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The Unfinished Lord RAW novel - Chapter 44
삼국지 : 미완의 군주 43화
승태의 복귀 소식에 태사자와 육손이 늦은 밤인데도 찾아왔다. 오용이 밖에서
태사자와 육손을 기다리게 하고, 넷이서 술을 마시는 자리에 와서 그 사실을
알렸다.
‘급하긴 했나 보네. 하긴··· 서주의 지원을 받으며 강동을 경략할 수 있느냐,
아니면 모든 것이 어그러지느냐의 상황이니 말이야.’
태사자로서는 승태의 상황에 따라 자신의 상황 또한 바뀔 테니, 이리 급하게
온 것도 이해가 되었다. 반면, 육가를 서주로 옮긴 육손이 찾아오는 것은 좀
의외라고 생각할 수 있었다.
‘육손이 찾아온 게 좀 마음에 걸리긴 하네.’
승태가 직접 문을 열어 태사자와 육손을 맞이하자, 태사자와 육손이 예를 취
하며 말했다.
“고된 여정에 이리 급히 찾아뵈어 죄송합니다.”
“우선 들어가시죠. 안에 다른 분들도 있으니 말입니다.”
태사자와 육손이 승태의 뒤를 따라 들어가자, 진궁이 별채에서 사마의와 함께
마중 나왔다. 진궁이 승태에게 붙어서 물었다.
“조조가 조 서주를 견제하기 시작한 것 같군요.”
진궁이 살짝 미소를 띠고 있는 것을 보고, 승태는 어이가 없어서 진궁에게 물
었다.
“좋습니까?”
진궁은 자신의 머리를 두드리며 말했다.
“제가 이전에 말하지 않았습니까? 조조는 서주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고요.”
그때,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승태가 고개를 돌려 가장 뒤에 따라
오는 오용을 바라보자, 그가 뛰어가 대문을 열었다. 그러자 창희와 그의 부하
들이 달려왔다.
“공자! 공자! 이 창희가 왔습니다.”
승태는 머리를 짚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고는 문으로 달려갔다. 막나가는
창희를 막을 수 있는 사람이 그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여긴 왜 오신 겁니까?”
“왜 오긴요! 조조 놈이 불렀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소인이 걱정되어 한달음에
달려왔습니다. 그리고 그 희멀건 놈은 데리고 가시면서 저를 두고 가시다니,
말이 안 되는 일입니다! 그래서 선고(장패)에게 채주자리를 넘겨주고 왔습니다.”
승태는 이마를 짚었다. 그러고는 부하들과 같이 엎어져 있는 창희를 바라보았다.
“창 공.”
“그냥 창가라 불러 주십시오. 부공께 은덕을 많이 입은 몸입니다.”
진궁은 승태의 뒤로 다가와 말했다.
“데려가시지요. 다른 쓰임이 있는 이들입니다.”
승태는 이마를 짚으며 창희에게 다가가 귀에 대고 말했다.
“창 공, 저번의 만남에도 말하지 않았습니까. 제 능력으로는 조가를 되찾고
부공의 복수는커녕 지금 제 목숨을 유지하기도 어렵다고요.”
그러자 창희가 머리를 박으며 말했다.
“예!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후회는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은공을 그리
보냈는데, 은공의 유일한 아드님도 보낸다면 평생 의와 협으로 산 삶을 부정
하는 것입니다.”
승태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를 일으키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창공의 뜻이 그······.”
“말을 낮추어 주십쇼. 공자님의 존대, 받기 어렵습니다.”
‘이 인간아, 그런 얼굴로 존대를 받지 못하겠다고 하면, 존대가 안 나오겠냐?’
마동석 같은 몸집에 수염은 대다수의 장비 삽화와 같은 얼굴을 한 창희는 그
야말로 자연스럽게 존대가 나오는 얼굴이었다.
“알았습······.”
다시 존댓말을 하려는 순간, 창희가 노려보자 승태는 히익하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 알았네.”
창희는 그때야 고개를 끄덕이며 우렁차게 외쳤다.
“주공! 명을 내려 주십쇼.”
“주공! 명을 내려 주십쇼!”
승태가 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자 밖으로 나온 이들은 뒤에 병풍처럼 서 있었
다. 승태는 한숨을 내뱉으며 말했다.
“일어나서 술이나 일단 듭시다. 내일 주목부에서 말할 내용을 여기서 하는 게
좋겠습니다. 어차피 하비상이야 몸이 불편하니, 내 나중에 직접 찾아가겠다.
전하겠습니다.”
창희는 가슴을 두드리며 말했다.
“명을 받듭니다!”
승태는 손을 흔들며 몸을 돌리고 말했다.
“들어갑시다. 제가 괜한 걱정을 일으켰습니다.”
승태가 상석에 앉아 술을 돌리자, 이미 약간 취한 노숙이나 진군은 웃으며 받
았고, 창희와 그의 부하들은 그저 생각 없이 술을 받아 바로 마셔 버렸다. 그
탓에 다시 따라주고, 순배가 오면 마시라고 타일렀다.
태사자와 육손은 걱정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그리고 진궁과 사마의는 이를 천
천히 관망하는 모습으로 술을 받아 들었다.
승태가 술을 들고 예를 취하며 마시자, 다른 이들이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그렇게 술을 모두 내려놓았을 때, 승태가 말했다.
“고 도독이 없는 것이 조금 아쉽지만, 지금 상황에 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모두가 조용해지자, 승태는 순욱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전했다.
“조 사공께서 지금 유표와 장수를 향하여 다시금 검을 뽑다 드셨네. 그리고
그 정벌이 끝나면, 나에 대한 처벌을 결정하기로 말씀하셨네.”
태사자의 쪽에서 쿵하는 소리가 들려오자, 태사자의 앞에 있는 술상이 부서진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러자 창희가 고개를 저으면서 말했다.
“예의가 없는 친구로군. 서주목께서 이야기하시는데··· 쯧.”
그런 이야기가 나올 줄 모른 태사자는 멍한 눈으로 창희를 바라보았다. 창희
는 눈을 부라리며 말했다.
“그 눈깔은 뭐야? 한판하자는 거야?”
승태는 손을 들었다.
“그만! 그만! 처벌은 제가 받는데, 왜 여러분이 더 난리입니까? 죽는 것도 아
니고, 주목 자리에 잠시 물러나게 되는 일뿐인데 말입니다.”
승태의 말에 태사자가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순간, 창희가 나서 그의 어깨를
잡으며 말했다.
“아야, 어깨 박살 나기 싫으면 앉아 있어라. 활 쏘는 거 계속하고 잡으면 팔
은 멀쩡해야겠지?”
태사자가 순간적으로 창희의 손목을 잡고 돌리려는 순간, 창희도 빠르게 그를
밀어 넘어트렸다. 그러자 술상이 엎어지며 주변에 흩날렸다.
그 둘은 바로 자세를 잡으며 다음 공격을 할 준비를 했다. 그리고 창희가 먼
저 발끝에 보이는 나물을 태사자에게 차면서 다시 박투가 시작되었다.
그들의 더러운 싸움을 피해 진군과 노숙은 술상을 들고 일어났고, 사마의와
진궁은 일어나 두세 걸음을 물러났다.
육손은 앉은 채로 술상을 끌며 뒤로 물러났다.
승태는 그들을 바라보고 있자니, 짜증이 머리끝까지 차올랐다. 그때, 조운이
목검 하나를 쥐여 주며 말했다.
“직접 처리하시지요.”
조운이 싱긋 웃으며 말했다.
“할 수 있습니다. 저들은 주목을 공격하지 않을 테니까요.”
승태는 조운이 건네준 목검을 들고 박투를 하는 그들 사이로 들어갔다. 태사
자와 창희의 눈이 커지며 공격하는 궤도가 변하면서 자세가 무너지자, 승태는
바로 목검으로 태사자의 다리를 밀어 넘어트렸고, 곧바로 돌면서 창희의 허리
를 노렸다.
“큭.”
“주공! 이게 무슨!”
승태가 바로 목검을 창희의 가슴에 찔러 넣자, 그는 뒤로 물러나다가 바닥에
널브러진 접시를 밟고 넘어졌다. 승태는 바로 검을 집어넣으며 숨을 내뱉었
고, 태사자는 어이가 없었는지 그저 웃음만 지어 보였다.
“대장부가 태어나 7척 검을 들고 천자의 계단에 올라야 한다는 사람이 겨우
이런 일로 흥분을 하지 않나··· 주인으로 모시겠다는 사람의 마음도 모르는
인간들이 끝까지 저를 따를 수 있겠습니까?”
승태의 말에 육손이 예를 차리며 말했다.
“태사 장군께서는 지금 빨리 예장으로 향해야 하는데, 마음이 급하여 그런 일
을 벌인 것이니··· 조 서주께서 이해해 주소서.”
태사자는 육손이 변호를 해 주었으나, 반면 창희는 그저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이해합니다. 저 또한 억울하고 화가 납니다. 직위가 빼앗긴 게 문제가 아니
라 일이 진행되지 않아서 말입니다.”
그리고 승태는 있는 힘껏 바닥에 목검을 꼽았다. 목검이 큰 소리를 내며 마룻
바닥을 뚫고 들어가더니, 손을 떼자 약간 기울어지면서 고정되었다.
“남은 일을 모조리 마무리 짓고 떠날 겁니다. 저를 탄원한 부민들 다 때려잡
을 것이고, 태사 장군의 기반은 원술을 때려잡으면서 만들 겁니다.”
태사자는 놀란 눈으로 승태를 바라보았다.
“서주에 유 예주가 손을 뻗는 거, 그냥 둘 겁니다. 어차피 저에겐 여러분 정
도만 있으면 됩니다. 유 예주가 서주를 노린다면 줄 겁니다. 그러나 유 예주
에게 보여 줄 것입니다. 혹 유 예주가 조정에 반기를 들어 서주를 차지하게
될 때, 한고조께서 함양을 들어와 압도되는 감정을 느끼게 합시다.”
“그 정도로 정보를 두는 것은 도리어 유 예주를 돕게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승태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조 사공은 그렇게 느리게 움직이시는 분이 아닙니다. 유 예주가 조 사공의
손에 벗어나는 순간, 조 사공은 곧바로 움직일 겁니다.”
그러자 태사자가 승태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저희는 무엇을 하면 됩니까?”
“가만히 계십쇼. 그러나 사공과 유 예주 간의 싸움이 될 수 있도록 전장을 줄
이는 일을 해야 합니다. 태사 장군은 서주 남부를, 도독과 노국상은 서주의
북부를 지킬 겁니다.”
“유 예주는 절망하겠군요.”
진궁은 웃음을 지으며 말했고, 그 뒤로 사마의가 물었다.
“하비를 커다란 관으로 만드실 겁니까?”
승태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관이 될 수도 있지. 그런데 내 생각에는 죽지 않을 것 같군.”
다들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들의 할 일을 이해하는 것 같은 분위기가 되었다.
그 탓에 갑자기 들어온 창희는 소외감을 느꼈다. 그래서 승태에게 고개를 숙
이며 물었다.
“소신이 할 일은 없습니까?”
승태는 창희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
“가장 중요한 일을 있는데, 하시겠습니까?”
창희가 고개를 세차게 끄덕였고, 승태는 그에게 다가가 말을 전하였다.
***
쾅 하는 소리와 함께 하비성에서 꽤 부를 자랑하는 인물의 대문이 부서지며
창희의 부하들이 들이닥쳤다.
“이야! 집 좋네!”
장원의 주인은 손가락으로 창희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게 무슨 일이오!”
“이게 무슨 일이라니? 네놈이 감히 나라의 땅을 수취하였다고 해서 온 거다.”
“이놈! 내가 누구인지 아느냐? 내 너희들의 무례를 이번에는 넘어갈 테니!”
창희는 나무로 정확히 육각으로 깎은 물건으로 바로 말이 많은 장원 주인의
무릎을 내리치며 말했다.
“무슨 죄인이 말이 많아? 애들아! 뒤져라!”
창희의 말에 순식간에 부하들이 장원을 뒤졌다. 간혹 하인들이 반항하면 방망
이로 휘둘러 패 버렸다. 그렇게 하나둘 처리를 하니, 모두 싸울 의지를 잃고
마당에 묶여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조가와 연관이 있는 나를 이리 모욕을 주다니, 조 서주가 아는 일이더냐?”
장주의 말에 창희는 기분이 나빠 그의 가슴팍을 발로 차 버리며 말했다.
“어이, 영감! 영감 덕에 이 사달이 난 거야. 주공께서 좋게, 좋게 말로 하고,
관리를 보냈을 때 넘어갔으면 됐잖아. 안 그래? 그런데 되지도 않는 인맥을
써서 주공을 압박하니까, 주공께서도 화가 난 거 아니야.”
“이러고도 무사할 것 같으냐!”
“영감, 주공은 이미 포기했어. 그리고 어째서 조 사공께서 이런 서주의 일개
장원을 신경을 쓸 거라 생각해? 네놈들이 하도 말이 많으니까, 그냥 주공의
자리를 옮긴 거지. 벌레들의 목숨이 중요하겠어? 아니면 목숨을 바쳐 자신의
생명을 구한 조카의 목숨이 귀하겠어? 응? 잘 생각해 봐.”
창희가 백발의 장주의 머리를 몽둥이로 툭툭 밀면서 말하자, 그의 아들로 보
이는 자가 나서서 말했다.
“네놈들은 부모도 없더냐! 어찌하여 나이 드신 아버지를 희롱한단 말이냐!”
창희는 일어나서 손으로 방망이를 두들기며 그의 앞에 서자, 아들로 보이는
자의 입이 다물어졌다.
“어이, 나 고아인 거 어떻게 알았어?”
“역시 부모가 없으니, 예라는 것을 모르는 것이구나! 이 금수 같은 놈!”
그의 말에 창희는 빵 터진 듯 웃었다. 그러더니 방망이로 바로 그의 머리를
후려쳤다. 그러자 그는 피를 토하며 쓰러졌고, 장주는 놀라 소리쳤다.
“석아!”
“백성의 고통 앞에서는 그렇게 무심한 양반들이 지들이 힘드니까 인의고, 예
의를 찾아? 어이, 서주에서 극악한 일이 일어났는데, 그것을 발판 삼아 부를
늘린 것은 너희야. 우리가 악이 아니라, 네놈들이 악이라고.”
“이 간악한 놈들!”
“아, 진짜 말을 못 알아들으시네.”
얼굴이 짜부라지며 화가 머리까지 난 창희는 노인의 앞까지 다시 걸어갔다.
그리고 노인의 무릎을 지그시 밟으며 말했다. 노인이 신음 소리를 무시하며
창희는 그의 귀에 대고 말했다.
“너희가 최소한 한 번이라도 구휼에 도움이 됐으면 이 정도로 안 했어. 자기
들이 남들의 피눈물로 부를 쌓았으면, 자기들도 피눈물 흘릴 각오는 해야 할
거 아니야! 모조리 끌고 가라. 손가와 손을 잡고 평도후를 해한 연루자들이다.”
창희의 말에 노인은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
“그, 그게 무슨······.”
“아야! 재갈!”
“예!”
창희는 모조리 호송 우마차에 장원의 식솔들을 옮겨 놓았다. 그때, 창희의 수
하가 그에게 물었다.
“대장.”
“쓰읍!”
“현위님, 집은 어찌할까요?”
“아, 장원? 주공께서 좀 손을 봐서 고아를 키우는 데 쓰겠다 하신다. 히야!
성정은 참 타고나신 분이야. 그치? 나를 거두시던 어르신이 생각하는군. 아니
다. 빨리 움직이자. 동문 쪽에만 한둘이 아니다. 빨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