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The Unfinished Lord RAW novel - Chapter 93
조조의 군대는 저녁 무렵이 되어서야 산조현을 근처에 도착하여 휴식을 취하였다. 말 상태도 상태였지만, 전투 후의 휴식도 없이 거의 계속 진군해 온 병사들 또한 탈진에 가까웠기 때문이었다.
병사들이 기진맥진하여 말에서 내려 휴식을 취하는 어수선한 상황이었다. 그 엄격한 우금도 병사들을 바라보며 아무런 말 없이 자신의 막사로 들어갔다.
한편, 허저는 주변에 이상하게 동물 소리가 들리지 않아 약간 걱정을 하였다.
“명공, 사위가 너무 조용합니다. 마치 누군가가 습격을 하기 위해 준비를 해 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조조는 허저의 말을 한 귀로 흘려들었다. 지금 당장 자신을 노릴 수 있는 자가 누가 있겠는가.
유비와 그의 의제들은 여남으로 향했다는 보고를 받았다. 해 봐야 배고픔에 창칼을 든 도적들이나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일개 도적이라면, 이 정도 세력이 진영을 지어 둔 것을 보고 바로 도망갔을 것이다.
“걱정하지 말아라. 주변에 우리를 노릴 수 있는 이들이 누가 있겠느냐? 이미 원소가 격파되었다는 소식이 중원에 모두 퍼졌을 것이다.”
“하지만 조심하는 것이 좋을 듯싶습니다.”
“지금은 원소를 잡는 것이 중요하지 다른 것이 중요하겠느냐? 우선 병사들을 쉬게 하여 빨리 움직이는 것이 나을 것이다.”
“명공······.”
“걱정하지 않는다. 내 옆에는 자네와 서타 같은 이들이 있지 않은가? 그대들이 있으면 내 목숨을 노릴 자가 누가 있겠는가?”
허저는 부끄러워하며 고개를 숙였다. 조조는 그런 허저의 등을 두드리며 다시 막사로 들어가려 했다. 그 순간, 조조는 허저를 바라보며 말했다.
“걱정이 된다고 해도 막사 앞에서 자는 것은 아니 되네. 자네가 피곤하면 나를 지키지 못할 것 아닌가? 자네도 푹 쉬게”
허저는 예를 표했고 나서 약간 고민을 하고 그 자리를 떠났다. 그리고 그가 사라지는 것을 본 몇몇 인물들이 그 자리를 떠났다.
완전히 어둠이 내려앉자, 사방의 풀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정확히는 풀무다기를 뒤집어쓴 장비와 서주병들이었다. 슬금슬금 움직이던 이들이 조조군의 군영 근처에 멈추었다. 그때 장비가 빠르게 일어나 정찰병이 반응하기도 전에 사모로 한 번에 그들의 목을 베어 내었다.
장비가 휘파람을 불자, 빠르게 서주병들이 일어났고 그의 주변으로 모였다.
“그냥 이렇게 들어가도 되는 겁니까? 이렇게 들어가도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서주병의 눈에는 외부와 달리 불이 밝게 켜져 있는 조조의 막사가 보였다. 아무리 봐도 습격을 하기 위해 모인 병사들만으로는 조조가 도망가는 것까지 막을 수가 없을 것 같았다.
장비는 그런 그들을 다독이며 말했다.
“우리가 할 것은 조조를 죽이는 것보다는 그의 시선을 우리에게 돌리고 호위인 허저를 불러내는 것이다. 뭐, 조조의 목숨은 너희가 목숨을 내놓는다면 얻을 수도 있겠지.”
장비의 말에 서주병은 이해가 가지 않는 얼굴을 하였다. 도저히 오백이 조금 넘는 병력으로는 조조의 발치에도 닿을 수 없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니, 허저도 보기 전에 모두 죽거나 사로잡힐 것이었다.
“목숨이 아까운가?”
그러자 그들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이미 이곳에 온다고 했을 때 목숨을 내놓았습니다. 하나 일을 성사시키지 못하고 죽는다면 남은 이들의 얼굴을 저승에서 어찌 보겠습니까? 또 조조에게 죽은 가족들의 얼굴은 어찌 보겠습니까?”
장비는 그 말을 꺼낸 병사의 어깨를 두들기며 말했다.
“걱정하지 말게. 그저 난리를 피우다 죽으면 될 일이야.”
장비의 말에 서주병들은 고개를 끄덕인 뒤, 도검을 들고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장비 역시 사모를 들고 걸음을 옮기자, 두 명의 사람이 나와 있었다.
“솔직히 한 명은 예상은 했는데, 남은 한 명은 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어둠에서 나온 인물은 면면을 보며 장비는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그 둘은 마치 썩은 듯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장수와 우금, 그 둘이 각자의 무기를 들고 서 있었다.
“너를 도우려는 것이 아니라 그저 이제야 알게 된 원한을 갚으려는 것뿐이다.”
장비는 ‘호오’ 감탄사를 흘리며 우금을 쳐다보았다. 우금은 아무 말 없이 장비를 진영 내부로 안내했고 장수는 그들의 뒤를 따랐다.
“승태가 이야기하긴 했지만, 이거 거물들이 엮여 있으니 조조은 진정 이번에 죽겠어.”
우금은 장비의 말에 흠칫하며 무기를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아직 반사적으로 조조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면 몸이 먼저 반응했기 때문이었다.
그 모습을 본 장비는 우금에게 물었다.
“그런 상태로 조조를 상대할 수나 있겠는가? 죽일 때 분명 망설일 것 같은데?”
우금은 감정을 다시 추스르고 말했다.
“네놈은 허저만 잡아 두면 된다.”
“잡아 둬? 죽이는 것이 아니라? 당신들 허저가 감당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소? 참으로 대단한 인물들이네.”
“죽이기 아까운 인재다.”
그러나 장수는 다른 의견이었다.
“죽일 수 있으면, 죽이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장군.”
우금은 그 말을 꺼낸 장수를 바라보며 눈을 부라렸다. 그러나 장수는 뻔뻔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그러자 장비는 피식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당신들도 감당 안 돼서 칼을 빌려 쓰는 주제에 무슨 조건이 많아? 가 선생이 소설은 잘 써야 할 텐데 말이야.”
장비의 말에 장수가 장비를 흘리듯 바라보았다.
“빌린 칼은 입 다물고 본연의 일이나 하면 될 것이오.”
“당신들이 빌린 것도 아니면서 말이야. 말은 참 잘해. 뭐, 어차피 거래는 거래이니 말이야. 나는 알아서 잘할 것이네.”
그때, 허저의 커다란 포효가 들려왔다.
“명공! 적습입니다! 모두 일어나라! 일어나 적들을 막아!”
“히유. 소리 한번 우렁차구먼. 난 가 볼 테니, 자네들은 할 일을 하게.”
장비가 허저의 목소리가 난 쪽으로 뛰어가자, 우금은 장수를 보며 물었다.
“자네는 사공께 귀부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 이렇게 칼을 거꾸로 잡는가?”
우금의 말에 장수는 그런 우금에게 물었다.
“그럼 장군께서는 가장 측근에 섰는데 이렇게 칼을 거꾸로 드십니까?”
그 둘은 말이 없었다.
한편, 조조군의 막사에 서타가 들어와 조조에게 급히 말했다.
“명공! 지금 당장 나가셔야 합니다!”
“무슨 일이냐!”
“원소군의 잔당이 쳐들어온 것 같습니다.”
“잔당? 잔당을 가지고 이렇게 호들갑이란 말이냐? 우금이나 악진은 무엇을 한단 말이냐! 내 직접 나가 지휘하겠다. 서타야, 갑주를 가져오너라!”
서타가 갑주를 들고 오자, 조조는 몸을 펼쳤다. 그 순간, 서타가 패도를 뽑아 들고 조조를 찔렀다. 조조가 이상함을 느끼고 몸을 비틀었지만, 옆구리를 베이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서타! 네놈이 어떻게 나에게!”
서타는 다시 한번 빠르게 패검을 찔렀으나 검술로 조예가 깊은 조조가 이미 알아차린 습격에 쉽게 당할 리 없었다.
“밖에 아무도 없느냐!”
옆구리에 피가 새어 나오는 것을 한쪽 손으로 막으며 조조는 사람을 불렀다. 하지만 밖에서는 그저 고함만 들릴 뿐이었다.
“한조의 역적! 조조, 죽어라!”
조조는 자신을 공격하는 서타의 손을 후려쳐 검을 빼앗으려 했지만, 옆구리가 거슬려 힘이 충분하게 들어가지 않았다. 그 탓에 서타는 칼을 놓치지 않았다.
서타는 놀란 눈으로 조조에게 달려 들었지만, 조조는 빠르게 발을 뻗어 그의 복부를 걷어찼고 서타는 조조의 공격을 이기지 못하고 털푸덕 넘어졌다. 조조는 빠르게 막사를 나가허저를 찾으려 했지만 이미 둔영이 어수선해진 상황에서 허저가 어디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제길!”
“조조! 네 이놈!”
조조가 뒤를 돌아보았을 때, 서타가 자신을 노리며 달려오는 것을 보고 주변을 살폈다. 하지만 무기를 찾다가 이내 보이지 않아 말을 찾으려다가 다시 서타에게 따라잡혔다.
“조조! 죽어라!”
“이 빌어먹을 놈이!”
조조가 뛰어가다가 병사를 바라보고는 외쳤다.
“나를 지켜라!”
병사는 조조를 보고 놀란 눈으로 빠르게 달려가 조조를 지키려 했으나 서타의 얼굴을 보고 흠칫 놀랐다. 그 탓에 병사의 반응은 살짝 느렸고, 조조는 바로 병사 던지듯이 서타 쪽으로 날렸다. 서타는 빠르게 병사를 찔렀고 병사는 조조의 행동에 놀라 아무것도 하지 못하였다.
“커어억······.”
서타가 병사의 복부에서 칼을 뽑으려 하자, 병사는 두려운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서타는 조용하게 ‘미안하오’라는 말을 남기고 칼을 뽑으려던 찰나, 조조는 병사의 등을 발로 힘껏 밀어 버렸다. 그러자 뽑으려던 검이 도리어 깊이 박혔다. 그뿐 아니라 그 병사와 함께 뒤로 넘어갔다.
조조는 바로 달려가 서타의 머리를 힘껏 내리찍었다.
“감히! 이 몸을 노려? 엉?”
몇 번의 발길질에 서타의 얼굴은 엉망진창이 되었다. 그것을 본 조조는 웃음을 지으며 그의 머릴 발로 차며 물었다.
“누구냐? 황제? 아니면 원소?”
서타는 도저히 정확히 말하기 힘든 상태로 보였으나 그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하늘이 너를 버릴 것이다, 비열한 놈”
조조가 서타의 말을 비웃으며 말했다.
“하늘이 나를 버려? 내가 버리지 않는 이상은 누구도 나를 버리지 못해! 벌레 같은 놈이 나를 판단해?”
조조는 자신의 의복을 정리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서타와 병사를 발로 밀어 사체를 흔들어 떨어트렸다. 조조는 마치 더러운 것을 만진다는 표정으로 인상을 찌푸리며 병사를 밀어 칼을 몸에서 꺼내었다.
서타는 죽는 그 순간에도 칼을 꾸욱 쥐고 있었다. 얼마나 꾹 쥐었는지 검의 손잡이 뒷부분이 갈비뼈를 부수고 움푹 들어간 모습에도 칼을 놓지 않았다. 서타의 의지는 놀라울 정도로 감탄스러운 모습이었으나 조조에게는 그저 불편하게 만드는, 짜증나는 일일 뿐이었다.
겨우 칼을 뽑은 조조는 주위를 바라보았다. 멀리서 보이는 상황을 보면 크게 어수선하기는 했으나 크게 피해는 없어 보였다. 조조는 이를 보고 바로 판단을 내렸다.
‘필시 적의 숫자는 적을 것이다. 한데 어째서 이렇게 병사들이 대처를 못 한단 말인가? 장수와 우금과 악진은 무엇을 하는 것이야!’
악진은 지금의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믿을 수 있는 사람밖에 없는 상황에서 자신의 등에 꼽힌 칼이 배를 뚫고 나왔기 때문이었다.
“우 장군이 어째서······.”
악진이 허리춤에서 칼을 꺼내어 바로 우금을 베려고 했으나 장수가 바로 창으로 악진을 밀어 버렸다.
“제가 한 번 살려드린 것입니다.”
우금은 그런 말을 꺼낸 장수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죽지는 않았겠지만, 팔 하나 정도는 날아갔겠군.”
악진이 쿨럭이며 피를 뱉어 내자, 우금이 한숨을 쉬면서 그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이내 악진이 한 번 도약하면 바로 벨 수 있는 거리에 서게 되었다.
“제북상이신 포 공이 어찌 죽었는지 알고 있는가?”
“황건적에게 죽지 않았는가!”
“조 사공의 옆에서 모든 전투를 겪은 자네가 그리 말하면 아니될 것인데 말이야. 자네가 황건을 한곳으로 몬 인물 아닌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