파아아아앗!
말을 마친 초대천마의 일수가 뻗어지며 소용돌이치는 검은 마기가 단월혁과 단아란을 향해 날아든다.
천마신공의 멸천장.
이에 십여 자 가까이 검강을 뽑아낸 단월혁이 단아란의 앞에 서서 멸천장을 베어 낸다.
콰과과과과광!
파밧!
단월혁이 천마의 공격을 파훼하는 사이, 허공으로 몸을 날린 단아란이 또다시 수십여 줄기의 강기를 전개한다.
각기 다른 방향에서 각기 다른 궤도로 천마에게 날아드는 강기의 세례.
그 순간 천마의 몸을 검은 마기의 폭풍이 감싸 안는다.
쿵.
콰과과과과과!
순식간에 인근을 집어삼키며 자라난 마기의 폭풍이 단아란이 전개한 강기들을 모조리 휩쓸며 파훼해 버린다.
곧이어 대지의 일부가 뒤틀리는가 싶더니, 바닥을 꿰뚫고 뻗어 나온 검은 마기가 허공에 뜬 단아란을 향해 쇄도한다.
“이……!”
스스스스.
단월혁과 마찬가지로 십여 자에 이르는 검강을 뽑아내 극도로 예리하게 집중시키는 단아란.
잠시 후 그녀의 검격이 그녀를 향해 날아드는 검은 마기를 베어 낸다.
스팟!
쩌저저저정!
콰과과광!
단아란의 검이 두 개의 가시를 베어 내는 사이, 천마의 몸을 휘감았던 검은 마기가 언제 그랬냐는 듯 깔끔하게 사라진다.
그와 함께 자리를 박차고 몸을 날린 천마가 멸천장을 베어 낸 단월혁을 향해 접근한다.
스륵.
천마의 손에 다시 만들어지는 마검.
단월혁 또한 물러설 생각은 없다는 듯 정면으로 몸을 날리며 맞선다.
쩌저저저저정!
콰과과과과.
단월혁과 천마의 검이 맞부딪치며 인근의 대지에 균열이 가기 시작한다.
천지가 무너질 듯한 충격파를 만들어 내며 한 치의 물러섬 없이 맞서는 이들.
하지만, 결국 그 격돌에서 뒤쪽으로 밀려난 것은 단월혁이었다.
콰아앙!
부웅.
허공을 날아 다섯 장 가까이 밀려나는 단월혁의 신형.
그 순간 천마가 반대편 손을 들어 올리더니 그대로 검은 마기의 창을 만들어 낸다.
“마창(魔槍)까지 만들어 내는 것은 실로 오랜만이구나.”
“저건……!”
스팟!
두 눈을 추켜 뜨는 단월혁을 향해 망설임 없이 마기의 창을 던지는 천마.
잠시 후, 그가 전개한 마창이 허공을 가르며 단월혁을 향해 정확히 쏘아져 날아간다.
“……!”
쐐애애액!
콰과과과과과광!
“오라버이이이!”
섬광같이 날아든 마창과 단월혁의 검강이 맞부딪치며 그의 신형이 거대한 마기의 폭발에 감싸인다.
이에 마기의 가시를 베어 내고 바닥에 안착한 단아란이 분노로 눈이 뒤집혀 천마를 향해 달려들었다.
쾅!
“이 빌어먹을 새끼가!”
스팟!
달려드는 단아란을 향해 마검을 휘두르는 천마.
하지만 단아란은 천마를 향해 달려드는 속도를 조금도 늦추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점점 더 속도를 높이고 있었다.
마검이 그녀의 목선 가까이에 닿으려는 그 찰나의 순간까지도!
퉁!
자신의 지척에 도착한 마검의 옆면을 단아란의 좌수가 수직으로 올려 친다.
아주 미세하게 흐트러진 검의 궤도를 빗겨 가기 위해 유연하게 상체를 옆으로 꺾는 단아란.
하지만 그것으로 충분했다.
천마의 검이 허공을 가르는 사이, 단아란의 신형은 천마의 거리 안으로 파고들었으니까.
“뒈져버려.”
“……!”
쩌저저저정!
섬광같이 내리쳐진 단아란의 일검을 수강으로 가로막는 천마.
하지만 분노에 찬 그녀의 일검은 그리 가볍게 막을 만한 것이 아니었다.
촤악!
수강이 얕게 어려 있던 천마의 팔목 위로 붉은 실선이 그어진다.
하지만 단아란의 공격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쩌저저정! 쩌정! 콰과광!
목으로 찌르려던 검초가 돌연 횡으로 베어져 천마의 옆구리를 스친다.
옆구리를 베려던 검초가 극단적으로 휘어져 천마의 앞머리를 수직으로 베어 낸다.
천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귀재라는 평가를 받는 단아란의 검초가 예상치 못한 각도에서 천마에게 날아든다.
무복 곳곳에 검흔이 만들어지기 시작하자, 뒷걸음질 치며 단아란의 검격을 막아 내던 천마가 미간을 찌푸리며 대지를 박찬다.
쾅!
콰과과곽!
쉴 새 없이 달려드는 단아란을 떼어 내기 위해 또다시 마기의 가시를 바닥에서 끌어 올리는 천마.
하지만 그 또한 계산했는지, 도리어 마기의 가시를 가볍게 밟고 도약한 단아란이 천마를 향해 더더욱 가깝게 들러붙었다.
“마기는 그렇게 자유자재로 다루더니.”
“……!”
“근접전에는 소질이 없네.”
스스스슥.
단아란의 검초가 순식간에 여덟 개의 잔영을 만들어 낸다.
실체를 파악하려는 듯 천마가 두 눈을 부릅뜨자, 여덟 방위로 퍼진 검의 잔영이 천마를 향해 동시에 쇄도한다.
쩌저저저정!
마기의 호신강기를 끌어 올려 단아란의 검초를 받아 내는 천마.
그런 천마를 향해 단아란이 한 번 더 거리를 좁힌다.
“계속 호신강기만 쓸 거냐?”
스스스슥.
명백한 조소를 머금으며 다시 한번 여덟 개의 잔영을 만들어 내는 단아란.
그런데 그 순간.
스륵.
스스스스스슥.
한 손에 들려있던 마검을 지워 낸 천마가, 그대로 수강을 끌어 올리며 열여섯 개의 잔영을 만들어 낸다.
천마가 보여
지은이 : 보용도
발행인 : 손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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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 경기도 부천시 부천로 198번길 18 춘의테크노파크 2차 201동 5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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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6602-6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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