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8 Books of the Court's Drama RAW novel - Chapter 170
170. 홍농을 함락한 제갈량이 맞닥뜨린 천적
홍농성을 향해 제갈량의 공성병기가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하였으니.
우선 벽력거가 커다란 바윗돌을 성으로 날려 보냈다.
그러자 엄청난 파괴음을 내며 성벽이 부서졌고, 성을 지키고 있는 적 병사들이 돌덩이에 맞아 크게 다치거나 죽어나갔다.
거기다 성 안으로 날아든 바윗돌에 건물들이 파괴되었다.
이렇게 벽력거의 공격만으로도 홍농성은 큰 피해를 입게 되었으니, 그제야 곽회는 제갈량이 일부러 원융의 공격을 줄여갔던 것을 알아차렸다.
‘저놈들이 공격의 강도를 줄여 일부러 나를 방심하게 만든 것이로구나!’
하지만 이를 깨달았을 때는 너무 늦은 후였다.
* * *
한군의 벽력거가 연신 커다란 돌덩이를 홍농성으로 날려 보냈다.
그렇게 한참을 벽력거의 공격이 펼쳐진 다음, 제갈량은 운제와 충차를 투입하고 전군의 총공격을 명하였다.
그러자 한군이 일제히 고함을 지르며 운제와 충차를 밀며 성을 향해 달려나갔다.
곽회는 이를 보고는 곧 병사들에게 명해 화살을 쏘게 하여 한군의 접근을 막으려 하였다.
하지만 이미 벽력거의 공격에 많이 상하고 넋이 나간 홍농성의 병사들은 곽회의 명에도 적절한 반격을 하지 못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병사들이 최선을 다해 성으로 달려드는 한군을 향해 화살을 날렸고, 한군 병사의 몸에 화살이 박혀들며 그들을 불귀의 객으로 만들었다.
하나, 그것도 잠시뿐이었다.
한군이 성벽 위에서 화살을 날려대는 조위군을 향해 반격을 가하였으니, 바로 제갈량의 연노병의 공격이었다.
화살보다 더 강하고 빠르며 정확도까지 겸비한 연노의 반격에 조위의 궁수들이 죽어나갔다.
이렇게 되자 곧 운제는 성벽에 접안이 되었고 충차 또한 성문에 다다라 충차가 성문을 강타했고, 운제의 사다리를 타고 한군의 병사들이 성벽을 오르기 시작했다.
곽회는 즉시 성문을 파괴하고 있는 한군의 충차에 기름을 붓고 불화살을 날리게 명하였다.
하지만 수비병들이 이를 행하려 했으나, 이번에도 제갈량의 연노병이 즉각 대응에 나섰으니, 연노병은 일제히 성문 위에서 충차에 기름을 끼얹으려는 조위 병사들을 향해 일제히 연노를 발사한 것이다.
수비병들은 고슴도치처럼 온몸에 연노의 화살이 박혀들었고, 그들은 단발마의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주검이 되어 쓰러졌다.
그리고 이들이 쓰러지며 기름이 그대로 성문 위에서 엎어졌고 한군은 이를 놓치지 않고 그곳으로 불화살을 날려보냈다.
그러자 성루가 곧 시뻘건 화염으로 뒤덮이게 되었다.
곽회는 빨리 물을 가져오게 하여 성루의 불길을 잡으려 하였다.
하나, 그것만 해결한다고 능사가 아니었으니, 운제를 통해 성벽 위로 올라온 한의 병사들이 조위의 수비병을 참살하고 있던 것이다.
그렇게 홍농성은 함락의 위기에 몰리게 되었다.
* * *
성이 함락되는 것은 이제 시간문제로 보였다.
이대로라면 곽회는 꼼짝없이 한군의 포로가 될 처지였다.
하나, 곽회에게는 성을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곽회가 *서막이 했던 것처럼 홍농성에 비밀 통로를 하나 만들어 두었던 것이다.
[* 지금은 비록 한에 귀순하여 조위의 배신자가 된 서막이었으나, 서막이 비밀 통로를 통해 학소를 탈출 시킨 이야기는 조위군에 꽤 알려진 사실로, 곽회 또한 이를 듣고는 홍농성의 성주가 되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홍농성에도 비밀 통로를 만든 것이다.]그리하여 곽회는 성이 함락되기 전에 비밀 통로를 통해 탈출을 하였는데, 서막 때와는 다르게 밖으로 나오게 되면 비밀 통로 끝에 고여진 돌을 빼내게 되면, 마치 도미노가 쓰러지 듯이 통로가 무너지게 만들어 두었기에, 한군이 홍농성을 함락하더라도 곽회가 어디로 도망을 친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렇게 홍농을 빠져나온 곽회는 필사적으로 함곡관을 향해 달려갔다.
곽회가 성을 빠져나가고 얼마 되지 않아 홍농성의 성문이 충차의 공격에 의해 파괴되었고 한군은 썰물처럼 성 안으로 진입하였다.
또한 성벽 위에서도 한군이 조위의 수비 병력을 제압하면서 성 아래로 내려가고 있었으니, 충차에 성문이 부서지지 않았더라도 성문은 열렸을 것이다.
아무튼 이렇게 한의 대군이 성으로 진입하여 성 안에서는 한바탕 백병전이 펼쳐졌는데 이미 기세에서 밀린 조위군이었기에, 하나 둘 투항을 시작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투항은 순식간에 불어나 얼마 있지 않아 대부분의 조위 병사들이 병장기를 버리고 항복을 한 것으로 대략 그들의 수는 약 1만 8천에 달하였다.
그러니 이번 홍농 공방전에서 조위군은 약 2천의 병사들이 목숨을 잃은 것이다.
곧 항복한 조위군은 포박이 되어 임시로 만들어진 우리 속에 갇혀 일단의 한군 병사들의 감시를 받게 되었다.
제갈량은 성 안으로 입성을 하여 홍농성의 성주인 곽회를 찾았으나 보이지 않자 그가 도망친 것임을 확신하였다.
하나, 딱히 도망칠 곳도 보이지 않는데 어떻게 곽회가 도망을 친 것인지 알 도리가 없었다.
하여, 제갈량은 곽회의 일은 접어두고 우선 병력을 재정비하고, 전령을 동관에 보내 동관을 지키고 있는 장수 중 한 명이 일단의 병력을 이끌고 홍농으로 오도록 조치를 취하였다.
그리하여 동관의 장수가 수천의 병력을 이끌고 홍농성에 당도하자 제갈량은 장수에게 홍농성의 임시 성주로 삼았다.
그리고 제갈량은 안읍과 홍농을 함락한 사실을 장안으로 전령을 보내 알리는 한편, 안읍과 홍농의 조위군 포로를 인수하여 장안으로 데려가도록 조치를 취하게 하였다.
그리하여 승상 제갈량이 *부재한 장안 조정의 일을 도맡아 하고 있던 상서령 마량이 이 일을 맡아 아주 깔끔하게 처리를 한 것이다.
[* 원칙은 승상의 부재 시 사도가 승상의 업무를 도맡아 해야 하나, 한의 사도인 허정은 명성 때문에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이니, 실상은 상서령 마량이 제갈량의 업무를 대신하고 있었다.]그리고 제갈량은 홍농성을 임시 성주에게 맡기고 곧장 다음 목표인 함곡관을 향해 진군을 시작하였다.
* * *
한편 함곡관을 지키고 있던 장수는 홍농으로부터 한의 대군이 진군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령을 통해 보고받았다.
하지만 그는 홍농으로 구원병을 보내지는 못하였는데, 그것은 함곡관을 지키는 병사를 함부로 빼내었다가 자칫 이를 노리고 있을지 모르는 한군에게 함곡관을 빼앗기게 될지 몰랐기 때문이다.
거기에 함곡관을 지키고 있는 병력 또한 1만 정도였기에, 이 병력을 이끌고 구원을 갔다가는 자칫 한 대군의 요격에 당할 수도 있다는 점도 함곡관의 장수는 고려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낙양으로도 홍농의 구원 요청이 전해졌기에, 함곡관의 장수는 자신의 임무가 낙양의 구원군이 올 때까지 함곡관을 단단하게 지키는 것이라 생각하였다.
‘만약 촉군이 홍농을 함락하고 나면 지체 없이 이곳 함곡관으로 공격해 들어올 것이 분명해. 낙양으로부터 구원병이 올 때까지 이곳 함곡관을 촉군의 대군으로부터 어떡해서든 지켜내는 것이 바로 나의 임무인 것이야!’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얼마 지나지 않아 홍농이 함락되고, 홍농성을 도망친 곽회가 함곡관으로 오게 된 것이다.
함곡관의 장수는 관문에 곽회가 이르자 깜짝 놀라며 즉시 문을 열어 곽회를 받아들였고, 곽회는 간신히 남은 기운으로 장수에게 홍농성이 함락된 것을 알렸다.
곽회는 거의 먹지도 쉬지도 않고 함곡관으로 달려왔기에 몰골이 말이 아니었고 기진맥진하여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그런 곽회에게 장수는 먹을 것을 내어주고 의복을 내주어 환복을 하게 하게 해주었다.
곽회는 허겁지겁 먹을 것을 먹고는 어느 정도 기운을 차리자 다짜고짜 함곡관의 장수에게 어찌하여 구원을 오지 않았는지 따져 물었다.
그러자 장수는 상술(上述)한 이유를 들어 설명을 하였고, 곽회는 장수의 말을 듣고는 그것이 일리가 있었기에 수긍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함곡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곽회는 장수에게 함곡관을 단단히 지킬 것을 주문한 다음 낙양을 향해 말을 달렸으니.
이는 곽회가 장수로부터 아직까지 낙양에서 구원병이 출발하였다는 어떠한 전령의 보고도 없었다는 말을 듣고는 직접 낙양으로 가서 구원군을 데리고 올 요량인 것이다.
그리고 어찌하여 그때까지 낙양에서 구원군이 오지 않게 된 것인지는 후에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 * *
제갈량은 약 4만 8천의 대군을 이끌고 함곡관을 향해 진군을 하였는데, 홍농 함락의 주역이라 할 수 있는 공성병기도 이동을 하게 하였다.
그리하여 예상보다 진군이 느려진 것이니 이는 함곡관을 지키는 장수에게는 대비할 시간을 벌어준 셈이 되었다.
함곡관의 장수는 한의 대군에 맞서 싸울 준비를 단단히 하고 기다리고 있었고, 마침내 제갈량의 1군이 함곡관에 모습을 나타냈던 것이다.
함곡관의 장수는 망루에 직접 올라 적의 군세를 살폈고 대략 오만에 달하는 대군임을 확인하고는 절로 한숨이 나왔다.
하나, 낙양의 구원군이 올 때까지 최선을 다해 한의 대군을 막아내기로 마음을 다지며, 장수는 망루를 내려와 관문의 성루에 서서 한군의 공격에 맞서 싸울 채비를 갖추었다.
제갈량은 함곡관에 이르자 곧 대군을 정렬한 다음 공성 병기를 앞으로 세워 본격적인 공격을 펼칠 준비를 하였다.
그리고 그런 제갈량의 눈에 함곡관의 성루 위에서 한군을 노려보고 서 있는 장수가 들어왔다.
제갈량은 함곡관에 공격을 퍼붓게 되면 일거에 함락을 할 것이란 확신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렇게 되면 함곡관을 지키는 적의 장수가 사망할 수도 있었기에, 미리 저 자의 이름을 알아두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하여 제갈량은 함곡관의 조위 장수를 향해 이렇게 물었던 것이니.
“관을 지키고 있는 장수의 이름은 무엇인가?”
이러한 제갈량의 물음에 장수가 또렷하고 당당한 목소리로 대답하였다.
“나의 이름은 학소다!”
그랬다.
함곡관을 지키고 있던 장수는 다름이 아닌 학소였다.
제갈량은 함곡관을 지키는 조위의 장수가 학소인 것인 것을 알고는 순간 뇌리를 스치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지난날 법정이 제갈량에게 ‘만약 학소를 상대하게 되면 그는 만만치 않은 자이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라고 조언을 한 것이 떠오른 것이다.
‘그래. 일전에 대사마가 분명 학소가 만만치 않은 자이니 전장에서 맞닿뜨릴 경우 주의를 해야 한다고 말하였지. 흠… 그렇다면 이번 싸움이 홍농보다 더 어려울지도 모르겠군…’
그렇게 제갈량은 법정의 조언을 생각하며, 함곡관에서의 공방전이 쉽지 많은 않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잠시.
어찌하여 학소가 함곡관을 지키게 된 것인지 그 사연을 살펴보자면.
조위군이 장안에서 후퇴를 한 다음, 무관을 지키던 학소는 신함곡관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는데, 그것은 천혜의 요충지인 무관보다 신함곡관이 지키기가 어려웠기에, 법정과 싸워본 경험이 있는 학소를 함곡관의 수비를 책임지는 적임자로 낙점한 것으로.
일전에 법정이 무관을 공격하여 함락했을 당시 운이 따랐다고 한 적이 있는데, 이는 무관을 학소가 아닌 다른 장수가 지키고 있었던 것도 그러한 운 중에 하나라 할 수 있다.
이렇게 홍농을 함락한 제갈량은 이어서 함곡관을 공략하게 되었고, 원 역사에서처럼 요충지를 사이에 두고 학소와 피할 수 없는 공방전을 벌이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