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Chef with Hidden Quest RAW novel - Chapter (90)
히든 퀘스트로 탑셰프-90화(90/325)
< 90. 소고기, 어디까지 먹어봤니? >
그로부터 며칠.
메뉴는 거의 완성 되었다.
계란 커스터드를 시작으로 따뜻하게 속을 데워줄 소렐 수프, 대추를 이용한 로마식 샐러드, 비트와 지중해 허브로 맛을 입힌 송어구이, 바질과 라임을 넣은 상큼한 셔벗까지.
이제 마지막으로 육류 요리와 디저트만 남겨둔 상황이다.
한대훈 측에 문의한 결과, 우유를 못 먹는 락토스 불내증인 손님이 열두 명, 갑각류 알레르기를 가진 손님이 여덟 명 있었지만, 그 외에는 제약이 없었다.
크림이나 우유를 대체하는 메뉴를 개발하는데 조금 더 시간이 걸렸지만, 이 정도면 테스팅 날짜는 맞출 수 있다.
“왜 이렇게 안 올까요?”
주재료만 제시간에 도착한다면.
“새벽 중으로 온다고 했으니 아직 늦은 건 아니죠.”
“그래도, 혹여나 늦어져서 서비스 준비 시간에 온다면….”
“그러면 냉장실에 옮겨두고 나중에 브레이크타임에 손질하면 되죠.”
“그건 그렇지만….”
새벽부터 가게에 나온 수셰프는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며칠간의 고생이 결실을 보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한길이 메뉴 개발을 하는 동안, 수셰프는 밤잠을 포기하며 재료를 구하고 있었다.
그리고.
화이트 파크 소고기를 구하는 데 성공했다.
쉽진 않았다.
노문배 셰프가 소개한 업자는, 영국을 통한 수입은 어렵지만, 미국을 통해서라면 가능하다고 했다.
수셰프가 직접 목장을 알아본다면.
즉, 미국 내에 있는 화이트 파크 소를 추적해야 했다.
영국은 세계 2차 대전 당시, 화이트 파크가 멸종될 것을 우려하여 세 마리의 소를 미국의 브롱크스 동물원으로 보냈다.
전쟁이 끝난 후, 그 세 마리의 소는 동물원에서 텍사스의 한 목장으로 보내졌으며, 그 이후로는 몇몇 소규모 목장에서만 키워지고 있었다.
수셰프는 미국에 있는 희귀 가축 보호재단의 도움으로 화이트 파크를 키우는 목장 다섯 군데를 알아낼 수 있었다. 그 중, 도축이 가능한 크기로 성장한 화이트 파크를 보유한 목장은 하나뿐이었다.
운이 좋았다.
‘상점으로 주문하면 바로 올 텐데….’
눈 밑이 퀭한 수셰프의 모습을 보니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지만, 여러 명이 참석하는 만찬의 주재료로 출처를 알 수 없는 재료를 사용할 수는 없다.
현대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는 현대에서 구해서 사용해야 한다.
문제는,
“그런데 한 마리를 통으로 쓸 수 있을까요?”
화이트 파크는 무조건 마리당 주문이 가능하다는 것.
소 한 마리는 약 450 킬로그램.
수입이 안 되는 내장을 제외하고 판매용 살코기 부위만 도축해서 배송한다고 쳐도 195 킬로그램에 가깝다.
육류 요리 한 접시에 200 그램의 고기를 사용한다고 가정한다면, 무려 975인분에 해당하는 양이다.
식당 오픈 직전에는 안 그래도 밑 작업 준비로 전쟁을 치르는데, 975인분의 소고기가 갑자기 들이닥치면 여러모로 골치 아프다.
“고르메 키친이죠?”
다행히, 소고기는 가게가 오픈하기 전에 도착했다.
“음…. 냉장실에 자리가 있을까요?”
“한동안 조금 빡빡하게 써야겠네요.”
예상하긴 했지만, 생각보다도 양이 어마어마했다.
그야말로 산더미였다.
고기의 산.
큼지막하게 도축한 고기는 진공 포장이 된 채로 냉장 배송되었다.
비닐 너머로 고운 선홍빛 살코기와 두툼한 하얀 지방이 그대로 보였다.
고기 주위의 지방이나 근막까지 세세하게 손질하진 않은 거다. 저걸 손질하는 데에도 한참 걸릴 텐데…..
“하아…. 이걸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옆에 있는 수셰프는 얼굴이 흙빛이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말 안 해도 알 것 같았다.
만찬 손님은 57명.
도착한 고기는 975인분.
남는 고기는 처리하는 것도 일이다.
“일단, 양지머리 부위는 파스트라미(pastrami)로 만들어 두려고 합니다. 나머지 스테이크용 부위는 드라이에이징을 하고요.”
“네.”
푹 삶아서 훈제해둔 파스트라미는 더욱 오래 보관이 가능하다.
드라이에이징을 해두면 고기의 맛도 좋아지고 당장 900인분이 넘는 소고기를 팔아치울 걱정은 한동안 접어둬도 된다.
“그리고 목살 부위는 갈아서 버거 메뉴를 만들면 어떨까 싶어요.”
“스페셜 메뉴로요?”
“네, 어차피 목살은 저렴한 부위이니 가격도 적정선이고요. 레스토랑에서도 판매 가능할 것 같아서요.”
수셰프는 걱정이 가득한 얼굴이었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일단 기본 손질을 해두죠.”
지이익!
두꺼운 포장을 뜯자, 생동감 넘치는 선홍빛의 육질이 모습을 드러냈다.
후광이 나는 것 같은 존재감.
단단한 육질.
가느다란 나뭇잎 같은 세세한 마블링.
“고기가…. 좋긴 좋네요.”
수셰프는 몽롱한 표정으로 감탄사를 터트렸다. 좋은 재료에 매료당한 요리사의 얼굴이다.
이윽고 수셰프의 목젖이 크게 움직였다.
내색은 안 하지만 속으로는 침을 꿀꺽 삼키는 중이었다.
“일단 한번 구워볼까요?”
“네?”
“시식은 해봐야죠.”
한길은 맛을 봤지만, 수셰프는 아직 이 맛을 모른다.
일단 포장을 뜯은 고기 하나를 꺼내 지방을 제거하고 얇은 근막까지 뜯어낸 후, 작은 조각만 썰어서 팬에 올렸다.
소금조차 사용하지 않았다.
순수한 고기, 그 자체의 맛을 그대로 느끼고 싶었으니까.
치이이익!
열기와 만나자, 시끄러운 소리와 함께 연기가 피어올랐다. 연기에서조차 진한 향이 났다.
“셰프님…..”
먼저 한 점을 맛본 수셰프의 목소리 끝이 살짝 떨리고 있었다.
영국에서 맛본 것과 완전히 똑같은 맛은 아니었지만, 화이트 파크는 화이트 파크였다.
진하디진한 육향.
현대에서 ‘맛있는 소고기’로 불리는 소고기는 대부분 연한 식감을 중요시하지만, 이 고기는 연하지 않다.
탄력 있게 튕기는 식감.
녹아내리는 식감 대신, 탱글탱글하면서 육즙이 가득하다.
그리고 유독 진한 풍미를 자랑한다.
지금까지 먹은 소고기는 모두 물에 타서 희석한 소고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진한 향을.
익숙한 맛은 아니지만, 전혀 다른 방식으로, 현혹될 정도로 맛있었다.
“이런 소를 아직 키워주는 사람이 있어 다행이네요.”
“그렇죠?”
소고기 몇 점을 더 우물거리며 수셰프는 홀린 듯이 중얼거렸다.
상점을 통해서도 이미 접했지만, 현대에서 화이트 파크를 받는 느낌은 또 달랐다.
한길이 그 존재를 모르는 동안에도.
팔릴지 안 팔릴지 모르는 소를 소중하게 키워온 누군가가 있으니까 사용이 가능한 거다.
‘역시, 하나만 올릴 수는 없어….’
이 맛을 더 알리고 싶었다.
소고기의 편견을 깨주는, 강렬한 맛이니까.
여러 메뉴 중 하나로, 스치듯이 흘려보내고 싶지 않았다.
“만찬에서 최대한 소고기를 더 활용하도록 하죠.”
“그러면 두 접시를 올릴까요?”
두 접시?
“아뇨. 아예 이 소고기를 주인공으로 만들고 싶군요.”
“네?”
수셰프는 한길의 말을 이해 못한 듯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소고기 밥상을 차려보죠.”
“네? 아니, 셰프님. 아무리 고기가 맛있어도 그건……”
알고 있다.
영국에서 직접 먹어보지 않았던가.
아무리 요리가 제각각이 뛰어나도, 고기만 나오는 밥상은 먹기 괴롭다.
채소를 섞어준다고 해도, 쉽진 않을 거다.
“게다가 메뉴는 이미 완성되었는데….”
스테이크 하나만 올리고 디저트 메뉴만 만들면 되는데.
지금 와서 컨셉을 바꾸는 건 무모하다.
그럴 이유도 없고.
“원래 인생이란 건, 계획대로 안 가는 법이잖아요?”
“네?”
“상황이 바뀌면 그 상황에 따라 최대한의 맛을 끌어내야죠.”
이상하게, 아피키우스의 심정이 이해되었다.
신전 만찬을 위한 완벽한 통구이 메뉴를 이미 준비해 두었지만, 그걸 버리고 새로운 요리를 요구하던 그 심경이.
좋은 맛이 있어도, 더 좋은 맛을 만들 수 있으면 일단 도전해 봐야 한다.
조금 무모해 보이는 도전이라고 해도.
그리고 이건, 퀘스트가 아닌, 현실에서 처음 겪는 무모한 도전이었다.
한길은 이 기회를 놓칠 생각이 없었다.
#
“머리부터 발끝까지, 소고기 밥상을 차려보죠.”
한길의 말을 들은 수셰프는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았다.
화이트 파크는 분명 좋은 고기다.
맛, 향, 식감, 풍미.
어느 하나 흠잡을 것 없이 훌륭하다.
“아니, 고기가 아무리 맛있어도 전체 메뉴를 소고기로 만들다니요. 메뉴의 균형이 안 맞죠.”
“그건 제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적어도 저희는 가진 도구가 많잖아요? 채소도 활용할 수 있고.”
“하지만 메뉴는 거의 완성 되었는데, 굳이….”
수셰프는 한길이 지금껏 만든 메뉴를 맛보았다.
완벽했다.
국적 불명의 요리였지만, 완성도는 높았다.
재료의 맛을 살리는 건 프랑스 요리와도 유사했고, 지중해 향을 섞은 면에서는 이탈리아 요리와도 비슷했으며, 가끔 색다른 향의 조합은 중동 요리를 떠올리게 했다.
고르메 키친을 처음 오픈할 때 만들던 메뉴와는 또 달랐다.
그때는 상품이었다면, 이번에는 예술품을 만들어냈다.
그런데,
“그 메뉴를 버리고 소고기 메뉴로 처음부터 다시 구상하겠다는 겁니까?”
“버리는 건 아니죠. 메뉴가 어딜 가는 것도 아니고, 다음에 레스토랑에서 낼 수도 있으니까요.”
그건 그렇다.
하지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테스팅까지는 고작 이틀 남았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
지금도 맛은 훌륭한데.
하지만 한길 셰프의 눈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저건 말려봐야 소용없는 눈빛이다.
“흠, 문제는 맛의 차별성이군요. 소고기가 연달아 여러 번 나오면 아무리 그래도 물리기 마련이니까요. 부위별로 느껴지는 세세한 맛의 차이를 잘 전달하는 요리였으면 좋겠군요.”
태연하게 벌써 메뉴 구상을 시작하고 있었다.
‘왜 저 사람은 쉬운 길을 안 가지?’
말려야 한다.
말려야 하는데…..
이상하게…..
그러고 싶지 않았다.
수셰프는 자신도 모르게 입꼬리가 당겨지는 게 느껴졌다. 어느새 자신도 웃고 있었다.
‘저 사람이랑만 있으면 이상하게….’
메뉴를 하나 구상하는 것조차 모험처럼 느껴진다.
오래전, 자신의 사수에게 들었던 말이 들리는 것 같았다.
– 네 요리는 너무 안전해. 맛있는데 익사이팅 하지가 않아. 한번 한계까지 밀어붙여 보라니까?
수셰프도 나름 새로운 맛을 추구하고 새로운 메뉴를 연구해 왔지만. 항상 안전한 길만 걸어왔다.
그런데 한길 셰프는 메뉴를 개발할 때마다 미지의 영역을 탐사하는, 그런 기분이 들었다.
역시, 자신과는 결이 다르다.
그런데 그 사실에 패배감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흥분으로 몸이 떨려왔다.
“시간이 정말 없으니까, 수셰프의 도움이 정말 필요합니다.”
“물론이죠.”
이 사람을 따라간다면…..
일 년 후, 십 년 후, 자신은 어떻게 변하게 될까?
이상하게 가슴이 벅차올랐지만,
“일단 손질부터 시작하죠.”
이어지는 말에 풍선이 터진 것처럼 정신이 번쩍 들었다.
천인분에 가까운 고기를 일일이 포장을 뜯고 손질해야 한다.
쓱쓱.
포장을 일일이 뜯고 살결이 상하지 않게 지방을 뜯어내고. 기계처럼 반복하는 작업.
한 시간 여가 지나자, 손이 저렸다.
수셰프가 직접 밑 작업을 하는 건 정말 오랜만이었으니까.
생각보다 고기에 지방이 많았다.
손질용 도마 위에는 흐물흐물한 하얀 지방 덩어리들이 또 다른 작은 동산을 이루고 있었다.
그 지방 덩어리를 보며 한길 셰프의 미간에 주름이 잡혔다.
“무슨 일입니까?”
“아까워서요.”
“네? 이 지방이요?”
“모처럼의 귀한 재료인데, 이것도 안 쓰면 결국 음식물 쓰레기가 되잖아요?”
진심으로 아까워하는 눈빛이었다.
“그러면 일단 얼려두고 나중에 팬을 기름칠할 때 사용해 볼까요?”
“그래도 되긴 하지만….. 최대한 남김없이 이 고기를 다 쓰고 싶었는데…..”
혼자 골똘히 생각에 잠긴 듯한 한길 셰프는, 갑자기 눈을 반짝이기 시작했다.
“잠깐만요…. 혹시…. 어차피 고체화한다면…. 기름만 낸다면…. 또 좋은 아이디어가 있는데요.”
“무슨 아이디어요?”
이번에는 또 무슨 어이 없을 정도로 무모한 일을 벌이려는 건지.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
테스팅 당일.
한대훈이 고르메 키친에 도착하자마자 레스토랑에는 일전에 만났던 웨이트리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한대훈님. 자리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편하게 하세요. 오늘 쉬는 날 아니었나요?”
“그래도 손님이신걸요.”
웨이트리스는 일전에 한 대훈이 먹었던 개인 룸으로 안내해주었다.
그리고 잠시 후, 방안으로 셰프와 수셰프가 들어왔다.
“저…. 고생이 많으셨나 봅니다. 테스팅 날짜를 너무 촉박하게 잡은 거면, 조금 미뤄달라고 해도 되었을 텐데요.”
“아니, 괜찮습니다.”
셰프도, 수셰프도.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피부는 푸석푸석하고 다크 서클이 길게 늘어진 모습이었으니까.
테스팅 일정을 맞추기 위해 상당히 애쓴 게 눈에 선히 보였다.
“이번에는 조금 특수한 재료를 들어왔다고 들었습니다. 디자이너 비프라고 하더군요.”
“네, 어렵게 구해온 재료인데, 본 만찬에는 드라이에이징을 할 예정이지만 오늘은 드라이에이징이 안된 고기를 드릴 수밖에 없다는 점,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요.”
이제 바로 메뉴를 보여줘도 될 텐데, 한길 셰프는 여전히 떠나지 않고 테이블 앞에 서 있었다.
그리고 그의 입에서 예상외의 질문이 나왔다.
“혹시 이 만찬이 어떤 자리인지 물어봐도 될까요?”
“어떤 자리라니요?”
“중요한 얘기가 오가는 자리인지 해서요.”
“내부 사업에 대한 얘기가 오가는 자리라 자세한 내용은 알려드릴 수는 없습니다.”
“아, 그런 의도로 질문한 게 아니라. 중요한 얘기가 오가는 자리라면 메뉴 변경이 필요할 수도 있어서요.”
질문의 의도를 몰라 고개를 갸웃거리는 한대훈의 앞에서, 한길이 크게 미소를 지었다.
전에 본 적 없는, 자신이 가득 찬 미소였다.
“지금부터 보여드릴 메뉴는 요리가 주인공이거든요. 중요한 대화가 오가는 자리라면, 대화에 방해가 될 것 같아서요. 곤란하시다면 조금 더 소박한 메뉴로 바꿀 수 있습니다.”
“어차피 중요한 얘기는 만찬 전후로 합니다.”
“다행이군요.”
“상당히 자신 있으신가 봅니다.”
“그건 드신 분이 판단해 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 말과 함께 한길 셰프는 나갔다.
안 본 사이에 사람이 조금 달라진 것 같다고 생각하는 사이,
“첫 번째 요리입니다.”
웨이트리스가 양초를 올려둔 작은 접시와 빵이 담긴 바구니를 들고 나타났다.
형광등도 조명도 넉넉한 이곳에서 왜 굳이 양초를 두는 거지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웨이트리스는 양초를 한대훈의 바로 앞에 내려두었다.
요리를 올려두는 그릇 위에.
“소의 지방으로 만든 비프 캔들입니다. 촛농이 모두 흘러내리면 거기에 빵을 찍어 드시면 됩니다.”
“소 지방을요?”
너무나 생소한 설명에 한 대훈이 놀란 표정을 짓자, 웨이트리스가 당당하게 말했다.
“아, 셰프님이 수면 부족이라 설명을 깜빡하셨나 보네요. 오늘 저희 식탁 테마는 ‘머리에서 발끝까지 소고기 밥상’입니다. 저는 ‘소고기, 어디까지 먹어봤니’로 부르고 있지만요.”
한대훈은 절로 차오르는 웃음을 간신히 참았다.
이 정도라면 셰프가 자신만만할 만도 하지.
이런 요리를 앞에 두고 태연하게 비즈니스 얘기를 할 수는 없으니까.
‘역시 재밌단 말이지.’
< 90. 소고기, 어디까지 먹어봤니? > 끝
ⓒ 글망쟁이