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Chef with Hidden Quest RAW novel - Chapter (69)
히든 퀘스트로 탑셰프-69화(69/325)
< 69. 진미 중의 진미 >
그 후로 며칠.
저택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아피키우스가 딸을 이혼시키겠다며 아피카타와 세 명의 아이들을 모두 저택으로 불러들였기 때문이다.
뒤늦게 사실을 알게 된 세야누스가 몇 번이나 저택을 찾아왔지만, 문전박대를 당했다.
세야누스가 거절당하는 횟수가 늘수록, 하인들과 노예들은 불안에 떨었다.
“설마…. 갑자기 근위병이 들이닥치는 건 아니겠지?”
“아무리 그래도 상대가 아피키우스인데…… 그리고 지은 죄도 없는데 무조건 병사를 보낼 리 없잖아?”
근위대장을 저렇게 대우하는데 그냥 넘어갈 리 없으니까.
아피키우스 역시 같은 생각인 듯했다.
한길을 비롯한 주방 요리사 모두에게는 외출금지령이 내려졌다. 꼭 나갈 일이 있으면, 호위를 붙여 주었다.
다섯 명의 경비가 증류주를 제조하는 방과 주방을 상시로 지키고 있었다.
주방 출입이 허가된 인물은 42명.
기존에 주방에 일하던 스무 명의 요리사와 스무 명의 주방 노예.
그리고 한길과 아피키우스뿐이다.
일손이 부족하지는 않을지 걱정했지만, 다행히 주피터의 만찬에서 실제로 음식을 맛보고 시식하는 사람은 세 명이라고 한다.
세 명을 위한 연회라면, 소수의 인원으로도 어떻게든 준비할 수 있다.
“그놈이 절대 이대로 물러설 리 없지. 혹시 모르니 자네도 절대 밖으로 나가지는 말게.”
“제가 나갈 시간이 어딨습니까.”
아피키우스는 한길을 볼 때마다 거듭 주의를 주었지만, 한길은 저택 밖은커녕 목욕탕에 갈 시간도 없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으니까.
“그나저나, 오늘 오전에 신전에 다녀왔네. 올해는 풍년이라고 신관이 참 좋아하더군. 요리에 대한 설명은 하지도 않았는데 입술을 얼마나 할짝대던지….”
신에게 올리는 음식은 그냥 사용할 수 없다.
특히 육류는 신관이 직접 기도를 올린 후에야 사용할 수 있는데, 아피키우스는 만찬에 사용할 동물들을 이끌고 친히 신전까지 행차했다.
직접 보지는 않았지만, 아마 장관이었을 거다. 저 아피키우스가 조용히 갔다 왔을 리 없으니까.
시민 만찬이 규모의 승부였다면, 신전 만찬은 진귀함의 승부였다.
아피키우스는 로마 제국에서 가장 귀하다는 재료들을 긁어모았다.
아라비아의 왕족이 키웠다는 낙타, 아프리카 초원에서 가져온 코끼리, 4 파운드까지 살찌운 숭어, 얼룩 한 점 없이 눈처럼 새하얀 암소, 로마 각 지역의 투계장에서 구해온 챔피언 수탉 등등.
이국적인 동물의 행렬은 로마 시민들에게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했을 거다.
“아, 물론 신관에게 자세한 연출에 대한 얘기는 하지 않았네. 그건 미리 알고 보면 재미가 없으니까.”
연출에 대한 얘기를 할 때마다 아피키우스는 입이 찢어지라 웃었다.
아피키우스는 한길의 ‘불의 밥상’ 아이디어를 듣고는 뛸 듯이 기뻐했다. 역대 최고의 주피터 만찬이 될 거라며.
조금 더 화려함을 더하겠다며 아피키우스는 연출에 여념 없었고, 한길은 메뉴를 다듬는데 정신이 없었다.
세야누스가 수작을 부릴 거로 생각했지만, 그런 것치고 준비는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만찬 바로 전날,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는.
#
“마.. 마르쿠스 님, 큰일 났습니다!”
동틀 무렵, 노예의 고함에 한길이 눈을 떴다.
목소리만 들어도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졌음을 알 수 있었다.
“재…재료가…..”
노예를 따라 달려간 곳은 재료 우물.
저택 한쪽에 깊은 우물을 파고 얼음과 짚을 덮어 냉장고로 사용하는 공간이다.
그 안에는 전날 미리 도축하여 냉장해둔 육류가 저장되어 있었다.
지금은 형체도 알아보기 힘든 상태였지만.
고깃덩이들은 난도질을 당해 너덜너덜하게 찢겨 있었다. 누군가가 우물 안에 들어가 마구잡이로 칼질을 한 것이다.
“어떻게….”
“분명 경비가 있었는데….”
최대한 경비를 붙였지만, 지켜야 할 곳이 너무 많았다. 주방, 증류주 제조실, 향신료 창고, 연회에 사용될 귀한 그릇을 보관하는 창고까지…..
“당장 모든 경비를 불러!”
뒤늦게 도착한 아피키우스는 처참한 현장을 보고 얼굴을 붉히더니, 천둥 같은 목소리로 호령했다. 그리고 경비병들이 달려오자마자 사태 파악에 나섰다.
노예들은 우물 주위를 기웃거리며 허둥대기만 했다.
“어떻게 들어온 거지?”
“여기까지 들어 왔으면, 마음만 먹으면 주방으로도 올 수 있는 것 아냐?”
수군거리는 소리.
벌벌 떠는 노예들.
혼란과 두려움.
그야말로 난장판이었다.
한길 역시 현장을 보자마자 충격을 받았지만, 지금 드는 생각은 하나뿐이었다.
재료.
남은 재료를 사수해야 한다.
“일단 우물에 들어가서 건져낼 수 있는 게 뭐가 있는지 확인부터 하죠.”
“하지만 침입자가…..”
“저희와 상관없는 일입니다. 침입자가 왔다고 식칼 들고 싸울 겁니까?”
한길의 말을 듣고 요리사들이 눈살을 찌푸렸다. 요리하는 칼을 그런 싸움에 사용한다는 생각만으로 불쾌하다는 듯이.
“어차피 우리가 할 일은 요리입니다. 침입자는 저쪽에서 알아서 할 테니 저희는 사용할 수 있는 재료부터 정리해 보죠. 타이투스!”
“네!”
타이투스는 곧바로 상황을 정리해 주었다.
세 명의 요리사를 선별해서 우물로 내려보낸 후, 남은 재료를 꺼내게 했다.
올라온 재료는 세 종류로 분류되었다.
적당히 조각난 재료, 너덜너덜한 재료, 그리고 형체가 거의 남아있지 않은 재료.
전투가 끝난 전쟁터에서 패잔병의 시신을 수습하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나마 다행이네….’
대체가 불가능한 낙타와 코끼리 고기는 살점이 너덜너덜했지만, 발바닥은 멀쩡했다. 어차피 신전 요리에는 발바닥 부위만 사용할 예정이었기에 피해가 없었다.
주요 재료를 건드리지 않았다는 건, 적어도 주방 인원 중에서 이 일에 관여된 사람이 없다는 뜻이기도 했고.
‘문제는…..’
한길은 너덜너덜한 닭고기를 들어 올리며 속으로 한숨을 삼켰다.
어렵게 공수해 온 수탉은, 배에 칼집이 길게 나 있었고 날개는 뼈만 남아 있다.
현대에서는 이 상태로도 사용할 수 있지만, 로마에서는 그럴 수 없었다.
로마인들은 새고기를 통으로 사용했으니까.
최대한 온전한 형태로 조리하는 걸 선호해서 손질할 때도 목구멍 안으로 관을 넣어서 내장을 제거할 정도였다. 배에 칼집이 남지 않도록.
귀족이 먹는 닭고기도 그렇게 손질하는데, 신에게 바치는 닭고기를 이 상태로 사용할 수는 없다.
숭어 역시 마찬가지다.
숭어는 크기가 클수록 귀하게 여겼다.
귀족들은 경쟁하듯 숭어를 살찌웠고, 최대한 그 크기를 보여줄 수 있게 통으로 조리했다.
이렇게 살점이 떨어져 나간 숭어를 신의 밥상에 올릴 수는 없다.
“어떻게 하면 될까요?”
항상 여유로워 보였던 타이투스마저 근심이 가득한 얼굴이었다.
“이 재료를 그대로 사용할 겁니다.”
“지금이라도 시장에 사람을 보내면 닭고기 정도는 구해올 수 있습니다.”
만찬까지는 앞으로 하루.
서두르면 다른 재료를 구할 수 있다.
하지만….
그래서는 안 된다.
“조리법을 바꾸겠습니다. 재료는 그대로 사용하죠.”“신관의 축복을 받지 못해서 그런 거라면, 문제없습니다. 서두르면 신전에도 갔다 올 수 있으니까요.”
“아뇨, 신관은 이 사태를 알면 안 됩니다.”
한길이 단호하게 지시를 하자, 타이투스를 비롯한 요리사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이윽고, 뒤에서 굵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총주방장의 말대로 하게.”
아피키우스였다.
“진귀한 재료를 올릴 거라고 로마 시내를 휩쓸고 왔는데, 이제 와서 다시 신전을 찾으면 내 체면이 뭐가 되겠나. 내 집에서 재료 관리 하나 제대로 못 한 인간이 될 수는 없지.”
한길도 동의하는 부분이었다.
주방 사정이 어떻든 간에, 손님이 알아서는 안 된다. 주방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다고, 변명해서도 안 되고.
어떻게든, 무엇이든 만들어야 한다.
처음부터 의도했다는 듯이.
‘아니, 무엇이든은 아니지……’
신의 만찬에 어울리는 요리.
아피키우스를 미식 자문으로 다시 불러들일 정도의 요리여야 한다.
이렇게 난도질당한 재료로…..
처음부터 의도했던 것처럼……
“시간이 없네. 무엇을 만들 텐가?”
아피키우스의 말투는 평소와 별다르지 않다.
목소리만 들어도 알 수 있었다.
상황이 이러니 이해한다…..는 태도가 아니다. 이 상황에서도, 자신을 만족시킬만한, 최고의 요리를 요구하는 태도였다.
한길 역시 그런 생각이었고.
“닭고기는 버리겠습니다. 살점이 멀쩡한 게 없으니까요. 대신 닭 볏만 사용하겠습니다.”
“닭 볏을?”
“어떻게 보면 가장 중요한 부위니까요. 월계수 관과 조금 비슷하지 않나요?”
의미를 부여한다.
작은 부위를 사용해도, 어쩔 수 없어서 쓰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귀한 부위만 골라낸 것처럼.
특수부위로 만들 생각이었다.
“숭어는 일전에 보여드린 만두로 빚어보겠습니다. 그 만두 옆에, 숭어 수염을 세워두겠습니다. 숭어 수염은 숭어 크기와 비례하니까 얼마나 귀한 숭어를 사용했는지 눈에 보일 겁니다.”
“수염이라…..”
“진미 중의 진미인 셈이죠. 가장 진귀한 동물 중에서도 가장 진귀한 부위를 요리해 보겠습니다.”
“그런 방법이 있군! 그것도 나쁘지 않지…..”
아피키우스는 한길의 아이디어를 듣고 잠시 말꼬리를 흐렸지만, 걱정하는 뉘앙스는 아니었다.
“그래, 아침을 여는 새의 왕, 수탉이 쓴 왕관이 되겠군. 숭어 수염은 바다의 신 넵튠이 들고 있는 삼지창처럼 설명하면 될 테고…. 의미상으로는 좋지만, 정말 이런 재료로 최상의 맛을 낼 수 있나?”
“그건 제가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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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은 빠르게 정리되었다.
건져낸 재료 중 사용 가능한 재료는 다시 냉장 우물에 넣어 두고, 우물 앞에는 스무 명의 경비를 배치했다.
아피키우스는 따로 볼일을 보러 떠났고, 한길은 주방으로 향했다.
방해 공작이 있었다고 추가시간이 주어지는 건 아니다.
하루 안에 신에게 올릴 요리를 만들어야 한다.
“일단 낙타와 코끼리, 소꼬리는 지금부터 핏물을 빼두죠.”
낙타 고기와 코끼리 발바닥, 소꼬리는 찬물에 담가서 핏물을 뺐다. 한 시간 간격으로 물을 갈아주면서.
그리고 실피움 줄기와 마늘, 대파를 넣은 물에 끓였다. 온종일 끓일 생각이었다. 살점이 떨어져 나갈 정도로 연해지도록.
여기에 아피키우스의 특제 와인 소스를 넣어서 졸이고, 와인 증류주로 불맛을 입히면.
프랑스식 꼬꼬뱅과 한국의 소꼬리찜을 반반 섞은 듯한 요리가 될 거다.
“닭고기와 숭어, 가져왔습니다.”
노예들이 방금 도축한 닭과 숭어를 가져왔다.
물론, 만찬 당일에 사용할 재료는 아니었다.
리허설용으로 준비해온 별도의 재료다.
‘닭 볏은 처음이네.“
톱니처럼 생긴 붉은 닭 볏은, 촉감 상으로는 연골과 유사했다.
호기심에 한 번 갈라보니, 내부도 콜라겐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콜라겐은 저온에서 장시간 조리하면 젤라틴으로 녹는다. 닭 볏의 살짝 질긴 듯한 피부 안에 가둬두면, 쫄깃하면서도 기름진 맛이 될 터.
한길은 일단 닭 볏을 손질하고 잡내 제거를 위해 고대 시트러스인 에트로그 물에 재워두었다.
다진 마늘과 각종 허브가 들어간 올리브유를 발라주고, 오븐 안에 넣는다. 그리고 저온에서 오랜 시간을 들여 굽는다.
오븐에서 나온 닭 볏을 한번 맛보니, 기름진 콜라겐의 맛이 그대로 느껴졌다.
어떻게 보면 대창과 유사했다.
잘 녹아내린 지방이 가득 차 있었고, 껍질은 쫀득하면서도 꼬들꼬들했다.
풍미는 좋았지만……
피부의 오돌토돌함이 살짝 불쾌했다.
‘한번 튀겨볼까?’
팬에 자작하게 기름을 붓고 겉이 바삭할 정도로 닭 볏을 튀겨내자, 생각지도 못한 맛이 탄생했다.
베이컨과 같은 맛.
닭고기 맛 베이컨 같은 묘한 맛이었다.
바삭함과 진한 풍미.
달곰하게 기름진 젤라틴.
거기에 쫄깃하게 씹는 식감도 살아있었고.
이런 맛이 나올 거라고는 상상치도 못했는데…..
“아니, 주방장님….. 어떻게 이런 맛을…..”
옆에서 함께 맛을 본 타이투스는 그저 넋이 나간 얼굴을 하고 있었다.
“가룸에 살짝 재워둔 후에 타임 이파리와 함께 구워내죠. 타임의 향과 대조되면 맛이 더 선명해질 겁니다.”
“네.”
그러고 보니, 언제부턴가 타이투스는 말을 깍듯이 높이고 있었다.
시민 만찬 때, 한길의 권위를 세워주기 위해 깍듯한 태도를 취하긴 했지만. 언제부터인가, 단 둘이 있을 때도…..
“말 편하게 하셔도 됩니다.”
“아뇨, 저는 이게 편합니다. 저희 총주방장인데 함부로 말을 놓을 수는 없죠.”
타이투스의 정중한 태도는, 숭어 만두를 보자 극에 달했다.
숭어는 살을 다져서 간단하게 생강과 파로 간을 하고 만두로 빚어냈다.
이번 만두는 모양을 조금 달리했다.
금붕어 모양.
길쭉하게 빚어내고 일부러 만두피 일부를 길게 늘여놓았다. 금붕어 꼬리처럼.
그리고 작은 나무 막대기로 표면에 비늘 모양을 그려주니, 제법 그럴듯해 보였다.
숭어의 수염은 가룸에 절여서 짭조름한 맛을 더한 후, 살짝 튀겨냈다.
숭어 만두 옆에 나란히 진열하니, 창을 들고 돌진하는 물고기의 형상이 그려졌다.
모든 요리를 마무리하고 나니, 순식간에 한밤중이 되었다.
마지막 확인차 주방을 찾은 아피키우스는, 한길의 특수부위 요리를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정말 이걸 해낼 줄이야! 아니, 덕분에 이런 요리가 탄생했으니 세야누스에게 감사를 해야 할 지경이군.”
한참을 박장대소한 후, 아피키우스는 한길의 어깨 위에 손을 올렸다.
눈가가 평소보다 촉촉했다.
“고맙네.”
짧은 한마디였지만, 그 말에 실린 무게가 달랐다.
”내일이 기대되는군.”
아피키우스는 그 말을 마지막으로 주방을 나갔다. 그리고 바로 타이투스가 다가왔다.
“총주방장님도 이만 들어가서 쉬시죠. 내일은 할 일이 많으니까요.”
“아뇨. 저는 여기 남아 있겠습니다.”
낙타와 코끼리 고기는 밤새 끓여야 하는데, 실패하게 되면 내일은 손을 쓸 수 없게 된다.
만에 하나의 사태가 벌어질 것을 대비해 주방에서 밤을 새울 생각이었는데,
“걱정 마시죠. 주방은 저희가 돌아가며 지킬 겁니다.”
타이투스는 이미 한길의 생각을 읽고 있었다.
“다들 수면이 필요하니, 네 명씩 돌아가며 지키고 있을 겁니다. 총주방장님은 대신할 사람이 없으니 오늘 밤은 충분히 주무셔야죠.”
타이투스는 떠밀다시피 한길을 방으로 끌고 갔다.
다음 날,
주방의 요리사들은 하나같이 다크서클을 길게 늘어뜨리고 있었지만, 눈빛만큼은 죽지 않았다.
칼을 다루는 손길에는 조금의 피로도 느껴지지 않았다.
몇 번을 확인해 봐도 완벽했다.
재료도.
요리도.
사람도.
그 어느 하나 부족함이 없었다.
“이제 출발하셔야 합니다!”
막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최종 점검을 마친 한길은, 일렬로 자신 앞에 선 스무 명의 요리사를 바라보았다.
말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결의.
목숨을 거는 한이 있더라도, 오늘 만찬은 완벽하게 성공시키겠다는 각오.
이것이 아피키우스의 주방에서 한길이 내는, 마지막 요리였다.
이로써 이 주방에는 다시 돌아올 수 없다.
무언가 한마디를 하고 싶었지만, 이상하게 속이 벅차서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
그리고…..
대화를 나눌 시간은 나중에도 있을 거다.
지금은 본 무대에 올라가야 한다.
“가시죠.”
< 69. 진미 중의 진미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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