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The Unfinished Lord RAW novel - Chapter 343
343화
조단은 눈을 크게 뜨고 좋아했다.
꽤 많은 내용이 적힌 승태의 글이었는데, 조충의 앞에서 글을 읽었다.
그 글을 읽어 가는 도중 돌연 조충이 인상을 찡그렸다.
“내 이름이 나오는 것을 보니 내가 했다고 한 것인가?”
“그럼 누구의 이름을 올리는가?”
“내 이름을 지우고 자네 이름을 올려야 하는 것 아닌가? 나야 그냥 운만 띄운 것이고, 자네와 그 국학이라 불리는 곳의 인물들을 모아서 세부 사항을 만든 것이 아닌가?”
“이름은 다 올렸네. 그리고 그대가 중심을 만들어 주지 않았다면, 가능이나 했겠는가?”
조충은 고개를 저었다.
“자네의 능력이 너무 덮이는 일이네. 공치사는 본디 가장 높은 사람이 받고, 그것을 나누어 주는 것 아니겠는가?”
“내가 권력을 잡은 것이 아니라 부공께서 권력을 가진 것이네. 내가 해야 하는 일은 아버지의 대리이니, 일한 이들을 구하여 아버지께서 상벌을 하기 명확하게 할 뿐이네. 그것이 옳은 것 아니겠는가?”
이에 조충이 이마를 문질렀다.
“옳은 일이니 문제가 아니지.”
“자네의 공이 커져야 자리가 확실해지고, 더욱이 사람이 많이 모이지 않겠는가? 그렇지 않아도 어린 동생들을 앞세워서 무슨 짓을 할 놈들이 슬슬 보이지 않는가?”
조충의 말에 조단은 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형제들 말인가?”
“형제들이 문제가 아니라, 그들을 이용하려는 자들이 문제가 아닌가.”
조단은 별것 아니라는 듯이 말하고 있었지만, 그의 표정은 점점 무표정하게 바뀌고 있었다.
“아직 아버지의 명에 잘 따르는 신하이니 상관이 없지 않은가. 때가 되어 문제가 된다면 선택을 강요해야겠지만. 뭐, 지금은 문제가 될 일이 없지 않은가. 그들이 선을 넘는 것도 아니니 말일세.”
조충은 순간 조단의 분위기에서 섬뜩함을 느꼈다.
모든 것을 베어 버릴 것 같은 분위기로 급작스럽게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였다.
조단의 날 선 분위기는 다시금 봄바람처럼 바뀌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조충은 그런 조단을 바라보고는 숨을 크게 쉬었다.
“내 자주 생각하는데 말이야. 그런 표정, 가까운 사람들에게나 표하게나. 아니면 적, 아니지. 적에게도 보이지 말게. 찍어 누를 상대가 아니라면 이상한 생각을 할 것이니 말이야.”
“뭐가 어떤데 그러는가?”
“모르겠네. 그냥 느껴지기에 말이야. 굉장히 무서워, 아니, 소름 끼치네.”
“허, 자네가 그리 말할 정도면 고쳐야겠군.”
“그냥 나쁜 생각을 하지 말게. 가끔 그 이상한 생각을 하면 표정이 별로 좋지 않으니 말이야. 아, 그리고 웃을 때 좀 진짜 감정을 넣어서 웃게. 그리 웃으면 아랫사람들이 자네 웃음을 보고 절로 고개를 숙이며 스스로의 잘못을 찾지 않는가.”
“그런가? 뭐, 매번 좋은 일이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아니, 좋은 일이 있어도 웃는 게 무섭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건 자네가 잘해야지. 하여튼, 일이 잘 풀렸으니 이제 진행해야 할 터인데…….”
허가가 떨어졌지만, 이 일을 진행할 인물들이 마땅히 생각나지 않았다.
부조종사인 노숙과 같이 경력 있고, 능력이 검증된 신하들이 죄다 친정(親征)에 따라가 버렸으니 골머리를 앓는 건 당연했다.
“생각나는 인물이 있는가?”
“진 노사는…….”
“장난하는가? 운신조차 어려운 분을 등청하여 어마어마한 일을 도와 달라 하자는 것인가? 부탁이야 하시면 자네를 돕는 일이니 직접 등청하시겠지. 그것을 원하는 것인가? 혹여나 찾아가 걱정거리를 던질 생각은 하지 마시게.”
조충은 말을 하다가 뭔가 떠올랐는지 다시금 말을 이었다.
“후께서 그분을 어찌 생각하시겠는가. 문제라도 생기면 혹 친정을 그만두고 돌아오실 것이네. 그것이 끝이겠는가? 후께서 묻지 않겠는가? 그러면 자네가 진 노사께 일을 시킨 것이 나올 것이고, 그러면 어찌 되겠는가?”
따박따박 이야기하는 조충에게 조단이 웃음을 지어 보이며 승태가 보낸 서신 끝자락을 보여 주었다.
“아버지께서 하 도독과 이야기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 하시는데, 자네 생각은 어떠한가? 아버지께서 이리 추천한 것을 보면 무슨 생각이 있으신 것이 아니겠는가?”
“하 도독?”
하제를 이르는 것이었다.
원래 하제는 손 씨의 밑에서 일하는 인물이었으나, 지금은 승태의 휘하에서 오 일대의 군세를 감독하는 도독이 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 공이 대다수 일대의 도적 토벌이었기에 주변 이들에게 크게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니 대 손가 전쟁을 해 왔던 주환이나, 감녕 같은 인물이 아닌 하제를 먼저 이야기한 것에 조금 의아한 마음을 가진 것이었다.
조충은.
“하 도독이 토벌에 대한 공이 많다곤 하지만, 이렇게 큰 것을 이야기하기에는 조금… 그리고 이번 일을 이해는 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 국학 내의 학자들도 이해하지 못했지 않은가.”
“그래도 아버지께서 추천하셨는데, 이야기는 나누어 봐야 하지 않겠는가. 어떤가?”
조충은 잠시 생각을 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하기야, 하 도독 같은 분들이 이번 일에 일선에 서게 될 것인데, 의견을 묻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군.”
“그럼 하 도독을 불러 의논하도록 하지.”
조단은 그 자리에서 하제에게 보내는 서신을 작성하였다.
* * *
하제는 조단이 제시한 것을 꼼꼼하게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기에 조단도 웃음을 살짝 지어 보였다.
“어떠합니까?”
“나쁘지는 않으나… 어렵습니다.”
조충은 인상을 찌푸렸고, 조단은 턱을 쓰다듬었다.
“어찌하여서 그렇습니까?”
“그렇소이다. 이러한 방법을 이용하면 분명 호족들도 통제할 수 있을 것이고, 양주 지역을 개척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인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까?”
하제는 조충을 빤히 보며 물었다.
“매관매직이나 다름이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것과는 다르오! 그것은 개척이 아니지 않소.”
“다르기야 합니다만, 분명 자신들이 들인 돈을 회수하기 위해서라도 분명 후의 눈을 피해 무슨 짓이든 할 것입니다. 그렇게 서로 이합집산을 통하여 세력이 커지면, 분명 작금과 같은 상황이 될 것입니다.”
조충이 무슨 말을 하려 하자 조단이 손을 들어 올렸다.
“부공께서 이르시길, 신하들과 판단하니 가능해 보인다고 하였습니다. 어려운 점이야 고치면 될 일입니다. 그래서 부공께서 이런 일에 가장 박식한 하 도독께 조언을 구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도독께서는 무엇을 바꾸었으면 합니까? 솔직히 그들을 상대해 본 적이 없으니 이를 잘 알지 못하여 탁상 위에서만 일을 생각한 듯합니다.”
하제는 조단의 말에 눈을 추켜세우며 의외라는 얼굴을 하였다.
“개척의 일은 이와 같은 방법으로 하는 것은 좋은 방도인 것 같습니다. 이를 이용하면 양주의 호족들뿐 아니라 양주 곳곳에서 암약하는 유협 집단들도 눈독을 들일 것입니다. 뭐, 반대로 지역을 개척한 이들을 노리는 이들도 있을 것이고 말입니다.”
“허나, 자네는 이후의 문제들의 해악이 더욱 크다고 하지 않았는가? 매관매직의 일을 꺼낼 정도라면 반드시 바꾸어야 하지 않겠는가?”
하제는 잠시 무언가를 계산하듯 손가락으로 주판을 두드리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특이한 하제의 행동에 잠시 기다리던 조단과 조충이었고, 하제는 이내 결정을 내렸는지 손을 멈추었다.
“대리의 말씀이 맞습니다. 소신 판단하기에 작금의 양주에 사용하는 것은 시의적절할 수 있으나, 후대에 이르러 그들의 문제가 일어날 것입니다. 지금의 한조 또한 과거의 매관매직으로 인하여 지금과 같은 상황이 일어났습니다. 분명 상황은 다르나, 모두가 뭍 제후들과 같은 생각을 가질 것입니다.”
“협약이 되어 있다고 한들 벗어나고자 할 것이다. 이것인가?”
“그렇사옵니다. 그들이 수십 년간 그곳을 다스린다면, 중앙에서 그들의 땅을 회수케 하고 관리를 보낸다 하더라도 아무런 소용이 없을 것입니다.”
맞는 말이었다.
세력이 뻗지 않은 양주의 남부에 대한 확장성은 얻을 수 있겠지만, 거기에 대한 직접적인 통치력은 사라지게 될 수도 있었다.
“그럼 어찌해야 할 것 같소?”
“후계를 수춘으로 부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그들을 가까이 두어 관직에 오르게 하는 것입니다.”
봉건제 관리를 어떻게 할지에 대한 내용이었다.
가장 오래되고 단순한 방법이 가족이나, 후계를 인질로 삼는 것이었다.
그러나 승태의 옆에서 봉건제의 폐해나, 수많은 통치 방법을 배운 조단에게는 세련된 느낌이 아니었다.
구식으로 보이는 방식이니 조금 바꿀 것이 있을까 생각을 했다.
승태의 곁에서 책을 쓰는 일을 돕던 조단은 그래도 이들을 묶어 두기에는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그것만으론 어렵다는 판단은 하는가?”
“이러한 일을 진행한다고 한다면, 이러한 수를 써서 그들을 통제하는 방법밖에 떠오르지 않습니다.”
조단은 상을 두드리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부공께서 이루신 국학을 조금 더 키우도록 하지.”
조단의 말에 조충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웃음을 지어 보였다.
“대단합니다. 대단해. 그들의 후계뿐 아니라 문을 넓혀 그들의 가족 모두를 국학으로 받아들일 수 있으면 굳이 그들이 반기를 들지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되지 않겠습니까?”
조단은 그런 조충의 말을 끊어 내고 말했다.
“또한, 지금 명칭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조차지로 하지요. 조차지의 통치자를 총독이라 칭하고, 자위권과 내치권을 내어 주는 대신 그들의 가족을 상경시켜 교육하도록 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조단의 말에 하제는 고개를 끄덕였다.
“꽤 설득할 만한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그들의 후대에 관직에 오를 기회를 주고, 이후의 대에 중앙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니 말입니다.”
조단은 손뼉을 치며 웃음을 지었다.
“그럼 같이 현안을 만들어 봅시다. 내 이번 일의 총책임으로 하 도독으로 삼도록 하지요. 이번 일은 회의를 해야 할 것이니, 내관을 따라 학자들과 이야기하러 가도록 합시다.”
하제는 약간 놀란 눈으로 조단을 보았으나, 이미 조단은 내관에게 말을 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버렸다.
이런 일이 꽤 익숙한지 조단이 나간 자리를 따라 조충도 뒤따라 나갔고, 하제만 멍하니 그 뒤를 바라보았다.
조단이 나가자 내관이 하제의 옆에 섰다.
하제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내관을 바라보자, 내관은 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대리께서 여러 논박을 즐기시니, 작금 국학을 나온 선비, 아니, 흐음… 학자들을 불러모아 어떠한 일을 시작할 때마다 논하십니다. 가끔은 오밤중에도 부르시는 일이 있으니, 궁인들은 항상 대기 중이지요. 후께서 빨리 돌아오시길 바라는 궁인들도 있으니 말입니다.”
순간, 하제는 웃음이 나왔다.
아직 분명 어린 나이일 터인데, 꽤 고단수의 능력을 보이는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이러하니 대리께서 국학을 늘려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려 하는 것이로군.”
꽤 영악한 수였다.
작금의 새로운 세력으로 발돋움하는 국학의 선생과 학생 모두에게 자기 일을 계속 논하며 품 안에 끌어안으니, 후일 국학의 크기를 늘리더라도 지금과 같이 상황을 만들어 조차지를 받은 이들의 세력을 발아래 둘 수 있었다.
“하기야, 후대를 생각한다면 지금부터 세가 탄탄한 것이 좋을 터이니 말이야.”
하제는 아직 자신이 어떠한 늪에 빠지었는지 예측하지 못했다.
그저 자신의 주인이 된 인물의 어린아이들의 영악한 수로만 생각할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