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Chef with Hidden Quest RAW novel - Chapter (85)
히든 퀘스트로 탑셰프-85화(85/325)
< 85. 이래도 안 먹어? (양고기 사진 추가) >
실피움을 알게 된 후, 한길은 틈틈이 사라진 식재료에 대한 공부를 해왔다.
앞으로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마주치게 될지 모르니까.
화이트 파크(White Park)는 조사 중에 알게 된 이름이다.
화이트 파크 소는 멸종되지 않았다.
아슬아슬하게, 간발의 차이로 멸종을 피했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영국에 남아있는 화이트 파크 무리는 단 네 개. 개체 수는 60마리였지만, 희귀종 보호 재단의 노력으로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약 3,500 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이 소가 특별한 이유는 또 있다.
우리가 먹는 대다수의 가축은 최근 몇 백 년 사이에 사육된 교배종이지만, 화이트 파크는 그 역사가 무려 2천 년이 넘는다.
즉, 고대부터 먹어온 고대 가축이다.
전신이 새하얗고 귀와 코만 새까만 특이한 외양의 소.
이 소는 아일랜드의 전설에도 등장하며, 기원전 55년, 율리어스 카이사르가 영국을 점령할 당시의 기록에도 남아있다.
맛이 워낙 뛰어나 중세 시대에는 왕의 사유지에 별도의 공원을 만들어 화이트 파크를 사육했으며, 1617년에는 당시 국왕인 제임스 1세가 이 맛에 감탄하여 고기에 작위를 내렸다고 전해진다.
세계 2차 대전에는 윈스턴 처치힐이 화이트 파크 수소 한 마리와 임신한 암소 두 마리를 미국으로 보내기도 했다. 히틀러의 공습에 멸종될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2천 년이 넘게 영국의 귀족과 왕족의 입맛을 사로잡은 소.
이 소가 사라질 위기에 놓인 건, 산업화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가축이기 때문이다.
곡물 사료를 먹지 않아 방목해서 키워야 하는 데다가, 몸집을 불리는데 시간이 두 배나 더 걸린다.
오랫동안 잊힌 화이트 파크는, 최근에야 셰프들에 의해 재발견되며 다시 프리미엄 비프로 주목받고 있다.
한길은 다시 한번 익은 고기 한 점을 입안에 넣고 그 맛을 음미했다.
‘역시….’
명성 대로였다.
우선은 풍미.
청정자연에서 유유히 풀을 뜯어 먹고 자란 가축의 맛이 그대로 입안에 전달되었다.
소고기 자체의 육향도 진했는데, 소가 뜯어먹은 수많은 잔디와 잡초, 허브, 꽃 향이 육질에 녹아들어 풍부하면서도 윤택한 맛을 내고 있었다.
깊이가 있으면서도 조화로웠다.
식감은 또 어떻고!
운동량이 많은 동물이라 그런지, 육질이 탄탄하고 쫄깃할 정도로 탄성이 좋았다.
생동감 넘치는 식감이지만, 마블링이 고루 잘 되어 있어 질기지는 않았다.
두근.
귓가에 울릴 정도로 심장 박동 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좋은 재료는 요리사의 피를 끓게 만든다.
그리고 화이트 파크는, 한길이 다뤄본 그 어떤 소고기보다 훌륭한 원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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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토끼 소스는 와인식초 소스로 하려는데 괜찮아?”
황홀감에 빠져있던 한길은, 자신을 부르는 길버트의 목소리에 간신히 정신을 차렸다.
지금은 새로 얻은 재료를 탐구할 시간이 아니었다.
당장 저녁 식사에 나갈 육류 요리를 만들어야 하고, 그러면서 다른 요리사들의 메뉴도 점검해야 한다.
“어떻게 만드는데?”
“와인식초랑 생강, 정향, 메이스(Mace)를 넣고 사과랑 양파 다져서 같이 조리하는 건데….”
“토끼는 향이 강하니까 어울리겠네. 그렇게 하고. 제이슨은?”
“나도 길버트랑 거의 유사한데…..”
“비둘기는 야생 향이 강하니까 같은 소스를 쓰고, 나머지는 다른 소스로 했으면 좋겠는데.”
“음, 소렐이랑 포도 식초, 구스베리가 들어간 게 있는데…..”
겹치지 않게 소스를 정해주고 나니, 이제는 한길의 요리를 만들 차례.
조리하는 데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리는 돼지고기는 올리브유와 타임에 재워둔 후, 돌돌 말아 포르케타로 만들어 오븐으로 보냈다.
사슴은 적당한 크기로 썰어서 올리브유와 타임, 주니퍼 베리에 재워두었다.
그러면 남은 건 소고기와 양고기.
한길은 아쉬움이 가득 담긴 눈길로 화이트 파크 비프를 바라보았다.
이 고기는 구워 먹는 편이 훨씬 맛있다.
그래야 특유의 식감을 제대로 살릴 수 있으니까.
하지만 오늘 당장은 구울 수 없다.
이 시기 영국은 소고기를 삶아서 조리해야 하는 재료로 여겼기 때문이다.
‘그러면 뭘 만들까…….’
고민은 잠시.
한길은 곧바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스윽. 스윽.
도마 위에 붉은 고기를 올려두고 최대한 얇게 썰었다. 생고기는 물컹해서 썰기 힘들지만, 탄력이 워낙 좋아서인지, 생각보다 칼날이 잘 들었다.
얇게 썬 고기에 소금을 조금 뿌린 후 한 쪽에 두고, 대기 중인 심부름꾼을 불렀다.
“재료 창고에 가서 채소를 더 구해올 수 있는지 알아봐.”
“어떤 채소요?”
“래디시 무, 버섯, 오이, 당근….. 아, 빵도 하나 구해오고. 최대한 딱딱하고 건조한 걸로.”
심부름꾼은 똘똘한 눈으로 한길이 부르는 목록을 반복한 후, 달려나갔다. 그리고 심부름꾼이 떠나자마자 길버트가 다가와서 귓속말을 했다.
“내가 말했잖아, 채소는….”
“다 생각이 있어.”
“그래도…..”
불안한 눈빛을 하는 길버트였지만, 한길은 단호했다.
한길이 만들려는 요리는 이곳에서 조금 생소한 요리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소고기와 채소를 삶는 요리이기는 하다.
소고기 샤부샤부.
야들야들할 정도로 얇게 썬 소고기를 각종 채소와 함께 끓여내는 요리.
채소와 소고기는 삶아 먹어야 한다는 룰을 지키고, 소고기의 부드러운 식감을 살리면서, 동시에 식탁에 채소를 조금 더 많이 올릴 수 있다.
물론, 이것만으로는 부족하겠지만, 그건 나중에 손을 보기로 하고…..
“토끼는 준비됐어?”
“어, 기본양념은 해놨어.”
“일단 센 불에 한번, 갈색이 될 때까지 그을리고 냄비에 넣어. 토끼는 지방이 별로 없으니까 장시간, 오래 삶아주고.”
길버트의 토끼를 확인하면서 제이슨의 진행 상태를 확인할 때 즈음,
“채소 도착했습니다.”
추가 재료가 도착했다.
한길은 서둘러 재료 상자에서 채소를 꺼내고 육수를 만들었다.
샤부샤부 육수는 유럽식 소고기 육수를 사용하기로 했다.
소뼈를 오븐에 살짝 구워서 마이야르 반응을 유도하고. 그 감칠맛이 담긴 즙에 양파, 셀러리, 후추, 마늘을 넣고 끓여서 만드는 육수다.
“옆에서 지켜보다가 거품이 오르면 살살 걷어내. 나중에 마무리하기 전에 체에 한번 내리고.”
“네.”
주방 보조에게 육수를 맡기면 남은 건 양고기.
선명한 분홍빛. 갈빗대가 그대로 붙어있는 양고기 역시 품질이 뛰어났다.
이 정도로 신선한 양갈비는 연하게, 미디엄 레어로 구워내는 게 가장 맛있다. 하지만 연하기만 해서는 다른 육류와 식감이 겹친다.
‘조금 더 다양성을 주려면……’
한길은 빵을 찢어서 살짝 토스트 해준 후, 막자사발에서 갈아주어 빵가루를 만들었다. 통후추 역시 적당히 씹히는 크기로 갈아주고.
빵가루와 후추, 마늘, 버터, 로즈메리, 타임을 넣어서 고루 섞어준다.
손질된 양고기에 겨자를 바르고, 빵가루를 꾹꾹 눌러가며 옷을 입혀준다.
크러스트다.
입에 녹아내리는 부드러운 식감의 양고기 주위에 빵가루와 후추 알갱이의 바삭함을 입혀주면! 고기는 고기대로 더 연하게 느껴지고, 크러스트의 바삭함도 더 살릴 수 있다.
“한 시간 반 남았습니다!”
주방보조가 큰 소리로 외쳤다.
이 정도면 맛은 완성되었으니, 이제 마지막 단계. 귀족들이 좋아하는 화려함을 입혀줄 차례다.
양갈비는 도끼처럼 생겼다.
도끼의 날에 해당되는 부분이 살코기, 손잡이에 갈비뼈가 있다.
게다가 지금 한길이 다루는 양갈비는 소시지처럼 줄줄이 연결되어 있다.
이걸 동그랗게 모으고 도끼 손잡이가 위로 가게 모양을 잡아주면…..
왕관처럼 보인다.
“그건 뭐야?”
양고기 왕관의 모습을 보고 멀리서 길버트가 놀라 달려왔다.
“왕관 조리법.”
“왕관?”
현대에서는 크라운 로스트(crown roast)라고 불리는 조리법이다.
생고기로 봐도 그럭저럭 볼 만 하지만, 노릇노릇하게 잘 구워지고 바삭한 크러스트까지 입힌 양고기 왕관이 완성되면, 더욱 멋질 거다.
“이건 오븐에 30분간 넣어주고. 길버트는 다 마무리했으면 나 좀 돕자.”
한길은 양고기를 주방보조에게 건네고, 길버트에게는 샤부샤부 준비를 시켰다.
“양배추, 소고기, 양배추, 소고기 순서로 쌓아줘.”
“이렇게?”
“겉잎은 너무 야들야들하니까 최대한 속에 있는 단단한 걸로.”
한길은 사슴고기를 구우면서 지시를 내리고, 길버트는 그 옆에서 샤부샤부 채소를 손질했다.
“40분 남았습니다!”
서걱. 서걱.
샌드위치처럼 겹겹이 쌓은 양배추와 소고기 썰어서 냄비에 보기 좋게 담아주자,
“장미 같네.”
그 말대로, 붉은 소고기와 양배추는 장미 꽃잎처럼 곱게 포개어져 있었다.
현대에서는 밀푀유 (mille-feuille) 샤부샤부라고 불리는 요리다.
현대인들도 보면 ‘우와’ 소리가 나오는데, 영국인들 눈에도 호화로울 거다.
“육수를 붓고 끓이면 빨간색은 사라지니까 장미 같지는 않을 거야.”
“그래도 전하가 좋아하겠네.”
“전하?”
“국왕 전하 말이야.”
“왜?”
“문양이 튜더 장미 같잖아? 튜더 왕조의 상징.”
그 말을 듣고 보니.
정말, 궁전 군데군데 장식된 장미 문양과 상당히 유사했다.
샤부샤부는 영국인들에게는 생소한 요리.
최대한 영국인의 입맛에 맞춰 든든한 소고기 육수를 사용했지만, 익숙지 않아 기피할 수도 있는데…..
왕조의 상징을 본 따 만든 요리라면, 일단 한번 맛은 봐야 할 거다.
“아름답네….”
어느새 제이슨도 다가와 밀푀유 샤부샤부를 넋 놓고 감상하고 있었다.
“30분 남았습니다!”
이제 정말 마무리할 차례.
플레이팅 할 그릇을 세팅하기 위해 테이블 위의 재료 상자를 치우는데,
“생각보다 많이 남는데?”
메뉴에 어느 정도 자유를 주니 재료도 넉넉하게 준비한 걸 테지만. 아무리 그래도 너무 많이 남았다.
“앗!”
그때, 옆에 있던 제이슨의 얼굴이 창백하게 씻겨나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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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때, 보여?”
“아니, 잘.”
“들려?”
“네놈이 입만 닥치면.”
한편, 브렌트와 벤은 복도를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목을 길게 빼내면서 주방 안을 힐끔힐끔 엿보다가, 심부름꾼이 나올 때쯤이면 후다닥 달려가 그늘에 몸을 숨겼다.
“이게 뭐 하는 짓이냐.”
“그러게나 말이다.”
스스로 생각해도 우스웠다.
브렌트와 벤은 지금의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둘 다 이 주방에서 일해 온 세월만 자그마치 6년이다.
하급 귀족 요리를 만드는 주방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인정을 받고, 오랜 노력 끝에 지금의 자리로 올라왔다.
이곳은 공작가와 백작가 요리를 만드는 주방.
왕의 전속 요리사를 제외하고는, 궁에서 올라갈 수 있는 가장 높은 자리다.
“요즘 애들은 운도 더럽게 좋지. 우리 때는 꿈도 못 꿨는데 말이야.”
“전염병 한 번 돌았다고 저런 생 초짜를 여기에 보내다니, 뭐, 우리 보고 알아서 훈련시키라, 이건가?”
최근 주방에 갑자기 결원이 생기면서, 신입이 들어와 버렸다.
버닝햄 백작가에서 왔다는 제이슨까지는 그러려니 했다.
하지만…..
고작 남작가 출신의 신입이라니.
이건 누가 봐도 부자연스러웠다.
뒷돈이 오가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
어디서 누구 주머니를 찔렀는지 모르겠지만, 이곳은 그리 만만한 주방이 아니었다.
그걸 제대로 알려주고 싶었다.
“어때?”
그래서 이렇게 그늘에 숨어 계속 염탐하고 있던 것.
초보들만 모아두면 당황하고 사고가 일어나기 마련.
하지만 실제로 사고가 일어나서는 안 된다.
이 주방에서 나가는 요리만큼은 완벽해야 한다.
교육이 끝나면 바로 들어가서 요리를 마무리할 생각이었다.
“제이슨 새끼, 완전 맛이 갔는데? 눈에 초점이 없어.”
“초짜들한테 뭘 바라냐.”
이제 조금 있으면 엉망진창이 되어야 하는데…..
“스튜와 샐러드는 만들 줄 알지?”
“어!”
“제이슨, 백조는 만들 줄 아나?”
새로 온 요리사가 너무 익숙하게 지휘를 하기 시작했다.
“어디서 본 건 있나 보네.”
“모르지, 남작가에서는 제법 높이 올라갔을 수도. 그래도 시골 하급 귀족이랑 궁전이 같냐?”
궁중 요리는 메뉴도 많고, 손이 많이 가는 데다가, 야생 동물의 잡내를 잡거나 식감을 조절하려면 여러모로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절대 신입이……
“저 새끼는 등에 눈이 달렸나?”
“팔다리에도 달린 것 아냐?”
귀신같은 놈이었다.
새로운 요리사는 자신의 요리를 만들면서 분신술이라도 하듯, 주방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다른 요리를 확인하고 있었다.
게다가…..
“넌 저런 거 본 적 있냐?”
“저놈, 알고 보면 프랑스 같은 데서 넘어온 놈 아냐?”
난생처음 보는 화려한 양고기 왕관.
장미꽃문양으로 모양을 낸 소고기…..
어느새 브렌트와 벤은 말을 잃고 그저 감상만 하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는 언제 들어가냐?”
“……”
타이밍을 놓쳐버렸다.
들어갈 틈이 없다.
명분도 없고.
몇 시간째 구부정하게 복도에 쭈그려 앉다 보니, 온몸의 관절에서 삐거덕 소리까지 나기 시작했다.
“그냥 방에 갈까?”
“플레이팅까지는 봐야지. 혹시 모르니까.”
마지막까지 방심해서는 안 된다.
주방 안에서 신입들은 테이블 위의 재료 상자를 치우고 접시를 세팅하고 있었다. 그리고 갑자기 제이슨이 ‘앗’하고 소리를 질렀다.
무슨 일일까 싶어 접시 개수를 확인해 보니…..
“아까 주문이 몇 개라 했지?”
“4메스, 3메스.”
“이런 병신 새끼, 몇 번을 말해야!”
말릴 새도 없이 브렌트는 주방으로 뛰어들어가더니, 제이슨에게 다가가 뒤통수를 세게 후려졌다.
“이 새끼야, 내가 어제 몇 번이나 말했어!”
“아… 브렌트?”
“내가 뭐라 했냐고?”
“그게….. 스튜는 요리 개수에 포함이 안 된다고……”
그렇다.
공작가와 백작가 식사에는 각각 일곱 개의 요리가 필요하다. 스튜를 제외하고.
즉, 지금 세팅된 모든 메뉴에는 각 두 개의 요리가 부족했다.
미리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몰래 훔쳐보느라 놓쳐버렸다. 실수다.
“내가 똑바로 정신 차리라 했어, 안 했어, 이 새끼야!”
브렌트는 다시 화가 치밀어 올라 제이슨의 뒤통수를 노렸지만, 새로 들어온 요리사가 막아섰다.
“넌 상관없으니까 꺼지고. 지금 이 새끼가 어떤 실수를 했는지 알아?”
“방해할 생각은 없지만, 시간이 없어서.”
그렇다.
남은 시간은 30분도 채 되지 않는다.
“보통은 이럴 때 어떤 메뉴가 나가지?”
“푸딩이나 튀긴 디저트를 하는데, 푸딩은 시간이 걸려서 못하고. 디저트는 과일 재료 창고까지 다녀오면 시간이 아슬아슬하고….”
“계란을 쓰는 건 없나?”
“계란?”
“계란이 조리시간이 가장 짧으니까.”
“아! 계란 오믈렛이 하나 있지. 그건 금방 하니까….”
대답을 하면서도 브렌트는 이상함을 느꼈다.
분명히 이 주방을 가장 잘 아는 건 자신이고, 신입 요리사는 자신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
윗사람한테 보고하는 듯한 모양새가 되어 버렸다.
생각했던 그림은 이게 아닌데…..
“브렌트, 제이슨, 그리고 또 거기 한 명! 최대한 빨리 오믈렛을 만들어. 레시피는 모르니까 브렌트가 알아서 봐주고.”
심지어 명령까지 내리고 있다.
속에서 무언가 울컥하고 올라왔지만, 이 상황에서 저놈과 말다툼을 할 수는 없다.
자존심 대결은 나중이다.
일단은 요리가 나가야 한다.
실수 없이.
저놈이 하는 말도 일리가 있고.
“오믈렛은 그렇다 치고, 요리 하나가 더 필요한데?”
“그건 내가 알아서 하지.”
“뭘 하려고?”
“물어볼 시간이 있나?”
없다.
브렌트는 서둘러 계란을 찾아 깨트려 풀고, 제이슨과 벤에게 지시를 내리며 오믈렛을 만들기 시작했다.
입 밖으로 말은 안 꺼냈지만, 속으로는 근심이 한가득이다.
계란은 그렇다 치고.
30분 내로 빨리 만들 수 있는 요리가 또 뭐 있더라?
주문은 4 메스와 3 메스.
총 일곱 접시나 만들어야 하는데…..
하지만 불안해하는 브렌트와 달리, 신입 요리사는 여유로운 발걸음으로 함께 온 동료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길버트는 나 좀 도와주고.”
< 85. 이래도 안 먹어? (양고기 사진 추가)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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