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8 Books of the Court's Drama RAW novel - Chapter 84
84. 미처 설명하지 못한 나의 전략들
여기서 잠깐 내가 빠트린 몇 가지 중요한 이야기를 해야겠다.
그 첫째는 지난번 가정성에서 유비, 제갈량과 갖은 3자 회담 당시 있었던 일로.
그 당시 나는 대왕 유비에게 이제부터 전략적으로 친정군을 움직일 것을 주청하였다.
“대왕, 대왕께서 친히 이끄시는 본 군은 신이 대왕께 상주한 ‘신 천하삼분지계’의 진정한 첫 단계를 이룰 ‘장안 함락’을 하게 될 전략적 움직임을 가져가야 할 것이옵니다.”
나의 말에 유비가 반문하니.
“전략적 움직임이라니? 상서령 그것이 무엇이오?”
“예, 대왕. 신이 말씀드리고 송구하오나, 대왕께서는 본 군을 이끄시고 최대한 조위의 대군의 이목을 끄시는 궂은일을 하셔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나의 진언에 유비가 그것이 무언지 묻지를 않고 스스로 고민을 하더니, 알았다는 표정으로 이리 말하는 것이 아닌가.
“음… 이목을 끈다라… 아! 지금 상서령은 성동격서의 전략을 펼치려 하는구려!”
역시 유비라니까.
그는 전략가임에 분명해.
“예, 그러하옵니다 대왕. 역시 대왕이십니다. 대왕께서 본 군을 이끄시고 적의 시선을 끄는 동안 신이 좌장군, 우장군과 함께 역적 조비가 생각하지 못하는 곳을 칠 것입니다.”
나의 말에 유비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아직 무위도 함락하지 못했기 때문에 조금의 우려를 표시하니.
“한데 상서령. 아직 무위에서 마 장군이 고전을 하고 있고, 상서령이 마 장군을 지원한다 해도 과인이 보기에 무위를 함락하는데 꽤 시간이 흐를 것 같소. 그리되면 과인이 조적들의 시선을 끄는 행동을 한다 한들 상서령이 이끄는 군사가 제때 전략적 움직임을 가져갈지 과인은 조금 걱정이 되는구려.”
“대왕의 말씀이 맞습니다. 하여, 최대한 빨리 마 장군을 도와 무위를 함락할 것입니다. 그리고 대왕의 전략적 움직임은 작은 것에서 점점 큰 것으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작은 것에서 큰 것으로 나아가라? 그것이 무엇이오?”
“예 대왕. 우선 신이 우장군(장비)과 좌장군(마초)를 지원하여 무위를 함락하는 동안 대왕께서는 마치 당장이라도 대왕께서 본 군을 이끌고 장안을 공격할 것처럼 행동하십시오. 이러면 조적은 함부로 움직이지 못할 것입니다.
그런 다음 대왕께서 하실 일은 신이 좌우 장군과 함께 무위를 점령하고 남진을 하는 길의 장애물인 소관성을 들이치시는 것입니다.
소관성은 작은 성이고 병력도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기에 대왕께서는 금시에 소관성을 함락하실 것입니다.”
“알겠소. 그것이 작은 전략적 움직임이겠군. 그렇다면 그것보다 좀 더 큰 움직임은 무엇이오?”
“예, 대왕. 대왕께서 소관성을 얻으시면 곧바로 안정을 치셔야 할 것입니다.”
“안정? 그렇지 원래 군사와 상서령과 일전에 논의하기로 남안, 천수, 안정은 강족이 많이 살기에 과인이 북벌을 할 경우 마 장군을 따라 아국에 귀부할 것이라 생각을 했던 곳이지. 한데 안정은 그대로 조적의 영토로 남아 있소.”
“예, 대왕 그렇습니다. 대왕께서 마치 장안을 당장이라도 칠 것처럼 움직임을 가져가시면서 실은 안정을 치신다면 조적은 장안을 방어하는 것이 최우선이기에 안정을 제때 지원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렇구려. 과인이 그리 움직이면 그것 또한 성동격서가 되는 것이지. 알겠소. 과인이 상서령의 전략대로 하리다.”
역시 유비는 신하의 의견이 옳다고 여기면 시원시원하게 받아들이는 면이 있다니까.
“대왕께서 신의 의견을 가납하여 주시니 망극할 따름입니다. 그리고 대왕께서 그다음으로 가져가셔야 할 것은 진정 대왕께서 장안을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전략적 움직임이 될 것입니다.”
“그것이 무엇이오 상서령?”
“예, 대왕 그것은…”
그렇게 나는 유비에게 장안 공략을 위한 진짜 전략을 말하였던 것이고, 그것은 또한 나의 움직임과 함께 행동에 이어질 것이니, 이는 향후 자연스레 밝혀질 일이다.
* * *
가정성의 3자 회담에서 나는 제갈량과도 중요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군사께 제가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상서령 어서 말해보시오.”
“예, 대왕께서 이곳 가정에서 적장 장합을 격퇴하신 일로 이제 아군은 대왕의 본 군과 좌장군의 선봉군이 적의 공격에 의해 분단될 위험이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이는 또 기산으로 향하는 아군의 보급로(기산도)를 확보했다는 말이 될 것입니다.”
나의 말에 제갈량이 고개를 끄덕였다.
“상서령의 말이 맞소이다. 대왕께서 장합을 가정에서 크게 깨트리신 덕에 아군은 이제 적에게 보급로가 끊기는 염려를 덜게 되었소.”
제갈량의 수긍하는 말을 듣고서 나는 제갈량이 이미 어떠한 조치를 했음을 눈치챘다.
“제가 생각하기에 군사께서는 이미 기산으로 향하는 아군의 보급로를 더욱더 확실하게 안정시키기 위해 무도에 방어 군을 준비해 놓으셨을 것이라 여깁니다만.”
나의 이러한 추측에 제갈량이 웃으며 말하기를.
“하하, 역시 상서령이구려. 맞소. 상서령의 말대로 나는 이미 무도의 하변성에 일단의 병력을 배치해 두었소. 이는 대왕께 이미 상주하여 윤허를 받은 일이오. 내 미처 상서령에게 이야기를 하지 못했구려.”
“아닙니다 군사. 군사께서 미리 아군의 위험 요소를 제거해 놓으신 것에 저는 그저 감탄할 따름입니다.”
나의 대답에 제갈량은 내가 자신에게 부탁하고자 하는 진짜 말이 있다는 것을 간파했다.
“상서령, 나에게 정말로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은데 그것이 무엇이오?”
역시 제갈량이로다.
“예, 군사. 아군이 조위를 치기 위한 북벌로는 군사께서 이미 조치를 취하신 기산으로 가는 길을 포함 네 다섯 곳이 더 있습니다. 이는 아군이 조위를 치기 위한 길도 되지만 조위가 반대로 아국의 땅을 노릴 때 쓸 수 있는 길도 되는 것이지요.”
제갈량은 이런 나의 말에 내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알아차렸다.
“그러니까 상서령의 말은 기산도 이외에도 나머지 북벌로의 방비도 소홀히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오?”
“예, 군사 바로 그렇습니다.”
“알겠소. 그렇지 않아도 진창으로 향하는 길의 입구인 양평관에 추가 병력을 보낼 예정이었소. 성도에서 계속 신병을 모집하여 훈련을 시키고 있으니 대왕께 상주하여 기존의 병력을 우선 적이 한중으로 기습해 올 수 있는 길목에 배치하도록 하겠소.”
제갈량의 이러한 대답에 나는 마음이 놓였다.
이렇게 언제 발생할지 모를 위험을 사전에 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니 ‘만사불여(萬事不如) 튼튼’인 것이다.
그리고 내가 이리 조위의 한중 공격을 대비하는 이유가 따로 있었으니, 그것은 내가 위연에게 명한 또 다른 계책 때문이었다.
위연의 한중군이 어찌 기동할지는 앞으로 이루어질 아군의 커다란 전략적 움직임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이어서 세 번째 내가 미처 말하지 못한 것이 있으니, 그것은 내가 강유 군에 합류하기 위해 군을 움직이기 전에 안정에서 있었던 일로.
나는 안정까지 온 미축의 장사꾼을 통해 미축에게 한 가지 부탁을 하였다.
만약 미축이 나의 부탁(?)을 잘 수행한다면 아국의 전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은 자명하였다.
내가 미축에게 요청한 것은 무엇인지도 좀 더 나중에 밝혀질 것이다.
* * *
다시 낙수의 강유와 황서의 대화로 돌아와 보면.
황서가 강유에게 물었다.
“한데, 나는 상서령께서 어찌 이곳 낙수 근처에서 나무를 벌목하게 하고 배와 뗏목을 만들게 명하셨는지 모르겠소. 혹, 강 장군은 그 이유를 아시오?”
황서의 물음에 강유가 자신의 생각을 말하였다.
“내 생각에 상서령께서는 우리가 만든 배와 뗏목을 타고 이 낙수를 내려가려 하시는 것 같소.”
강유의 답변에 황서가 말했다.
“낙수를 배와 뗏목을 타고 내려간다라… 그렇다면 상서령께서는 어디를 공격하려 하시는 것이 아니오?”
“내 생각에는 아마도 그곳일 것이오. 그곳이 어디냐 하면…”
이러한 강유의 추측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맞고 틀림의 유무 또한 얼마 지나지 않아 밝혀질 것이다.
* * *
강유와 마초가 낙수에서 강족을 격퇴하고 나의 명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을 때, 나는 마침내 장비 마초 등과 함께 서량 기병 5천을 이끌고 낙수의 강유 군에 합류할 수 있었다.
나는 강유와 황서가 만들어 놓은 아군 진영의 단단함을 보고는 필시 무언가 일이 있었음을 알아차렸다.
그리하여 나는 강유 등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었던 것이니.
“강 부관, 황 부관 자네들이 설치한 아군 진영을 보니 적의 기습에 언제든 대응할 수 있도록 신경을 쓴 것이 보이는군. 혹, 적의 기습이 있었던 것인가?”
나의 물음에 강유와 황서가 ‘역시 상서령’이라는 표정이 되더니 두 손을 모아 나에게 아뢰었다.
“예, 상서령. 역시 상서령이십니다. 그렇지 않아도 소장들이 상서령께 고하고자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바로, 이곳 주변에 사는 강족이 아군을 기습한 일로 소장 등은 상서령께서 가르쳐 주신 대로 적의 기습에 대응하여 적 기병을 상대하였습니다.”
“그런 일이 있었군. 그렇다면 자네들이 충분히 적을 격퇴하고 일부는 생포를 하였겠군.”
“예, 상서령 정확하십니다. 소장 등은 강족 기병을 상서령께서 알려주신 방법대로 격퇴를 하고 적 기병 수백을 생포하였습니다.”
이렇게 나는 강유와 황서로부터 강족이 기습한 일을 전해 듣고, 강유와 황서의 대응을 칭찬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주 잘하였네! 적의 갑작스러운 기습에, 그것도 강맹한 강족 기병의 기습을 잘 막아내었어.”
“과찬이십니다 상서령.”
그러며 황서는 이번 강족의 퇴치는 오롯이 강유의 계책에서 나왔음을 나에게 말하였으니.
나는 얼마 동안이지만 강유를 지근거리에 두고 나만의 병법을 가르친 일이 헛되지 않음을 느끼며 뿌듯하기까지 하였다.
그리고 이런 황서의 말에 강유는 겸양을 표하였다.
“아닙니다 상서령. 황 부관이 이끄는 궁수대의 활약이 실로 대단하였습니다. 황부관의 궁수대가 없었다면 절대 적 기병을 처리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우리 곁에서 강유와 황서의 활약을 듣고 있던 장비가 너털웃음을 웃었다.
“하하하! 두 젊은 장수가 적의 기습에도 이리 침착하게 대응을 하여 격퇴를 하고 거기다 적을 생포까지 했다니 참으로 대단한 일입니다!”
마초 또한 장비와 같은 마음이었으니.
“우장군의 말이 맞습니다. 젊고 유능한 두 장수가 이리 위기에도 당황하지 않고 최고의 대응을 보였으니 이는 대왕의 홍복이기도 합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장비와 마초의 말에 동감을 하였고, 이어서 강유에게 더 상세한 상황을 들었다.
그러고 나서 나는 강유가 생포한 강족 기병 수백을 곧 우리 앞으로 데려오게 하였으니.
그들은 곧 아군 병사들에 연행이 되어 나의 앞에 무릎이 꿇렸다.
내가 그들을 살피니 그들은 아군의 신병인 서량 기병과 생김새에서 차이가 거의 없었기에, 분명 강족의 분파가 확실해 보였다.
나는 마초에게 다가가 귀엣말을 하였고, 곧 마초가 자신이 이끄는 서량 기병을 도열을 하였다.
그렇게 오천 기병의 멋진 대열이 펼쳐진 곳으로 나는 포로들을 끌고 갔고, 그들에게 아군의 서량 기병을 선보이며, 강족 포로에게 아군에 귀부하여 그들 또한 아국의 백성으로, 병사로 싸우라 말하였다.
항복한 강족 기병은 서량의 영웅인 마초가 직접 기병을 이끌고 있는 모습을 보고는 즉시 아국의 기병이 되겠다고 하였고, 그리하여 서량 기병의 수가 조금 더 늘어나게 되었다.
나는 이어서 강유와 황서가 만들고 있는 뗏목과 배를 확인하였는데, 충분히 아군을 실어 나를 정도여서 나는 강유 등을 치하하였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군이 탈 배와 뗏목이 충분히 확보가 되었다.
곧이어 나는 다음 움직임을 가져갔으니, 이것은 아군의 장안 공략을 위한 중요한 움직임이 될 터였다.
나는 배와 뗏목에 보병을 타게 하고, 보급품을 실어 수로를 이용하였고, 기병은 낙수를 따라 급조된 아군 수군을 보호하며 내려가도록 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