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Chef with Hidden Quest RAW novel - Chapter (280)
히든 퀘스트로 탑셰프-280화(280/325)
280. 선택은 본인의 몫
“한길!”
약속 장소에 도착하니, 알레한드로가 반갑게 손을 흔들고 있었다.
“잘 찾아왔네?”
심지어 말까지 놓고 있었고.
한길과 알레한드로는 영어로 대화한다. 영어에는 높임말이 없지만··· 친밀도의 표시로 이렇게 번역되는 게 아닐까.
‘나도 말을 놓아야 하나?’
절친한 친구를 대하는 눈빛을 보니, 그러는 편이 좋을 것 같았다.
“길은? 헤매지는 않았고?”
“어, 찾기 쉽더라.”
“다행이네. 주문은 내가 먼저 해뒀는데,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더 골라. 맥주도 시켰는데, 괜찮아?”
“어, 맥주 좋아해.”
“다행이네. 카탈루냐에 왔으면 맥주는 꼭 마셔줘야 하거든.”
알레한드로가 고른 장소는 시내에 있는 작은 타파스 바였다.
주로 해산물 메뉴가 많았는데, 올리브유와 소금만 들어갔는데도 신기할 정도로 맛있었다. 재료의 신선함이 그대로 느껴지는 맛이라고 해야 하나.
게다가, 맥주와의 조합도 굉장히 좋았다.
물방울이 송골송골 맺혀있는 맥주잔은 보기만 해도 시원했다. 맥주는 이가 시릴 정도로 차가웠고, 탄산이 가득해서 속이 뻥 뚫리는 듯했다.
“크하!”
그대로 한잔 원샷한 알레한드로가 후련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너도 고생이 많다. 페르난도랑 같이 있으면 힘들지?”
“조금?”
“페르난도는 보통 사람의 10배속으로 움직이는 것 같으니까. 그런 사람의 후계자가 되라니! 대체 어떻게 따라가라는 거야, 안 그래?”
동의를 구하는 눈빛.
알레한드로의 마음속에서 이미 ‘한길은 페르난도의 후계자, 자신은 줄리의 후계자’라는 공식이 자리 잡은 듯했다.
‘후계자는 아닌데···.’
조금 양심에 찔렸지만. 한길은 맥주와 함께 불편함을 애써 삼켰다.
더 불독의 비결은 꼭 알아내야 한다.
무슨 짓을 해서라도.
“알레한드로도 힘들지?”
“뭐, 그렇지. 우리 아버지도 보통 인간은 아니었으니까.”
알레한드로의 입에서 거리낌 없이 ‘아버지’라는 단어가 나왔다.
그 이상은 캐물을 필요도 없었다. 본인이 말하고 싶어 안달 난 것처럼 보였으니까.
“그래도 너는 혈육은 아니잖아? 혈육이면 부담감이 장난 아니야. 처음에 여기 왔을 때만 해도, 다들 나를 아버지 클론처럼 취급해서 꽤 힘들었거든. 나는 지극히 정상인인데···.”
“왜, 아버지 점잖아 보이시던데? 영화에서 본 게 다지만.”
<더 불독에서의 하루>에 등장한 줄리는 침착한 영국 신사 같은 분위기였다.
“음, 사람은 외모로 판단하면 안 돼. 중요한 건 행동이니까. 아버지는 페르난도의 파트너였다고! 정상인이면 그 역할을 감당했겠어?”
“하긴, 그건 그래.”
“어떻게 보면 페르난도보다 더한 존재일 수도 있어. 페르난도를 세상에 풀어놓은 사람이 아버지니까.”
“세상에 풀어놔?”
“페르난도를 헤드 셰프로 임명한 게 아버지였거든. 반대도 무릅쓰고 말이야.”
한길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알레한드로가 추가 설명을 해주었다.
“더 불독의 원래 오너는 독일에 사는 의사 부부였거든. 아버지는 그 부부를 대신해서 레스토랑 관리를 해주고 있었는데 어느 날, 주방에 들어온 지 1년 반밖에 안 되는 26살의 페르난도를 헤드 셰프로 삼겠다고 한 거지.”
“천재를 알아본 거네.”
“그래도, 보통은 그렇게 못하잖아?”
한길은 고개를 끄덕였다.
당장 한길만 해도, 자신의 주방에 들어온 지 1년 반밖에 안 되는 26살 요리사를 헤드 셰프로 삼지는 않을 테니까.
‘유셰프는 나이가 어떻게 되었더라?’
잠시 멈칫하게 되었지만···
그건 전혀 다른 상황이다.
“그렇게 젊은 셰프를 갑자기 헤드 셰프로 삼았는데, 심지어 그 셰프가 프랑스 요리가 아닌 스페인 재료로 고급요리를 만들기 시작한 거지.”
“손님들이 뭐라고 하지 않았어? 분위기가 너무 갑자기 바뀌면 말이 나올 텐데?”
“셰프도 바뀌고 요리도 바뀌었는데, 당연히 단골은 다 떠났지. 그래서 레스토랑이 텅텅 빈 날들도 많았다고 하더라고.”
“그걸 어떻게 극복했어?”
“아, 하하하···”
알레한드로는 어이없는 웃음을 흘렸다.
“레스토랑을 일주일에 하루만 오픈했대.”
“뭐?”
“무조건 예약제로만 운영하고, 예약 전화가 걸려오면 ‘이번 주는 예약이 꽉 차서 금요일밖에 자리가 없는데 괜찮으신가요?’라고 한 거지. 그렇게 일주일 치 손님을 모아서 하루만 장사한 거고.”
“손님한테 거짓말한 거야?”
“거짓말보다는 허세지? 텅 빈 레스토랑에 오면, 침몰하는 배에 타는 것 같잖아. 맛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뭐, 바쁜 척을 한 거지.”
하루만 오픈하면, 손님이 없는 날에는 재료를 소비하지 않는다. 손실을 줄이면서, 바쁘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나쁘지 않은 전략이지만···
실행에 옮기기는 쉽지 않다. 안 그래도 장사가 안 되는데, 일주일에 하루만 문을 열면 더 불안해지기 마련이니까.
“대단한 분이시네. 페르난도랑 잘 맞았겠는걸?”
“둘이 천생연분이었지. 둘 다 정상인이 아니었거든. ”
‘정상인이라···.’
한길은 잠시 최셰프를 떠올렸다.
만약 같은 상황에 맞닥트린다면, 최셰프는 줄리처럼 행동할 수 있을까?
그러지는 못할 거다.
최셰프는 윤리 의식과 책임감이 강하고, 안전성을 무엇보다 중요시했으니까.
‘뭐, 굳이 이런 것까지 배울 필요는 없지.’
억지로 최셰프를 줄리로 만들 필요는 없다. 줄리의 머리에서 나온 전략만 적용하면 그만이다.
“크리에이티브 파트가 만들어졌을 때, 줄리도 찬성했어?”
“처음에는 신경도 안 썼다고 하더라고. 초창기에는 요리사 몇 명 모아놓고 점심시간이나 자투리 시간에 메뉴 개발하는 정도였거든.”
“하지만 지금은 별도의 파트가 있잖아.”
“아니, 여기 있는 크리에이티브 파트가 전부는 아냐. 바르셀로나에서 연구소도 운영하고 있거든. 여기서는 메뉴 연구, 연구소에서는 재료나 조리법 연구를 주로 하지.”
크리에이티브 파트의 규모가 생각보다 컸다. 고용하는 상임 직원들도 더 많을 테고.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들겠는데?”
“말도 마라. 연구소 운영 비용만 1년에 250,000유로야.”
250,000유로면 한화로 약 3억 4천만 원.
상당한 투자다.
“레스토랑 수입으로 그게 감당이 돼?”
“설마.”
“그러면?”
한길은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알레한드로는 전혀 경계하는 모습이 아니었다. 가장 궁금했던 질문에 대한 대답을, 드디어 들을 수 있게 된 거다.
“페르난도가 열일했지.”
“···?”
“진짜, 이걸 보면 우리 아버지는 미쳤다니까?”
알레한드로는 새로 도착한 맥주잔을 원샷한 후, 발그레해진 얼굴로 말을 이어갔다.
“페르난도가 창의 연구소를 차리고 싶다니까, ‘그래 해봐!’라고 했대. 그리고 나서, ‘하고 싶으면 돈을 벌어와’라고 말한 거지. ‘돈은 꼭 레스토랑에서 벌 필요가 없잖아?’라면서.”
“그러니까···”
“투잡을 시킨 거지. 아니, 두 군데에서만 일한 게 아니니까 투잡은 아닌가?“
답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더 불독으로는 연구소 운영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 그러면 다른 곳에서 돈을 벌어오면 그만이다.
“처음에는 케이터링으로 시작했대. 방송국이나 자동차 회사 같은 곳들은 정기적으로 대규모 행사를 하거든. 그런 고객을 몇 명 확보해둔 거지.”
한길은 고개를 끄덕였다.
얼마 전, 한길의 2호점도 이탈리아 대사관에서 진행하는 행사의 케이터링을 맡았다. 그 후로 추가 의뢰가 들어오기도 했고.
그런 고정 고객이 여럿이면, 안정적으로 추가 수입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3억을 감당할 수는 없다.
“케이터링만으로 유지비용이 나와?”
“당연히 안 나오지. 말했잖아? 페르난도가 열일했다고.”
그러면서 알레한드로는 페르난도의 알바 목록을 읊어주었다.
페르난도는 창의 부서에서 일할 상임 직원을 고용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줄리가 새로운 케이터링 계약을 물고 왔다.
페르난도는 실험을 위해 필요한 기기를 사겠다고 했다. 줄리는 레스토랑 컨설팅 일감을 물고 왔다. 그 후로 1주일에 한 번, 페르난도는 쉬는 날마다 바르셀로나에 있는 몇몇 레스토랑의 자문역으로 활동해야 했다.
페르난도는 연구소를 설립하겠다고 했다. 줄리는 카지노와 호텔의 케이터링 계약서를 내밀었다.
줄리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아니었다.
페르난도가 무언가를 원할 때마다, 그에 맞는 알바를 물어다 주는··· 알바 요정이었다.
“점심 장사를 그만둘 때는?”
“아, 그거는 갚는데 진짜 오래 걸렸지.”
페르난도는 런치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했다. 디너 서비스에만 집중하고 싶다면서. 레스토랑의 수입을 절반으로 깎는 결정이었다.
— 어떻게든 해내야죠.
영화 속 줄리는 웃으면서 그렇게 말했었다.
그리고 그는 수많은 알바를 물고 왔다.
“때마침 페르난도의 이름값이 가장 높은 시기라서 나름 쉬웠대. 너, 페르난도 초콜릿이라고 들어봤어?”
한길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뭐, 워낙 오래전이니까. 초콜릿 회사랑 협력해서 페르난도의 시그니처 초콜릿 라인을 만들었거든. 비슷한 방식으로 페르난도 올리브유를 만들기도 했고.”
이 시기, 페르난도의 알바 목록은 어마어마했다.
커피 회사와 협력해서 ‘페르난도 스페셜티 커피’를 만드는가 하면, 과자 회사에서 ‘페르난도의 장인 감자 칩’을 만들기도 했다.
페르난도 이름을 내건 식기와 테이블보가 나왔고, 양조장과 협력하여 페르난도 맥주를 출시하기도 했다.
“어디 그뿐인가? 라타투이 알지?”
“애니메이션?”
“어, 거기에 목소리 출연도 했었어. 더 불독의 레시피를 책으로 엮어서 전 세계에 판매하고, 심지어 가서 책 홍보 좀 하라고 월드 투어도 시켰었지.”
“대체 그걸 어떻게 다 소화한 거야?”
“쉬는 날에는 바르셀로나에 가고, 우리 레스토랑은 오프 시즌이 있으니까. 그때 몰아서 일한 거지.”
페르난도는 말도 안 되는 일정을 소화하면서. 자신의 몸과 시간을 팔아서 창의력 부서를 키운 것이었다.
“그래도··· 알바가 페르난도가 좋아할 만한 알바여서 다행이네.”
새로운 초콜릿을 개발하거나 새로운 감자 칩을 개발하는 알바라니. 직접 보지는 않았지만, 페르난도가 좋아했을 게 뻔하다.
“그게 아버지의 진짜 능력이지.”
알레한드로는 돌연 시선을 바닥으로 떨구며 자조적인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새로 도착한 맥주잔을 다시 시원하게 원샷했다.
“아버지는 이 모든 걸 오트 쿠튀르(haute couture)에 비교했거든.”
“오트··· 뭐?”
“패션 쪽은 문외한인가 봐?”
전혀 모르는 분야다. 오트 쿠튀르라는 단어도 난생처음 들어본다.
“샤넬이나 디오르 같은 명품 브랜드를 보면, 오트 쿠튀르 라인이 있거든. 장인정신을 발휘해서 한 땀 한 땀 옷을 만드는 부서야. 레드카펫에서 여배우들이 입는 드레스 같은 거 있잖아. 보통 옷 한 벌을 만드는데 600시간 이상 들어가고, 가격은 최소 1만 불에서 100만 불까지 한다더라고.”
1만 불이면 한화로 약 천만원이다.
100만 불은··· 11억?
오래전에 카키가 말했던 ‘아는 사람만 아는 명품’의 세계다.
“10억도 넘는 옷을 사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아?”
“설마. 전 세계적으로 오트 쿠튀르 고객은 500명이 안 된다는 것 같아. 그런데도 유지가 되는 거지.”
“어떻게?”
“오트 쿠튀르를 이용해서 광고를 찍거나 이미지를 만들거든. 그리고 그 광고 속에 있는 립스틱이나 메이크업을 판매하고.”
“음, 어렵네.”
“그러니까··· 음, 일반인들은 1만 불 짜리 드레스는 못 사. 하지만 그 드레스를 입은 사람이 입술에 바르고 있는 30불짜리 립스틱은 살 수 있거든.”
“그러니까··· 브랜드 이미지 같은 건가?”
“그런 셈이지.”
간신히 알아들었지만, 아직은 완벽하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말하자면, 마케팅이랑 R&D를 합친거야. 오트 쿠튀르 작업실에서는 새로 나온 천이나 옷감의 사용법을 알아내기도 하고, 새로운 컷이나 디자인을 시도해보기도 하거든.”
“···.”
“손님의 취향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상업성은 따지지 않고, 오로지 창의력만을 위한 작업을 하는 거지. 그중 일부를 조각내서 일상복에 적용하기도 하고.”
“아, 조금 알겠네.”
이번에는 이해할 수 있었다.
한길도 유사한 경험을 했으니 말이다.
베르사유의 귀족들은, 거금을 들여서 연회를 벌였다. 퐁파두르는 한길에게, 비용 신경 쓰지 말고 마음껏 ‘소문이 날법한 요리’를 만들라고 했었다.
이건 귀족만의 특권이었다. 평민들은 평생을 가도 그런 연회를 경험할 수 없었으니까.
하지만.
연회를 마치면 연회 요리사들은 메뉴 한두 개를 별도로 팔았고, 부르주아들은 그런 요리를 주문해서 먹었다. 귀족은 못 되지만, 그 요리를 먹으면 귀족 삶의 작은 조각은 경험할 수 있다.
파리에 유행하던 퐁파두르의 살롱 요리 역시 그랬다.
퐁파두르의 살롱 요리는, 귀족뿐 아니라 평민들 사이에서도 유행했었다. 평민들은 저렴한 재료를 이용해서 자신만의 살롱 요리를 만들고, 그것을 먹으면서 귀족 기분을 낼 수 있었다.
‘페르난도도 그런 건가?’
어마어마한 비용을 들여서 창의 연구소를 운영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나온 기술을 적용해서, 대중을 위한 초콜릿이나 감자 칩 등을 판매한 거다.
‘이건 전문 인력이 필요하겠네.’
간신히 이해는 할 수 있었지만, 직접 해보라고 하면 도무지 할 자신이 없었다.
최셰프에게 일임할 수도 없다. 이건, 이 분야에 특화된 전문인력을 고용해야 한다. 요리사가 아니라, 줄리와 같은 인물이 필요하다.
‘그런 사람을 어디서 구하지?’
마케팅 회사에 의뢰를 해야 하는 걸까? 하지만 그런 회사에서 요리나 레스토랑에 대한 전문성이 있을까? 최셰프에게 한번 찾아보라고 해야 하나?
그렇게 여러 생각을 하는 사이, 알레한드로는 새로이 도착한 맥주를 들이켜 마시고 있었다.
“··· 그래서 가끔 주눅이 들어. 아버지는 어떻게 공부도 안 하고도 이걸 알아낸 걸까? 나는 석사 과정까지 받았는데도 겨우··· 뭐, 그래서 이길 수 없다는 생각이 가끔 든다는 거지.”
그 순간, 한길의 머릿속에 스친 생각.
인재를 굳이 멀리서 찾을 필요가 있을까···.
‘아니, 그건 상도덕에 어긋나지.’
그런데···.
알레한드로는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너도 아버지처럼 해보면 되잖아?”
“그러려고 했지. 그래서 페르난도한테 이런저런 프로젝트를 제안했거든.”
“어떤 거?”
“음, 예를 들면, 비행기 안에서 만찬을 여는 거야. 페르난도라면 그런 환경에서만 만들 수 있는 요리를 개발할 수 있잖아? 그걸로 언론을 모으고, 항공사 같은 데랑 협력해서 거대한 이벤트를 여는 거지. 그게 잘 되면 미슐랭 기내식으로 확장해 나갈 수도 있고. 진정한 의미의 퍼스트 클래스!”
“대단하네.”
“그래?”
“아이디어가 굉장히 좋은데?”
역시 전문가는 다르다.
한길이라면, 저런 프로젝트는 생각도 못 했을 거다.
“그래서, 페르난도는 뭐라고 했어?”
“자기는 할 여유가 없다고, 정 하고 싶으면 다른 레스토랑을 소개해주겠다고 했지.”
“왜?”
“페르난도에게는 사피엔스 프로젝트가 있으니까.”
그렇다.
페르난도는 지금, 전 인류 창의력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 프로젝트만으로도 어마어마한 돈을 벌고 있었고.
게다가.
페르난도는 이미 이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셰프다. 브랜딩이 필요도 없다.
‘이래도 되는 걸까?’라는 생각이 잠시 스치기도 했지만.
선택은 본인의 몫이다.
한길은 제안만 할 뿐.
한길은 알레한드로를 똑바로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그 프로젝트, 꼭 페르난도와 함께 할 필요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