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Peace Biography RAW novel - Chapter 314
그는 고개를 삐딱하게 기울이며 중얼거렸다.
“웃으면서 그러실 수 있을 겁니다.”
단이의 탄신 백일을 즈음하여 조왕부의 업도에서 축하사절이 당도했다. 패권에 두 번째로 근접한 제후이자 나의 가장 강한 숙적이 사절을 보내왔다. 숙적이라고 해서 일 년 내내 피만 튀기는 것은 아니었다. 모든 것은 긴장과 이완이 있는 법. 조조의 축하사절은 긴장을 부르기 전의 이완이었다. 축하사절로는 일전에 나의 신왕 등극 때도 합비를 내방한 적 있는 정욱이 왔다.
“전하께서 마침내 원자를 얻으시니, 조왕께서 저로 하여금 축하를 올리라 하셨습니다.”
“고맙소. 조왕께서 면밀히 배려해주시는군.”
정욱은 은근히 웃음을 띠었다.
“합비의 일거수일투족은 조왕 전하의 가장 큰 관심사입니다.”
“고라고 그렇지 않겠소? 될 수만 있다면 업도에 세작을 박아두고 싶은 심정이오.”
정욱은 바람 새는 웃음을 터트렸다.
“이미 그러고 계시지 않습니까. 태연히 거짓을 말씀하시는군요.”
“들켰소이까.”
농담의 주제로 어울리지 않는 일을 두고 나와 정욱은 실없이 웃었다. 정욱은 웃음에 기침을 섞어 콜록거리다가 내게 말했다.
“전하께서도 조만간 업도에 사절을 보내주시면 좋겠습니다.”
“축하할 일이 있다면, 응당 그리하겠소. 헌데 이미 조왕께서는 왕위에 등극했고 또한 자식도 여럿이니 명분이 있어야지.”
“아, 명분은 걱정하지 마십시오. 좋은 일이 곧 있을 예정입니다.”
그 말뜻을 짐작하기 어려워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정욱은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었다. 입은 웃고 있었지만 눈은 나를 정면으로 노려보고 있었다. 그의 말은 묵직했다.
“조왕께서는 조만간 등극하실 겁니다.”
“등극이라니, 조왕은 벌써 왕위에 등극하지 않았소?”
“등극이란 가장 높은 극(極)에 오르는 일을 말하는데, 왕위가 천하에서 가장 높은 극은 아니지 않습니까? 엄밀히 말하면 왕위에 오르는 것을 등극이라고 말하면 안 됩니다.”
“뭐요?”
내 눈가에 저절로 힘이 들어갔다. 왕위가 가장 높은 극이 아니라면, 왕위보다 높은 곳에 오른다는 말인가.
천자인가.
손등에 소름이 돋았다. 정욱은 내 표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어나갔다.
“한조는 이미 낡고 낡아 백성을 굽어 살피지 못하니, 새로운 깃발을 들어야 할 때라고 하셨습니다.”
나는 부러 허리를 곧게 피며 심호흡을 했다. 정욱은 내 생각을 확인해주었다.
“조왕께서는 천자가 되실 겁니다.”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조조의 천자 등극은 역사의 한 장을 넘기는 일이 될 터였다. 우리는 흔히 진나라의 전국통일 이전의 역사를 춘추전국시대라고 부른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춘추시대와 전국시대는 어떠한 기점으로 확연히 갈린다. 그것은 존왕양이(尊王攘夷), 즉 왕을 받들고 오랑캐를 배척한다는 오래된 구호의 폐기였다. 춘추시대의 제후들은 주나라의 왕을 섬기며 명분을 중요시했다. 그러나 전국시대의 제후들은 이 규칙을 너나 할 것 없이 모조리 시궁창에 처박고 법도를 잊은 무제한전쟁에 돌입한다.
내가 숨쉬는 당대의 법칙은 춘추시대에 근사한 것이었다. 말뿐이지만 천자를 옹립하고 나의 정치는 천자의 명령을 빙자했다. 조조도 그리해왔다. 그러나 이제 조조는 형식마저 폐기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이었다. 명분은 없고 오로지 실리만 존재하는, 전국시대의 무제한전쟁을 선언한 것이었다. 정욱은 내 면전에서 웃으면서 그 장구한 전쟁을 알려온 것이었다.
그의 등극은 정치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처분일 터였다. 내가 익주를 병탄하면서 그는 상당한 압박감을 받았을 것이고, 내부의 분열을 단속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다. 그 출구를 조조는 천자 등극으로 정했다. 천자에 올라 자신이 나보다 선구자적인 위치에 있음을 선언하고, 여전히 낡은 한조를 섬기는 이들을 솎아내어 내부를 단속하며, 변방의 이민족들로 하여금 천자의 힘으로 굴종시키겠다는 뜻이었다. 이미 남북으로 천자가 양립해있고, 천자의 권위가 땅에 떨어진 터라 부작용은 적을 터. 그 술수의 효력은 나쁘지 않을 것이다.
“조조가 천자가 된다……”
나는 정욱의 전언을 천천히 곱씹었다.
조조의 천자 등극은 조정을 발칵 뒤집어놓았다. 의견이 양분된 건 아니고, 누가 누가 더 조조를 잘 욕보이나 경연대회를 하듯 저마다 소리를 높여 조조의 간악함을 지탄했다. 특히 종요를 중심으로 한 정청류의 선비들이 울음 반 분노 반 목소리에 섞어 조조를 비난했다. 나는 저 감정에 공감할 수는 없었으나, 이해는 되었다. 나는 그들이 마음껏 울고 마음껏 분노하도록 제지하지 않았다. 조조는 스스로 천자가 되면서 국론을 통합해보고자 했겠지만, 그것은 비단 조조만의 이득이 아니었다. 덕분에 신왕부의 조신들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되었으니, 더럽게 고맙구나, 조맹덕이여.
한동안은 내치에 주력했다. 쉬지 않고 싸움박질을 벌이고 다녔으니, 이곳저곳 손 봐야할 곳이 많았다.
합비의 동쪽에 대규모 상업단지를 조성했다. 배를 띄워 장강에 쉽게 진입할 수 있는 입지였고, 대로를 연결하여 동서남북으로 쉽게 오갈 수 있도록 했다. 각지의 상인들이 물밀 듯이 몰려와 좌판을 열었다. 물가를 조정하기 위한 기구가 설치되었고, 혹 상인들 중에 적국의 세작 노릇을 하는 자들이 흘러들어올 것을 염려하여 엄격한 신원조회 절차를 거치도록 했으며, 내군으로 하여금 그곳을 엄히 지키도록 했다.
그 상업단지의 이름은 이왕평(利往坪)이라고 하였다. 이름은 내가 지었다. 평은 평평한 땅을 이르는 것이고, 이왕이라는 것은 64괘 중 곤하태상의 췌괘(萃卦)를 설명하는 괘사(卦辭)에서 따온 것이었다. 이왕을 논하기 전에 췌를 논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곤은 땅을 이르는 말이고, 태는 택(澤), 곧 연못을 이르는 말이니 췌괘는 땅 위에 물이 고여 연못을 이룬다는 뜻이었다. 즉 내가 오늘 너희에게 땅을 마련하였으니 물방울 같은 너희들이 이곳에 모여 연못을 이루라는 뜻이었다. 췌괘의 괘사에는 이유수왕(利有脩往), 즉 갈 곳이 있으면 이롭다는 설명이 등장한다. 이것만큼 좋은 설명이 또 있을까. 이로움은 상인의 생명과도 같은 가치이니, 내가 그들을 이롭게 하는 갈 곳을 마련해두었다는 것만큼 지나친 자화자찬이 또 있을까 싶다. 그리하여 이왕평이었고, 내가 이름에 내건 희망만큼 상인들이 많이 모여들었다.
이왕평에는 가장 좋은 목이 다섯 군데가 있었는데, 그것을 일컬어 오수(五秀)라고 했다. 합비는 천하에서 가장 상거래가 활발한 고을이었고, 합비 중에서 이왕평이 가장 활발했으며, 이왕평 중에서도 오수가 가장 활발했으니, 그 다섯 자리는 천하에서 가장 장사가 잘되는 땅이었다. 그러하니 각지의 거상들이 이 오수를 얻기 위해 사방팔방으로 무차별적인 청탁을 넣었는데, 나는 그 꼴사나운 청탁을 받아줄 마음이 전혀 없었다. 나는 이왕평과 오수의 창설을 발표함과 동시에 이를 모두 통괄하는 통재대부 부손을 소환했다.
“경에게 막중한 소임을 맡기겠소.”
“하명하십시오, 전하.”
“오수에 적합한 상인들을 찾아 고에게 알려주시오.”
부손은 나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재물을 많이 만지는 순서로 아뢰면 되겠습니까?”
“그러면 경은 파직이오.”
강건한 으름장에 부손은 어깨를 움츠렸다.
“허면……”
“백성에게 이로운 자들이 오수의 자리에 가당하오.”
내 으름장에 부손의 마음이 살짝 토라졌었나보다. 그는 목소리에 제법 힘을 주고 나에게 따지듯 말했다.
“재물이 많은 자가 오수에서 많은 이문을 창출할 것이고, 많은 이문을 창출해야 많은 세금을 내지 않겠습니까? 그 세금은 다시 백성들에게 돌아갈 터이니 곧 재물이 많은 자가 백성에게 이로운 일이 아닐는지요?”
기실 옳은 소리였지만 나는 나의 견해를 피력했다.
“많은 이문을 창출하면 많은 세금이 들어온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소. 그러나 그들은 굳이 오수가 아니어도 충분한 이문을 얻을 수 있는 자들이지. 만일 그들이 오수마저 꿰찬다면 다른 상인들은 절대로 그들의 수완을 이겨내지 못할 것이오.”
내 말에 부손은 얼굴을 찡그렸다.
“전하, 신왕부에서 다른 상인들의 사정까지 고려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왕평의 목적은 상업을 융성하게 하여 재물이 합비에 모이고, 그것으로 하여 합비를 번영시키는 것입니다. 거상들에게 당해내지 못한 상인들까지 거두는 것은 지나친 아량이십니다.”
나는 얼굴을 찡그렸다.
“그것은 단견(斷見)이올시다.”
여기까지 온 이상 부손도 이 논쟁에서 질 생각이 없는 듯했다. 나 또한 자유로운 의사소통은 언제나 환영이었다. 그것은 내 귀가 아직 멀지 않았고 내 머리가 아직 굳지 않았다는 방증이니까.
“어째서 단견입니까?”
“내로라하는 거상들에게 오수를 꿰차도록 하는 것은, 범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오. 허면 그들은 압도적인 입지와 압도적인 재물로 영세한 자들을 몰락시킬 것이오. 그렇게 되면 이왕평에 남는 것은 오로지 엉덩이 큰 거상들뿐이올시다.”
“그러나 그 거상들은 어마어마한 세금을 우리에게 납부할 것입니다.”
“고가 어찌하여 이왕평이라 이름 지었겠소? 이유수왕, 갈 곳이 있으니 이롭다고 했겠소? 고가 어찌하여 육십사 개의 괘 중에서 물이 모여 못을 이루는 췌괘를 택했겠소? 거상들에게 오수를 내주면 다른 이들은 이왕평을 갈 곳이라 여기지 않고 떠날 곳이라 여길 것이오. 물이 빠져나가면 못은 메마르고 곧 가문 땅이 될 것이니, 어찌 훗날에도 이왕평이 이왕평일 수 있소? 통재대부는 원숭이 꽃신 이야기도 듣지 못하였소?”
부손의 얼굴에 나는 몰라요라고 쓰였다.
“원숭이 꽃신이요?”
거대자본에 농락당하는 시민의 처지를 간명하게 묘파한 그 동화를 모른단 말이야? 하기야 이 동화는 비교적 연원이 짧은데, 1977년 동화작가 정휘창이 창작한 이야기이다. 물론 이와 비슷한 얘기는 특정 시대와 공간을 막론하고 떠돌아다니기는 했지만 말이다. 오랜만에 서점 직원 행세를 한다. 나는 우위에 서서 그를 내려다봤다.
“오소리가 매달 원숭이에게 꽃신을 선물하더라. 원숭이가 꽃신을 신으니 편하더라. 꽃신을 신고 다니니 원숭이 발바닥의 굳은살이 점점 없어지더라. 오소리는 왕래가 뜸해지더니 이내 원숭이를 찾아오지 않더라. 꽃신이 없이 다니려니 원숭이의 발이 심히 아프더라. 원숭이는 오소리를 찾아갔고, 오소리는 비싼 값에 꽃신을 팔더라. 원숭이는 어쩔 수 없이 터무니없는 값을 치르고 죽을 때까지 꽃신을 신었다더라.”
부손은 이야기를 곱씹으며 신음을 흘렸다.
“음……”
“이왕평에 이러저러한 어중이떠중이들이 다 떠나고 오소리 같은 거상들만 남는다면 어떻게 되겠소.”
부손은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고에게 적당한 값의 꽃신을 신겨주시오.”
부손은 내 앞에 엎드려 절도 있게 응답했다.
“신 통재대부 부손, 신명을 다하겠나이다.”
부손은 과연 제 맹세대로 공평무사하게 일을 처리해 이왕평의 상인 대부분이 그의 덕업을 칭송했다. 토라진 오소리들이 몇 마리 있기는 했지만.
외교도 내치의 일부다. 현대 정치학에서도 외교정책을 국제정치로 분류할 것이냐, 국내정치로 분류할 것이냐 설왕설래가 잦은데 나는 전자와 후자에 모두 동의했다. 물론 외교정책을 국내정치의 산물이라고 하더라도, 국내정치와 내치는 동의어가 아니다. 국내정치는 외치와 내치의 종합이다. 대개 외교는 외치에 해당한다. 따라서 외교가 내치의 일부라고 말하는 것은 초짜 소리를 듣기에 딱 좋다.
그러나 조금만 곱씹어보면, 외교가 내치의 일부라는 주장은 아주 틀린 말도 아니다. 그 파장은 내치의 여러 부분에 스미게 된다. 굳이 바깥의 예를 끌어올 까닭도 없었다.
나는 족형 제갈근의 장성한 딸을 내 양녀로 입적시킨 뒤에, 그녀를 곧장 마등의 삼왕자 마철과 혼인시켰다. 세자 마초와 합을 맞추기에는 그녀가 나의 양녀라는 점 때문에 그쪽에서 용납하지 않았다. 이왕자 마휴는 수 년 전 제후들의 냉혹한 방정식에 의해 볼모의 신분으로 처형되었으니, 량왕 마등의 삼왕자 마철과 신왕 제갈찬의 양녀 제갈 아무개가 혼인을 올렸다.
국혼으로 인하여 신과 량의 우호가 겉으로나마 돈독해졌고, 그들을 경계할 전력을 조조 쪽으로 쏟아 그를 압박하게 되었으니 이것은 외치였다. 신과 량이 통교하여 서량의 양마가 합비로 들어오고 합비의 쌀가마니가 서량으로 들어갔으니 이것은 교역이었으며, 또한 외치였다.
풍년으로 쌀값이 떨어지니, 먹고 남는 쌀을 처분하여 딸애의 비녀를 사주지 못하던 농부가 제값을 받고 쌀을 팔아 비녀를 사주니 내치였고, 새로 들어온 서량의 양마 등 위에 올리기 위해 말안장을 삼아야 하므로 일거리가 없던 갖바치가 일하게 되니, 또한 내치였다.
이로써 외치와 내치를 이루었지만 나는 인정은 이루지 못했다. 제갈근의 친녀이자 나의 양녀인 그녀를,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대우로써 전별했다. 그녀를 화평공주에 봉하고, 시녀 일백과 환관 십 여, 호위 삼백을 붙여주었다. 그러나 그녀에게 그것이 무슨 소용이겠는가. 이제 고작 열 몇 살 된 소녀에게 서량은 멀고도 먼 땅이었으며, 외롭고 추운 땅이었다.
“당숙, 안녕히 계십시오. 저는 떠나겠습니다.”
그녀는 나를 당숙이라고 불렀다. 그 부름을 나는 뼈아프게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었다. 동석했던 시영이 엄한 얼굴로 그녀를 꾸짖었다.
“네 이년! 이것이 무슨 망발이냐! 신왕께서는 너의 양부이시거늘 어찌 네가 당숙이라 하느냐! 네 부친은 이제 오공(제갈근)이 아니라 신왕이시니라!”
엄한 꾸짖음에도 그녀는 굴하지 않았다.
“어째서 당숙이 제 부친입니까? 당숙이 저를 낳았습니까? 저를 길렀습니까?”
그녀는 나를 똑바로 바라보며 외쳤다.
“당숙,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무언지 아십니까? 제가 가장 좋아하는 동물이 무언지 아십니까?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녀의 이름이 무언지 아십니까?”
그녀의 목소리는 울음에 젖어 떨렸다.
“당숙, 저를 아십니까?”
나는 진득한 침을 삼킬 뿐, 대답하지 못했다.
“제 아버지시라고요? 그래요, 그렇게 아버지라는 부름이 듣고 싶으시다면 미천한 소녀가 그리 불러드리겠습니다.”
그녀는 나를 불렀다.
“사흘 아버지.”
그녀는 울다가 웃다가 다시 울면서 말했다.
“어제 소녀를 들이고 오늘 처음 뵙고 내일 서량으로 저를 떠나보내시니, 딱 사흘만 제 아비이신 겁니다. 이제야 듣기 좋으십니까? 아버지 소리를 들으니 정녕 좋으십니까?”
시영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시영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녀를 향해 삿대질을 했다.
“네가 정녕 죽고 싶은 게냐!”
그녀, 사흘간만 나의 딸인 소녀의 외침은 처절했다.
“차라리 죽이시지요! 적어도 제가 사랑하는 땅에서 죽을 수 있겠군요. 저는 태어나서 오늘 처음으로 서량이란 말을 들어봤습니다. 서량이란 어떤 땅입니까? 춥나요? 궁벽하나요? 처량하나요? 외롭나요? 질박한가요? 저는 서량을 모릅니다. 그런데 서량으로 간답니다, 저는. 어차피 저는 볼모가 아닙니까? 서량과 당숙이 싸우면 제가 첫 번째 전사자가 되지 않습니까? 그 땅에서 죽고 싶지 않아요. 차라리 여기서 나를 죽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