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8 Books of the Court's Drama RAW novel - Chapter 163
163. 법정을 향한 사마의의 흉계
나는 장안에서 촉왕이기도 한 태자 유선이 동오의 사신 제갈근을 상대로 동맹의 논의를 포함한 외교를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최선의 뒷받침을 하였다.
그것은 행정적 뒷받침 이외에 유선의 말 하나, 행동 하나에도 내가 어찌해야 하는지 조언을 한 것으로 이를 알리 없는 제갈근은 유선이 알려진 바와는 다르게 상당히 유능한 유비의 후계자로 여기게 된 것이다.
그리고 제갈근이 동오로 돌아가 손권에 이를 그대로 보고하니, 손권을 포함한 동오의 대신들은 유선이 뛰어난 인물이라 믿게 되었다.
이어서 나는 동오의 사신 제갈근이 돌아가자 곧 유비에게 주청을 하여 거기장군 장비 등과 함께 2군을 이끌고 양번으로 향하였다.
이것은 양번에서 군을 정비하여 봄이 되면 즉시 조위를 칠 준비를 하려는 것이었다.
한데 그러한 때 누군가 나를 향해 꾸미는 흉계가 있었던 것이니, 이에 대해서는 조위의 상황을 살펴보면 자연스레 알 수 있을 것이다.
* * *
한편 조위에서는…
지난번 법정이 산도를 치는 동시에 이를 미끼로 장패를 유인하여 마초의 서량기병으로 장패를 대파한 데 이어, 남향과 천혜의 요새 무관까지 함락한 사실의 급보를 조비가 받은 것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조비는 이 보고를 받고는 자신이 업으로 천도를 하는 것이 옳은 판단이었고 생각을 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급보를 사마의도 받게 되었으니, 사마의는 작금 조위의 최대ꞏ최강의 적인 법정을 상대하기 위한 방법을 강구하였다.
그리고 얼마 있지 않아 헌제가 산양을 탈출한 일이 벌어져 이 또한 조비와 사마의 등이 알게 되었다.
여기서 조비는 즉각 명을 내려 헌제를 뒤쫓게 하였고, 사마의는 이 일이 필시 촉의 책사 법정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을 하였다.
한데 헌제를 쫓던 추격대가 이제는 촉의 영토인 양양 부근에서 모두 참살이 된 채로 발견이 되는 일이 벌어졌다.
그리고 이 사건이 벌어지고 얼마가 지나자 조위에 헌제의 명의의 조비 토벌령이 담긴 격문이 발견되기 시작하였으니, 이는 곧 업에 있는 조비에게 보고가 되었다.
조비는 격문을 보고 크게 분노하였다.
그것은 바로 헌제를 탈출시킨 세력이 바로 유비의 촉임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의 부친인 조조가 그리하였던 것처럼 유비가 협천자를 하여 헌제의 명으로 자신을 토벌하라 명을 내렸기에, 조비의 화는 더 클 수밖에 없던 것이다.
“정녕 유비 놈이 산양공을 빼돌린 것이로구나! 유비 이놈이 제멋대로 산양공을 다시 천자로 받들고 감히 짐을 토벌하라는 명을 내리게 해? 짐은 유비 놈을 잡아 찢어 죽여도 화가 풀리지 않으리라!”
그렇듯 조비는 자신이 헌제에게 강제로 제위를 찬탈한 일은 생각지도 않고 유비가 헌제를 구출한 것을 문제 삼으니, 이는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격’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조비가 화를 내더라도 당장은 어찌할 수 없는 일이었고, 거기다 헌제의 토벌 명령이 떨어졌기에, 자칫 사마의의 대대적인 진압으로 사그러져 가던 농민반란의 불길이 다시금 타오를 수 있었기에, 조비는 덜컥 겁이 날 수밖에 없었다.
‘유비 놈의 격문에도 부화뇌동하며 짐에게 반란을 일으켰던 백성들이다. 유비가 산양공을 내세워 다시 짐을 치라는 격문을 뿌리고 있으니 농민 반란이 다시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이야!’
그리하여 사마의에게 헌제의 토벌령으로 인한 농민반란이 일어나지 못하도록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을 명하였는데, 사마의가 농민반란을 진압한 공을 치하하여, 사마의의 직을 독군어사중승에서 시중 상서우복야로 승진시켰다.
한편 농민반란의 진압을 마무리하고 낙양으로 향하여 군을 정비하고 업으로 향하려던 사마의는, 헌제의 토벌령이 담긴 격문을 보고서 결국 헌제를 구한 것이 촉의 유비임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헌제를 구출한 자가 법정임을 확신하였다.
‘역시 촉에서 가장 위험한 자는 누가 뭐라고 해도 법정인 것이야! 법정은 산양공을 탈출시켜 촉으로 데리고 가 협천자를 하게 하였으니, 마치 지난날 선황(조조)께서 그리하였던 것처럼 협천자를 이용해 천하의 제후를 좌지우지하려고 하겠지. 벌써 산양공의 명으로 감히 황제 폐하를 토벌하라는 격문을 띄우게 하지 않았나.’
그러며 사마의는 이러한 헌제의 토벌명으로 인해 이제 막 진압이 완료된 농민반란이 다시 일어나 들불처럼 번질까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역시 이러한 우려를 하고 있는 조비로부터 사마의는 관련된 명을 받고 승차를 하게 된 것이다.
이로써 사마의는 업으로 향하는 것을 포기하고 우선 낙양에서 군을 정비하며 신병을 더 모집하여 군세를 확장하고 만일에 있을 농민반란에 대비를 하였는데, 지난 농민 반란 당시 사마의가 워낙 철저하게 진압을 한 까닭에, 헌제의 토벌령이 담긴 격문에도 반란이 쉽사리 일어나지는 않았다.
반면, 사마의는 더는 법정이 조위에 해를 가하지 못하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더 강해지게 되었다.
그러며 사마의는 완과 신야의 장수들인 장패와 조인, 만총 등에게 양번의 동태를 예의 주시할 것을 조언하였다.
이에 완과 신야의 장수들은 척후를 통해 양번의 상황을 항시 주의 깊게 살폈던 것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법정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조위의 장수들은 잔뜩 긴장을 할 수밖에 없었다.
[* 지난번 법정이 산도, 남향, 무관을 점령하고 장안으로 향하면서 양양에 가짜 법정을 다시 세워두었다. 그리고 이로 인해 조위군은 법정이 양번으로 회군을 한 것으로 착각을 한 것인데, 이러한 가짜 법정이 갑자기 모습을 보이지 않았으니, 조위의 장수들은 법정의 갑작스러운 부재에 놀라지 않을 수 없던 것이다. 가짜 법정이 모습을 감춘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으니, 바로 동오의 사신 제갈근이 양양으로 향하게 되어 법정이 양양에 있으면 안 되는 사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정을 조위군은 알 수가 없으니 당황할 수밖에.]그것은 법정이 몰래 군을 이끌고 기습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니, 이는 법정이 연이어 기습 공격을 한 것에 대한 학습효과라 하겠다.
그리고 이를 보고받은 사마의도 법정이 또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몰라 긴장하기는 매한가지였다.
‘법정이 사라지다니 법정 놈이 또 무슨 짓을 꾸미는 것이 틀림이 없어. 놈은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면서 아국의 빈틈을 노려 공격을 하니, 법정이 이번에는 또 아국의 어디를 노린다는 말인가?’
그렇게 법정을 경계한 사마의는 업의 조비에 법정이 모습을 감춘 것은 필시 조위의 어느 한곳을 노리려는 수작일 수 있다는 진언을 올렸다.
이러한 사마의의 진언에 조비는 혹시 법정이 업으로 쳐들어오는 것은 아닌지 덜컥 겁이 났던 것으로, 동관과 가까운 홍농에 주둔하고 있는 곽회에 동관을 주시하고 만약 동관을 통해 촉군이 공격해 오면 즉시 이를 알리라 명하였다.
하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번에는 법정의 기습이 있지 않았기에 조비는 겨우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한데 조비의 신경을 쓰이게 만드는 일이 또 벌어지고 말았으니, 그것은 동오의 움직임 때문이었다.
바로 동오에서 사신(제갈근)을 보내 양양에 온 것을 조위의 척후가 확인하고 이를 급히 보고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보고가 업의 조비와 낙양의 사마의에 이 사실이 전해진 것은 척후의 최초 보고 후 대략 일주일이 걸린 뒤였다.
조비는 동오의 사신이 촉으로 간 것을 보고받고는 정녕 손권이 완전히 조위에 등을 돌리고 촉에 붙는 것이 자명하였기에, 박쥐 같은 손권의 행태에 크게 분노하였다.
“짐에게 고개를 숙이고 신하를 자처하던 손권이 지난번에는 합비를 치더니 기어코 촉적과 손을 잡고 짐에게 대항을 하려고 하는구나! 천하에 이런 박쥐같은 놈이 있다는 말인가!”
하지만 이내 촉과 오가 손을 잡으면 조위가 어려움에 빠질 것이 자명했기에, 조비는 이를 어찌 대처해야 하는지 고심할 수밖에 없었다.
하나, 작금 업으로 도망쳐 있는 조비였기에 허창의 조정과 분리가 되어 있다시피 하여 제대로 된 국정운영이 되지 않고 있었다.
다만 그 와중에도 조비는 촉과 오의 공격에 대한 대비는 챙기고 있었으니, 촉과 오의 국경의 요충지에 주둔하고 있는 믿을 만한 장수들에게 항시 촉, 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할 것을 명하였던 것이다.
그러면서 조비는 촉과 오가 손을 잡으면 필시 삼국의 분쟁지인 형주 지역에서 큰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감하였다.
‘유비와 손권이 손을 잡으면 필시 아국의 북형주 지역을 협공하려고 들 터이지. 그리되면 그곳에서 아국은 두 나라의 공격에 맞서 큰 싸움을 벌일 수밖에 없음이야…’
그러한 생각이 들면서 조비는 장안으로부터 서쪽으로 공격해 오는 경로 또한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유비 놈이 장안을 차지한 데 이어 무관까지 손에 넣었으니 놈은 분명 하북을 노리려 할 것이야. 그리되면 짐이 있는 이곳 업 또한 완전히 안전한 것도 아닌 것이니 이쪽도 방비를 더 강화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게 조비의 머리는 복잡하게 돌아갔고, 결국은 자신의 안위부터 챙기는 결정을 하였으니, 대장군 조진에게 대군으로 낙양에 주둔하며 혹시 모를 촉의 서진에 대비하게 하였다.
그리고 사마의에 독형예이주제군사의 직을 더하고 부절을 내려, 사마의가 완에 주둔하여 북형주의 조위군을 통활하게 하고, 촉오의 협공에 대비하게 하였다.
이러한 조비의 대처는 그래도 나름 훌륭한 것으로 작금 조비가 믿을 수 있는 장수를 전면에 내세워 촉과 오의 공격을 방비하게 한 것이다.
이로써 사마의는 거듭된 승진을 하며 조위에서 입지를 완전히 굳히게 되었다.
사마의는 휘하 장수에 일단의 병력을 맡겨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농민반란에 대처하게 하고서 수만 병력을 이끌고 임지인 완으로 향하였는데, 촉의 척후에 조위군의 움직임을 들키지 않기 위해 수만의 병사들을 농민으로 위장하여 순차로 완으로 이동시키고, 사마의 자신 또한 최대한 들키지 않게 완으로 이동하였던 것이다.
* * *
완으로 이동한 사마의는 장패와 함께 군사를 정비하고 촉과 오의 움직임을 주시하였다.
그러한 가운데 여전히 법정의 모습이 양번에 보이지 않는다는 척후의 보고에 사마의는 마음이 복잡하였다.
‘법정이 모습을 감추면 필시 무슨 일이 벌어졌었는데 어찌하여 이번에는 어떠한 일도 벌어지지 않는 것이지?’
그렇게 오히려 법정이 조용한 것이 사마의를 더 불안하게 만든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법정이 대군을 이끌고 양양으로 회군하고 있다는 척후의 보고가 들려오게 된 것이다.
이에 사마의는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하였던 것이니.
‘법정이 갑자기 사라져 어디로 향했는지 알 수가 없었으나, 작금 법정이 대군을 이끌고 양양에 돌아왔다는 것은 분명 아국을 공격하기 위한 준비에 착수하려는 것이 분명해. 여태껏 법정이 노리면 함락되지 않는 아국의 요충지가 없었어. 흠… 아무래도 법정이 준비를 마치고 아국을 공격하기 전에 놈을 처리하는 수밖에 없겠어! 법정이 양양에 당도하면 자객을 보내 법정을 암살하여 작금 아국의 가장 골칫거리를 제거하는 것이야!’
그랬다.
사마의가 생각한 조위 최강의 적인 법정을 상대하는 비열한 수, 사마의의 흉계는 바로 ‘법정 암살’이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