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The Unfinished Lord RAW novel - Chapter 460
460화
“수군으로 만든 성벽이 무너져 자신들을 덮칠 것이니, 유비는 자만으로 죽음에 이르게 만든다.”
“방 군사가 이른 말입니까? 자신감을 넘어 방자한 말로 보입니다. 솔직히 유비가 그리 쉬운 인물은 아니라 생각하는데, 이리 자신 있는 모습을 보이니 불안하기도 합니다.”
“서신의 필체만 보아도 자신 있게 적어 온 말이네. 나 또한 불안한 마음이 있기는 하지 하나… 능력은 있지 않은가?”
하제의 말에 서성이 고개를 끄덕이며 웃음을 지었다.
“알지요. 그렇다고 해도 자신감 하나는 대단하다고 말해야 할 것 같습니다. 황권을 무너트리면 유비를 죽음에 빠뜨리겠다 자신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사원의 자신감이야 그가 오현의 개척 도독 겸 회계군독에 있을 때도 보지 않았는가? 투박해 보이는데 앞뒤가 막혀 있는 인간이라, 적어도 구 할 정도의 가능성이 보이지 않으면 말을 꺼내지도 않는 사람이지 않았는가.”
“하기야… 잠시 겪었는데도 혀를 내둘렀지요. 하는 짓은 구멍이 숭숭 뚫린 인간인데, 일을 할 때는 무슨……. 어휴, 덕분에 이상한 놈들은 잘 거르지 않았습니까? 아니었으면 감괴 놈을 토벌할 때 꽤 애를 먹었을 것입니다.”
서성의 말대로 방통의 심의와 심사는 굉장히 까다로워서 아주 조금의 흠집이 있는 경우에도 개척 도독의 자리가 위태위태했었고, 이 기준이 또 틀린 것은 아니라 도독들은 헛된 일을 하지 못하였다. 심지어 헛된 일을 하는 도독들은 그 자리에서 개척지를 반납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러니 도독들은 방통의 감독 아래 미친 듯이 일에 매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른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어지간한 간자들은 나가떨어졌고, 남은 간자들도 기반을 세우지도 못하고 자신이 간자 임을 직접 밝힌 후 아예 지역에 정착할 수밖에 없었다. 만일 그러한 간자들이 개척 도독으로 군과 기반을 잡고 있었다면 감괴가 장강에서 난을 일으키는데 그를 도왔을 것이고, 이는 단순히 공신의 자식 한 명이 엇나갔다는 문제가 아니라 체제 자체가 흔들리는 일이 될 것이었다.
“덕분에 잡졸 도독이라 불리던 그들의 입지가 좀 나아지지 않았는가? 다행이라 생각하네. 내 솔직히 말해 원씨 놈들이 마음에 안 들었네.”
“하하하하! 그렇기야 하지요. 수춘을 지금과 같이 번성하게 만든 것은 주군의 노고인데, 저들은 내심 무슨 원가가 근본인 것처럼 말하지 않았습니까? 역적의 땅으로 불려 수춘에서 경관을 쌓을 수도 있는 일 아니겠습니까? 주군께서 수춘에 자리를 잡고 저들이 신바람 난 것이지요.”
서성은 거기까지 말한 후 잠시 목을 가다듬었다.
“여하튼 감괴는 이대로 괜찮겠지요… 솔직히 감 장군의 성격은 마음에 들지 않으나, 나라를 지키는 기둥 중의 하나이니…….”
“주군께서도 감씨 가문의 핏줄만큼은 이어 나가게 할 것이라 하지 않았는가? 솔직히 감괴와 달리 다른 아이들이 멀쩡하여 다행이었지. 거기다 손자인 청이가 직접 죄를 청하지 않았는가? 그런 일이 없었다면 많은 이들이 회의적이었을 것이지만… 뭐 어떠한가?”
하제는 살짝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설령 그렇다고 해도 감술이나 다른 이들이 감 공의 피를 이었을 것이네. 감괴야 큰 공신의 아들이니 직접 죽이지는 않고 그저 평생 연금을 해 둔 상황이니, 만일 다시 문제를 새로 일으키지만 않는다면 저렇게 목숨만은 연명하게 놔둘 것이네.”
하제의 말에도 서성은 약간 걱정이 된다는 듯이 말했다.
“감술이나 다른 아이들은 그다지 호방해 보이지 않은데, 그를 막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감괴가 장군의 부곡들을 다른 이들에게 넘겨 분란을 일으킬 거라는 사실을 그들이 몰랐을 리 없는데, 그저 죄가 무서워 몰랐다고 계속 변명하는 것이 영 좋게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벌을 피하려는 마음이야 모두가 같은 것 아니겠는가? 그리고 죄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감괴를 잘 감시할 것이네. 전하께서 직접 그들에게 감괴의 감시를 명하였지 않은가. 그들이 알고 있었든, 몰랐든 그들이 가진 두려움은 주공의 명을 이행하게 만들 것이네.”
하제가 걸음을 옮겨 뒷짐을 지고 잠시 무엇인가 생각하는 그때, 밖에서 병사 하나가 큰 소리로 외쳤다.
“적군이 시계(視界)에 보입니다!”
“노를 더욱 빨리 저어 저들에게 다가간다! 저들 또한 우리를 보았을 것이니 빠르게 치고 나가야 할 것이야!”
“존명!”
하제는 수군에게 공격 명령을 내리며 다시금 자신이 강하에 돌아온 것을 알렸고, 전쟁이 시작되었다.
* * *
주유는 기침을 내뱉으며 손권에게 지금 난이 일어난 곳과 그것을 토벌하기 위한 계획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송나라를 도와야 하지 않겠는가?”
손권의 물음에 주유는 고개를 내저었다.
“이번에 그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영원히 벗어나기에는 요원할 것입니다. 또한, 지금 송이 양번을 차지한다면 남군을 기반으로 한 저희를 그냥 두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면 그들에게 더욱 잘 보여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가 공을 세우는 것을 본다면 유용성을 알아볼 것이 아니겠는가?”
이전과 같이 그저 촉군을 막는 정도로 손가를 이어 나간다면 응당 자리를 보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손권의 말은 일견 타당한 말이었다. 지금 송이 보이는 모습을 보면 무작정 땅을 넓히는 것이 아니었으니, 잘 개간도 되지 않은 곳을 무리하게 넓히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 이었다.
거기다 이전에 승태가 유비를 막기 위해 손가가 남군을 집어삼킬 수 있도록 엄청나게 지원해 주지 않았던가. 그 부의 크기는 손권을 그저 안주하고 무릎 꿇게 만들기 충분하였다.
자본의 앞에 무릎을 꿇은 손권의 모습을 보자 주유는 순간 가슴이 답답해지는 것 같았다. 문제는 이러한 모습이 단순히 손권에게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손가 내부의 인물들 대다수가 그렇다는 것이었다.
“과거는 그럴 수 있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송의 크기가 과거와 다르고, 개척 도독을 통하여 군의 크기가 비약적으로 커지고 있으니, 우리의 이용성보다는 진작 내주어야 할 자리를 차지한 이들로 보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들이 우리에게 공을 세우라는 명목으로 앞장세워 촉도의 길을 열도록 희생을 강요할 것이요, 외방의 국가에는 악명을 쌓게 만들 것입니다. 그러하니 우리는 송에 필요성을 입증하면서도 독립적으로, 또 강건함을 보여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입니다.”
손권은 순간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찌해야 하는가?”
“송과의 고리를 어느 정도 끊어내어야 하옵니다.”
“유비의 손을 잡고 그들의 뒤를 치라는 말인가? 우리가 유비의 의제인 장비를 죽였으니 그들과 같은 하늘 아래 있기는 어려울 것이네.”
주유는 손권의 말에 절대 아니라는 듯 손을 내저었다.
“아니옵니다. 지금 내란을 기회 삼아 내부를 정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친송을 하는 것은 옳은 일이나, 저희의 이익을 빼 저들의 아가리에 넣을 이들을 쓸어 내야 하옵니다. 이번만큼은 기회이옵니다. 작금 송과 우리가 단절되어있으니, 주군께서 결단만 내리신다면 소신이 책임을 지겠습니다.”
손권은 마치 주유의 입에서 그 말이 나오기를 바랐다는 듯이 주유가 책임이라는 말을 하자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끄덕였다.
“좋네. 그대의 뜻대로 결정하시오. 내 그대의 뒤에 서 있을 것이니.”
책임을 온전히 주유에게 넘긴 손권은 그저 웃음을 지어 보였다. 주유는 예를 취하고 나왔고, 그의 옆에 여몽이 따라붙었다.
“주군께서는 어찌 결정하셨습니까?”
“허하셨네.”
“다행이옵니다.”
주유는 여몽의 말에 잠시 몸을 멈추었다가 이내 말했다.
“자명.”
“예.”
“그대는 예장으로 가게.”
“그게 무슨 뜻이옵니까? 예장이라니요? 송군을 돕지도 않을 것인데 예장으로 향할 이유는 무엇입니까?”
주유는 빤히 여몽을 바라보았다.
“명이네. 후일 그런 생각으로 누군가에게 말했다가는 큰 고초가 있을 것이야. 예장으로 가서 송에 있는 손가에게 송국이 교주는 어찌할 것인지 알아 오게. 그대는 송의 손가와 그다지 나쁜 관계는 아니니 어렵지는 않을 것이야.”
“명을 받들겠습니다.”
주유는 여몽이 사라지고 나서 잠시 서서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일이 끝나면 백부, 그대가 바라는 것을 얻을 것이네……. 번천(翻天)의 일은 어렵겠지만 천하의 기둥 중 작은 기둥이 될 수는 있을 것이야. 손가의 이름으로 말이야. 미안하기도 하군. 자네의 유언은 이루기 힘들겠어.”
주유의 움직임은 굉장히 과감하였다. 송의 눈과 귀가 되는 이들이 묘하게 자리가 재배치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자리가 재배치되는 동안 많은 이들이 주유에 대한 탄원을 올렸다.
송과 친한 자신들을 이리 치게 된다면 나라가 위태로워질 것이라는 뜻이었다. 그러나 주유는 그것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내전과 엮어 그들을 모조리 처리해 버리고 있었는데, 어떻게 주유에게 대응을 하겠는가? 그저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손권에게 주유가 미쳐 있으니 이를 벌해 달라 청할 뿐이었다.
마치 죽음이 상관없다는 듯한 주유의 모습에 모두가 두려움을 가지며 떨 뿐이었다.
* * *
유봉은 유비의 명을 받아 들고는 약간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정녕 이 이 유봉을 버리시려 하나이까?”
유비는 유봉에게 직접 군을 이끌고 손가를 치라는 명령을 내렸다. 물론 지금 강을 막아 손가가 고립되었고, 주유로 인해 내란이 일어났다고 하지만 상용의 군세만 이용해서 손가를 치라는 말은 가서 죽으라는 말이나 다름이 없었다.
“맹달의 말을 믿었어야 하는 것인가?”
무심코 그런 말이 나왔다. 하기야 맹달은 현명하였다. 오래전부터 상용의 가치를 올려 팔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그것이 자신의 주인이든 적이든 말이다.
아니, 자신의 물건을 사는 것은 적이나 주인이 아니라 그저 상대일 뿐이었다.
유봉은 맹달이 현명하다고 생각하고 있음에도 자신이 유비를 버릴 생각을 하고 있지 못하는 것은 맹달의 말처럼 자신의 위치 때문일 것으로 생각했다.
마치 그것은 자신에게 최고의 모습을 만들었지만, 자신이 무너질 기회를 내어주는 것이니 말이다.
“황 장군이 이것은 틀렸소이다. 내 모든 욕심을 내려놓았지만 부공과 뭇 신료들은 나를 버렸소이다. 한데 어찌 마음을 바로 세울 수 있겠소?”
그러나 유봉은 모든 것을 버리기에는 마음이 약했다. 자신의 가족들은 이미 장안에 잡혀있었고, 특히 자신의 아들은 장안에서 제갈량의 의붓아들과 같이하고 있었다. 아마도 저번 일로 인해 유봉을 더는 믿을 수 없으니 볼모를 잡아 둔 것이리라.
유봉은 황충의 말을 진심으로 따르며 유비와 제갈량이 바라는 바대로 따랐으며, 스스로 왕위와 상관없다는 듯 신료들과 불화를 일으켰지만 결국 그 일은 이렇게 결말을 만들게 되었다.
유봉은 고뇌를 하다가 이내 자신의 양부인 유비에게 서신을 보내었다. 원망도, 그렇다고 불만도 아니었다. 어차피 그러한 것들은 황충을 보내며 모든 것을 내려 두었으니 아쉬움을 남겨 둘 뿐이었다.
그저 유봉의 귓가에는 황충이 마지막 했던 말들만 맴돌았다.
이윽고 유봉이 손가 공격을 결정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