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The Unfinished Lord RAW novel - Chapter 33
삼국지 : 미완의 군주 32화
하후연의 초전의 기세를 올려 북산을 점거 비수를 넘어갈 준비를 하고 있을
때, 뒤따라온 우금의 부대는 회수를 건너 이풍, 양강, 악취 등을 무찌르고 참
하였다.
수춘 주위를 지키는 장수들이 모두 쓰러지자, 수춘의 원술군은 조조의 본대가
도강하는 것을 막을 수가 없었다. 조조가 수춘을 포위했다는 이야기가 서주에
들릴 때쯤······.
옷을 풀어헤친 승태가 놀라 일어나 비명을 지르듯 말을 이었다.
“뭐, 뭐라고 하셨습니까?!”
갑자기 승태가 일어나 이렇게 외친 이유는 예주에서 온 사신인 손건의 이야기
를 듣고 어이가 없는 것도 있었고······.
“유 예주께서 소패에 압류된 물품을 이번 역적을 토벌하는 데 사용하게 되었
습니다.”
승태는 부르르 떨면서 손건을 삿대질하며 물었다.
“유 예주께서 그리 명령을 내린 겁니까?”
정확한 상황을 몰라 승태가 되묻자, 돌아온 손건의 답은 가히 예술이었다.
“유 예주께서 죄를 물어내는 일이 너무 과하여 일부는 돌려주고, 일부와 자발
적인 기부를 통해 군비를 채웠습니다.”
승태는 다시 자리에 앉아 콧등을 긁으며 물었다.
“예. 제가 성내에서 난을 일으킨 이들을 잘못 판결했다고 칩시다. 그리고 압
류물은 분명 허도에 올라갈 물건들이었습니다. 됐습니다. 뭐, 유 예주께서 어
련히 잘 상신했을까요.”
승태의 태도가 불손하여 손건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그리고 그것만 이야기하러 온 것 같지는 않고··· 뭐가 필요해서 온 겁니까?”
손건이 말을 떼기도 전에 승태는 말을 이었다.
“아, 역적을 토벌하는 데 손을 빌려 달라고 양초나 군을 모으는 것은 어렵습
니다. 손 종사(從史)도 아시다시피 서주의 피폐함이 매우 커 양초는 고사하고
일손도 부족합니다.”
“하나 이는 조 사공께서도!”
승태는 눈썹을 긁으며 물었다.
“제가 조카입니다. 돌아가신 부공의 유일한 아들이고요. 또한 사공께서 아끼
시어 어린 나이에 일주의 목이 된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런 저를 더 아끼시겠
습니까, 아니면 서주를 강탈당한··· 아닙니다. 다시 말하지요. 제 주머니에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러니 물러가세요.”
손건은 부글거리는 속을 잠재우며 예를 취하고 물러났다. 그리고 노숙과 진군
이 그 뒤를 슬그머니 따라갔다. 손건이 사라지자 승태는 한숨을 내뱉고 등받
이 의자에 기대며 진궁에게 물었다.
“이렇게까지 해야 합니까?”
진궁은 승태를 빤히 바라보며 물었다.
“하기 싫습니까? 그럼 하지 않아도 됩니다.”
“아닙니다. 하겠습니다. 진 선생께서 말하는 바를 따르지 않아서 빙장이 어려
워졌다는 것도 잘 아는데, 어찌 말을 안 따르겠습니까?”
진궁은 예를 취하고 앞에 승태의 앞에 앉아 말했다.
“이유도 알려 드리겠습니다. 실패를 통해 저도 배운 바가 많아 이렇게 하는
겁니다.”
“어떤 일입니까?”
“학맹의 난이지요.”
‘선생과 학맹이 원술의 친서를 받고 난을 일으킨 일 말하는 것인가?’
“여쭈어보면 답해 주시겠습니까?”
진궁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사실 그 일은 서 주상과 의논하여 일으킨 일이니까요. 고 도독도 알고 있는
일입니다. 아마도 돌아가신 주공께서도 알고 계신 일이었을 것입니다.”
승태는 한 번에 이해가 된 듯 손뼉을 쳤다.
‘대한민국 사극하고 역사 웹소설들을 한두 번 본 내가 아니라고. 이런 건 한
번에 척이지.’
진궁은 입가에 미소를 띠며 물었다.
“감이 오신 것 같습니다.”
“원가의 세작이 많았습니까?”
“예. 원가의 어마어마한 돈과 인맥으로 서주를 그냥 집어삼키려 했으니까요.
누가 생각한 계책인지는 몰라도, 알아차리자마자 아찔했습니다.”
“학맹을 이용해서 원술의 손이 닿은 자들을 가지를 친 것이군요! 조금 과격한
방법이네요. 빙장께서 목숨을 잃을 뻔했으니까요.”
진궁은 약간 말을 끌다가 답했다.
“일이 꼬이긴 했습니다. 제가 서 주상을 아직 믿고 있을 때였으니, 고 도독이
나 조 도위를 미리 배치하지 아니했으면 진심으로 위험할 뻔했지요.”
“고 도독이나 조 도위를 진 선생님께서 배치해 둔 겁니까?”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제가 먼저 가신 주공의 가장 가까운 책사였습니다.
진정으로 난을 일으키려 했으면 함진영을 가까이 두겠습니까? 고 도독을 먼저
죽였을 겁니다. 문제는 여공께서도 분노가 컸는지, 조 도위가 서 주상과 결탁
하여 저를 몰아감에도 그저 조성과 서 주상의 말만 믿으시더군요. 뭐, 고 도
독은 입을 닫았고요. 그 이후는 아시는 대로이지요.”
흥미로운 이야기에 승태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이내 진궁에게 물었다.
“그러니까 이제는 직접 이야기하여 저에게 이해시키겠다는 말씀입니까?”
“총명하십니다. 제가 직접 말하지 않아 이런 일이 일어났으니, 언제나 옆에서
간언할 겁니다.”
진궁의 말에 승태는 이마를 ‘탁’ 치면서 욕을 쏟아 내고 싶었다.
‘그래서 집도 안 받고, 땅도 안 받는다고 말씀하신 거야? 옆에서 미친 듯이
잔소리 퍼부으려고? 그것도 집까지 와서? 그건 연이로도 충분한데. 아니, 더
하면 더할 거 아니야?’
“진 선생님, 제가 스승으로 대우할 터이니, 걱정하지 마십쇼. 제가 선생님 말
씀을 안 듣겠습니까? 식솔도 있고 노모도 계시는데, 모시고 와서 호강시켜 드
려야죠.”
진궁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닙니다. 연주의 재산으로도 충분히 식솔은 먹고살 만할 겁니다. 또 조 사
공께 죄를 청하자 모두 사하며 제가 주공의 옆에 있는 동안 식솔들의 편의를
최대한 돌봐 준다고 하셨으니, 걱정 없이 없습니다. 하여 저는 그저 식객으로
남아 주공의 옆에 서 있을 수 있습니다.”
‘아니, 편지는 또 언제 쓰셨대? 그리고 밥만 먹으면서 옆에 있는 것이 더 불
편해요. 나도 개인사가 있는데······.’
진궁은 그런 승태의 마음은 상관없다는 듯 마치 압박하듯 본심을 드러내었다.
“제 목표는 주공을 한실의 지키는 패자로 만드는 겁니다. 초의 장왕(莊王) 정
도면 될 것 같습니다.”
승태는 지금 진궁이 하고자 하는 바를 깨달았다. 조안민의 기억과 승태의 기
억이 합쳐져 사자성어 하나를 던지게 되었다.
“불비불명(不飛不鳴).”
“총명하십니다. 그런다고 완전히 방탕하게 사는 것을 말씀드리는 것이 아닙니
다. 조 사공께 주공을 쉬운 사람으로 만들어 드리는 것뿐입니다. 이전의 주공
과 같은 사람 말입니다.”
“그렇게 막나가면서 내실을 다지겠다는 말입니까? 그게 가능하겠습니까? 그전
에 주목의 자리를 내놓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나쁘지 않습니다. 주공이 떠난 자리에 유 예주를 막을 사람이 있습니까? 아
니요. 없습니다. 아, 그전에 노국상(장료)와 고 도독, 하비상을 아우를 사람
도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서주가 뒤집어엎어지면 주공의 위신은 그만큼 커질
겁니다.”
승태는 진궁의 말에 독기가 서려 있는 것을 느끼고 생각했다.
‘내가 진궁의 비수를 가슴 깊숙이 감추도록 도와줬구나.’
이것이 도움이 될지, 아니면 독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진궁과 같은 검증된 모
사가 옆을 돕는 것은 필요했다.
“하하, 그렇군요.”
승태는 바보 같은 웃음을 흘리며 맞장구를 쳤지만, 진궁의 얼굴은 풀어지지
않았다. 아마도 승태의 행동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파악한 듯싶었
다. 진궁이 이에 무슨 말을 꺼내려는 순간, 밖에서 말소리가 들려왔다.
“노 부조(魯簿曹) 들어가겠습니다.”
손건과 이야기하고 노숙이 돌아온 것이었다. 승태는 화색을 하며 답변하였다.
“예. 들어오십쇼.”
노숙이 예를 표하며 들어오자, 승태는 손짓하며 가까이 앉으라 말했다.
“노 공, 어찌 되었습니까?”
“간단히 넘어갔습니다. 사실 딱히 큰 기대는 하지 않은 것 같기도 했습니다.
단지 주목의 명성이 깨질까 걱정입니다.”
“에이, 제 명성이 뭐가 있습니까? 애송이 취급받고 서주의 전력을 아끼는 것
이 나은 일이지요. 그건 그렇고, 손 종사는 뭐라 합니까?”
“은근히 떠보며 반기를 드는 이들을 찾는 듯한 느낌입니다.”
진궁과 승태는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서주를 다시 차지하고 싶은가 보네요.”
진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손건의 말을 곱씹으며 말을 이었다.
“과한 벌이라고 평한 것 자체가 주공에게서 호족 세력들을 멀어지게 하려고
말한 것이니··· 이 정도는 꽤 음흉하다고 생각했는데, 직접 물어보다니··· 속
이 너무 빤히 보이게 움직이는 것이 주공을 적지 않게 무시하는 것 같군요.”
노숙은 진궁의 말에 약간 실없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어차피 토지측량을 계획한 것으로 호족들과 척을 지기로 되어 있는 것이 아
니겠습니까?”
옷맵시를 다시 가다듬으며 노숙을 보고 물었다.
“아, 그건 그렇고, 낭야에서 따로 소식은 없습니까?”
노숙은 품에서 죽간을 꺼내며 말했다.
“주목께서 고순과 장료를 휘하에 들이시고 반군을 정리하자 산으로 진을 옮긴
듯싶습니다. 낭야 일대가 꽤 조용합니다.”
“자신들도 똑같이 당할 수 있다고 생각한 건가? 딱히 그럴 일이 아닌 것 같은
데. 직접 만날 것도 생각하고 있으니까, 연락이 닿을 수 있도록 해 주세요.”
노숙이 예를 표하고 물러나려 하자, 승태가 자리에서 일어나 노숙과 같이 섰다.
“노 형, 같이 나갑시다. 밤에 술 한잔하자고요.”
진궁 또한 옆에서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아직 관내이옵니다. 예를 지키시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승태는 눈을 흘기며 진궁을 바라보자, 노숙도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진 선생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관에 나가면 편히 하겠습니다. 보는 눈이 많
은데 이리 예를 놓는 것은 구설에 오를 수 있습니다.”
승태는 한숨을 내쉬고 고개를 끄덕였다.
“예예, 그리하겠습니다.”
승태가 투덜거리면서 그렇게 말을 하자, 진궁을 웃으면서 뒤를 따랐다. 승태
가 관 밖에 나가기 위해 마차에 타려는 순간, 단양병 중 한 명이 급히 달려오
며 예를 취하고 죽간을 바쳤다.
“주공! 단양으로 간 허탐의 서신이 도착했습니다.”
승태는 얼른 다가가 죽간을 펼쳐 보았다. 노숙과 진궁은 승태가 허탐에게 내
린 명을 몰랐기 때문에 그 모습을 약간 의아해했다.
“으하하! 됐구나, 됐어!”
승태는 죽간을 들고 다른 이들에게 보여 주듯 말했다.
“됐습니다, 됐어요!”
진궁은 승태에게서 죽간을 받아 읽으며 노숙에게 건네며 말했다.
“태사자라 강동의 세력을 펼칠 수 있겠습니다. 원술을 상대하는 데도 큰 도움
이 될 것이고요.”
노숙은 손뼉을 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강동의 손가에게 복수를 시작할 수 있겠습니다.”
승태는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아직 고개를 숙이며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는 단양병을 일으키며 물었다.
“허공이 육가에 대해서는 말이 없었습니까?”
“태사 공과 같이 말릉에 도착하면 접촉을 해 보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승태는 손뼉을 치며 웃었다.
“강동의 육가는 지금은 힘을 많이 잃었지만, 그래도 강동의 명성 높은 집안이
니 예우를 갖추어 대우하라고 전달해 주세요. 또 가주가 많이 어리더라도 의
심치 말라고 하고요.”
“예. 그렇게 전달하겠습니다.”
단양병이 멀어지자, 진궁은 수염을 쓰다듬으며 물었다.
“언제 강동에까지 영향력을 뻗으려 하셨습니까?”
승태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좋은 기분이 사라지지 않았는지 말이 약간
빨라졌다.
“솔직히 되면 좋고, 아니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기대는 하
지 않았는데, 이리 좋은 소식으로 돌아오니 기쁘네요.”
진궁은 약간 생각하듯 하더니 말했다.
“조 서주께서는 사공이 얻고 싶어 하는 인물들을 채가는 것을 잘하는 거 같습
니다.”
승태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진궁을 보았다.
“그게 무슨 이야기입니까?”
“사공이 연주에서 연주목에 추대되었을 때, 태사 공의 명성을 듣고 유정을 호
위하고 온 태사 공을 회유하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고구려산 당귀를 주었는
데, 북해상을 구원한다고 가야 한다고 했으니 꽤 가슴에 남아 있었을 겁니다.
한데 그런 인물들을 잘 골라서 빼 오니, 참으로 대단해서 그렇습니다.”
승태는 속으로 욕지기가 올라오는 것을 참을 수가 없었다. 태사자가 중요하다
고 하지만, 아무리 조조의 심기보다 중요 할 수는 없지 않은가.
‘나는 오에서 명성을 날리고 당귀를 준 줄 알았지. 젠장······.’
승태가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을 끝으로 마차에 올랐다. 세 명이 탄 마차를 타
며 하비의 시내를 달리던 셋은 웃으며 말했다.
“그래도 처음 왔을 때의 하비보다는 꽤 좋아지지 않았습니까? 분위기도 그렇고.”
“다 이 서주목이 열심히 일해서 이룬 것 아니겠습니까?”
승태의 자랑에 노숙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자네는 의제만 던지지, 직접 나아가 일을 하지도 않지 않는가? 공방 같은데
들어가서 이상한 것이나 만들고 말이야. 내 봤을 때는 하비상께서 지천명의
나이에도 많은 일 하시니 이만큼 온 것 아니겠는가?”
“그분을 포섭한 것은 저입니다, 형님.”
“그래, 직위가 높으니 내가 말을 말아야지.”
승태가 웃음을 흘리며 허벅치를 치는 순간, 마차가 갑자기 멈추었다. 마차가
덜컹덜컹하며 멈추자, 앞으로 쏠린 승태는 겨우 중심을 잡아 웃긴 상황을 피
할 수 있었다. 승태는 ‘좀 빠른데’라는 생각으로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았다.
마차가 이상한 곳에 멈춘 것을 확인한 승태는 앞을 바라보았다. 두 명의 인마
가 그의 마차를 막고 서 있었다. 마부는 성내에서 승태의 마차를 모르는 인물
은 없었기에 이런 일이 없어 약간 당황하며 말했다.
“나리, 죄송합니다. 저 둘이 움직이지를 않아서······.”
뒤따라오던 단양병들이 말에서 내려 칼을 꺼내고 마차를 호위하자, 승태도 마
차에서 내렸다. 그러자 단양병들이 승태를 호위하기 위해 승태의 주변을 감쌌다.
진궁과 노숙도 같이 내리자, 단양병 한 명이 허리춤에 찬 칼을 꺼내어 예를
표하며 검을 내밀었다. 그러자 승태도 칼을 한 손에 들고 그들이 오는 것을
바라보았다.
‘뭔데 이렇게 당당하게 다가오냐? 누구야?’
단양병이 외쳤다.
“누구냐! 누군데 감히 조 서주의 앞길을 막는가!”
“흐음, 난 종제의 요청을 받고 손님을 모셔온 것인데, 이런 대접을 받을 줄은
몰랐는데?”
승태는 단양병들을 벌리고 눈을 찡그리며 말 위의 인물을 바라보았다.
“오늘 일이 모두 잘 풀리는 것 같은데.”
승태는 자신을 종제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을 생각하며 웃음을 한가득 지었으
나, 그의 옆에 서서 엄중한 표정을 지은 사람의 행동에 화들짝 놀랐다.
말 위에서 갑자기 죽간 하나가 날아왔기 때문이다.
“자네가 이따위 서신을 보낸 인물인가?”
단양병 한 명은 무엇을 던지는지 몰라 앞으로 빨리 달려 나와 그 죽간을 갈라
버렸고, 승태는 손을 들어 단양병들을 멈춘 뒤, 죽간을 주워 위를 바라보았다.
종제를 보러 왔다는 사람이 죽간을 던진 인물을 나무랐으나, 그런 것을 신경
쓰지도 않는지 백마 위의 인물은 천천히 승태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상산의 조자룡이오?”
“그래. 내가 상산의 조자룡이네. 그대가 나를 찾았다던데? 서신을 보니, 죽고
싶어서 안달이 난 사람 같더군.”
승태는 조운을 올려다보며 자신이 서신에 적은 말을 꺼내었다.
“담력과 용맹은 하늘을 뚫을 것 같은데··· 아! 그때에 약조한 덕(德)은 어디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