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Chef with Hidden Quest RAW novel - Chapter (120)
히든 퀘스트로 탑셰프-120화(120/325)
120. 정체를 밝혀주마!
“이동하는 정육사요?”
“뭐야, 그것도 안 들어봤어? 이탈리아는 처음 온 거야?”
어떻게 답해야 하는 걸까 일순 망설였지만, 여자는 한길의 답변을 기다리지도 않고 그대로 설명을 이어갔다.
“움브리아(Umbria)주에 노치아(Norcia)라고, 이탈리아에서 정육으로 제일 이름난 마을이 있거든. 우린 거기 출신이고. 겨울철이 되면 어차피 할 일도 없으니까 용돈이나 벌러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거지. 겨울에는 다들 돼지를 잡으니까.”
“뭐? 용돈 벌이?”
여자의 설명에 조각같이 생긴 미남자가 한걸음에 달려왔다.
“넌 네 오빠가 한평생 갈고닦은 기술을 용돈 벌이라고 부르는 거냐?”
“그게 싫으면 더 벌어오든가. 미켈란젤로도 1-2 솔디(soldi)만 받고 그림 그리면 용돈벌이하는 거거든?”
“세상에 돈이 전부는 아니잖아?”
“그건 굶어 죽을 걱정 없는 인간들이 하는 말이고!”
시끄러운 일행이었다. 누가 한마디만 하면 반대편에서 딴지를 걸어오고, 게다가 목청도 보통 큰 게 아니다.
미남자는 끓고 있는 주전자처럼 씩씩댔고, 그럴 때마다 뽀얀 김이 코에서 뿜어져 나왔다. 이윽고 미남자의 시선이 한길에게로 향했다.
“이봐, 형씨! 잠깐만!”
미남자는 들고 있던 보따리를 거친 손길로 헤집더니, 작은 손칼과 동그란 덩어리 하나를 꺼냈다.
덩어리는 거대한 소시지였다.
남자는 조심스러운 손길로 소시지를 얇게 썰어 한길에게 한 조각 건네주었다.
“샤퀴테리(charcuterie)인가요?”
“그런 거로 부르지 말아 줄래? 이건 살루미(salumi)거든?”
“아, 살라미(salami)요?”
“아니, 살루미.”
익숙지 않은 표현.
아마 이탈리아식 샤퀴테리를 뜻하는 듯했다. 샤퀴테리는 프랑스어니까.
하지만 남자는 샤퀴테리로 오인당한 게 자존심 상한 모양이었다.
“프랑스 놈들이 만드는 것과는 다르지. 그놈들은 한번 끓여서 불로 다스리지만 우리는 날것 그대로 작업하니까. 훨씬 더 섬세한 작업이라고.”
“이건 뭐라고 부르나요?”
“카포콜로(capocollo). 먹어봐, 반년간 숙성시켜서 맛이 한창 피어올라 있을 때니까. 그리고 저 계집애한테 똑바로 말해줘. 이게 용돈 수준의 살루미인지.”
카포콜로라고 불리는 살루미는 프로슈토(prosciutto)와 비슷해 보이지만, 훨씬 진한 붉은 색이다. 중간중간 붓질을 하듯, 하얀 지방선이 굵게 그려져 있다. 손가락 굵기의, 제법 두툼한 지방선이.
“···!”
맛 역시 프로슈토와는 달랐다.
드라이 에이징한 고기에서 맛볼 수 있는 강렬한 육향. 살코기 안에 숨어있는 수분을 모두 날리고 오로지 고기의 맛 성분만 남겼을 때 나는 응축된 육향이다.
마블링에서 나는 기름진 풍미가 입안을 휩쓸었다. 그 주위를 와인과 마늘, 향신료의 향기가 은은하게 감싸고 있었고.
섬세하면서도 강렬하고, 어딘가 사치스러울 정도로 윤택한 맛이었다.
“대단하네요. 지금껏 먹어본 샤··· 살루미 중에서 제일 맛있는 것 같아요.”
절로 감탄사가 나왔다.
“크하! 이 형씨, 이거 먹을 줄 아네! 그럼 이것도!”
미남자는 한길의 반응이 마음에 든 모양이었다. 실룩샐룩거리며 들뜬 손길로 보따리 속에서 또 하나의 덩어리를 꺼내는 걸 보면.
이번에 썰어준 건, 새하얀 두부 같은 조각이었다.
“라르도(lardo)야.”
“라르도요?”
“돼지 지방으로 만든 거거든.”
순수하게 지방으로만 만든 새하얀 살루미.
느끼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괜한 걱정이었다.
톡 쏘는 향신료 향이 더해져 느끼함을 느낄 겨를도 없었다. 비계에서만 느낄 수 있는 짙은 단맛. 상온에 둔 버터처럼, 혀에 닿자마자 사르르 녹아내리는 식감이 어딘가 호사스러웠다.
‘내가 아는 샤퀴테리와는 달라.’
노린내는 전혀 없다.
살코기와 마블링의 절묘한 비율.
입안을 가득 채우는 깊은 발효의 맛.
와인과 마늘, 향신료의 배합까지.
갑자기 욕심이 생겼다.
현대에서도 샤퀴테리는 배우기 어려운 요리다. 레시피보다는 경험이 필요한 분야니까.
소금을 얼마나 넣었는지, 발효를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맛이 다르다.
사람이 한명 한명 다르듯이, 돼지도 한마리 한마리 지방과 살코기의 비율이 다르다. 그 비율에 따라 조리법을 미세하게 조정해야 한다.
정해진 공식이 없다.
오로지 누적된 경험으로 빚어내는 맛.
현대의 샤퀴테리 장인들도 대대로 집안에서 전해 내려온 기술과 비법을 맛의 비결로 내세운다.
잘 찾아보면 이런 샤퀴테리, 아니, 살루미는 현대에서도 구할 수 있겠지만. 유명 장인들은 대부분 유럽에 있어 국내에서는 구하기 쉬운 재료가 아니다.
이걸 직접 배울 수 있다면?
어차피 사절단이 로마에 도착하려면 한 달 정도 여유가 있다.
게다가, 서브 퀘스트에서는 ‘손님’을 만족시키라고 나와 있었다. 이 사람들을 따라다니며 기술을 배우고 손님을 받으라는 뜻이 아닐까?
무엇보다, 저 매혹적인 맛을 빚어낼 비법을 알아낼 수 있다면···.
“가르쳐 주십시오.”
“뭐?”
“한 수 배우고 싶습니다.”
절로 입 밖으로 나온, 애걸에 가까운 부탁이었다.
“크하! 봐봐, 내 살루미가 이 정도라니까? 형씨, 생긴 건 비실비실하게 생겼는데 보는 눈 있구먼! 그래, 내 기술이 조금 대단하긴 하지?”
미남자는 기분이 좋은지, 오랜 친구를 대하듯 한길에게 어깨동무를 해왔다. 호의적인 태도에 한길이 마음을 놓던 그때,
“저놈이 어디서 굴러온 누군지 알고?”
찬물을 끼얹는 소리가 들렸다.
팔짱을 끼며 이 모든 걸 지켜보고 있던, 도적같이 생긴 남자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우리가 혼자 다니는 것도 아니고, 길에서 아무 부랑자나 주워서 데리고 다닐 수는 없잖아?”
남자는 여자의 뒤에 가서 섰다.
그 모습이, 마치 새끼 주위를 배회하는 어미 곰과도 같았다.
‘여동생이 있어서 신경 쓰이나 보네.’
왠지 알 것 같았다. 만약 자신이 루시아나 엘리자베스를 데리고 여행했다면 비슷한 행동을 취했을 테니까.
혈연관계가 없는 아이들과 여행한다는 가상의 시나리오에서도 그런데. 친동생이면 더욱 신경이 쓰이겠지.
“왜 그리 세상을 비뚤어지게 보나 몰라. 그렇게 나쁜 사람 같아 보이지는 않는데.”
하지만 여자는 그런 남자를 오히려 타박하기 시작했다.
“방금 본 놈을 네가 어찌 아는데?”
“왜 몰라? 딱 보면 알지.”
“생긴 게 좀 반반하다고 그렇게 쉽게 사람한테 마음 내주고, 어? 그러면 어떻게 되는지, 내가 말하지 않았냐, 어?”
“누가 생긴 거로 그렇대? 딱 봐도 갑자기 죽다 살아나고 외딴곳에 떨어진 불쌍한 놈이잖아!”
이번에는 도적 같은 남자와 여자가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다. 이대로 놔두면 끝이 없을 것 같았다.
한길은 그들이 말다툼에 정신이 팔려있는 사이, 소매 안에 손을 넣어 팔목에 있는 띠를 뜯었다.
“물론 공짜는 아닙니다. 강습료는 내겠습니다.”
한길이 꺼내 든 것은 은반지.
불린 왕비가 여행자금으로 쓰라며 준 보석과 귀중품 중 그나마 제일 수수한 물건이었다.
“···.”
“···.”
“···.”
세 쌍의 눈이 반지에 고정되었다.
궁중에서는 누구도 눈길조차 주지 않을 물건이지만, 이들 앞에서 반지의 위력은 엄청났다. 꿀꺽 침을 삼키는 소리까지 들릴 정도였으니까.
“피곤하게 하진 않을 겁니다. 딱 일주일만, 함께 가게 해주시면 옆에서 일도 거들면서 제가 알아서 배우겠습니다.”
두 명의 남자가 생각에 잠겨 망설이는 사이, 여자가 다가와 반지를 살폈다.
수상한 표정으로 눈을 가늘게 좁히며 관찰하더니, 조심스레 손을 뻗었다. 톡톡하고 살짝 건드린 후에는 손가락으로 표면을 문지르는 그 몸짓이, 처음 보는 물건을 신기해하는 고양이 같아 괜히 웃음이 나왔다.
여자는 반지를 아예 들고 살펴보려 했지만, 한길은 주먹을 쥐며 그 안에 반지를 숨겼다.
“물론, 후불입니다.”
여자는 아쉬운지 입맛을 쩝쩝 다셨지만, 얼굴에 있는 의심의 흔적을 말끔하게 지우고는 지나칠 정도로 친절한 웃음을 지었다.
“그러고 보니 우리 통성명도 안 했지? 난 발렌티나. 저기 뚱뚱한 양반이 마리오고, 여기 이 얼굴밖에 잘난 게 없는 인간은 프란체스코. 당신은 이름이 뭐야?”
“마크입니다.”
“뭐 하는 사람인데?”
“요리사입니다.”
“어디서 일했고?”
영국 왕비의 요리사라는 말은 하지 않는 편이 낫다. 그런 소문이 나서 좋을 게 없으니까.
아니, 절대 알려지면 안 된다.
배 위에서 일어난 사건을 보면, 샤푸이 대사는 한길의 목숨까지 노리고 있었다. 정체를 숨겨야 한다.
“베네치아를 자주 찾는 상인의 집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흠, 돈 꽤나 있는 집안인가 보네? 주인님 만나러 베네치아로 가는 거고?”
“아니, 이번에는 로마로 가신다고 하셨습니다.”
“로마라···. 뭐, 어차피 우리도 볼로냐랑 토스카나를 들렀다 가는 거니까 같은 방향이긴 하네.”
발렌티나는 한길의 주먹을 한참 바라본 후, 환하게 웃었다.
“앞으로 잘 부탁해, 고객님!”
#
“제노아는 처음이야?”
“네.”
“멋진 도시지?”
일행이 가장 먼저 들린 곳은 제노아.
이탈리아에서 가장 활발한 항구 도시답게, 상당히 번잡한 도시였다.
“일단 오늘은 여기서 자고, 내일 아침에 인근 마을에 갈 거야.”
“마을에요?”
“이런 도시에서 돼지를 키우지는 않잖아? 우리 고객님들은 대부분 농부거든.”
여관을 잡은 후, 한길은 잠시 일행과 떨어져 제노아 거리를 돌아다녔다.
보석 몇 개를 현금으로 환전하고, 이탈리아 서민들이 입는 옷도 구매했다. 그리고···.
“뭐야, 수레를 사 온 거야?”
당나귀 한 마리가 끄는 작은 수레도 구입했다.
아직 체력이 회복되지 않아서인지, 제노아까지 걸어오는 도중에도 다리가 후들거렸다. 게다가, 걷는 게 익숙한 일행들도 중간중간 멈춰서 휴식을 취하느라 이동 속도가 느렸다.
수레 하나만 있으면 더 빠르고 편하게 여행할 수 있다. 점수를 따기도 좋고.
“저랑 같이 다니는 동안은 함께 타시죠.”
“우와, 뭐야! 이번 고객님 대박인데!”
마리오는 떨떠름한 얼굴로 고개만 끄덕였지만, 발렌티나와 프란체스코는 어린아이처럼 기뻐했다.
그리고 식사 시간이 되자, 프란체스코는 다시 한길에게 어깨동무를 하기 시작했다.
“형씨 덕분에 이런 진수성찬을 다 먹어보네! 이렇게 배부르게 먹은 지가 언젠지 몰라!”
여관에서 지금 먹을 수 있는 요리를 다 내달라고 했기 때문이다. 어차피 종류별로 다양한 요리를 먹어보고 싶었으니까.
“이거 먹어봐. 제노아는 페스토가 유명하거든. 여기는 바질도, 올리브도 유명하니까.”
발렌티나는 요리가 나올 때마다 친절한 설명과 함께 한길의 접시에 음식을 덜어주었다.
그녀의 말대로.
페스토는 한길이 먹어본 그 어떤 페스토보다 맛있었다. 보통 페스토는 짙은 녹색을 띠고 있는데, 이곳의 페스토는 형광에 가까운 생동감 넘치는 색이었다. 신선한 바질의 향과 짙은 올리브유의 풍미가 살아있었다.
제노아의 명물이라는 포카치아 역시 오래전, 로마에서 먹었던 것보다 맛이 뛰어났다.
‘그러고 보니···.’
꽤 오래전, 아피키우스가 알려준 적이 있었다. 리구리아 주는 올리브와 포카치아 맛이 월등히 좋다고.
그로부터 1500년이 지났는데도 변하지 않는 것도 있었다. 뭔가 묘한 기분이었다.
물론, 새로운 요리도 많았다.
병아리콩 반죽으로 만든 얇은 전도 있었고, 시마 알라 제노비즈 (Cima alla Genovese)라는, 소고기 부산물로 만든 미트 로프 같은 요리도 있었다.
“와, 여기 요리 잘하네!”
“그러게, 대박인데?”
“월계수 잎도 넣었나 보네요. 부산물은 질겨서 이렇게 부드럽게 삶기도 쉽지 않을 텐데, 정말 실력은 좋은 것 같습니다.”
“역시 요리사는 하는 말이 다르네?”
발렌티나는 한길이 요리에 대한 얘기를 할 때마다 눈을 반짝였다.
“어차피 같이 돌아다닐 텐데, 그동안 나한테도 요리 좀 가르쳐주면 어때?”
“요리는 배워 뭐 하려고?”
“식당 차려서 살림에 보탬이나 하려 그런다, 왜?”
다시 남매의 티격태격이 시작되었다.
“제가 아는 선에서는 가르쳐 드리죠. 다 먹고 여관 주인이 주방에서 몇몇 요리를 보여준다고 했는데, 같이 가시겠어요?”
“정말? 그래도 돼?”
“물론이죠.”
#
한길과 발렌티나가 떠나자마자, 마리오가 얼굴을 힘껏 구겼다.
“이상하지 않아?”
“뭐가?”
“저놈 말이야.”
마리오는 진심이었지만, 프란체스코는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 추가로 주문한 닭고기에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골수에 있는 육즙 한 방울도 버릴 수 없다는 듯이, 닭 다리를 있는 힘껏 빨고 있었다.
“넌 저놈이 하는 말을 믿어?”
“무슨 말을 했는데?”
“이탈리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영국인이 저렇게 완벽한 이탈리어를 구사한다고? 그리고 저 씀씀이. 정말 저게 정말 서민의 씀씀이라고 생각해?”
“부잣집 요리사들은 돈 잘 벌잖아.”
“에이, 이 멍청한 놈!”
마리오는 그 거대한 손으로 가차 없이 프란체스코의 등짝을 내리쳤다. 그제야 프란체스코는 음식을 내려두고 마리오를 바라봤다. 원망이 가득한 눈으로.
“뭐가 그리 수상하다는 건데?”
“가끔 소문에도 들리잖아? 이상한 놀이를 하는 부자들이 있다고.”
“우리 같은 사람들을 부자들이 뭣 하러 신경 써?”
“너나 나를 말하는 게 아니잖아!!”
프란체스코는 어이가 없다는 코웃음을 쳤지만, 마리오의 얼굴이 굳어오자 재빠르게 표정을 가다듬었다. 여기서 웃었다가는 다시 등짝 스매싱이다.
“형은 과보호가 너무 심해. 그런 일이 일어날 리 없잖아?”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아니, 생각해봐. 형 말대로라면, 저 남자는 우리를 몰래 미행해서 우리가 가려는 길을 미리 알아내고. 우리가 도착하는 타이밍에 맞춰서 바다에 빠져서 죽을뻔하고. 깨우려고 뺨을 그렇게 쳐도 기절한 척 하고 있었다는 거야? 발렌티나를 꼬시려고? 돈도 많은 양반이?”
“불가능은 아니지.”
마리오는 익숙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정육점에 남자 손님들이 올 때마다 짓는, 돌격하는 황소와도 같은 표정이다.
발렌티나는 고향에서도 인기가 많았다. 그녀의 얼굴을 보기 위해 일부러 반나절을 걸어 형제의 정육점에 찾아오는 단골들이 있을 정도니까.
그럴 때마다 마리오는 팔짱을 끼고 저런 표정으로 지켜보다가, 손님들이 너무 오래 머무르면 고함을 질러 쫓아냈었다.
“형, 만에 하나. 아니, 천만분의 하나 확률로 그런 일이 있다고 쳐. 그렇다고 발렌티나가 속아 넘어갈 애냐?”
“걔는 보기보다 마음이 여리니까.”
“여리다고? 발렌티나가?”
모처럼 자신을 보러 먼 길을 온 단골들에게 20데나리온씩 덤터기를 씌우는 애가?
“정 불안하면 여기 떼어놓고 가든가. 뭐 맹세를 한 것도 아니고, 약속을 지킬 필요는 없잖아?”
“그런다고 걔가 말을 듣겠냐? 지금 아예 흠뻑 빠져있는데?”
걔가 빠져있는 건 남자가 아니라 은반지라고···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간신히 삼켰다.
“그러면 뭘 어떻게 할 건데?”
“발렌티나가 직접 버리게 해야지.”
“어떻게?”
“저놈이 진짜 요리사일 리가 없어. 저렇게 비실비실한 팔로 무슨 요리를 한다고? 대충 어디서 주워들은 말만 반지르르하게 하는 거지. 발렌티나 앞에서 저놈의 정체를 제대로 까발려주면 실망하겠지. 발렌티나는 거짓말을 싫어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