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The Unfinished Lord RAW novel - Chapter 511
511화
[송나라의 외교는 굉장히 넓은 지역에서 이루어졌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특이하게 송국은 무역을 중점으로 한 외교가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남으로는 남강과 해안선을 따라, 북으로는 황하와 산동의 반도들, 그리고 한반도를 지나쳐 나아갔습니다. 송의 문화는 그 무역로를 따라서 퍼져 나갔습니다.
송의 문화는 한의 문화와 달리 편을 가르는 것이 아니라, 당시 교역하던 로마와 닮아 있었습니다. 무슨 뜻이냐 하면… 송인들은 길이 닿는 곳 어디든 퍼져 나갔고, 어떻게 해서든 수춘까지 이르는 길을 냈습니다.
아, 송인이 어리석다는 내용은 과거 춘추시대 뿐 아니라 후대에도 나타나게 되는데, 이는 그들의 공정(公正)을 중시하는 성격 때문입니다.
하나 과거 춘추와 달리 주변에서 송인을 무서워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그들의 출국 호패에는 ‘그대여, 그대의 나라가 송인을 어찌 여기는가에 따라 송은 그대의 나라를 보리라’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심지어 말만 그런 것이 아니었습니다. 아직 나라의 기틀을 쌓지 못하여 도적이 들끓던 왜에서 송의 민간인들이 죽음을 당하였는데, 그 보복을 아주 철저히 가했습니다.
왜의 구주 일대가 10년 넘게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이 되었다는 기록을 보면……. (후략) 고대와 현대의 연결성 ― 이창]
송국의 대전. 승태는 대전의 가운데에서 걸음을 옮기며 신하들을 바라보았다. 많은 이들이 고개를 숙이고 승태가 권좌에 오르기를 기다렸고, 승태는 자리에 앉아 그들을 바라보았다.
“고개를 들라.”
승태의 말에 내관들이 크게 소리치자 신하들이 고개를 들며 승태에게 예를 표하였다.
“대왕의 존안을 뵈옵니다.”
우렁찬 대답으로 시작된 조회에서 가장 먼저 나온 것은 조조의 친족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아국과 위국이 본시 피를 같이하는 나라이기는 하지만, 작금 조식이 일으킨 사태는 심각히 바라봐야 할 일이옵니다. 전하 이를 굽어살피소서.”
“굽어살피소서!”
몇몇이 발언에 동의하는 듯 연이어 굽어살피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그러고 나서 한 인물이 나와 예를 표하였다.
“소신도 그리 생각하옵니다. 외척과 친족이 나라를 해친 일들은 고래로 꾸준히 있어 왔사옵니다. 하여 친족들의 권한을 내려놓게 하고, 비슷한 일을 만들어 나라에 해가 될 이들의 권한을 줄여야 한다고 사료되옵니다.”
승태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왕가의 일이네. 또한 왕가의 인물들이 자신의 죄와 위험을 알고 각자 자리를 내어놓거나 봉지를 반납하고, 작금 수춘에서 멀리 떨어진 타지의 전장으로 가 공을 세우고 있네. 그러한데도 그리 말하는 것인가?”
“더욱 위험한 일 아니겠습니까? 감시가 적은 외방에 나아가 군을 이끄는 것은 좋지 않은 일이라 사료되옵니다.”
신하들의 걱정도 이해할 만한 일이었다. 조식은 조비가 죽자마자 그 자리를 차지하였으니, 떨떠름한 감정으로 바라보는 것도 당연했다. 아니, 어쩌면 배신감이 들지도 몰랐다. 혹여 위국이 힘을 회복하면 이상한 짓을 벌일 수도 있었으니 말이다. 조식은 송에서 일하며 취약점을 어느 정도 알았을 터.
그러나 승태는 그 점에 대해 굉장히 회의적이었다. 우선 왕가의 인물들이 권한을 가진 것은 맞지만, 각자 능력에 맞게 얻은 것이었다. 또한 권한의 크기가 큰 이들은 응당 옆에서 감시하는 이들이 붙었다.
이는 모든 장수들이 겪는 일이었는데, 문관들이야 군사적인 일을 잘 모르니 지금 같은 말이 나온 것이었다.
‘뭐, 그런 감시가 있어도 불안한 것은 맞지. 수춘에서 난이 일어난 것만 해도 몇 번이던가?’
승태는 눈 밑을 살짝 긁다가 이내 고개를 저었다. 신하들의 말이 아주 틀린 것은 아니나, 저들을 이해하기만 해서는 안 됐다.
위험 요소이기는 하지만, 또 자신의 수족과도 같은 이들 아니었는가. 하지만 그들은 현재 자진하여 사방으로 흩어졌고, 수도에서 먼 전선으로 가 죄를 사하여 달라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니 이에 합당한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었다.
승태의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제갈근이 나서 말을 했다.
“그대들이 직접 군을 이끌고 나아가 되겠군. 아니 그런가? 왕가의 공신들이 자신의 공을 내어놓고 전장에 나아갔는데, 어찌 중신이라는 이들이 그런 말을 할 수 있는가!”
외교부의 일익인 제갈근이 그들을 향하여 일갈을 하자, 그들은 더는 무어라 하지 못하고 말을 멈추었다.
그럼에도 일부는 조심히 반론하였다.
“하나… 대왕의 친족들이 지금 위험하다는 것은 맞는 말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말을 한다면 서주와 수춘인이 아닌 이들은 모두 몰아내야겠지. 대왕께서 기주인들조차 다시 품어 주신 것을 잊었는가?”
“그것은…….”
과거의 원죄가 있는 기주인들까지 품어 주었던 전적을 꺼내자 그들의 입이 턱 막혔다.
“그러한 일은… 조식 또한 그렇지 않겠습니까? 조식 또한 아국에서 공을 세웠으나, 결국 위국의 권신들과 결탁하여…….”
기주인들이 그 말을 하자 서주인들 사이에서 은근하게 비아냥거리는 소리가 튀어나왔다.
“역적 놈들과 손잡고 난을 일으킨 인물들이 할 말은 아니지 않은가?”
조용히 튀어나오는 말에 그들은 고개를 숙이며 뒤로 물러났다. 그러면서 뒤를 슬쩍 보자, 그간 보지 못했던 양수와 예형이 돌아왔다는 사실을 꺠달았다.
이윽고 양수를 위시한 이들이 조가를 옹호하기 시작하였다. 조단의 강력한지지 세력인 서주와 예주인들이 이번 사태의 선처를 밀어붙이자, 다른 인물들은 할 말을 잃어버렸다.
양수는 도리어 이번 일에 왕가의 인물들을 칭찬해야 한다고까지 했다.
“공을 세우고도 왕가의 인물 중 하나가 일으킨 물의 때문에 자신의 자산을 내어놓고 전장으로 나가는 이들입니다. 그들을 상찬하지는 못할망정 뒤에서 욕을 한다면 대체 어떤 충신들이 나라를 위해 싸우겠습니까? 그리고 그들이 헌납한 부 또한 과거 노 국상의 사례 못지않사옵니다. 이를 기리어 그들의 부끄러운 일을 이해하시고, 그들이 세운 공을 공정히 대하여 주소서.”
양수가 이렇게 나오자 승태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고는 응당 그들이 세로 공을 세운다면 화답하여 위패를 세우고 공적을 기릴 것이네. 그간 해 오던 일 아니던가? 무릇 신하가 나라를 걱정하여 가산을 내어놓으면, 나라는 그를 위하여 명예와 살길을 열어 주는 법이니.”
승태의 선언에 신하들은 고개를 숙이며 감읍하다는 소리를 하였다.
그리고 여러 가지 업무들이 올라왔고, 승태는 하나하나 들으며 논의하고 처리해 나갔다. 특히 주목해야 할 안건은 이번 공손씨의 난으로 인하여 해동의 약재가 줄었다는 것과, 해동의 종이와 관련된 이야기였다.
일반적인 물건들이야 내수에서 해결될 일이었지만, 고급 물품 중 많은 것들이 해동에서 나오고 있었다. 물길이라고 해 봐야 해안을 따라 움직이는 것뿐이니, 공손씨들의 난을 빨리 처리해 달라는 요청이 들어온 것이었다.
의부에서는 약효가 떨어지면 구할 수 있는 인물도 못 구할 수 있었고, 이곳저곳에서 전쟁이 터지고 있으니 급한 약들도 많을 것이었다.
조회가 끝난 자리에 서서와 양수가 엎드려 있었고, 승태는 물음을 던졌다.
“태사 장군은 어떠하시던가? 고가 듣기로 진에 다녀온 뒤로 몸이 좋지 않다고 들었는데.”
양수는 승태의 말에 고개를 내저었다.
“나이가 있으신지라 먼 거리를 다녀온 이후 몸이 좋지 않으신 듯하옵니다. 거기다가 서로 안부를 묻던 친우도 그곳에서 죽었을 뿐 아니라, 아군의 장수가 범인으로 몰리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장수가 멀리 나라를 떠나 고향으로 돌아갔으니 심적으로 충격을 받으실 만 하였습니다.”
양수의 말은 관우의 죽음에 대한 것이었다. 승태도 양심이 있기에 꽤 거슬리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마초의 원한을 갚게 해 주겠다는 약속으로 만들어 낸 일이었는데…….’
사실 승태는 이 일로 진나라가 바로 한과 드잡이를 벌일 줄 알았다. 그런데 아무런 움직임이 없어 이상하게 느끼던 중이었다. 지끈거리는 머리를 짚으며 턱에 난 수염을 쓰다듬으며 물었다.
“진의 사정은 어떻던가?”
“제갈량이 전권을 흔들고 있었습니다. 관씨들과 익주인들이 나라의 개혁에 조금 반대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는 하나, 진왕이 제갈량을 극진하게 밀어주니 말이 없는 듯하옵니다.”
원래의 역사대로 흐르고 있는 진의 모습에 승태는 약간 두려운 감정도 생겼다. 원래 역사에서도 고작 익주만 가지고 있던 촉한이 그렇게 위나라를 괴롭혔는데, 현재의 진을 이끌고 있는 제갈량이 무슨 짓을 벌일지는 상상도 가지 않았다.
‘그렇기에 먼저 무너트리려 했는데, 끝끝내 버텨 익주와 사주를 차지하였구나.’
“하면 교주에서 온 구원 요청은 어찌 된 것인지 알고 있습니까?”
승태의 물음에 양수는 잠시 고개를 숙였고, 서서가 나서 말했다.
“교주까지 움직인 군이 진나라의 군세가 맞기는 하오나, 정규군이라 보기에는 어렵습니다.”
“정규군이 아니다. 그럼 무엇인가?”
“익주군의 사병들로 보였습니다. 남중에는 정보원이 없어 정확한 사정을 알아보기에는 시간이 필요하여, 아직 확답을 드리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흐음, 그런 것은 이해해야지. 하나 달리 예측되는 바는 없는가?”
“남중에 반란이 일어났으니, 그들의 일부가 교주로 흘러들어 간 것으로 보이옵니다.”
“음? 진나라의 군이 그리 군율이 무너진 상태는 아닐 터인데?”
“그렇기에 중앙의 군세가 아니라 고한 것이었습니다.”
옆에 있던 양수가 거들었다.
“지방군일 것입니다. 진은 유비가 귀부한 익주인들 일부에게 군 징병할 권한을 허용하였으니, 아마 그들이 남중 토벌에 온 듯하옵니다.”
“하여?”
“제갈량은 어차피 남중에서 반란이 일어난 김에, 익주 세력의 힘을 꺾는 것 역시 동시에 처리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동시에 치운다. 후방을 노릴 수 있는 이들을 치우고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
승태의 중얼거림에 서서는 놀란 듯 문서를 내밀었다.
“진이 남중의 반란에 군을 지원한 일이 없다면, 지금 모으고 있는 군수의 양이 이해할 수 없는 정도이옵니다.”
승태는 서서의 말에 장안으로 모이는 전쟁물자들을 확인하였고, 인상을 찌푸렸다.
“원하는 목표는 남중이 아니라 다른 곳에 있다는 것인가.”
“남은 것은 하나뿐이지 않겠습니까? 그들이 진출할 방향은 이제 동쪽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낙양일 것입니다.”
승태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 둘을 바라보았다.
“아직 정확한 것은 아니니, 군사부와 병부에 들러 장수들과 참모들을 부를 수 있도록 하게. 그리고 지금 진으로 들어가는 물산에 대한 점검은 꼭 부탁하네.”
승태가 당부하자마자 서서는 빠르게 움직였고, 양수는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를 마중 나온 예형이 물음을 던졌다.
“어떠한가? 주군이 알아내셨는가?”
“그렇네, 알아내시더군. 뭐… 금방 알아차리셨네. 하면 그럼 제갈량이 생각한 낙양 침공은 어그러진 것인가?”
“난 아니다에 걸지.”
“제갈량이 낙양까지 집어삼키게 내버려 둔다는 것인가? 그리되면…….”
“꽤 어렵기야 하겠지만 아군에 비할 바는 아니지 않던가. 그보다는 진이 서조를 공격했다는 모습이 더 중요한 것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