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8 Books of the Court's Drama RAW novel - Chapter 167
167. 제갈량의 첫 출진 … 법정의 조언을 따르다
조비는 사마의를 연금시키고 마음이 편치 못했다.
‘사마의와 같이 능력 있는 자를 찾기가 쉽지 않은데… 설마 사마의가 짐에게 모반을 계획하고 있을 줄이야…’
이러한 가운데 조비는 유비가 헌제에게 양위를 받아 황위에 등극한 것을 알게 되고서 크게 화를 내었다.
“무어라? 유비 그 촌놈이 감히 황제가 되었다고? 이미 산양공에게 선양을 받은 짐이 있는데 제놈들끼리 황위를 주고받고 아주 별일을 다 벌이는구나!”
이렇듯 장안에서의 일이 업으로 전해지기까지 시간이 걸린 것으로, 이 시대에는 정보가 전달되는 것이 시일이 걸렸고 여러 상황에 따라 정보의 전달 속도라 차이가 났으니, 한의 경우 정보기관장인 미축이 전국에 파견한 장사꾼을 통해 정보의 수집이 원활한 반면, 조위는 그러하지 못했던 것이다.
* * *
여기서 다시 법정의 사마의에 대한 복수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사마의가 법정의 수에 속절없이 당할 수밖에 없었던 데에는 사마의의 수족들이 진압군에 투입되어 있었던 데다, 사마의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허창이나 낙양이 아닌, 업성에서 퍼진 소문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사마의가 완에서 업으로 소환되었다는 세작과 척후의 보고를 받고는 만면에 미소를 띠었다.
‘흥! 사마의 내가 네놈처럼 유치한 짓으로 네놈에게 복수를 할 줄 알았더냐? 나는 네놈은 생각하지 못할 고차원적인 방법으로 네놈에게 복수를 한 것이니라!’
그랬다.
나는 사마의의 정치적, 군사적 생명을 끊을 수 있는 아주 계획적이고 집요한 방법을 써서 사마의를 끝내 끌어내렸다.
그리고 그 방법은 바로 조위의 지존인 조비의 마음속에 사마의에 대한 의심의 씨앗을 던지고 그것을 계속 키워 궁극에는 사마의를 믿지 못하게 만든 것이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조비는 사마의를 죽이지는 않을 것 같았고, 대신 자신의 시선이 미치는 곳에 두고 사마의를 철저히 감시할 것이 분명했다.
아니면 예의 그러하듯 조비의 특기대로 끊임없이 모욕을 주는 방식으로 괴롭혀 사마의가 스스로 자결을 하게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이리하여 나는 사마의에 대한 복수를 완성하였고, 이제 조위에서 나를 상대할 책사가 없을 것이니 나는 거칠 것이 없었다. 하여, 나는 봄이 되면 본격적으로 조위를 칠 것이다.
* * *
그리고 시간을 흘러, 222년 봄(3월).
– 조위, 신도읍 업.
업의 증축이 모두 끝나고 천도가 이루어져 허창의 대소신료들의 대부분이 식솔과 함께 업으로 이사를 하였으니, 허창에서 업으로 향하는 이들의 이사 행렬은 어떤 의미에서 장관이었다.
그렇게 신료들까지 업으로 모이게 되니 조비는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어전회의를 열었다.
하지만 대신들은 조비가 신임하던 사마의가 실각을 하고 연금된 상황을 알았기에 마음이 불안하기만 하다.
왜냐하면 조비가 신임하던 사마의조차 저 지경이 되는 마당이었기에, 언제 자신들 또한 조비의 눈 밖에 나게 되어 내쳐지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신하들의 불안감은 섣불리 조비에게 충언을 하지 못하게 하는 한 원인이 되었다.
그러한 때 조위는 세 방면에서 공격을 받게 되었으니, 그것은 한의 2로군과 한과 연합군을 형성한 동오의 공격이었다.
그리하여 이제부터 한오 연합군과 조위군의 치열한 싸움이 펼쳐지게 되는 것이다.
* * *
이제 여기서 이야기는 잠시 두 곳으로 나누어지게 되니, 그것은 한의 1군과 2군의 이야기이다.
1군은 바로 제갈량이 이끄는 대군으로, 동쪽을 향해 치고 나가게 될 예정이다.
그리하여 이 역사에서도 제갈량의 군사적 활약이 펼쳐지게 된 것이다.
그리고 2군은 나 법정이 이끄는 정예군으로, 나는 본격적으로 하남 일대에 대한 *회복전을 펼치게 될 것이다.
[* 한의 입장에서는 조적에 강탈당한 땅을 회복하는 것이다.]그러면 먼저 1군을 이끄는 제갈량이 조위군과 어떠한 싸움을 벌이게 되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 한, 장안.
봄이 되자 제갈량은 보기 3만(연노병 삼천 등 포함)을 이끌고 동쪽 공략에 나서게 되었는데, 1군의 선봉장은 지난번에 살펴본 것처럼 항장인 서황이었다.
그리고 이제 야전사령관의 역할을 그만두게 된 황제 유비가 조운에게 2만 병마를 내주어 제갈량을 돕게 하였다.
하여, 제갈량의 1군은 제갈량이 직접 이끄는 본군과 조운의 보조군으로 이루어지게 되었다.
제갈량 1군은 우선 동관으로 향하였는데, 그것은 1군의 1차 목표가 바로 홍농이었기 때문이다.
1군의 원래 계획은 홍농을 점령하고 나서 다음으로 노리는 곳이 바로 *함곡관이었다.
[* 이 함곡관은 한나라가 들어서고 나서 구함곡관 보다 더 동쪽에 지은 신함곡관이다. 신함곡관을 함락하게 되면 낙양까지는 거칠 것이 없기에, 이곳은 1군이 반드시 공략해야 할 곳이다.]그리고 원래대로라면 1군의 최종 목적지는 바로 함곡관 너머에 있는 낙양이 될 것이니, 이는 한의 옛 수도를 회복하는 의미가 컸고, 하남지역을 공략하기 위한 교두보 확보의 목적도 있었다.
우선 1군은 도착한 동관에서 군을 정비한 후 기동을 하기로 하였다.
한데 제갈량은 동관에서 며칠을 보내며 시간을 끌었고, 이는 결국 조위의 척후에 의해 들키게 되었다.
조위의 척후는 곧장 홍농을 지키고 있는 곽회에게 보고를 하였다.
장안 성주이기도 하였던 곽회는 조비의 장안 후퇴 당시 함께 퇴각을 한 다음 홍농을 지키게 되었다.
곽회는 약 2만의 병력으로 홍농에 주둔하면서, 척후를 풀어 이제는 한의 관문이 된 동관의 동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었다.
한의 대군이 동관에 이르렀다는 척후의 보고를 받은 곽회는 한군을 이끄는 적장이 누구인지도 확인을 하였는데, 적장이 예상치 못한 제갈량인 것을 알자 곽회는 고개를 갸웃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제갈량이 촉의 대군을 이끌고 있다니… 제갈량은 여태껏 전장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는데 어떻게 된 일이지?’
그러나 제갈량과 함께 하는 장수가 누구인지 알게 된 곽회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얼굴에 금시에 화가 차 올라왔으니, 바로 그가 서황이었기 때문이다.
‘아국에 배신을 하고 촉에 붙은 서황이 이제는 아예 대놓고 아국을 치기 위해 나섰구나! 한데 서황이라면 능히 대군을 이끌 수 있는 자야. 그렇다면 서황이 제갈량의 휘하 장수로 나서는 모양새지만 실상은 서황이 촉군을 이끌고 제갈량이 병참(兵站)을 맞는 형태가 되겠구나..’
그렇게 생각한 곽회는 실질적으로 한의 1군을 이끌 것이 분명한 서황에 맞서 싸울 준비를 하였던 것이다.
한데, 곽회의 예상과는 다르게 홍농을 공격해 온 것은 서황이 아닌 조운이었다!
* * *
– 조위, 홍농성
한의 대군이 홍농으로 빠르게 진군하고 있다는 척후의 보고가 곽회에게 올라왔다.
‘드디어 제갈량과 배신자 서황이 이끄는 촉의 대군이 이곳 홍농을 치러 오는군!’
곽회는 이 사실을 함곡관과 낙양에 전하며 구원병을 요청하는 한편, 즉시 한의 대군에 맞설 준비를 하였다.
그리고 얼마가 지나자 홍농성으로 공격해 들어오는 한의 대군을 성루에 올라와 있던 곽회는 목도하게 되었고, 부관을 통해 병사들에게 적의 공성전에 대비할 준비를 하라는 명을 내렸다.
한의 대군이 마침내 홍농성에 다다랐고, 곽회는 긴장을 한 채로 한 대군의 공성에 맞서 수성을 펼치고자 하였다.
한데 한의 대군의 행태는 공성이 아니었다.
그것은 바로 한의 대군이 성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홍농성을 에워싸기 시작하더니 포위망을 갖춘 다음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것이다.
곽회는 한군이 예상과는 다르게 움직이자 의문이 들었다.
‘촉적이 어째서 공격을 하지 않고 포위만 하는 것이지?’
그러한 생각이 든 곽회는 공격해 온 한군의 군세를 살폈는데 어림잡아 2만이었다.
‘흠… 그렇군. 적의 병력은 아군과 같은 2만 정도이니 쉽게 공성을 펼치기가 쉽지 않겠지.’
그러며 곽회는 한군을 이끌고 있는 장수가 누구인지도 확인을 하였는데, 한군의 장수는 제갈량이나 서황이 아닌 조운이었던 것이다.
‘조운? 분명 척후가 보고한 바로는 제갈량이 서황과 함께 대군을 이끌고 동관에 이르렀다고 하였는데, 어째서 조운이 공격을 해온 것이지?’
그러한 의문이 든 곽회였고, 곧 나름의 답을 찾았다.
‘혹 조운이 이끌고 온 병력은 우선 이곳 홍농성을 포위하는 것이 목적인 것인가? 그래… 조운이 일단의 병마로 성을 포위한 다음 제갈량이 이끄는 본군이 오게 되면 그때 촉적은 총공세를 펼치려는 것이 틀림이 없어!’
그러며 곽회는 낙양에서 구원군이 빨리 오기를 바랐다.
그런데 제갈량의 본군이 향한 곳은 홍농이 아닌 다른 곳이었으니…
* * *
이때 제갈량의 본군이 공격해 들어간 곳은 다름이 하동의 치소인 안읍이었다.
바로 1군의 공략 방향이 바뀐 것으로 이는 법정이 장안을 떠나기 전에 제갈량에게 해주었던 조언 때문이었다.
[회상, 법정이 2군을 이끌고 양번으로 향하려던 때…]나는 2군 병력을 이끌고 양번으로 회군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한 때, 제갈량이 나에게 찾아왔다.
나는 제갈량의 표정을 보고는 그가 나를 배웅하려 온 것이 아님을 알아차렸고, 곧 주위를 물려 제갈량과 따로 이야기를 나누게 된 것이다.
제갈량이 단도직입적으로 나에게 말하기를.
“대사마, 내가 이번에 대군을 이끌고 전장에 나서는 것이 처음이라 사실 여러 가지로 걱정이 많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소. 대사마는 조위군과 크고 작은 싸움에서 한번도 지지 않고 큰 승리를 거두었으니, 필시 조위군을 상대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을 것이오. 그래서 내가 이렇게 갈 길 바쁜 대사마를 찾아와 잠시 대사마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 것이오. 대사마, 혹 나에게 조위군을 격파할 수 있는 계책을 알려주겠소?”
나는 제갈량의 이러한 요청에 공수를 취하며 단 한마디를 할 뿐이었으니.
“승상께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단 하나이니, 바로 ‘성동격서’입니다.”
“성동격서?”
“예, 그렇습니다. 제가 여태껏 조위군을 격파할 수 있었던 데에는 바로 성동격서의 전략을 잘 썼기 때문입니다.”
나의 말에 제갈량은 무언가 깨달은 듯한 표정을 하더니 나를 향해 두 손을 모으며 고마움을 표하였다.
“대사마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알겠소. 내 대사마의 조언대로 하리다.”
그렇게 제갈량은 나의 조언을 받아들여 1군의 전략을 수정한 것이다.
– 다시 안읍을 공격하는 제갈량의 1군의 상황으로 돌아와 보자.
제갈량은 법정이 조언한 성동격서의 전략에 따라 조운이 이끄는 2만 병마로 홍농을 공격하게 하였으니, 이것이 ‘성동(聲東)’인 것이었다.
그리고 제갈량의 본군이 실제로 노린 곳이 바로 하동의 치소인 안읍성인 것으로 이것이 ‘격서(擊西)’라 하겠다.
제갈량은 본군 3만을 이끌고 동관에 정박되어 있던 *배와 뗏목을 타고 황하를 건넜다.
[* 이는 지난날 법정이 동관으로 공격해 들어갔을 때 만들었던 배와 뗏목인 것이다.]그렇게 제갈량의 본군은 황하를 도강한 다음, 대열을 갖추고 곧장 안읍을 향해 진군을 시작하였다.
안읍까지는 평지였기에 거칠 것 없이 제갈량의 본군은 내달렸고, 얼마 있지 않아 안읍성에 당도하였다.
제갈량은 즉시 안읍성에 대한 총공세를 명하였고, 3만 대군은 일제히 총공격에 들어갔던 것으로, 제갈량의 첫 싸움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