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8 Books of the Court's Drama RAW novel - Chapter 80
80. 임경성 함락! … 작전명 ‘물량공세’
나는 우리를 반기는 유비를 향해 두 손을 모아 주청을 하였다.
“대왕,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이제부터 신이 대왕의 명을 받들어 아군의 적 성 공격을 이끌어도 되겠습니까?”
나의 주청에 유비는 당연하다는 듯, 아니 기다렸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환한 미소로 명을 내렸다.
“상서령이 왔으니 그리하는 것이 당연할 것이오. 그렇지 않아도 과인이 상서령을 이곳 임경성을 공격하는 아군의 총사로 삼으려 하였소. 좋소! 말이 나온 김에 당장 명을 내리겠소. 과인은 상서령을 과인이 이끄는 1군과 지원군을 모두 통할하는 총사로 임명할 터이니, 상서령은 반드시 저 임경성을 함락하도록 하시오!”
나는 두 손을 모아 고개를 숙이며 유비의 명을 받들었다.
“예, 대왕. 신 법정, 대왕의 지엄하신 명을 받들어 반드시 적 성을 함락해 보이겠나이다!”
그렇게 나는 대왕 유비로부터 1군과 지원군 전체를 이끄는 총사로 임명받아 곧 임경성의 공략에 나섰다.
우선 내가 취한 조치는 바로 1군의 공격을 멈추게 한 것인데, 대신 포위망을 더 단단하게 구축하도록 명하였다.
그리고 또 다른 명을 내려 후방에서 내가 싣고 온 공성 병기를 조립하기 시작하게 하였다.
* * *
한편, 조위의 임경성 소칙 측에서는…
안정 태수이자 임경성의 성주 소칙은 촉군의 지원군이 도착한 것을 보고는 잔뜩 긴장을 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유비 군을 막기도 버거웠는데 촉의 지원군까지 오다니… 한눈에 살펴보아도 지원군이 적어도 1만은 되어 보이는데 이리 된다면 촉군은 아군보다 여섯 곱절은 더 많은 병력이 되는 것이야. 흠… 이거 막아내기가 여간 힘들지 않겠어.’
소칙이 그러한 생각을 할 때 부관이 급히 무언가를 들고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태수, 촉적이 서신이 묶인 화살을 성 안으로 쏘아 보냈습니다.”
“촉적이? 부관이 들고 있는 것이 그 서신인가?”
“그렇습니다 태수.”
부관은 소칙에게 서신을 건네니 소칙은 급히 그것을 펼쳐 보았으니.
정갈하면서도 힘 있는 필체로 쓰인 서신이었으니, 바로 그것은 법정이 공성전에 앞서 적장에게 예의 보내는 ‘항복 권고문’이었다.
서신의 첫 머리는 역시 소칙을 역적 조비의 주구로 신랄하게 표현하며 운을 떼고 있었으니.
「천하의 역적 조비의 사냥개 노릇이나 하고 있는 임경성 태수 소칙은 볼지어다. 나는 대한의 상서령 법정이다. 나는 대한 역적 조비를 토벌하기 위해 분연히 대군을 일으키신 한중왕 전하의 추상과 같은 명을 받들어 조적으로부터 안정을 되찾기 위해 왔느니라.
역적의 하수인인 그대 소칙이 감히 한중왕 전하의 앞길을 막고 있으니 이는 대한의 신하이기도 한 그대 소칙이 하면 아니되는 일일 것이다.
-중략-
한중왕 전하의 대군은 역괴 조비를 토멸하고 천자를 다시 제 자리로 모시는, 천하의 질서를 바로잡으려는 ‘천하의 충의지군’이라, 조적은 한중왕 전하의 위명에 벌벌 떨며 싸웠다 하면 대패하여 달아나고 있느니라.
하여, 이미 한중왕께서는 서량을 함락하여 대한의 땅으로 돌려놓으셨고, 농서, 남안, 천수 일대에서 너희 조적에 핍박받는 백성들을 해방시키셨느니라. 거기다 상용 전체와 양번까지 함락하여 역적 조비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였도다. 이제 한중왕께서 이곳 안정에 대군을 이끌고 오셨으니 안정군 또한 곧 대한의 품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다.
– 중략 –
내가 알기로 소칙 그대는 조적의 주구 중에 그래도 정의를 아는 이로 알고 있도다. 그대는 역괴 조비가 천자에게서 제위를 강탈하였을 때 신하 중 거의 유일하게 *상복을 꺼내 입고 곡을 하였다는 것을 알고 있다.
역적 조비가 천자를 구금하고 있으나 아직 천자께서 살아계시니 그대 소칙은 천자의 충실한 신하로 마땅히 한 황실의 큰 어른인 한중왕 전하를 도와 역적 조비를 토벌하고 천자를 구출하여, 천자께서 다시 보위에 오르실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 이는 삼국지 정사 소칙전에 나오는 내용으로 소칙은 헌제가 조비에게 선양을 하였다는 소식을 전해 듣자 상복을 입고 소리 내어 울며 슬퍼하였다고 한다.]소칙은 원 역사와는 다르게 허도(허창)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곳 안정의 태수로 있었지만, 원 역사와 똑같이 헌제가 조비에게 반강제로 선양을 하였다는 소식을 접하자, 한의 천하가 조 씨에게 넘어간 것을 슬퍼하며 상복을 입고 곡을 하였던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만약 조비에게 전해진다면 분명 소칙은 큰 벌을 받을 것이 분명하였기에 자신을 따르는 충직한 부하들만 모아 함께 상복을 입고 눈물을 흘렸던 것이었으니, 촉장 법정이 자신이 몰래 한 이 일을 알고 있자 소칙은 놀라고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거기다 법정, 법정이라니!
소칙은 이미 법정의 대활약을 전해 듣고 있었던 것이다.
‘촉의 책사 법정이 지원군을 이끌고 왔다는 말인가? 법정이라면 분명 한중 공방전의 책략을 낸 촉의 책사로, 얼마 전 아국으로부터 신성군(상용 전역)을 빼앗았다는 그자 아닌가? 그런데 법정이 보낸 서신에 나와 있기로는 신성군 이외에 양번까지 촉군에 함락이 되다니! 그렇다면 양번 또한 촉의 책사 법정에게 함락이 되었다는 말인가? 그런데 이상한 것은 양번을 함락했다면 응당 양양이나 번성에 법정이 있어야 할 것인데, 어찌 법정이 뜬금없이 이곳 안정까지 나타날 수 있다는 말인가? 법정에게 신출귀몰하는 능력이라도 있다는 말인가? 그리고 어떻게 내가 천자의 선양을 슬퍼하며 상복을 입은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이지?’
그렇게 소칙은 법정의 권고문을 보고 동요를 할 수밖에 없었다.
하나, 강직한 성품의 그였기에 작금 자신은 어찌 되었건 위나라의 신하로 촉군을 막기로 마음을 다잡았다.
‘촉의 책사 법정이 이런 서신으로 나를 동요하게 만들어 공성전을 쉽게 가져가려는 모양인데 어림없지. 나는 위나라의 신하로 위나라의 땅인 안정을 공격하고 있는 촉군을 막아내야 할 의무가 있어. 그래… 흔들리지 말고 끝까지 적들을 막아내도록 하자.’
* * *
나는 정사를 알고 있기에 이 역사에서 소칙의 알려지지 않은 일을 서신에 담아 보낸 것이다.
하지만, 역시 소칙은 여태껏 내가 상대해온 여타의 위나라 신하들처럼 항복을 거부하니 이제 남은 것은 나와 소칙의 정면 대결뿐이었다.
나는 이번 임경성 공략의 작전명을 ‘물량공세’라 작명(作名)을 하였으니, 그것은 아래에 이어지는 공성전을 보면 자연스레 알 수 있을 터이다.
나는 공성병기의 조립이 완료되자 임경성 공성전에 바로 투입을 하였다.
바로 기존에 유비가 공격에 사용하던 공성병기에 더해 선봉군이 가지고 온 벽력거, 운제, 정란, 충차 등 활용 가능한 아군의 공성무기를 총동원 한 것이다.
아군의 이러한 무시무시한 공성병기가 뚝딱 조립되어 적 성을 향해 그 위용을 드러내자 이를 본 적장 소칙은 당연히 시름이 커질 수밖에 없었고, 아군의 새로운 구성원인 ‘서량 기병대’는 이를 보고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사실 내가 서량 기병을 이끌고 온 이유는 공격력을 배가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아군이 압도적으로 적을 제압하는 모습을 보여 그들에게 아군이 정말 강한 것을 선보이고 싶은 것도 있었다.
이리 해야만 서량 기병이 나의 통제를 더 잘 따를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강족의 특성으로 항시 저들보다 우리 측이 강함을 보여야 하는 것이다.
나는 아군의 공성 무기가 공격 준비를 마치자 지체 없이 학우선을 들어 공격령을 내리니 나의 명은 곧 부관들에 의해 전달되었고, 곧 임경성을 향해 아군의 막강 공세가 펼쳐지기 시작하였다.
우선 벽력거가 적 성을 향해 커다란 돌덩이를 연신 날려 보내니 적 성벽은 강한 타격음과 함께 여지없이 커다란 흠집이 나기 시작하였다.
벽력거에서 발사된 바윗돌은 성벽 위의 조위 군을 직접 직격하기도 하였으니 그들은 비명 소리조차 제대로 지르지 못하고 처참한 몰골로 죽어갔다.
거기다 성 안으로도 돌덩이가 날아드니 성 이곳저곳의 건물들이 부서지며 비명소리가 가득 차니 아비규환이 따로 없었다.
아군 벽력거의 엄청난 위력을 곁에서 지켜본 아군 신병 서량 기병대는 이를 보며 놀라고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렇게 아군의 벽력거가 한참을 위용을 자랑하고 나자, 나는 벽력거의 발사를 멈추고 이번에는 아군의 정란과 운제를 동시에 적 성벽에 접안 시키기 시작하였다.
유비 친위 군의 공성무기도 함께 포함된 공격이었기에 정란과 운제의 수가 상당하였기에 적 장 소칙이 이를 막기가 여간 쉽지 않을 터.
실제로도 소칙은 궁수대에 명해 화살을 발사하여 아군의 공성 무기를 접근하지 못하게 하려 했으나, 성벽을 향해 달려드는 아군의 정란과 운제의 수가 소칙의 궁수대가 감당할 수준을 넘어서고 있었다.
또한 운제와 정란을 호위하는 아군의 병사들이 방패를 들어 적의 화살을 막으며 정란 기동 병사들을 보호하니 소칙의 화살 공격은 잘 먹혀들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내가 정란과 운제를 동시에 성 벽으로 보낸 것은 바로 정란의 아군 병사가 성벽 위의 적 병사를 사살하는 사이에. 성벽에 접안 된 운제를 통해 아군 병사들이 성 벽 위로 오르게 하기 위함이었다.
소칙은 아군의 이러한 동시 공격에 간신히 대응을 하고 있었는데 아군의 공성 무기를 주로 하는 공격은 계속 이어졌고, 이 사이 충차가 이미 임경성의 성문 앞까지 당도해 있던 것이다.
아군의 충차가 성문에 붙자 곧 커다란 충격음을 내어가며 적 성벽이 부서지기 시작하니, 운제와 정란을 막던 소칙은 얼른 부관에게 명해 성문을 공격하고 있는 아군의 충차를 파괴하라 명하였다.
그리하여 소칙의 부관은 일단의 병사들을 이끌고 성문 위로 향하여 아군의 충차를 부수려 하였다.
이에 나는 적이 아군의 충차를 파괴하지 못하도록 곧장 성문 근처의 정란에 명해 놈들을 향해 집중 사격을 하게 하였다.
소칙 부관의 별동대가 아군의 충차를 향해 기름을 붓고 돌덩이를 떨어뜨리려 하는 순간.
아군의 정란에서 집중적으로 발사되는 화살에 적 부관과 유격대는 온몸에 화살이 잔뜩 박히며 주검이 되었다.
거기다 정란의 화살 중에 불화살 또한 발사가 되고 있었기에 놈들이 아군의 충차에 퍼부으려던 기름 단지에 불길이 옮겨붙었으니 그것은 곳 활활 타오르는 화염이 되어 성벽 여기저기로 불길을 흘려보냈다.
그리하여 금시에 성문 위는 화염에 휩싸이니 성벽 위에서 이곳으로 적들이 접근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그 사이 아래 성문은 벌써 반쯤 파괴가 되어 조금 있으면 성문이 완전히 부서질 지경에 이르렀다.
거기다 적 성벽에 접안 된 운제의 사다리를 타고 아군의 병사들이 임경성의 성벽에 오르는데 성공을 하니, 곧 성벽 위에서는 아군과 조적의 치열한 백병전이 펼쳐졌다.
소칙은 성 벽으로 올라오는 촉군을 막기 위해 사력을 다했으나, 점점 성벽으로 오르는 촉군의 수가 늘어나니 중과부적이 되어갔고, 소칙은 패배를 직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촉군이 공성무기를 총동원해 공격을 하니 이를 도저히 당해낼 재간이 없구나. 이미 성 벽 위로 많은 적이 올라 와 있으니 이제 패배만이 남은 것인가…’
그러한 때 성문이 완전히 부서지며 엄청난 파괴음을 내뱉었다.
“성문이 부서졌다!!”
임경성의 성문이 파괴되자 아군은 승리를 예감하는 함성을 내질렀다.
이제 성문이 열렸으니 그동안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대기하고 있던 아군의 신 비밀병기인 서량 기병을 투입할 때였다.
이렇게 첫 전장에서 마지막을 장식하며 승리의 기쁨을 느끼게 해주는 것은 신병과 마찬가지인 서량 기병에게 중요한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곧 마초에게 명하여 서량 기병을 이끌고 성 안으로 쳐들어가게 하였고, 마초는 신이 나서 서량 기병을 이끌고 함성을 지르며 활짝 열린 성문 안으로 달려 들어갔다.
그리고 얼마 있지 않아 아군은 임경성을 완전히 함락하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